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 수리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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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총서 (18)
작가정보
- 이화여고, 서강대 영문과 졸업, 서울대행정대학원 국가정책과정 수료, 코리아헤럴드 기자 역임했다.
- 국제PEN한국본부 국제교류진흥위원회 회장, 세계한글작가대회 조직위원을 했다.
-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PEN문학』주간,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 예술시대작가회 회장 역임했다.
- 한국문인협회, 한국전쟁문학회, 송파문인협회 자문위원 『계간문예』기획위원,『미래시학』고문, 가톨릭문인회 회원
저서『장미와 나이프』『지느러미의 바다』『흥남의 마지막 배』 『위대한 항해』『몬타나625』『장진호1, 2』 『The Dandelion Ranch』(코리아헤럴드/미국 출판),
『민들레 목장』『그레이트 러브』『꽃 한송이의 사랑』 등을 썼다.
역서 『보물섬(희곡)』『차이나맨』『제로사냥꾼)』(이탈로 칼비노) 를 썼다.
작사 예술가곡 60여곡, [대본] 오페라 「퀸에스터」를 냈다.
수상
우리문학상, 한국전쟁문학상, 한국문학백년상, 올해의 작가상, 상상탐구작가상, 이화를 빛낸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장(2015), 백조白潮문학상을 탔다.
목차
- 민화방 블루스 … 16
성전 수리공 … 36
미완의 꿈 -고려군신 도원수 안우 … 58
지느러미의 바다 … 118
사랑의 눈물 … 138
나폴레옹 파리로 돌아오다 … 146
「조선왕조실록 수직상체일기」 安義 … 166
응구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 190
흥남의 마지막 배 -빅토리호 … 214
추천사
-
국제PEN한국본부는 1954년에 창립되고 이듬해인 1955년 6월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열린 제27차 국제PEN세계대회에서 회원국으로 가입되었다. 초대 이사장은 변영로 선생이 맡고 창립을 주선했던 모윤숙 시인이 부이사장을 맡았다. 이하윤, 김광섭, 피천득, 이한구 등과 함께 창립의 중심 역할을 했던 주요섭이 사무국장을 맡았다.
6·25한국전쟁이 휴전된 지 겨우 1년이 되는 시점에 이루어낸 국제PEN한국본부의 창립은 매우 깊은 의미를 담는 거사였다. 그동안 국제PEN한국본부는 세 차례의 국제PEN대회와 8회의 세계한글작가대회를 개최하며 수많은 국내외 행사를 주최해 왔다. 이에 내년 2024년에는 창립 70주년을 맞이하게 되어 그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PEN 회원들의 작품 선집을 발간하기로 하였다.
여러 가지 기념사업을 진행하지만 회원들의 주옥같은 작품집을 선집으로 집대성하여 남기는 일은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시와 산문으로 구성되는 선집은 우리 한국문학사의 중요한 족적을 남기는 귀중한 역사 자료로서의 가치를 갖게 되리라고 믿으며 겸허한 마음으로 70주년을 자축하는 주요 사업으로 진행하게 된다.
참여해 주신 회원들께 감사하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기꺼이 출판을 맡아 준 기획출판 오름의 김태웅 대표와 도서출판 교음사의 강병욱 대표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책 속으로
성전 수리공
우뚝우뚝 솟은 고층 건물과 화려한 서울의 도심지.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강국, K-POP 문화의 성지, 전자정부 우등국가로 북풍한설을 이겨내고 환생하고 있었다. 스웨덴 의료진이 떠나간 후 무심한 세월 속에 꽃들은 피고 지기를 되풀이하고 있었다.
경준은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다. 내일은 드디어 국제회관에서 사진전 오프닝이 있는 날이다. 97세 경준은 인사동 그의 화실에서 아득한 옛날 스웨덴에서 왔던 흰옷 입은 천사들을 생각하며 꽃을 그리기 시작했다.
1.
부산항은 연이어 도착하는 유엔군과 이를 맞이하는 인파로 북적이고 있었다. 오늘은 스웨덴의 의료지원부대가 도착하는 날이었다. 젊은 군의관 경준은 서둘러 부산항으로 나갔다.
스웨덴 의사 에릭 안데르손은 가까이 다가오는 한국의 부산항을 뱃전에 서서 바라보며 속으로 선서를 했다.
‘나는 의사다. 한국은 전쟁으로 도움이 절실한 나라다. 나는 나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이 땅을 찾아왔다. 신이여, 나를 도우소서!’
에릭을 위시한 의료진은 스웨덴에서도 명망이 높은 의사들이었고 간호사들도 풍부한 경험과 실력을 고루 갖추고 있었다.
스웨덴 의료진은 스웨덴을 떠난 지 한 달 만에 지구를 반 바퀴나 돌아 드디어 한국에 도착해 스웨덴 적십자병원으로 명명되어 부산 남쪽에 위치한 한 고등학교에 자리를 잡았다.
경준은 의료지원부대의 도착이 반갑기 짝이 없었다. 인천상륙작전과 낙동강 전선 반격작전 등에서 실려 오는 부상병들이 열악한 시설로 매일 죽어가고 있었다. 서울에서 의과대학을 갓 졸업한 경준은 건강이 나빠져서 휴양 차 경주의 고향 집에 있다가 6.25전쟁을 맞았다. 경준은 곧바로 부산으로 가서 입대하고 군의관이 되었다. 군의관 경준은 스웨덴 적십자병원 한국 의료진에 배속되어 유엔군과 국군, 의료지원부대 사이에서 통역과 업무연락 등을 담당하고 있었다.
푸른 눈의 스웨덴 의사와 간호사들은 부산에 도착한 지 이틀 만에 부상병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200개 병상 규모에 92명의 의료진, 76명의 행정직, 목사 한 명 등의 스웨덴인으로 구성되었고, 미군 삼십여 명이 지원되었다. 세탁, 음식 등을 도와줄 한국인도 이백여 명 있었다.
격전지에서 부상병 중 주로 팔, 다리가 잘리고 머리가 깨진 국군과 유엔군 중환자들이 붕대로 온몸을 감싸고 피를 흘리며 스웨덴 병원으로 이송되어 왔다.
경준의 고향집은 경주 서봉총 가까이 있었다. 하늘과 땅이 맞닿은 그곳에서 그는 할아버지로부터 동화 같은 스웨덴 황태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났다.
‘저 왕릉에서 서전국(스웨덴)의 황태자께서 찬란한 황금 금관을 발굴하셨다….’
경준의 할아버지는 장손인 그를 앞에 앉히고 스웨덴 황태자가 집 앞 서봉총에서 신라 금관을 발굴했다는 이야기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되풀이하시곤 했다. 그래서인지 경준은 흰 가운을 입은 스웨덴 의료진이 낯설지 않고 고향 사람을 만난 듯 친근감마저 들었다.
“우리 스웨덴 적십자병원은 전선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기보다는 부산에 자리 잡고, 우리의 훌륭한 첨단의료시설로, 전쟁터에서 실려 오는 중상자들이나 부상병들을 치료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할 것입니다!”
병원장이 의료진에게 말했다. 그리고 병상의 규모를 계속 늘려갔다. 스웨덴 적십자병원에는 계속 부상병들이 트럭에 실려 이송되어 왔다. 국군과 전투경찰대, 미군, 영국군 등 한국과 유엔군 부상병들의 고통에 찬 신음 소리가 가득했다.
중견 의사 에릭을 위시하여 스웨덴 의료진은 헌신적으로 일을 해냈다. 눈이 마주칠 때도 그들은 환한 미소로 한국 의료진을 대했다. 그들은 스물네 시간 동안 피로 범벅이 된 가운을 벗을 새도 없었다. (하략)
기본정보
ISBN | 9788978149297 | ||
---|---|---|---|
발행(출시)일자 | 2023년 06월 15일 | ||
쪽수 | 230쪽 | ||
크기 |
149 * 211
* 20
mm
/ 502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국제PEN한국본부 창립70주년기념 산문선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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