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은 땅을 디디고 손은 흙을 어루만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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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코, 귀, 혀가 열리는 곳
텃밭에 세 들어 살아가는 지극한 기쁨에 대하여
“이 조그만 밭이, 흙이, 나를 조건 없이 통째로 받아주는구나. 씨를 넣고 모종을 심느라 흙을 계속 매만지는 동안 정작 흙이 나를 어루만지고, 흙과 나 사이 오래된 신뢰의 감정이 모깃불 연기처럼 따스하게 피어났다. 이것이 사랑이 아니라면 다른 무엇일 수 있을까. 이상한 감흥에 젖은 채 모종과 씨앗을 마저 다 심었다.”
작가정보
울안에 텃밭이 그득한 익산 시골 마을에서 나고 자랐어요. 열여덟 살 때부터 수도권에 살게 되면서 텃밭을 거의 잊고 지내다, 문득 땅이 나를 불러 지금은 도시에서도 흙의 품에 폭 안겨 삽니다. 먼 길을 돌아 어릴 적 울안 텃밭으로 다시 돌아온 것 같아요. 모습은 많이 다르지만 향그러운 흙냄새는 똑같아요.
그동안 텃밭 시 그림책 《아그작아그작 쪽 쪽 쪽 츠빗 츠빗 츠빗》을 비롯하여 《오늘은 매랑 마주쳤어요》, 《너희는 꼭 서로 만났으면 좋갔다》, 《촛불을 들었어》, 《쑥갓 꽃을 그렸어》, 드로잉 산문집 《마음은 파도친다》 들을 쓰고 그렸습니다.
Instagram @drawing_hyunmi
목차
- 들어가며: 나를 사랑한 텃밭
1부 뿌리고 심고 한눈팔고: 집에 가고 싶지 않아라
3월 딱새를 보면 / 흙인간
4월 씨 뿌리는 날 / *봄 텃밭 작물 지도 / 쑥대밭에서 / 벌교 송영심 여사 무말랭이 차 납시오 / 집에 가고 싶지 않아라 / 이상한 날씨 / 기지개 켜는 싹
5월 텃밭에 누가 똥 쌌어? / 어서 오세요, 환영합니다 / 귀한 첫물은 / 불사조들의 밤 / 진딧물도 깔깔깔 / 타는 목마름 / 단비 머금은 얼굴들 / 양파가 누웠다
2부 따고 캐고 나누고: 요상한 날씨에도 작물은 자라고
6월 왜 찻길로 나왔어 / 이슬의 힘 / 비로소 온전해지는 / 양산 모자 모녀 / 나의 뽕나무 / 버찌 / 홍화꽃 피었다 / 올해 첫 나눔 상자 / 하지감자 안 캡니다 / 장마 시작 / 환호작약 / 나도 일으켜 줘요 / 청갓 푸른 마을 / 작물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7월 장맛비 그치고 / 혹독하다 / 감자 캐는 날 / *여름 텃밭 작물 지도 / 소서 / 사마귀 새끼 / 천국과 지옥 / 분꽃에 홀린 날 / 곤충과 거미의 집 / 빗속에서 오이 따기 / 당신의 허물 / 저녁의 사마귀 곁에서 / 옥수수 익는 냄새 / 침이 꼴깍, 고구마순 김치 담그는 날 / 한여름 / 땅은 거짓말을 안 해요 / 수고 많으시네요 / 굉장한 날
8월 늙은 오이 / 모깃불 피우고 / 매미 한 쌍 / 하마터면! / 가을빛 / 검어질 동 말 동 / 가을밭 만들기 / 벼가 익는다 / 원산지는 ‘이태리’ / 반가운 주문
3부 뽑고 널고 말리고: 더할 수 없게 좋아 기쁘구나
9월 탄저병 / 기쁜 범인 / 태풍이 지나가고 / 발은 땅을 디디고 손은 흙을 / *가을 텃밭 작물 지도 / 허공의 캐슬 / 매미는 아직 / 한번 걸려들면 / 마스크 쓴 지구 / 알밤 꿀밤 / *밤 편지 / 가을이라는 선물 / 배추벌레 향연 / 커다란 기쁨
10월 가을 호우주의보 / 기러기 날아오고 / 엄마 사마귀 / 번갯불에 콩 볶듯 / 경사 났네, 경사 났어! / 가을볕에 말립니다 / 널고 걷고 덮어주고 / 마지막 논 / 짚단 실어 나르기 / 오늘은 걸어서
4부 덮고 걷고 또 덮고: 텃밭은 고마워요, 내년에 또 봅시다
11월 추위 소식 / 이불 덮기 / 이불 걷기 / 김장 무 수확 / 사는 맛 / 왕겨 이불 / 겨울이 와서 다행이다 / 동장군 납신다
12월 마침내 배추 수확 / 마지막 나눔 상자 / 곧 보자, 새싹들아
부록: 제철 텃밭 밥상
책 속으로
도시가 아무리 흙을 보기 어려운 곳이 되었어도 도시 삶의 바탕은 여전히 흙일 것이다. 콘크리트 담벼락 틈새에서 풀이 왕성하게 자라나는 것을 보면 그 틈새에 내려앉은, 잘 보이지도 않는 아주 적은 양의 흙이 지닌 어마어마한 생명의 힘을 짐작할 수 있다. 모든 삶의 바탕은 여전히 흙이다. 도시에서 땅을 디디고 흙을 만질 수 있다면 그것은 아주 드물고 귀한 경험이 될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한 뙈기 도시텃밭에서 그 호사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 (8-9쪽)
일단 쓸데없이 복잡한 머리가 아니라 몸이 먼저 움직인다. 눈, 코, 귀, 혀, 손과 발이 바쁘다. 잡생각이 끼어들어도 얼마 못 간다. 부지런히 몸을 놀리다 보면 어느새 오롯이 나 자신이 되어 있다. (10-11쪽)
땅을 비닐로 싸면 습기가 보존되어 작물이 잘 자라고, 풀은 거의 안 난다. 그렇게 하지 않은 우리 밭은? 풀이 잘 나고 작물도 잘 자란다. 나는 풀이 함께 자라는 밭이 좋다. (15쪽)
물을 흠뻑 주고 나서 등산의자를 펴고 앉아 텃밭을 바라본다. 촉촉해진 텃밭을 멍하니 마주하는 불멍 같은 텃밭멍. 아, 집에 가고 싶지 않아라. (…) 오늘도 가뭄에 목말라하는 텃밭에 물 주며 내가 그 물 받아 마시는 것처럼 기쁘다. 이 이상하고 오묘한 기쁨은 어디서 오는 걸까. 새싹들아, 어여 올라오지 말고 너희 나오고 싶을 때 나오렴. 나는 기다릴 수 있어. (35-36쪽)
우리 텃밭도 기후변화를 고스란히 겪고 있다. 보통은 씨 뿌리고 보름이면 싹이 올라온다. 빠르면 열흘 만에도 고개를 내민다. 올해는 영 아니올시다. (…) 이런 난리는 처음이다. 이렇게 처음 겪는 일이 앞으로 계속 늘어나겠지. 가뭄을 구체적으로 겪으니 쌀이나 채소 씻은 물을 그냥 버리는 것도 너무나 아깝다. 내가 이러한데 생업이 농사인 농부들 심정은 어떨까. 텃밭과 함께하지 않았다면 나는 기후변화의 심각함을 잘난 머리로는 알아도 몸으로 실감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57쪽)
이 서로 다른 녀석들이 따로 또 같이 어우러져 잎을 타고 오르내리며 먹고 자고 사랑하고 똥 누고 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어쩌면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겠지? 빗방울 맺혀 싱싱하고 싱그러운 청갓 푸른 마을. 영원히 세 주고 싶다. 내가 먹고 이웃과도 나눌 청갓이야 충분하니까. (115쪽)
며칠째 비 맞아 올해 가장 부드럽고 크게 자란 깻잎을 두 봉지 듬뿍 담아 경비실 앞 나눔 상자에 내놓는다. “비 실컷 맞고 잘 자란 텃밭 깻잎이에요. 필요한 분 가져가셔요.” 메모와 함께. 경비실 앞에서 비 구경하고 계시던 할머니가 당신도 가져가도 되냐고 물으신다. 아유, 참. 할머니 드시라고 내놓는 거여요. 나누어 먹는 것은 얼마나 마땅한가. 왜 내가 더 좋을까. 도시에서 더 많은 사람이 텃밭을 일구었으면 좋겠다. 흙을 만지고 작물을 키우고 먹을 것을 나누기. 나는 이것이 작은 혁명일 수 있다고 여긴다. 도시에 살아도 흙과 더불어 인간 본연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회복해 가기. (117쪽)
마음과 손은 바쁜데 시간에 쫓기고 모기한테도 쫓기는 그 정신없는 와중에도 생각 꽃이 피어났다. 이 조그만 밭이, 흙이, 나를 조건 없이 통째로 받아주는구나, 하는. 씨를 넣고 모종을 심느라 흙을 계속 매만지는 동안 정작 흙이 나를 어루만지고, 흙과 나 사이 오래된 신뢰의 감정이 모깃불 연기처럼 따스하게 피어났다. 이것이 사랑이 아니라면 다른 무엇일 수 있을까. 이상한 감흥에 젖은 채 모종과 씨앗을 마저 다 심었다. (208쪽)
텃밭 고구마순을 삶아 가을볕에 너는 이 소박한 호사가 사뭇 재미나서 가슴이 다 설렌다. 혼자 웃는다. (…) 물기가 빠져나가면서 푸른빛이 스러지고 무채색으로 바뀐다. 도톰하고 반듯했던 형태도 마르면서 가늘어지고 오그라든다. 햇빛과 바람의 힘은 무지막지하구나. 잠깐 사이에 다른 존재가 되어간다. (260-261쪽)
텃밭이 내주는 싱싱한 먹을거리는 이미 그 자체로 훌륭한 음식이다. 아침 이슬 머금은 상추와 깻잎, 풋고추, 오이, 가지, 토마토, 부추, 호박…. 여름에 갓 딴 풋고추에 된장쌈장만 있으면 맛있는 한 끼 완성이다. 풋고추가 이렇게 맛있다니. (…) 작물을 냉장고에 쟁여두지 않고 그때그때 먹기. 넉넉하니 가차 없이 이웃과 나누기. 이것이 텃밭 먹을거리를 맛있게 먹는 비법 아닌 비법이다. (296쪽)
출판사 서평
도시 삶의 최전선이자 보금자리, 텃밭에서 회복하는 몸과 마음
“부지런히 몸을 놀리다 보면 어느새 오롯이 나 자신이 되어 있다.”
자연 속 소박하고 느린 삶을 그려낸 임순례 감독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는 주인공 혜원에게 남긴 엄마의 편지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힘들 때마다 이곳의 흙냄새와 바람과 햇볕을 기억한다면, 언제든 다시 털고 일어날 수 있을 거라는 걸 믿어.” 엄마의 말처럼 도시 생활에 몸도 마음도 꺾여버린 혜원이 시골 마을로 돌아와 그 땅에서 나고 자란 것들을 돌보고 먹으며 다시 자신의 삶을 살아갈 힘을 되찾았듯, 유현미 작가는 텃밭이 자신을 살렸다고 고백한다. 비록 도시 속 한 뙈기 텃밭이지만 어릴 적 고향의 울안으로 돌아온 것마냥 ‘흙냄새와 바람과 햇볕’ 정다운 흙 밭에서, 그는 다양한 사회관계를 위해 써야 하는 이런저런 가면들을 훌훌 벗고 머리가 아닌 몸을 바삐 움직이며 지독한 우울감과 무기력을 떨치고 본연의 자신으로 회복해 간 것이다. 그 모습엔 거짓 없는 기쁨과 즐거움이 넘친다.
도시에 얼마 남지 않은 ‘흙이 숨 쉬는 땅’인 텃밭이 우리에게도 숨통을 틔워주는 놀라운 해방구임을, ‘언제든 다시 털고 일어날’ 보금자리의 공간이 되어줌을 저자는 삶으로써 전한다.
“살아 있다는 감각이 새로이 피어나면서 잃었던 자유가 돌아온다. 복잡하고 단조로운 도시의 가장자리, 흙이 숨 쉬는 작다란 임대 공간은 놀라운 해방구가 된다. 텃밭은 흙과 더불어 나를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여 나를 살린다. 씨를 뿌리고 작물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고 도우면서 나도 함께 자란다. 내가 키우고 돌보는 것 같지만 내가 더 보살핌을 받는다.”
눈, 코, 귀, 혀, 손과 발이 쓰고 그려낸 온갖 작은 존재들의 향연
“이 텃밭에 세 들어 살기는 도긴개긴입니다”
이 작다란 땅에 세 들어 살아가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다. 텃밭은 인간이 힘을 들여 작물을 키워내는 인위적인 공간이지만, “놀랍게도 자연과 야생이 슬그머니 합방”하는 곳이기도 하다. 절로 자라나는 연둣빛 어여쁜 냉이꽃과 아욱 싹, 작물 탐하러 온 물까치며 족제비며 고라니, 잎에 구멍 뽕뽕 뚫어 점점이 똥알을 만들어놓은 애벌래들, 나무 사이 어룽거리는 노란빛 꾀꼬리, 흙 속 굼벵이들의 우주, 홍화 허리 꺾어놓는 진딧물 대첩, 누더기처럼 제 몸을 내어준 씨감자 껍질, 몇 겹으로 지어 성채 같은 거미줄과 그 주인, 고구마 넝쿨에 기거하는 비현실적인 박각시, 저녁 밭에서 사람을 홀리는 분꽃, 자꾸만 마주치는 사마귀 커플과 그들의 허물과 알집, 청갓 푸른 마을에 거주하는 노린재와 무당벌레들까지. “이 서로 다른 녀석들이 따로 또 같이 어우러져 잎을 타고 오르내리며 먹고 자고 사랑하고 똥 누고 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어쩌면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겠지? 빗방울 맺혀 싱싱하고 싱그러운 청갓 푸른 마을. 영원히 세주고 싶다. 내가 먹고 이웃과도 나눌 청갓이야 충분하니까.”
서문에서도 밝혔듯 “이 텃밭 농사 일지는 친절하고 실용적인 도시텃밭 지침서가 아니”라 흙이 한 어른과 여러 존재들을 “보살피고 보듬고 볼 비비며 아낌없이 사랑한” 사랑 이야기인 것이다. 그 사랑의 터전에 펼쳐지는 “다정하고도 거친, 온전한 세계”에서, 한낱 인간은 기쁘게 작아지고 치열히 살아가는 작은 존재들의 존재감은 더 크고 찬란하게 빛난다.
요상한 날씨에도 작물은 자라고 또 나누지마는
“작고 소박한 텃밭 농사라도 농사는 정확히 기후변화와 함께” 갈 수밖에 없다. 텃밭은 “모든 날씨들의 영향을 정직하게 제 몸에 새”긴다. 저자가 기록한 2022년의 봄은 이상고온과 냉해, 긴 가뭄으로 작물들이 전에 없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 “이렇게 처음 겪는 일이 앞으로 계속 늘어나겠지. 가뭄을 구체적으로 겪으니 쌀이나 채소 씻은 물을 그냥 버리는 것도 너무나 아깝다. 내가 이러한데 생업이 농사인 농부들 심정은 어떨까. 텃밭과 함께하지 않았다면 나는 기후변화의 심각함을 잘난 머리로는 알아도 몸으로 실감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삶 쪽으로 몸을 움직인다. 반가운 단비가 내리는 날은 기꺼이 비 맞으러 나간다. 빗속에서 고마운 작물을 똑똑 딴다.
“며칠째 비 맞아 올해 가장 부드럽고 크게 자란 깻잎을 두 봉지 듬뿍 담아 경비실 앞 나눔 상자에 내놓는다. “비 실컷 맞고 잘 자란 텃밭 깻잎이에요. 필요한 분 가져가셔요.” 메모와 함께. 경비실 앞에서 비 구경하고 계시던 할머니가 당신도 가져가도 되냐고 물으신다. 아유, 참. 할머니 드시라고 내놓는 거여요. 나누어 먹는 것은 얼마나 마땅한가. 왜 내가 더 좋을까. 도시에서 더 많은 사람이 텃밭을 일구었으면 좋겠다. 흙을 만지고 작물을 키우고 먹을 것을 나누기. 나는 이것이 작은 혁명일 수 있다고 여긴다. 도시에 살아도 흙과 더불어 인간 본연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회복해 가기.”
기본정보
ISBN | 9791191744231 |
---|---|
발행(출시)일자 | 2023년 05월 22일 |
쪽수 | 304쪽 |
크기 |
150 * 211
* 23
mm
/ 602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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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허기가 지는 요즘 선물같은 책을 만났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삶의 허기.
나의 인생 영화 1순위가 한국판 [리틀포레스트]라면
나의 인생 책 1순위는 바로 이 책 [발은 땅을 디디고 손은 흙을 어루만지며]가 될 듯 하다.
한동안 주말농장이 대세였다.
그 기세에 합류하진 못했으나 늘 미련이 남아 아직도 기웃거리며 산다.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지나가는 그 모든 기록에서 생명력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늘어놓지 않는데 나는 이미 치유 받고 있었다.
도시에서 텃밭이라니 그거 흔하게 볼 수 있는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읽고나면 다르게 보일 것이다.
나도 어쩌면 손쉽게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거의 농사수준의 이 이야기를 만나기 전까진.
아침 햇살을 맞으며 텃밭에 가는 일, 궂은 날, 맑은 날 그 모든 날 텃밭에서 살아내고 살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그 안에 숨어있는 도시에서는 환대받지 못하는 매미와 사마귀, 진딧물과 애벌레를 보는 시선까지 거부감이 아닌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야 말로 동물의 왕국 아닌 곤충의 세계.
내가 먹을 것만 가져다 먹고 아파트 이웃들과 아무 조건 없이, 굳이 밝힐 필요없이 나누는 삶은 받는 이도 주는 이도 하루의 행복으로 삶의 기쁨으로 자리한다.
아.. 덩달아 미소가 지어지고 삶은 무엇이며 행복은 무엇인지 묻게 된다.
나 오늘 하루 행복했니?
나 요즘 잘 살고있니?
묻다가 갑자기 나도 텃밭에서 갓 딴 상추와 오이로 밥을 먹으며 햇볕아래 송글송글 땀도 흘리고 토마토 즙을 호로록 삼키며 그렇게 자연속에서 오롯이 나로 살고싶다. 살아가고싶다.
⠀
읽으면서 깨달은 사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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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보다 기후 변화는 식물의 식생에 이미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 농사는 벌레와의 전투💥
✓ 텃밭에서 꼭 먹을 것만 기르라는 법 있나? 꽃도 기르자💐
✓ 서리를 하는 사람이 아직 있다!? 서리는 절도입니다👮🏻♀️
✓ 절기는 과학입니다, 기가 막히죠💛
작가님의 텃밭일지를 들여다보다가 자꾸 내 작디 작은 텃밭이 생각나고, 자주 책을 엎어놓고 마당으로 뛰쳐나갔다.
양파는 수확시기가 되면 잎이 드러눕는다는 것(5월27일 일지)을 알게 되었고,
매년 보면서 궁금했던 곤충의 알주머니가 사마귀 알집이었다는 것(10월 16일)도 알게 되었다.
양산모자 모녀 덕에(6월8일) 수 년 전 스페인 여행에서 사놓고 잊고 있던 우산모자를 챙겨간 덕에 두손 자유로이 우중 서재페를 즐길 수 있었다.
한여름인것 같다가도 입추만 지나면 달라지는 바람의 온도(8월 17일)도 기억나고, 곧 다가올 모기와의 전쟁도 그려진다.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가 나오면 동질감에 기쁘고, 모르는 이야기는 새로워서 신나고, 무심코 지나쳐온 감각들을 짚어주는 작가님의 시선도 따듯하다.
시시때때로 작물을 수확하기 위해 번개를 치면 모이는 세자매는 좀 많이 부러웠다.
읽다보면 발을 땅에 디디게 하고 손은 흙을 만지게 하는 텃밭 ‘실용서‘
아득히 먼 꿈이라고 여겼는데, 책을 보다 엎어두고 주말 농장을 검색했다. 내가 너무 비장하게 생각했던 게 아닐까. 아스팔트 바닥 좁은 틈바귀에도 피는 게 꽃이고 풀인데, 너른 곳에서 만반의 준비로 완벽하게 하려 든 건 아닐까. 생기가 넘치는 문장들에 마음이 동했다.
페이지의 날짜와 제목을 확인하며, 글과 그림을 보며 올해 봄에서 여름으로 어떻게 옮겨가고 있는지를 떠올렸다. 벌레의 등장, 잎이 피어 열매를 맺고 크고 지는 과정, 날이 가물어 걱정이고 태풍이어서 걱정인 시간들. 기록하지 않았으면 흔하게 지나쳤을 순간들을 쌓아 쉴새없이 바뀌는 계절의 농담을 담아낸 책이다. 매일 같아 보이지만 끊임없이 달라지는 '순간'들의 기록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순간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일상이란 얼마나 소중한지.
꾸밈없는 문장들에서 새어 나오는 활기와 기쁨, 땅 위 존재들과 주고 받는 사랑을 읽으며 도시의 텃밭 로망을 키운다.
몇 모종을 심었는지, 첫물이 언제인지 뿐 아니라 '계속 잘라먹는다', '쇠었다', '벌레들의 천국' 등 텃밭에서의 소소한 일들까지도 세심하게 기록되어 있어 텃밭 생활의 즐거움이 묻어난다.
텃밭 일기에서 작물의 이야기만큼 정이 가득 담긴 기록 중에는 흙에서 살고 있는 많은 생명들에 대한 기록이다. 작가는 노린재, 사마귀, 굼벵이 등 흙에서 만나는 여러 생명들에게 높임말을 쓰며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즐거움을 기록하고 있다.
도시라고 초록이 없고, 흐르는 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획적으로 꾸며놓은 것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흙과 흙에서 사는 여러 생명들, 그리고 흙으로 얻는 작물에 대한 기록은 내가 밟고 서있는 지금 이곳이 콘크리트 바닥이 아니라 굼벵이가 잠을 자고, 땅거미가 기어다니는, 온갖 풀벌레, 새소리로 가득 찬 곳이었으면, 하는 희망을 품게 한다.
딱 내가 만들고 싶었던 책이 나왔다. 도시텃밭 그림일지인 이 책이다.
흙을 만지면 힐링이 되는 것은 기분만은 아니다. 단순히 꽃을 보거나 나무가 울창한 숲을 걸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거기에 한걸음 더 나아가 직접 무언가를 길러 보면 더 큰 행복감을 만난다.
식물을 돌보지만 그 식물을 통해 돌봄을 받게 된다. 식물에게 물을 주고 상태를 봐주듯 그 과정을 통해 나를 돌아볼 수 있다. 그런 돌봄과 사랑으로 나는 힐링을 얻는다.
저자는 일년치 텃밭 일지를 그림과 함께 아름다운 책으로 엮었다. 책만 읽어도 참 좋다라는 기분이 든다. 봄부터 시작한 일지가 겨울에 끝나는 그 과정이 아쉬워서 조금씩 아껴읽게 된다.
텃밭을 일구는 사람은 공감을 하게 되고 텃밭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대리 만족을 주고 텃밭에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는 관심을 끌게 된다. 단순하지만 즐거움으로 다가오는 텃밭. 나눔의 기쁨도 계절의 변화도 함께 주는 텃밭. 내년에는 그런 도시 농부들이 더 늘었으면 좋겠다. 환경에 대해 음식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을 모두 나눠 가졌으면 좋겠다.
주변에 이 책을 나눠 주면서 즐거움을 함께하고 싶다. 상추씨도 함께 슬쩍 건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