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계절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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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ENFJ〉 사람을 만나면 행복하고 따지기보다 상상하기를 좋아하며 의외로 감수성이 풍부하지만 성격은 급한 행동파입니다.
〈Double Life〉 A.I.를 연구하며 문학을 즐기는 이중생활이 마냥 즐거운 작가 지망생입니다.

40년 이상 몸담은 직장을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 퇴임을 1년 앞둔 요즘, 텃밭을 가꾸고 글쓰기를 배우는 등 새로운 시작을 위해 몸과 마음을 재정비 중입니다. 내년 자서전 출간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충남대 평생교육원 동료 수강생들과 수필집 작업을 하는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도 설레고 행복합니다.
목차
- 『나의 계절이 오면』을 엮으면서 한소민 3
김정현
얼음 13
네발자전거 16
나는 계절이 되고 싶다 18
누나와 신발 21
엄마의 한라산 25
내게도 사랑이 28
안경 31
중국집 35
방구석 미용실 38
신발과 일주일 41
박춘걸
‘봉고’, 낭만에 대하여 49
다섯 번의 4학년 53
전라도 깽깽이 57
너무 다른 그녀 61
마법 같은 아내의 손 65
엄마의 밥상 69
고향이 어디세요?! 72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75
연필이 지나고 글이 남는다 79
연필이 지나고 글이 남는다 with ChatGPT 82
나는 거울이다! 84
벚꽃의 유혹 88
늙는다는 착각 91
배달희
엄마와 호미 97
그리운 친구를 생각하며 100
언제쯤 내려놓을 수 있을까? 104
내 이름은요 107
수제비 한 그릇 111
약속 위반은 범죄 115
지금 농촌은 바쁘다 119
단풍 든 사람도 꽃보다 아름답기를 123
우리 집 김장하는 날 127
선택의 갈림길에서 131
하윤호
뭉게구름 137
붕어빵 143
누이의 첫사랑 148
가방 153
연필 157
삶 161
인도 홀리축제 165
잡초 170
둘째사랑 175
이별여행 190
에필로그 257
책 속으로
13쪽
차갑다. 딱딱하다. 두 형용사로 요약된 얼음은 세상에 나오는 순간부터 녹아 사라질 일만 남았다. 생선 아래 깔려 비린내로 죽어가는 얼음, 냉채 국에 빠져 흐느적거리며 죽어가는 얼음도 녹아 사라질 것이다. 추운 겨울에 태어나도 넉 달을 버티지 못하고 봄이 오면 사라지는 눈도 얼음과 같은 운명을 가졌다. - 「얼음」
17쪽
뒤에서 자전거를 미는 엄마의 말에 맞춰 발을 굴렀다. 한 쪽 발을 지구의 한 가운데로 밀어 넣으면 튀어 오르는 반대 발을 다시 있는 힘껏 심장에서 멀리 밀어냈다. 머물던 주변 공기가 점점 바람이 됐다. 나무들이 서서히 움직였다. 어렵지 않았다. 쉬지 않고 발을 굴렀다. 제법 차가운 바람이 손가락 사이로 파고들었다. 분명 방금 전까지 엄마는 내 뒤에 있었는데 뒤를 돌아보니 아이들처럼 작아졌다. - 「네발자전거」
20쪽
실선을 달리던 겨울이 천천히 점선을 지나 봄으로 옮기는 중이었다. 계절은 내가 딴생각에 잠겨도 둘 사이의 간격을 만들지 않아 쫓아갈 이유가 없어서 좋았고, 계절은 해가 지는 오늘과 어둠이 내리는 내일의 사이에도 끼어들 틈을 만들지 않아 다행이었다. - 「나는 계절이 되고 싶다」
35쪽
그날 친구의 집에서 나의 두 눈을 탁구공처럼 휘둥그레 만든 것은 나의 키 만한 텔레비전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수납장에 대충 넣어둔 최신 오락기 탓은 더욱 아니었다. 바로 중국집 짜장면 배달이었다. 만약 우리집에서 짜장면을 시켜먹었던 적이 있었더라면 잠시 뒤에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심장이 뛰진 않았겠지라고 생각하는 사이, 친구는 몸을 웅크린 채 거스름돈을 주고받는 엄마와 배달 아저씨의 팔을 터널 삼아 짜장면과 단무지를 날랐다. - 「중국집」
52쪽
내가 타는 위치가 아닌데도 일부러 그 아이가 타는 곳까지 달려가, 우연한 만남을 연기하고 눈인사를 나누는 것 만으로 내 마음은 콩닥거렸다. “안녕! 잘 지내?” 순수함이 가득했던 그때 그 기억이 지금도 키보드에 닿는 손가락에 전해지는 것 같다. - 「봉고, 낭만에 대하여」
60쪽
선생님도 친구들도 도움을 주지 못했다. 그저 조용히, 있는 듯 없는 듯 튀지 않고 ‘전라도 깽깽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학교생활을 이어 나갔다. 아이들의 뇌리에서 내가 잊히는 것만이 방법이었다. - 「전라도 깽깽이」
64쪽
“난 엄마 아빠가 자랑스러워!” 학교에 도착한 딸아이가 엄지 척 사진과 함께 보낸 문자에, ‘오빠’하고 나를 불러 손 흔들어 주던 나와는 너무도 다른 그녀가 겹쳐 보이며 행복감을 느낀다. 부부라는 것은 둘이 하나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둘이 끊어지지 않는 신뢰라는 다리로 연결되는 것이 아닐까? - 「너무 다른 그녀」
67쪽
잔뜩 호기롭던 배추는 소금의 참맛을 알았는지 잔뜩 웅크려 숨을 죽이고 았다. 이미 기가 꺾인 녀석들은 물에 씻기고 무대에 어울릴 크기로 단장하는 동안 순순히 몸을 맡긴다. 소쿠리에 올라앉아 아내의 명령을 기다린다. - 「마법 같은 아내의 손」
99쪽
그렇게 어렵사리 벌어온 동전 꾸러미는 새벽에 시래깃국 한 사발에 밥 한 수저 말아 먹고 하루 종일 돌아다닌 엄마의 허리를 무겁게 지구 바닥으로 끌어당겼을 것이다. 가난한 농촌과 가난한 도시의 삶이 만들어 낸 반찬사업 영역의 한 풍경은 고된 삶의 현장이었다. - 「엄마와 호미」
102쪽
그런 그에게 갑자기 불행이 닥쳐오기 시작한 것은 그가 사업소장으로 승진하고 현장책임자가 되어 진행하던 공사에서 불의의 가스폭발사고가 발생하여 부하직원을 잃고, 그 책임감에 심적 고통으로 괴로할 때부터였던 것 같다. 그렇게 시작된 내적 갈등은 그를 스스로의 감옥에 가두고 말았다. - 「그리운 친구를 생각하며」
109쪽
그런데 갑자기 전화기에 대고 화를 내기 시작했다. “뭐라고요? 개다리요 어디다 전화를 해서 장난질이에요?” 이 소리를 들은 나는 직감적으로 ‘나에게 온 전화구나!’ 했지만 낄 틈이 없었다. 얼굴이 발개져서 다가오는 내 모습을 보고 미안해하시면서 전화기를 전해 주시던 그 모습은 이름에 얽힌 일화 중 압권이다. - 「내 이름은요」
119쪽
밭에 도착하니 한 달 전에 뿌려 놓은 들깨가 풀과 함께 경쟁을 시작했다. 인간의 목적과 욕심에 따라 이들의 자율 경쟁 속에 개입할 시기가 된 것이다. 경제적 투자와 노력의 대가를 얻기 위해서는 가차 없이 잡초를 제거해 주어야 한다. 이때 일부의 아군도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 아군의 희생없이 잡초만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지금 농촌은 바쁘다」
151쪽
나는 내가 그의 추억 속에서 가끔씩 화려하게 피어나는 그의 첫사랑을 지켜준 것인지 아니면 그렇게도 만나보고 싶었던 그의 첫사랑을 모른다고 한 거짓말쟁이인지를 자문하면서 그가 간절히 바라보던 나의 옛집을 향해 시나브로 발걸음을 옮겼다. - 「누이의 첫사랑」
159쪽
어머니는 연필처럼 사시다 소천하셨다. 새끼들을 위해 살을 내어주고 심을 내어주고 결국에는 몽당연필이 되어 돌아가셨다. 어렸을 때 우리 칠 남매의 하늘이었던 어머니, 어머니 등 뒤에서 잠을 청할 때마다 어머니 등은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었던 든든한 성벽처럼 느껴져 편안하였다. - 「연필」
163쪽
나는 강물이다. 시냇가를 흐를 때 가슴에 품은 종이배가 아직도 흘러가고, 강가 청년의 고뇌를 지금도 생생히 간직하고 있는, 실개천의 호기심과 촐랑거림을 기억하고 시냇물의 놀람과 아픔을 다 경험하여 이제는 바다에 안기고픈 강물이다. - 「삶」
200쪽
아파트 문을 열며 아내에게 내가 가끔씩 만나는 여자 얘기를 해 주기로 마음 먹었다. 항상 희망을 가지고 정열적으로 살고자 했으며, 젊음을 불살라 세상을 향해 자기만의 독특한 불꽃을 피워내고자 했으나 끝내 그 꿈을 이루지 못했던 여자 얘기를 ? 「이별여행」
출판사 서평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새로운 시간들을 준비하고 있는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담아 보았습니다. 모쪼록 새로운 계절을 준비하는 네 남자의 인생이야기가 재미있고 유익하게 잘 읽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한소민 〈내 삶의 스토리텔링〉 강사
기본정보
ISBN | 9791189632052 |
---|---|
발행(출시)일자 | 2023년 05월 20일 |
쪽수 | 202쪽 |
크기 |
152 * 225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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