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린이: 세상 너머에 네가 있어서 1

최민희 장편소설

최민희 저자(글)

아이엘에스세븐(ILS7) · 2023년 07월 04일

책 소개

어린 시절에는 작은 것에도 해맑게 웃으며 온몸으로 대답을 했던 것 같습니다. 어린아이를 보면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어느샌가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떤 이유가 있는 건 아닌데, 나를 미소 짓게 해주는 그 사람들은 내 안에 있는 진짜 힘을 알게 해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책 속에서는 자기 삶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다른 이의 삶도 기꺼이 지탱해 나가는 혜린 엄마, 그런 엄마를 어떻게든 돕고 싶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는 혜린이,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부족한 것 없어 보이지만 나름의 힘든 사정 속에서 동생에게 마음을 전하는 혜린이 큰고모가 그런 힘을 잘 보여줍니다.

읍내에서 용하다는 의원은 진즉에 아이를 포기하라고 했다. 아내는 차마 배 속의 아이를 죽일 수 없다며 자신의 목숨을 걸어서라도 꼭 아이를 낳겠다고 고집스럽게 우겼다. (p.15)

혜린이는 혼자서 너무 많은 일을 하는 엄마가 걱정되어 엄마를 돕고 싶었다. 혜린이는 자신도 빨래를 할 수 있다며 엄마에게 기저귀 빨래하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졸랐다. 엄마는 혜린이에게 아직은 어려서 무리라며 가서 동생이나 봐 달라고 부탁했다. (p.150)

갑자기 출발하려는 차 창안으로 큰누나는 신문지에 싼 돈뭉치를 던졌고 그대로 뒤돌아 뛰며 외쳤다.
“도착하면 연락햐!”
혜린 아버지는 큰누나가 준 돈뭉치를 잡으며 만감이 교차함을 느꼈다.
‘자기도 매형이랑 시집 눈치 보느라 힘들텐데......’
혜린 아버지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신문지에 싸인 큰누나의 마음을 마음속에 기억해 두었다. (p.94)

혜린이가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사람들을 통해 삶을 헤쳐 나가는 과정을 함께 하다 보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진짜 힘, 아무런 이유가 없어도 아니 그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웃을 수 있는 힘을 되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혜린이의 삶은 혜린이의 해맑은 미소에 쉽게 답해주지 않습니다. 태어나기도 전에 살기 힘들다는 말을 수없이 들어야 했던 혜린이는 태어나자마자 집안에 닥친 가난으로 일찍 철이 들고, 이유 없이 혜린이를 싫어하는 할아버지는 ‘거부’라는 단어의 의미를 알게 합니다. 게다가 거의 유일한 대화 상대인 엄마와도 떨어져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라 종종 집에 혼자 남겨집니다. 그렇게 혼자 있던 혜린이 앞에 정체 모를 ‘까만 눈’이 나타나고, 꿈속에서 까만 눈과 사투를 벌이는 6살 혜린이는 죽음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안간힘을 다해 다시 살기 위해 용기를 냅니다.

까만 눈동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혜린이만 주시하고 있었다. 정말 흰자위는 하나도 없는 새까만 눈동자 안에 까만빛이 들어 있었다. 까만빛이 소름 끼치게 반짝이며 혜린이를 맹목적으로 바라보았다. (p.198)

이것이 자신의 꿈이라면 꿈속에서 자신의 마음대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고 간절한 마음으로 수족관 유리를 깨야겠다고 생각했다. 혜린이는 마음을 담아 마지막으로 고사리만 한 자신의 주먹을 들어 유리벽을 내리치며 이것은 자신의 꿈이라고 외쳤다. (p.216)

그리고 치열한 삶, 그 삶 속에 펼쳐진 또 다른 세계를 살며 행복을 찾아가는 혜린이를 통해 삶과 죽음, 영적인 세계와 동양 마법 이야기를 펼쳐가게 됩니다.
“혜린이”는 어린아이가 성장하며 격어가는 삶과 죽음, 행복, 영적인 세계와 동양의 마법을 담은 24편의 장편 판타지 소설입니다. 23년 만에 1편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여러분을 혜린이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최민희

신학을 공부하고 명상, 요가, 무예 등을 익히고 23년간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해 소설 1권을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목차

• 프롤로그_004
  
  1장 살아도 되는 걸까?_009
  
  2장 세상이 건넨 첫인사를 뒤로 하고_041
  
  3장 할아버지와 막걸리_101
  
  4장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에_147
  
  5장 혼자 남은 혜린이_177
  
  6장 당신들에게 한 발짝 다가가려면_224
  
  7장 널 지켜주고 싶은데_311

책 속으로

혜린은 거의 하루 종일 혼자였다. 은미 언니는 혜린이에게 거의 말을 걸지 않았다. 부탁할 일이 있을 때만 혜린이에게 말을 걸었다. 혜린이는 엄마와 하는 대화가 유일한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었다. 혜린이는 다음날도 여전히 혼자 마당에 쭈그리고 앉아 그림을 그리다가 다리가 저려 방 안으로 들어갔다.

마당 밖으로 난 큰 창 문턱에 기대어 지나가는 바람이나 나뭇잎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마당 밖으로 난 골목길에 낯설지만 익숙한 새카맣게 탄 얼굴이 보였다.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 본 날이 거의 없음에도 혜린이는 한눈에 그 사람이 아버지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그날은 혜린 아버지가 오는 날이 아니었다. 혜린 아버지는 갑자기 하던 공사가 멈추는 바람에 휴가가 생겨 집에 돌아오게 되었다. 때마침 온 식구가 출타를 한 턱에 집에는 혜린이 혼자밖에 없었다. 혜린이는 아빠를 보고 햇빛 같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사리만 한 손을 흔들었다.

“아바 아녕!”

혜린이는 방 문턱에서 바깥을 향해 큰소리로 아빠에게 밝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혜린 아버지는 혜린이가 환한 미소로 자신을 반겨주자 갑자기 가슴이 따스해졌다. 힘겨운 삶의 현장에서 정신없이 일만 하다 돌아온 집에 환하게 자신을 향해 미소 지어주는 이쁜 딸 아이가 있었다. 항상 인상만 쓰던 얼굴에 자신도 모르게 슬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혜린 아버지는 3살 혜린이가 이날 자신을 향해 어떤 이유도 없이 그저 환하게 미소 지어주던 그 순간을 평생 잊지 못했다. 혜린 아버지는 나중에 혜린이가 커서도 종종 혜린이에게 아련한 기억을 꺼내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했다.

“너 3살 때 그때 니가 나한테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아빠를 보고 니가 엄청 반가워하더라.”

그 말을 하며 혜린 아버지는 갑자기 혼자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출판사 서평

읍내에서 용하다는 의원은 진즉에 아이를 포기하라고 했다. 아내는 차마 배 속의 아이를 죽일 수 없다며 자신의 목숨을 걸어서라도 꼭 아이를 낳겠다고 고집스럽게 우겼다. (p.15)



혜린이는 혼자서 너무 많은 일을 하는 엄마가 걱정되어 엄마를 돕고 싶었다. 혜린이는 자신도 빨래를 할 수 있다며 엄마에게 기저귀 빨래하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졸랐다. 엄마는 혜린이에게 아직은 어려서 무리라며 가서 동생이나 봐 달라고 부탁했다.

“나두 엄마 도와 줄거야 기저귀 어떻게 빠는지 알려줘”

“혜린아, 언니처럼 가서 놀아 아직 너는 안 해도 돼 나중에 크면 도와줘”

혜린 엄마는 상냥한 목소리로 혜린을 달랬다. (p.150)



갑자기 출발하려는 차 창안으로 큰누나는 신문지에 싼 돈뭉치를 던졌고 그대로 뒤돌아 뛰며 외쳤다.

“도착하면 연락햐!”

혜린 아버지는 큰누나가 준 돈뭉치를 잡으며 만감이 교차함을 느꼈다.

‘자기도 매형이랑 시집 눈치 보느라 힘들텐데......’

혜린 아버지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신문지에 싸인 큰누나의 마음을 마음속에 기억해 두었다. (p.94)



혜린이가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사람들을 통해 삶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함께 하다 보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진짜 힘, 아무런 이유가 없어도 아니 그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웃을 수 있는 힘을 되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혜린이를 향해 미소 짓는 것은 아닙니다. 주어진 삶의 조건들을 감당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들의 용기 내어 받아들이고 같이 가려고 하는 마음은 벽처럼 느껴지는 세상 어딘가에도 깊은 울림으로 전해지지 않을까 합니다. 혜린이를 통한 삶과 죽음, 행복, 영적인 세계와 동양의 마법을 그려가는 판타지 장편소설입니다.

기본정보

ISBN	9788996936374
발행(출시)일자	2023년 07월 04일
쪽수	341쪽
크기	153 * 215 * 20 mm / 685 g
총권수	1권

Klover 리뷰 (2)

[ar****]

처음에는 읽으면서 그저 밋밋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혜린이의 삶이 전개될수록 책을 그만 읽고 싶었다.
'쟤는 왜 이리 답답하게 살까?', '너무 손해 보고 사는 것은 아닌가?'
이런 생각이 자주 들었다. 심지어 내가 약이 오르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할 수록 혜린이는 구박을 받고 무시를 당하는데도 오히려 덤덤하다.
자신의 정성이 부족한 듯 더욱 정성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여기서 누가 문제일까? 하는 생각이 문득 일어난다.
혜린이 일까?, 아니면 나일까? 답은 바로 '나'였다.
왜 내가 문제일까?
혜린이처럼 사는 것이 착하고 바르고 슬기롭게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혜린이에게는 적이 없다.
동시에 이 책을 읽는 독자 모두에게 각자의 '이기심'을 내려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작가님 께서 앞으로 소설의 내용을 어떻게 전개해 나갈지 모르겠지만 혜린이는 단순히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다.
한 명의 구도자(求道者)로서 우리가 삶을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르게 사는 것인가를 몸소 보여주고 있다.
책의 권 수가 거듭될 수록 범인(凡人)이 각종 시련을 극복하고 선인(仙人)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최민희 작가 님의 장편 구도 소설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