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은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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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서울에서 태어나 2009년부터 작품을 발표했으며 『열외인종 잔혹사』로 제14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사회적 리얼리즘을 표방하는 소설을 쓰고 있다. 작품으로는 『서초동 리그』『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아이 괴물 희생자』『반인간선언』『메이드 인 강남』『크리스마스 캐럴』 등이 있다. 현재 대학원에서 시나리오를 가르치고 있으며 극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7년 tvN 드라마 「아르곤」을 공동 집필했고, 2019년 OCN 드라마 「모두의 거짓말」과 2022년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의 원작과 각색 작가로 참여했다.
목차
- 벗은 몸 | 7
작가의 말 | 245
추천사
-
좋은 소설은 설명하거나 가르치거나 결론짓는 대신 질문한다. 세상이 우리 눈앞에 드리운 화려하고 요란한 베일을 걷어 내고 묻는 것이다. 여기를 보라고. 여기에 이런 삶이 있다고. 우리가 외면하거나 무관심했던 이 세계의 민낯을 바라보는 일은 언제나 불쾌하고 고통스럽지만, 눈을 똑바로 뜨고 바라볼 때 우리는 알게 된다. 진정한 희망은 꾸며 낸 온실이 아니라 막다른 골목에만 존재한다는 것을. 끔찍하고 징그러운 저 모습이 실은 거울에 비친 우리 자신의 얼굴이라는 것을. 『벗은 몸』은 결코 쉬운 길을 택하지 않는 작가 주원규가 우리에게 건네는 날카롭고 비밀한 거울이다.
책 속으로
『벗은 몸』은 슬픔을 담은 ‘때’의 기록으로 봐도 무방하다. 제목처럼 우리에게 낯설고 당황스러운 사건이 홀연히 다가왔을 때, 그리고 그 사건이 해석할 수 없는 불가해의 어느 지점을 표류할 것을 예견한다면, 슬픔의 정서는 일종의 피할 수 없는 모순으로 발전할 것이다. 결국 글을 쓴다는 것은 모순과 정면으로 응시하고, 제법 오랜 시간 모순의 그늘에 머무르는 틈을 제공하는 것이다. 쉽게 떠나지 않는 모순과 관련한 낯선 생각이 이 소설을 출간하게 된 동력이 되어 주었다.
_ ‘작가의 말’ 중
‘저 사진이 언제 찍은 사진이지?’
‘누굴 보며 저렇게 환히 웃었지?’
질문은 부질없는 메아리가 되어 민태의 마음 깊은 곳으로 와 박혔다. 아무리 의문을 소명해도 이제 승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민태의 아내는 그렇게 흑백 사진 속 의문의 음영처럼 돌아오지 않을 강을 건너 버린 것이다.
_ 8p
아파트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엉망이 된 내부를 발견한 민태가 서둘러 화장실부터 빠른 걸음으로 들어갔다. 물소리가 들렸고, 욕조의 물은 이미 흘러넘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욕조에 커다란 덩치의 성인 아이, 승민이 머리를 박고 있었다. 아마 꽤 오랫동안 이 행동을 반복했던 것으로 보였다. 욕조 속에 머리를 박고 있는 승민은 괴로워했다.
_ 41p
그녀는 승민을 치료할 수 있다면, 승민을 사회에서 인정하는 정상적인 학교에 보낼 수만 있다면, 그 어떤 일이라도 감행할 준비가 된 사람처럼 매달렸다. 뇌 활동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는 약은 가리지 않고 처방받았고, 승민이 한사코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침저녁으로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약을 먹였다.
_ 60p
“당사자가 용서받을 마음이 없는데, 어떻게 용서하죠? 그게 용서인가요?”
_ 72p
죄 고백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경쟁적으로 이루어졌다. 한 사람이 손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일주일 동안 저지른 죄에 대해 민망할 정도로 자세하게 열거했다. 하지만 죄 고백이라고 하기에 그 내용이나 현상은 허탈할 정도로 사소했다.
_ 92p
“아빠, 묶여 버리는 건 공동체가 아니야.”
“…”
“서로가 서로에게 뭐든 강요하고 강요당해야 한다면 그건 아무것도 아닌 거야.”
_ 115p
기본정보
ISBN | 9791197924316 |
---|---|
발행(출시)일자 | 2023년 03월 10일 |
쪽수 | 248쪽 |
크기 |
130 * 189
* 22
mm
/ 435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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