나의 수많은 근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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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작가의 말
수많은 근처의 근처로 얼쩡거렸다.
거기에는 철 따라 파랑 달개비꽃이 피었고
눈설레가 쳤다.
눈물과 그리움의 안개 자욱했다.
그늘 속 근처들은 자주 가득 차 있거나 텅 비어 있는 것인데
그들은 잠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무슨 신호를 날려 보내고 있었다.
낡고 상한 나를 데리고 가만히 근처의 근처로 선다.
열 권의 재미없는 시집을 내면서
늘 푸르게 깨어있는 그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했다.
노을 젖은
사소하고 아무것도 아닌 나를 데리고
다시 나의 수많은 근처의 근처로 선다.
자꾸 뒤돌아봐야 할 것들 따라오고 있다.
2023년 9월 시향채에서
김만수
목차
- 제1부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목간(木簡)ㆍ15/미소ㆍ16/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ㆍ18/마지막 미션ㆍ20/월성(月城)ㆍ22/고라니ㆍ24/사소함에 대하여ㆍ25/왕의 길ㆍ26/4월 경주ㆍ28/국도(國道)ㆍ30/다시 크리스털ㆍ32/첫 그릇ㆍ34/망천리(望泉里)ㆍ35/덕조 아재ㆍ36/기린ㆍ38/시선ㆍ40/달개비꽃ㆍ42/무인(拇印)ㆍ43/주소ㆍ44/가을 시향채ㆍ46/목련 기차ㆍ48
제2부 다시 삼포(森浦)
산내통신ㆍ51/광장에서ㆍ52/편지ㆍ54/소포ㆍ56/소리내기 3ㆍ57/왕릉다방ㆍ58/에이란 쿠르디ㆍ60/마지막 풍경 1ㆍ62/다시 삼포(森浦)ㆍ63/후산압도ㆍ64/청령포 1ㆍ66/고등어ㆍ67/풍경ㆍ68/아무도 햇살 바다를 향해 문을 열지 않는다ㆍ70/여남 바다ㆍ72/봄 청계리ㆍ74/준서네 기차ㆍ75/노길이ㆍ76/그들ㆍ78/길ㆍ80
제3부 밥 한 그릇
동해국민학교ㆍ83/빼갈ㆍ84/술밥ㆍ85/용화사ㆍ86/빈집ㆍ87/운문재ㆍ88/서울역ㆍ90/잠자는 방 이슴ㆍ91/강가에서ㆍ92/오전리ㆍ94/여남 바다 1ㆍ96/사진ㆍ97/제노사이드ㆍ98/뻐꾸기ㆍ100/저장강박증후군ㆍ101/병동에서ㆍ102/하송리 거미ㆍ104/일월동ㆍ106/일원동 1ㆍ107/밥 한 그릇ㆍ108
제4부 나의 수많은 근처들
사과나무 모텔ㆍ111/소리내기 2ㆍ112/후에ㆍ113/체크무늬ㆍ114/추령(楸嶺)ㆍ116/목은(牧隱) 편지ㆍ117/논리적 밥상ㆍ118/대흥동ㆍ120/도살ㆍ121/섬ㆍ122/이불ㆍ124/오줌ㆍ126/시인 Kㆍ127/하모니카ㆍ128/사월(沙月)ㆍ130/순음청력실에서ㆍ132/목련꽃 목댕기ㆍ133/문ㆍ134/새벽 행음(行淫)ㆍ136/여수ㆍ138/근처ㆍ140
제5부 늦은 나무를 심었다
쉰ㆍ143/청송(靑松)ㆍ144/백화(白花)에게ㆍ145/얼음 소녀ㆍ146/욤 키푸르ㆍ148/솔의 눈ㆍ150/겨울 죽천리ㆍ152/문(門)ㆍ153/나무 전봇대ㆍ154/통일선봉대ㆍ156/불꽃ㆍ157/나무의 집ㆍ158/풀의 사원ㆍ160/깃발횟집ㆍ161/소리내기 4ㆍ162/심정(心淨) 도예ㆍ164/슈퍼문ㆍ166/그해 가을 1ㆍ167/정물 혹은 자화상ㆍ168/소리내기 7ㆍ170/몸에게 1ㆍ172
해설 김용락(시인)ㆍ173
추천사
-
김만수 시백(詩伯)의 시는 고금동서는 물론이요, 우주에까지 보폭이 걸쳐 있다. 그 발걸음은 울울총총한 땅의 역사와 민중의 애환, 그리고 그들 삶의 장소들을 누비고 톺아본다. 그렇게 시인은, 의연한 발걸음의 내력들을 적어가면서도 관념의 아상에 빠지지 않고, 어쩌면 단아하다고 할 정도로 정제된 형식에 나무처럼 울울하고 별처럼 총총한 이미지들을 찬란하게 생성해놓는다. 아울러 그 이미지들의 사유화(思惟化)를 통해 시적 진정성에 도달하는 품이 가히 일품이다. 한데 그 장구한 발걸음이 마침내 도달한 곳은 “아무것도 아닌 것을 일으켜 세우고/함께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가”(「아무것도 아닌 것이 대하여」)는 세계이다. 그것은 혜능의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이나 마조의 ‘평상심(平常心)’이나 조주의 ‘무(無)’가 지향하는 선정의 미니멀리즘에 다름 아니니, 그 맵찬 통찰과 허허로움이 부럽다.
책 속으로
아무것도 아닌 것들
여기저기 내몰리며 바람구멍 숭숭한데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가을이 간다
여름 내내 취우(驟雨) 맞으며
아무것에 대해 떠올리다
응그린 얼굴로 주저앉은
바보여뀌를 생각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일으켜 세우고 함께
가득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가고
편안해지는 즈음
세상은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조금씩 너그러워지거나
무관심해지고 있는 것을 안다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닌 모든 것들이
늦은 비에 젖고 있다
한때는 제법 아무것인 척했지만
그때마다 버려져 서성이는 저녁이
쇄골에 고여 드는 희한한 소문들이
반짝 보였을 뿐
그대로 편안하고 아무렇지 않게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남아 있다
-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전문
이 층 교무실 창가에서 보았다
하늘이 자꾸 내려앉고
왜 저리 은사시 잎들이
소리 없이 지는지
시월 그믐날 이감(移監) 간다는 소식 전해준
네 어머니 편에
사식비 얼마 보낸다
송구골대 너머 먼 아치골
희끗희끗 파꽃이 지면
우리는 다시
겨울날 준비를 하며
눈물보다 단단한 칼날을 품는다
두 눈 부릅뜨고
지켜서야 할 땅
너와 내가 발목 묶어
불알 덜렁이며 달린 운동장에는
먼 길
낮달이 혼자 간다
- 「편지」 전문
오광장 횡단보도 건너다
초록 불 휘발되어 가는 아스팔트 가생이 뛰어가다가
솜 타는 집 둘째 경호를 봤다
언제 날 잡아
밥 한 그릇 하잔다
이렇듯 반갑고 서러우면
한 공기 밥 마주 보며 먹자고 하는구나
밥 한 그릇 못 챙겨 먹던 그늘이
아직도 사람 사이에 흉터처럼 걸쳐 있구나
맞다, 따순 이밥 한 그릇의 감동
숱하게 곯고 살아온 우리에게는
잊지 못할 인사가 되었구나
그래
마주 앉아 밥 한 그릇 비우는 일들로
이렇듯 해는 지고 다시 오는 것이구나
그러느라고 저리 머리 벗겨지고
끝없이 바쁘구나
- 「밥 한 그릇」 전문
오랫동안 근처에 머물며
근처를 많이도 베껴 썼다
어중간한 시간을 펼쳐놓고 가까이 다가가지도
멀어지지도 않고 그 부근에 얼쩡이고 있다
어머니 근처에는 다시 어머니가 있고
겨울 근처에는 시린 북벽(北壁)과
대학사 투명 유리 모서리가 있다
나도 누군가의 희미한 근처로 머물러 있는 걸까
근처에 독한 에스프레소와 순정한 사랑이 있고
근처의 근처들 늘 거기 그렇게 편하다
때로는 단추로 잠겨져 있기도 하고
푸른 화살표가 가르치는 안쪽에 서 있기도 하는 것인데
나의 수많은 근처들
연두를 뒤집어쓰고
또 다른 근처로 남겨지고 있다
- 「근처」 전문
미안하다
너에게 묻지 않고 명함을 파고
너인 척한 시간들에 대해 사과한다
조심성 없이 부속들을 팽개치고 방치하고
발효된 약물로 마구 건드린
북풍한설 속 너를 걷게 하고
간신히 가동되는 너를
땡볕 아래 오래 페달을 밟게 한
죄 크다
너는 있고 나는 없는
너를 방기(放棄)하고 비운 시간 많았다
너 혼자 갈 수 있는 곳이 늘고
너는 가 있는데 나는 빠져나온
비굴한 시간들
참으로 송구하다
- 「몸에게 1」 전문
출판사 서평
■ 해설 엿보기
김만수 시인은 등단한 지 36년 된 한국 시단의 중견 시인이다. 지금까지 첫 시집 『소리내기』를 비롯해 모두 10권의 시집을 냈다. 대략 3년 반에 한 권의 시집을 낸 것으로 보아 창작에 매우 열성적인 시인이라 짐작할 수 있다.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결코 적지 않은 시집을 낸 것은 그의 문학정신의 충일성뿐 아니라 자신의 삶 자체에도 치열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표시이다. 시집을 낼 때마다 매번 한국 시단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나 열렬한 지지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수준이 떨어지는 시집을 자기 염결성 없이 마구 낸 것은 더욱 아니다. 나도 그간에 시인이 낸 10권의 시집을 시인의 호의로 다 읽은 바 있지만 아름답고 수준 높은 시집을 꾸준히 내온 시인의 시에 대한 애정과 성실성에 경의를 표한다. 소위 중앙문단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쉬지 않고 시업(詩業)의 밭을 일구어 가는 이런 자세야말로 지역 문학 발전의 중요한 주춧돌이며 중앙일변도의 문화 현실에 강력하게 저항하는 문화분권의 중요한 전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시선집에서 보여주는 시의 형식적 특성은 대부분 시편이 20행을 넘지 않는 전통적인 단아함이다. 언어의 절제와 축약을 통해 지나친 상상력의 비약을 통제하면서 아름다운 서정성으로 독자들의 정서적 반응을 유도하고 있다. 요즘 우리 시단의 일부에서 보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난해함이나 참기 힘든 장광설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이런 시적 태도 역시 ‘시는 곧 도(道)와 같다’는 도학자들의 수행 정신과 같은 점도 김만수 시인이 교육자와 개신교회 장로 직분의 종교인이라는 사실과 연관이 있는 게 아닐까 추측해 본다. 전체적으로 서정시가 이 시선집의 중심이다. 알다시피 서정시란 시인의 주관적인 감정을 시적 대상물에 투사시켜 비유를 통한 형상화, 상징 등으로 독자들의 감동을 자아내는 시적 방법이다.
이슬처럼 머물다
먼 강물 소리에 묻어가는
그대를 따라갑니다
사랑은
아슬한 굽이마다 내걸린
희미한 등롱이었지요
그대 사랑하는 저녁을
여기
마디마디 새겨 보냅니다
청댓잎 새순으로
다시 피어오르시어
푸른 마디마다 매단
눈물방울들
보십시오
- 「목간(木簡)」 전문
산역(山驛)
눈보라 속
자욱한 눈바람 밀며 오는
엔진 소리 들리면
오래 서 있던 숲정이 갈피마다
창을 내리고
등불 하나씩 내겁니다
누군가 전설이 새겨진
하얀 꽃잎을 건네며
사부자기
순은(純銀)의 단추를 여미는 밤
가지 끝마다
기차는 와 닿아
세상을 향해
환한
개찰구 엽니다
- 「목련 기차」 전문
인용한 시 「목간(木簡)」과 「목련 기차」는 두 편 다 투명하고 맑은 서정성으로 빛난다. 목간은 종이가 발명되기 전에 나무에 새긴 편지를 말한다. “사랑은/아슬한 굽이마다 내걸린/희미한 등롱이었지요”라고 시적 화자는 말한다. 생의 아슬한 굽이에 걸려 외롭거나 슬플 때 사랑은 희미한 등롱처럼 빛나면서 그를 위로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목간에다가 “그대 사랑하는 저녁을/여기/마디마디 새겨 보냅니다”라고 말할 때, 사랑은 우리의 삶을 비추고 행복으로 이끄는 등(燈)이 된다. 그래서 사랑이여 청댓잎으로 다시 피어나 슬픔과 서러움의 눈물을 봐 달라는 기원의 시가 된다. 그 사랑의 기도를 목간에다 새기고 있는 시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목간은 어찌 보면 먼 강물 소리에 묻어 따라가는 시적 화자의 마음인지도 모른다.
「목련 기차」는 목련이 피는 장면을 기차에 비유하고 있다. 그런데 그 비유가 서정적이고 아름답다. 눈보라 치는 산역은 상상만으로도 시적 감동이 물밀 듯이 밀려와 풍요롭다. 눈보라를 헤치고 달려와 순은의 등불을 다는 목련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어쩌면 우리 인생이 그런 것인지 모른다. 힘듦과 곤경의 눈보라를 헤치고 달려와 마침내 목련꽃 같은 환한 꽃 하나 피우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지난한 진면목이자 목표인지도 모른다. 이 시는 표면적으로는 목련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심층적으로는 눈보라 속을 달리는 기차와 같은 우리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리라.
- 김용락(시인)
기본정보
ISBN | 9791158966140 | ||
---|---|---|---|
발행(출시)일자 | 2023년 09월 25일 | ||
쪽수 | 196쪽 | ||
크기 |
126 * 204
* 15
mm
/ 390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시인동네 시인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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