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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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총서 (18)
작가정보
충북음성 출생
『월간문학』으로 등단
경력 / 경기도문인협회장
국제펜한국본부이사 및 기획위원장
한국소설가협회이사.
(사)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등 역임
현재 / 한국작가협회 회장. 계간 『한국작가』발행인,
둔촌이집문학상, 한국작가문학상 운영위원장,
한국문인협회 및 국제펜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소설가협회 최고위원
저서 / 소설집 16권, 희곡집 1권, 시집3권,
산문집5권, 편저2권 등 27권
수상 / 문화체육부상, 성남시문화상, 경기도문화상,
한국예총예술문화상, 경기문학대상,
중봉문학상, 류주현문학상, 한국문학인상,
한국소설문학상 등 다수
목차
- 회항 … 16
길은 달라도 … 44
무거운 짐 … 66
갈 수 없는 땅 … 90
쥐새끼 … 116
뭉게구름 … 140
장손(長孫) … 164
빨간 밑줄 … 188
허구한 날 … 208
그 시간 속 … 228
추천사
-
국제PEN한국본부는 1954년에 창립되고 이듬해인 1955년 6월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열린 제27차 국제PEN세계대회에서 회원국으로 가입되었다. 초대 이사장은 변영로 선생이 맡고 창립을 주선했던 모윤숙 시인이 부이사장을 맡았다. 이하윤, 김광섭, 피천득, 이한구 등과 함께 창립의 중심 역할을 했던 주요섭이 사무국장을 맡았다.
6ㆍ25한국전쟁이 휴전된 지 겨우 1년이 되는 시점에 이루어낸 국제PEN한국본부의 창립은 매우 깊은 의미를 담는 거사였다. 그동안 국제PEN한국본부는 세 차례의 국제PEN대회와 8회의 세계한글작가대회를 개최하며 수많은 국내외 행사를 주최해 왔다. 이에 내년 2024년에는 창립 70주년을 맞이하게 되어 그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PEN 회원들의 작품 선집을 발간하기로 하였다.
여러 가지 기념사업을 진행하지만 회원들의 주옥같은 작품집을 선집으로 집대성하여 남기는 일은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시와 산문으로 구성되는 선집은 우리 한국문학사의 중요한 족적을 남기는 귀중한 역사 자료로서의 가치를 갖게 되리라고 믿으며 겸허한 마음으로 70주년을 자축하는 주요 사업으로 진행하게 된다.
책 속으로
회항
비행기가 이륙했다.
하얀 솜을 깔아 놓은 듯 하늘은 온통 하얀 구름밭이었다.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한 유세라의 가슴은 온통 설레임에 가득 차 있었다. 분명 꿈이 아닌 현실임에도 흡사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남편 이장오 아니, 제임스 리를 처음 만난 것도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안이었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묘하기도 했다.
1년 전 그날, 한국행 비행기에서 옆자리에 앉은 것이 두 사람 인연의 시작이었다. LA에서 한국까지 10시간이 넘는 탑승 시간은 지루하다 보니 승객들은 앞좌석 뒤에 붙은 TV를 보거나 잠을 자는 것이 대부분의 모습이었다.
유세라도 마찬가지로 영화 한 편을 다 보고 나서 잠을 청하기 위해 눈을 감았지만 잠이 오질 않아 몸을 약간 뒤치락거렸다.
그때였다.
“전, 제임스 리라고 합니다.”
옆자리에 앉아있던 남자가 유세라를 향해 말을 걸었다.
“아, 네에….”
그녀는 마지못해 버금청으로 인사를 받았다. 그건 낯선 남자에 대한 무관심이거나 아니면 경계심에서 비롯된 것 같았다.
“저를 경계하지 마십시오. 저도 쓸 만한 사람입니다”
상대방의 마음속까지 꿰뚫어 본 듯 말을 이어가는 제임스 리의 화술은 부드러웠으나 상당한 흡입력이 있었다.
“미국에는 무슨 일로…?”
“엘에이에 회사업무가 있어서요.”
채근하듯 캐어묻는 그에게 굳이 숨길 것도 없었고, 대꾸를 하지 않으면 약간은 치근덕거릴 것 같다는 예상 때문에 그녀는 단답형으로 말을 잘랐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된 대화는 그의 말솜씨에 끌려 들어가 한 시간 넘게 계속되었다. 그쯤 시간이 흐르자, 어느새 두 사람을 서로를 탐색하여 점점 친숙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럼 재미교포시군요. 사시는 곳은 어디예요?”
“엘에이 오렌지카운티 한인타운에 있는 얼바인에서 살고 있습니다. 물론 대학도 캘리포니아주 노워크에 있는 세리토스 대학을 나왔지요. 그 왜 한국에 유명한 여배우가 다녔다는 대학 거깁니다.”
그는 곁들이지 않아도 될 부연설명까지 하며 그녀에게 너울가지 있게 다가왔다.
“저는 에스그룹 홍보실에 근무해요.”
상대가 자신에 대해 마음을 열었는데 예의상 그 정도까지는 괜찮다 싶었다.
깊은 마음 밑은 알 수 없었으나 대충은 서로를 파악할 즈음 비행기가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여행 가방을 끌고 공항을 빠져나오는데 제임스 리가 커피 한잔을 제안해 왔다. 아직도 못다 한 이야기도 있고,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이대로 헤어진다는 게 아쉽다면서 그녀를 이끌었다. 아니, 어찌 보면 그녀 또한 이끌려 가 주고 싶었던 것 같았다.
제임스 리의 훤칠한 키에 조각 미남 같은 외모가 백마 탄 왕자처럼 느껴졌고, 특히나 유세라 그녀의 마음을 휘어잡은 것은 제임스 리가 마흔 살 노총각이라는 점과 미국의 명문대학은 아닐지라도 대학을 나와 아이티 계통의 회사에 근무하는 건실한 남자라고 생각되었으며 그녀 또한 자신도 딱 서른다섯의 올드미스가 되다 보니 막연했지만 뭔가 미래를 그려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스쳤기 때문이다.(하략)
기본정보
ISBN | 9788978149365 | ||
---|---|---|---|
발행(출시)일자 | 2023년 09월 01일 | ||
쪽수 | 254쪽 | ||
크기 |
148 * 210
* 19
mm
/ 529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국제PEN한국본부 창립70주년기념 산문선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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