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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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동명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 교수)
한국의 복식문화를 연구해 온 학자로, 전통의상인 한복부터 머리 위에 착용하는 쓰개까지 두루 고찰하였다. 국내외 학술회의는 물론 다방면에서 자문과 심사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한국의 전통복식 계승에 기여하고 있다. 주요 논문 및 저서로는 『의성 문화유산의 미술사적 가치』, 『조선후기 고후관(高厚冠)의 특성과 유래』, 『조선후기 정자관(程子冠)의 용도와 형태』 등이 있다.
목차
- 1장 갓을 말하다
갓의 개념
갓의 종류
갓의 역사
갓의 장인
2장 갓을 쓰다
갓의 입식
갓의 착용방법
갓의 보관과 관리
3장 갓을 다루다
갓의 재료
갓의 제작도구
4장 갓을 만들다
모자의 제작 공정
양태의 제작 공정
갓의 제작 공정
5장 갓을 누리다
갓의 미학
조선 후기 흑립의 특산지와 유통 양상
갓의 연속성
참고자료
장인
공예ㆍ디자인 지도
도판 목록
참고 문헌
도움 주신 분
도움 주신 기관
색인
책 속으로
우리 민족은 삼국 시대부터 차양이 있는 모자, 즉 입笠을 사용해 왔다. 삼국시대에 존재했던 ‘차양이 있는 입’은 남자들이 산이나 들에서 사냥할 때 햇볕과 눈을 가리기 위하여 쓴 것으로 보이는데, 모정이 둥글고 차양이 있다는 점에서 조선시대 갓의 형태적 기원이 되고 있다. 입은 시대를 지나면서 변화를 거듭하였고 조선시대에 이르러 우리 민족 고유의 조형미가 담긴 갓으로 완성되었다.
차양이 있는 입 중에서 무엇을 갓이라고 할 것인가? 갓의 조건은 명확하다. 첫째는 형태면에서 모자와 양태를 갖추어야 하고, 둘째는 제작면에서 ‘갓일’을 통해서 완성되어야 한다. 갓의 제작과정에 비추어 볼 때, 갓은 단순한 쓰개가 아니라 장인의 숙련된 기술과 정성, 미적 가치가 집약된 정교한 공예품에 가깝다. 갓은 위로 곧게 솟은 모자와 옆으로 유연하게 퍼진 양태가 조화를 이루고 있어 ‘쓰는 멋’이 돋보이고, 올 하나하나가 살아 움직이는 듯 매끈하면서도 은은한 광택을 머금고 있어 ‘보는 즐거움’도 선사하며, 그 제작 기술이 오늘날까지 오롯이 전승되고 있는 소중한 복식문화유산이다.
갓은 유교적 예의 질서를 구현하고자 했던 조선 문명의 상징으로서 의관정제衣冠整齊를 완성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복식 품목이었다. 조선의 선비들은 갓을 자신의 신체 일부로 여기며 아끼고 사랑하였는데, 조선시대 속담에 양반을 ‘흑립’ 또는 ‘흑립자’라고 표현할 정도로 갓은 양반 그 자체이기도 하였다. 양반의 상징이었던 갓은 점차 온 백성의 모자가 되어 조선인의 상징이 되었다. 안타깝게도 갓은 조선시대가 저물어 가면서 버려야 할 구식으로 치부되었고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문명진보에 발맞추지 못하는 구시대의 유물처럼 되어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
저자 머리말 중에서
조선시대 복식문화는 의관정제衣冠整齊로 대변된다. 유교에서 예禮는 인간관계를 규정짓고 조율하는 규범이었다. 의관정제는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추구했던 유교적 예의 실천이라는 덕목을 일상생활 속에서 담아내기에 효과적인 문화 코드였다. 양반ㆍ중인ㆍ상민ㆍ천인이라는 신분 질서 속에서 옷차림은 착용자의 사회적 신분과 지위를 한눈에 보여주는 단서가 되었고, 그 단서로 인해 상호간에 예의 질서가 실현되었던 것이다. 조선의 선비들은 홀로 있을 때나 손님을 맞이할 때 항상 의관을 단정하게 갖춤으로써 외형적 자기 관리는 물론 유학을 공부하는 선비로서의 내면적 이상과 신념을 수련하고 강화하였다. 그들에게 의관정제는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격조있는 자기 성찰의 결과였다.
조선시대는 신분제 사회였으므로 신분에 따라 옷차림에 차등이 분명하였다. 관리들은 관복官服을 입을 때 품계와 상황에 따라 옷과 관모가 엄격하게 제도화되어 있었고, 양반ㆍ서얼ㆍ중인ㆍ일반백성들도 신분과 상황에 따라 허용되는 옷차림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다. 시선이 제일 먼저 머무는 얼굴, 그 얼굴 위에 자리 잡은 관모는 옷차림을 완성하는 동시에 착용자의 사회적 신분과 지위 그리고 직업까지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표지하는 상징물이었다. 관모는 겉으로 드러나는 신분 상징성 외에 착용자의 지성, 인격, 멋, 취향 등 내면까지도 가늠하게 하는 작지만 강력한 의미 전달체였다.
본문 14p 중에서
갓의 형태미는 구조와 비율에서 찾을 수 있다.
먼저 갓은 양태가 모자를 받치고 있는 구조이다. 위로 곧게 솟은 모자와 옆으로 유연하게 펼쳐진 둥근 양태를 보면 직선과 곡선이 잘 조화되어 있는 조형물을 보는 듯하다. 갓을 보는 시선은 모정에서 양태의 가장자리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삼각형 구도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삼각형 구도는 갓이 가지는 형태미의 근간을 이루어 쓰는 사람과 보는 사람 모두에게 편안하고 안정된 마음을 들게 한다. 아래가 넓고 위가 살짝 좁은 모자의 형태도 갓에 안정감을 더해 준다. 갓은 수직성향의 모자와 수평성향의 양태로 인해 직선적인 외관을 가지지만 그 속에는 곡선의 미가 담겨 있다. 모정과 지밑, 양태의 가장자리는 크기가 다른 동심원 구조로서 갓에 리듬감과 생동감을 부여한다. 양태는 평평하고 납작한 형태로 보이지만 실은 봉긋하면서도 유려하게 흐르는 완만한 곡선 형태이다. 갓은 트집을 잡는 입자장의 손끝에서 더욱 세련되고 격조 높은 곡선미를 갖게 된다.
다음으로 갓의 형태미에서 모자 높이와 양태 너비의 비율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17세기 중반까지 모자가 높아지면 양태는 좁아지고, 모자가 낮아지면 양태는 넓어지는 등 반비례 관계를 여러 차례 되풀이하였다. 그러던 중 17세기 후반에 모자와 양태가 비례 관계로 전환되면서 모자도 높고 양태도 넓은 큰 갓이 탄생하게 되었다. 조선시대 갓의 형태 변천사는 모자 높이와 양태 너비가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비율을 찾기 위한 긴 여정이 아니었을까. 그 당시 갓의 크기는 지금의 관점에서 다소 커 보이지만 갓과 함께 착용되던 도포와 같은 편복포의 소매 너비와 옷 길이, 품 등을 생각해 보면 옷과 조화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본문 164~165p 중에서
출판사 서평
쓰는 멋과 보는 즐거움이 담긴 우리의 갓
갓은 곧게 솟은 모자와 옆으로 유연하게 퍼진 양태가 조화를 이루는 조선시대 대표 복식 품목이다. 시대의 흐름 속에서 크기, 형태, 문양 등은 변화했지만, 전통적인 아름다움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다. 먹칠과 옻칠로 완성한 갓은 은은하고도 우아한 멋과 우리의 예법을 잘 보여준다. 보관과 관리도 귀하게 여기며 지금까지 그 멋과 전통을 간직해 오고 있다.
〈한눈에 보는 갓〉은 우리 갓의 역사와 개념, 갓의 재료와 제작 방법, 유통에 이르기까지 갓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었다. 또한 갓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전승활동과 작품도 수록하였다. 그동안 갓은 재료와 형태에 따라 정의와 범주를 다르게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옛 문헌을 토대로 갓의 정의와 범위를 정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이와 더불어 〈한눈에 보는 갓〉은 갓을 배우고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갓의 제작기법을 영상으로 담아 제공한다. 갓은 모자와 양태를 제작한 뒤 모으는 과정을 거쳐 완성하는 순으로 만들어진다. 각 과정의 장인이 제작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갓은 단순한 쓰개가 아니라 장인의 숙련된 기술과 정성, 미적 가치가 집약된 정교한 예술작품이다. 쓰는 멋과 보는 즐거움이 돋보이는 갓의 아름다움을 형태, 색상, 문양, 재질의 측면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92787121 | ||
---|---|---|---|
발행(출시)일자 | 2023년 02월 28일 | ||
쪽수 | 204쪽 | ||
크기 |
155 * 210
* 17
mm
/ 556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우리공예디자인리소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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