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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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행복하던 공주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그래픽노블 『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는 어느 평범한 가족이 보내는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많은 이웃들이 휴가를 떠나고 조용한 여름날, 아홉 살 루루는 뒷마당에 만들어놓은 간이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누나는 선탠을 한다. 지난밤 아빠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엄마가 정원에서 잡지를 뒤적이거나 화단의 꽃을 돌보고 있는 걸 보면 아무 문제도 없을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특별할 것도 없고 이상할 것도 없는 그저 그런 날 중의 어느 날. 그러나 잔잔한 일상의 표면 아래에는 어떤 이상 징후가 감지된다. 엄마의 얼굴에 드리운 그늘, 누나의 위태로운 첫사랑, 그리고 루루가 마침내 자신의 성적 지향을 깨닫게 되는 것.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다이애나의 사망 소식은 평화로운 이들 가족의 심상찮은 배경음이다. 그리고 비극으로 끝난 공주 이야기는 라디오 안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놀러 온 이웃집 형 요요와 공주 놀이를 시도하던 루루는 결국 “너 게이야?”라는 날선 질문을 맞닥뜨린다. 위험에 빠진 왕자를 구하고 입맞춤으로 사랑을 확인하고 싶었는데, 그저 잘생긴 이웃집 소년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을 뿐인데. 슬픔에 빠진 루루는 즐겨 가지고 놀던 공주 인형들을 수영장에 집어 던진다. “나한테 거짓말했어. 난 절대 너처럼 될 수 없다구!” 공주 이야기는 영원한 사랑과 행복을 약속하지만 사실상 해피엔딩은 실현되기 어렵다. 엄마 아빠의 결혼 생활이 무참히 실패한 것처럼, 누나의 첫사랑 상대가 알고 보니 제 성욕만 채우려는 파렴치한이었던 것처럼. 자정이 되면 마법은 효력을 다하고, 아름답게 치장한 신데렐라도 누더기를 입은 재투성이 아가씨로 돌아가지 않던가.
그렇다면 공주의 꿈이란 언제나 허황되기만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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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캉탱 쥐티옹은 시나리오 작가이자 만화 작가다. 디종 국립고등미술학교를 졸업한 후 블로그에 올린 ‘미스터 큐의 작은 거짓말’이라는 작품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2016년에는 첫 번째 작품인 『날개들 Des ailes』을 발표했으며, 이후 『침대 아래에서 Sous le lit』와 『색시증 Chromatopsie』을 출간했다. 2022년 『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와 『La Dame blanche』를 함께 발표했다. 쥐티옹의 성숙한 작품들은 몸, 동시대의 사랑, 정체성에 대해 탐구하고 시적 감수성과 폭력성 사이를 오가며 우리 시대를 드러낸다.
서울에서 프랑스어와 프랑스 문학을, 파리에서 미술사와 박물관학을 공부했다. 시각 이미지가 품고 있는 이야기들이 시대와 문화권에 따라 달라지는 여러 모양새를 들여다보는 것을 좋아한다. 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예술과 역사에 관한 번역과 집필, 강연과 기획 활동을 하고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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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p 56
형, 죽은 공주를 깨우는 법 알아?
p 68
저… 아무래도 사랑에 빠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설레고 참 좋은데, 가끔은 다 엉망진창인 것 같기도 해요. 마음이 아프고, 뱃속에 타는 것 같기도 하고요. 불쑥불쑥 화가 치솟기도 하고, 견디기가 힘들어요. 다른 사람들을 견디기가 힘들고… 스스로를 견디는 건 더 힘들고요. 뭐랄까… 어디 갇혀버린 것 같아요.
p 96
난 공주라기엔 문제가 있나봐.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 형도 그렇고. 머리를 기르면 사람들이 불편해 해. 유치원 때 공주로 분장하고 축제에 간 적이 있는데 모니카 선생님은 나를 이상하게 쳐다봤어. 무슨 큰 비밀이라도 알아낸 것처럼 엄마한테 이야기하더라. 무슨 얘기인지 들리지는 않는데 선생님이 말할 때마다 배가 막 아팠어.
p 100
당신 말대로 난 신경질적이고 정신 나간 여편네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르지. 하지만 당신은 겁쟁이야. 그러니까 가버려. 떠나라고. 밤중에 떠나. 하지만 지난 십 구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당신을 위해 매일매일 그랬던 것처럼 준비한 저녁은 먹고 꺼지라고!!!
p 103
사람들 마음속에선 영원한 공주일 거야… 다들 위선자들이야. 그 둘이 불행했던 건 세상이 다 아는 일이잖아. 그 남편이 다른 사람을 사랑한 것도.
p 144
잘 들어, 우리 루루… 앞으로 우리 사는 게 좀 변할지도 몰라. 그러니까 이렇게 곡 서로 껴안고 있어야 해. 앞으로, 조금 복잡한 일들이 생길 수도 있어. 하지만 우리는 항상 함께할 거야… 약속해. 엄마도 계실 거고, 너랑 나랑 엄마랑, 우리 셋이 잘 헤쳐 나가보는 거야. 알았지?
출판사 서평
여성, 퀴어 정체성 그리고 사랑의 좌절
왕자 없는 세계에서 공주로 살아간다는 것
『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제 어른이 된 작가는 퀴어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예술적 모티프로 적극 활용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했을 리 없다. 사랑하는 이웃집 소년에게서 받는 적대적인 눈빛과 거칠고 단단한 남성성을 칭송하는 아버지는 게이 소년 루루가 결코 진입할 수 없는 세계를 보여준다. 루루는 축구와 캠핑, 총, 전쟁놀이 같은 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가부장제와 남성중심주의, 이성애 중심주의를 기본으로 하는 세계는 루루에게 아무 의미도 없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집을 떠나고 요요도 돌아가고 난 뒤, 절망에 빠진 루루는 누나 방으로 간다. 그리고 게이가 뭐냐고 묻는 남동생에게 누나가 말한다. “게이는 남자아이가 다른 남자아이랑 사랑에 빠지는 거야. 그리고 쉬운 일은 아니지. 그건…”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흠이 되는 세계라니, 미처 내뱉지 못하는 복잡한 말들을 뒤로 하고 누나는 동생을 꽉 껴안아준다. 이 밤이 지나고 나면 모든 게 변하겠지만 꼭 서로 껴안고 있으면 다 잘될 거라는 말과 함께.
이 책에 실린 작가의 말에는 엄마와 누나들에 대한 애정과 감사 인사가 담겨 있다. “조용히 싸우면서도 종종 남자들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누나들과 어머니”는 다름 아닌 현실 속 공주들이다. 이 공주들은 용을 물리치는 주인공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용을 견뎌온 영웅이었으며 왕자의 구원을 기다리는 대신 다른 공주들과 손을 잡는다. 『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 속 엄마와 누나는 모두 사랑의 좌절을 겪는 인물들이다. 엄마는 완벽한 가정을 꿈꾸었지만 아빠는 밖으로 나돌다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나고, 누나가 진짜 사랑이라고 믿었던 상대는 연인의 고통이나 조심스러움을 아랑곳하지 않는 이기적인 남자다. 여름 햇볕에 잔뜩 달구어져 상처 입은 누나의 피부는 공주 판타지가 갖는 연약함을 드러내준다. 하지만 뜨겁게 열을 내뿜는 피부도 시간이 지나면 진정되고 마침내 회복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아침이 오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듯이, 여전히 삶은 계속될 테니까.
엄마는 자신이 입었던 웨딩드레스를 자르고 꿰매어 루루에게 새 드레스를 선물한다. 사실 옛이야기에는 공주 말고 바느질하는 여성 인물도 곧잘 등장한다. 그리고 그런 여성들은 언제나 누군가를 구원한다. 엄마가 루루에게 하는 일도 그와 같다. 공주가 되고 싶은 아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다이애나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은 세간의 지나친 관심과 몰이해, 악의였다. 루루가 죽은 공주도 예쁜 드레스를 많이 입었느냐고 묻자 엄마는 다이애나가 바지 정장도 많이 입었으며 누구나 입고 싶은 옷을 입어도 된다고 말한다. 바지를 입은 공주와 드레스를 입은 소년. 누군가 손가락질하더라도 입고 싶은 옷을 마다할 이유는 될 수 없다. 이제 세 가족은 아버지가 없는 집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한다. 아버지의 부재는 결핍이 될 수도 있지만 모두가 있는 그대로 존중받고 행복할 수 있는 새로운 질서를 가능하게 해줄 수도 있다. 그러니 우리는 옛이야기의 해피엔딩을 바라는 대신 누더기 차림의 공주에게 이렇게 물어야 할 것이다. 왕자는 공주에게 진짜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아니, 세상의 모든 공주에게 왕자가 반드시 필요할까? 그리고 답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잘 짜인 서사와 겹겹이 자리잡은 상징과 은유, 아름답고 서정적인 그림 등 『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는 우리가 그래픽노블에 바라는 종합예술의 매력을 잔뜩 품고 있는 책이다. 여성과 퀴어, 가족, 어린이의 세계와 사랑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모든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기본정보
ISBN | 9791162102169 | ||
---|---|---|---|
발행(출시)일자 | 2023년 09월 15일 | ||
쪽수 | 152쪽 | ||
크기 |
199 * 262
* 19
mm
/ 779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번역서)명/저자명 | Toutes les princesses meurent après minuit/Zuttion Quent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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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가장 사진이 많이 찍힌 여성이라는 현실의 공주였던 다이애나의 삶은 어떠했을까요.
이 책 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는
1997년 8월 30일,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죽음이 있던 날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 책은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해요.
주인공 루루와 루루의 가족들의 이야기 속에서 왕자 없는 공주를 떠올려 봤습니다.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죽은 날, 아빠는 가족을 떠나고, 누나 까미유는 첫사랑에 상처를 입고, 루루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깨달아요.
모든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 가족들은 조금씩 변해요.
엄마는 자신의 웨딩 드레스를 루루에게 전하는 장면에서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외면 보다 받아들임으로 용기내는것의 중요성을 느꼈어요.
행복을 위한 조건을 나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 말해주는 책을 읽고 싶다면 추천해요.
『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는 물에 잠긴 인형의 푸른 얼굴로 시작하는 이야기다. 첫 장은 “내 사랑, 꿈 한가운데서 당신을 보았죠.”라는 문장에서부터, “당신은 내 운명. 사랑하게 될 걸 알고 있었어요, 난 그런 꿈을 꾸었죠.”라는 노랫말로 마무리된다.
왜 “사랑하게 될 걸 알고 있었”는데, 그게 꿈이라고 말하는 걸까.
사랑하는 게 꿈일까, 사랑하는 걸 알고 있었던 게 꿈일까.
*
1. 루루와 요요는 각각, 소위 여성적이고 남성적인 놀이를 좋아한다. 루루는 성에 갇힌 공주 놀이, 바다에 빠진 왕자를 구하는 공주 놀이를, 요요는 장난감 총 놀이와 텐트 치기를 즐긴다.
루루는 장난감 총으로 요요를 겨눈다. 루루가 시켰기 때문이다.
루루가 총을 쏜다.
요요가 아아악, 아픈 듯 소리를 내지르자 루루가 다가가 안절부절못한다. 그러자 요요는 하하하. 웃어버린다. 아아악, 이 하하하,가 된다.
2. 루루의 공주 놀이는 가만히 앉아 티타임을 즐기며 핫 초콜릿과 레몬 마들렌을 나눠 먹는 식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루루가 원하는 공주 놀이는 ‘왕자(=좋아하는 사람) 구하기’, ‘왕자에게서 구해지기’다.
루루는, 함께 있기 위해 평생을 갇혀 있는 고난 정도야 손쉽게 나무를 올라타며 극복한다.
3. 누나가 말한다.
“저… 아무래도 사랑에 빠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설레고 참 좋은데, 가끔은 다 엉망진창인 것 같기도 해요.
마음이 아프고, 배 속이 타는 것 같기도 하고요.
불쑥불쑥 화가 치솟기도 하고, 견디기가 힘들어요.
다른 사람들을 견디기가 힘들고… 스스로를 견디는 건 더 힘들고요.
이것도… 다 지나가나요?”
엄마가 말한다.
“대체로는… 지나간단다.”
사랑을 시작한 아이에게 부모는 그것이 곧 지나갈 것이라 말한다. 그건 사라질 거야, 없어질 거야, 여기서 사라지는 “그것”은 사랑도 아픔도 아니다. 사랑‘만’, 아픔‘만’인 것이 아니다. 둘 중의 하나가 아니다. 사랑이면서 아픔인 것, 엄마는 그것이 곧 지나갈 것이라 말한다.
사랑이 사라진다면 그건 슬픈 이야기다.
아픔이 사라진다면 그건 기쁜 이야기다.
그러나 사랑하면서 아픈 것, 아프지만 사랑하는 것이 사라진다면,
루루와 누나와 엄마에게 그건 어떤 이야기가 되는 걸까.
1997년 8월 30일,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죽었다. 그날 아빠는 집을 나갔다. 아마 그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루루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깨달았고, 누나는 온몸에 화상을 입은 채 아빠가 떠나가는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자신의 사랑이 끝나는 소리를 동시에 들으며 루루를 안는다. 엄마는 자신의 흰 드레스를 수선한다.
책의 초반부에는 이런 대화가 있다.
“키야 매일 자라는 거지. 오늘만 딱 크는 게 어딨냐?”
“다른 날보다 더 크는 날도 있는 거지.”
루루와 누나, 엄마는 그날, 다른 날보다 조금 더 컸다. 이 성장은 누군가와 이별을 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에 뒤따르는 흰 드레스 덕분이다.
엄마는 자신의 흰 드레스를 잘랐고, 바로 다음 장면에서 루루는 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다.
princess인가 prince인가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누나는 인형의 머리를 밀지만 루루는 인형을 그네 태운다. 루루는 드레스를 입고 빙글빙글 돌며 자신이 컸다고 소리친다. 이대로는 하늘까지 닿겠다고도 말한다. 누나는 그런 루루를 보며, “진짜 공주 같아 보인다”고 말한다.
우리는 person에서 people이 된다. 이 역시 people에서 person이 된 덕분은 아니지만, 혼자가 되면 언제든 함께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건 멋진 이야기다.
금색인지 은색인지 모를 왕관으로 짠 듯한, 나는 이 책을 1. 세상의 모든 루루들이, 2. 자정인데도 죽지 않은 공주들이, 3. 몸이 잘 타거나 누군가를 떠나보낸 이들이. 4. 무엇보다 퀴어(odd)한 이들이 읽기를 바란다. 5. 무엇보다 엄마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나도 “한 번씩 세상이 여러 가지 색깔로 보일 때”가 있다. 자기 전에 특히 그렇다. “눈을 엄청 세게 비비고 나서 딱 뜨면, 나비들이 막 날아다”닌다. 사람들의 눈에는 조금씩 나비가 있다. “우리는 아주 작은 존재”라서 누군가의 “옆에 누”울 수 없지만, “쉬운 일이 아”닌 것은 “별거 아”닌 일이기도 해서, 슬픈 이야기도 기쁜 이야기도 아닌데 멋진 이야기일 수 있는 것이다.
'바람의 아이들'에서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바람의아이들 #아빠랑나랑달라도너무달라 #하늬바람6기 #독자서포터즈 #그림책추천 #동화책추천 #그래픽노블 #그래픽노블추천
그러나 뭔가는 조금 다르겠지 라는 생각과
꽤 두께가 있는 그림책이었다..
오랫만에 읽어본 묵직한 그래픽노블...
루루의 성정체성의 혼란이 그대로 느껴지는 표정과
카미유의 위태로운 첫사랑,
빛바랜 엄마와 아빠의 사랑을 꼭꼭 감추는게
우리가 살아가며 눈과귀, 입을 닫으며 사회적편견을 말하는 불편함과 사회적시선을 회피하는 모습이 아닐까?
우리는 모두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간다...하지만 12시가 되면 화려한 마차가 호박이 되듯 마주하기 싫은 현실이 있다.
감춘다고 감춰지지않고,
지운다고 지워지겠는가...
우리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받아들일때 진실된 현실에서 진정한 사랑을 느끼며 살수있지 않을까...
사춘기 청소년기와 호기심 많은 초등생 그리고 가족 구성원의 다양한 스토리로 전개되었다.
처음은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중간쯤가니 작가가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서서히 알게 되었다.
사춘기 청소년들의 모습과 생각들을 공감해주게 하는 책이다. 어른의 시각과 아이의 시각이 다르지만 그대로 인정하고 공감한다면 사춘기 아이와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사춘기 자녀와 함께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모든공주는자정이후에죽는다 #캉탱쥐티옹_글그림 #박재연_옮김 #바람북스
#바람의아이들 #하늬바람6기 #그래픽노블 #2023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_청소년심사위원선정특별상 #가족 #퀴어 #정체성 #사랑 #변화 #용기 #신간도서 #추천도서
제목부터 궁금함을 불러일으키는 그래픽노블 이다.
"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
자정이 되면 마법이 풀리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던 공주들이 왕자와 결혼해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는 우리가 아는 그저 동화 속 이야기다. 동화 속 해피엔딩이 현실에도 존재할까? 그래서 다이애나비의 죽음을 시작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의미심장하다.
"하나의 삶이 멈추던 날 또 다른 삶들은 궤도를 변경한다"
1997년 8월 30일,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죽음이 있던 날 이야기는 시작된다.
다이애너비는 지금도 영국인들에게 영원한 공주로 기억된다. 그런 다이애너비가 사고로 죽은 날 루루의 가족이야기는 시작된다. 평범해보이는 가족, 그러나 그 안에서 꿈틀거리는 불편함은 무엇일까?
많은 이웃들이 휴가를 떠나 조용한 어느 여름날,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누나 까미유는 선탠중이고, 9살 루루는 수영을 하고 있다. 어젯밤 아빠는 들어오지 않았지만 아무일 없다는 듯 행동하는 엄마.
평범해보이지만 뭔지모를 불안감이 느껴지고,
루루는 인어공주 놀이를 하고있다.
이웃집 형 요요가 놀러오자 루루는 신난다. 요요를 왕자보듯 바라보는 루루는 사랑에 빠진 아이같다.
누나 카미유는 첫사랑에 빠져있고, 엄마는 들어오지 않은 아빠를 기다리며 불안하다.
겉으로 드러난 평온함 속에 가족들은 모두 제각각의 고민을 안고 위태로움을 느끼지만 외면하려 애쓴다.
바로 그런 날, 평범한 여느 일상과 다를바 없던 그런 날,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죽고, 아빠는 떠나고, 누나 까미유의 첫사랑은 깨지고, 루루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깨닫는다.
아빠가 떠나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던 엄마가 자신의 웨딩드레스를 수선하고 루루에게 입혀주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모든 현실을 외면했던 엄마였기에 루루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모습은 이제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모습으로도 보여진다.
한사람, 공주로 불리는 다이애나비가 죽어 이세상을 떠난날, 루루의 가족은 새로운 삶의 방향을 받아들인다.
우리는 사회적 편견과 시선에 우리의 진짜 마음을 감추려고 애쓴다.
루루의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엄마는 아이들에게 부모의 불화를 숨기고, 카미유는 위태로운 첫사랑 때문에 상처받고, 자신의 성정체성을 인지하게 되는 루루. 서로 알면서도 외면하던 가족이 그 모든 것을 현실로 인정하고 마주하기로 용기를 내며 서로를 안아주며 새롭게 출발하게 된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라니 더 와닿는다.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죽음은 우리가 생각하는 동화 속 공주들의 해피엔딩 이야기는 그저 동화일 뿐이고, 현실의 공주였던 다이애나비의 비극적이고 불행했던 결혼생활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다이애나비의 죽음이 있던 날 누군가는 죽어 사라지던 날, 누군가는 삶의 새로운 방향을 정하는 것, 이것이 삶의 아이러니가 아닐까?
루루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인정하고, 카미유는 사랑의 고통을 맛보고, 엄마는 오랜 사랑에 끝을 맺는다. 세 사람의 모습은 우리들 모습을 집약해 놓은 것 같다.
우리는 마음 속 깊이 알면서도 외면했던 진실을 마주할 용기를 내지 못한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힘들까봐.
엄마는 세상보다는 가족을 선택하고 인정하는 결정을 한다. 남편을 보내면서 용기를 내는 것이다.
우리는 공주는 다 행복하게 잘 살았다라는 해피엔딩 이야기에 익숙하지만 현실은 다름을 이미 알고있다.
'왕자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대요' 로 끝나는 판타지 공주 이야기에 의문을 가져본 적은 없다. 무엇보다 12시 마법이 깨진 이후는 기억하지 못하고 '왕자와 행복했다'에 늘 눈길이 머문다. 행복했다에 만족감을 느끼고 싶은 우리의 심리다. 그래서일까? <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를 보며 왕자없는 공주를 떠올려본다.
@baramkids.kr
에서 좋은 책 보내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실생활 속의 현실은 "그 후로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전형적인 동화 속의 대사처럼 마치 이 행복한 결말이 영원히 지속되어야 한다는 상상에 묶여 평범하고 때로는 혼란스럽고 불행한 불안함을 안고 살아가는 삶은 실패한 삶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던 것은 아닐까? 우리 곁에 있는 보통의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좌절된 상황들을 그대로 보여준 것에 대한 모습에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공감할 수 있었다.
떠나가는 아버지의 모습과 아이들과 남겨진 어머니의 모습에서 개인의 감정과 삶이 중요하듯이 함께 가정을 이루고 살아온 가족에 대한 책임감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빠르게 읽었지만 자꾸 다시 펼치고 곱씹게 만드는 책으로 가족의 소중함과 아이들이 성장하는 다양한 모습에 대한 존중과 다름에 대한 인정을 자신에게 질문하게 한다.
#모든공주는자정이후에죽는다
#캉탱쥐티옹#박재연 번역
#바람북스
#꼬독단10기
#바람의 아이들
이 그래픽 노블 그림 자체만 보면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여름방학 바캉스 시즌의 청량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런데 내용은 그렇게 맑고 청량하지만은 않았다. 평화로운 일상을 유지 하려는 엄마와 권태를 느끼며 가정을 떠나려는 아빠. 가정을 지키려는 엄마가 너무 애처로웠다. 그럼에도 딸의 아픔을, 성숙의 과정을 묵묵히 지켜봐주고, 아들의 성정체성을 인정해주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분명 이 책의 주인공은 공주가 되어 행복하게 살고 싶었던 루루일텐데, 내가 엄마라서그런지 나는 엄마의 시점으로 이 책이 읽혀졌다. 그래서 조금 슬펐다.
특히 마지막에 엄마가 노래를 흥얼거리며 웨딩드레스를 수선해서 루루에게 입혀주는 장면은 엄마의 결심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 맘이 찡했다. 루루와 누나, 엄마 모두 행복해졌길... 아빠는 천벌 받아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