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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보니 모두가 사랑이었습니다

홍찬선 제14시집
seestarbooks 25
홍찬선 저자(글)
스타북스 · 2023년 03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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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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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60년을 살아오면서 겪은 엄마와 아버지 및
가족과 벗들의 사랑을 128편의 시로 노래했다

홍찬선 시인은 이 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살아보니 모두 사랑이었습니다
나에겐 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던 환갑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열네 살 철부지 때, 쉰 넷으로 서둘러 하늘로 여행을 떠나신 아부지가 맞이하지 못했던 그 환갑입니다.
스물일곱에 결혼해서 딸 둘, 아들 둘을 낳아 기른 뒤 쉰 넷에 자퇴(자발적 은퇴)하고 일곱 해가 흐른 뒤에 맞는 환갑이라 생각이 많습니다.

환갑은 새로운 시작입니다.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맞이할 새 삶으로 나아가는 첫발입니다.
부모님 울타리에 기대 살던 유소년기와 가장으로 한 가족을 책임진 장년을 마무리하고,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제2인생의 설렘입니다.

환갑이 됐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평균 수명이 80 후반으로 늘어나고 100세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환갑이 갖고 있던 뜻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환갑이 갖는 의미 자체는 변하지 않습니다.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며 즐거웠던 일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아쉬웠던 것은 새롭게 도전하는 계기로 삼는 삶의 중요한 마디입니다.

살아보니 모두가 사랑이었습니다.
이 세상에 온 뒤 만나서 기쁘고 아픈 추억을 만든 사람들과의 얘기를 시로 풀어봤습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홍찬선

홍찬선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서강대 MBA졸업. 경영학과 박사과정 수료, 동국대 정치학과 박사과정 수료
한국경제신문, 동아일보, 기자, 머니투데이 북경특파원, 편집국장, 상무 역임
현 서울시인협회 산하 시문학회 회장
2016년 『시세계』 시 등단, 2016년 『한국시조문학』 시조 등단, 2019년 『연인』 소설 등단, 2020년 『연인』 희곡 등단
시집 『틈』 『길』 『삶』 『얼』 『품』 『꿈』 『가는 곳마다 예술이요 보는 것마다 역사이다』 『아름다운 이 나라 역사를 만든 여성들』 『서울특별詩1,2』 『대한민국 여성은 힘이 세다』 『독도연가』
시조집 『결』, 소설집 『그해 여름의 하얀 운동화』
기타 『미국의 금융지배전략과 주식자본주의』 『내 아이 종자돈 1억 만들기』 『패치워크 인문학』 『임시정부 100년 시대 조국의 기생충은 누구인가』 『20대 대통령을 위한 경제학』 등 다수
제4회 수안보온천시조문학상 본상(2017), 제17회 문학세계문학상 소설부문대상(2020), 제1회 자유민주시인상 최우수상(2021), 서울시인협회 올해의 시인상 본상(2021)

목차

  • 시인의 말
    서시 - 살아 보니 모두가 사랑이었습니다

    1장, 사랑은 슈룹을 함께 쓰는 것
    슈룹 | 똥 묻은 개와 겨 묻은 개 | 가슴 미소 | 그대는 | 그곳 그 사람 | 도깨비방망이 | 바람 | 사랑학 | 이쁜 말 | 직두리 부부송 | 여보 나도 할 말 있어! | 큰딸에게 | 그대 오세요 | 맘 | 기다림 | 봄바람 | 경춘선숲길 | 떼와 때 | 눈동자 | 아이에게 배운다 | 수수꽃다리 | 배꽃 | 탄천 꽃잎 | 적선지가 | 선물

    2장, 봄바람에 살포시 드러난 사랑
    은방울꽃 | 허참갈비 | 꼬무락지 | 억겁의 인연 | 실 | 그해 가을 | 모닥불 | 이사랏꽃 | 코로나 | 오월 | 고타마 싯타르타 | 수다 | 응징 | 편지 | 노트북 | 빨간장미 | 하나와 둘 | 매운 꽃 | 직선과 곡선 | 강계열 할머니 | 진실은 | 흐르는 강물처럼 | 핑계 | 상처 | 화딱지

    3장, 시를 주워주는 사랑
    한사람 | 도롱뇽 | 바람의 주인 | 눈높이 | 사랑방정식 | 눈말 | 흐르는 게 어찌 비뿐이랴 | 나무 | 오봉급랭삼겹살 | 수택절 | 뜻짓 | 후배 | 나탈리아 파르티카 | 삶 | 과유불급 | 음봉막걸리 | 열매샘더위 | 원숭이두창 | 파란나라 | 단성사 | 가을 | 결 | 정선의 가을 | 사랑아 | 감자탕

    4장, 화딱지 나도 돌아오는 사랑
    물 | 여수 밤바다 | 살살이꽃 | 소노캄 | 님의 손짓 | 기울임 | 들국화 | 붉은 흙 | 결혼기념일 | 아모르파티 | 그령 | 책쓰기 | 그대 | 술과 담배 | 둘째딸 | 마음 | 연 | 그대는 오늘 | 말 사랑법 | 엄마와 딸 | 바람과 강 | 거기 서 있는 남자 | 첫눈과 함박눈 | 평행선 만나기 | 사남매

    5장, 자식이 전부였던 엄마
    회초리 | 열무 광주리 | 알밤 세 톨 | 은비녀 | 젖 | 눈물주머니 | 엄마네 한식당 | 눈 | 울타리 | 동지팥죽 | 신트리고개 | 나무 지팡이 | 이태원의 눈물

    6장, 열넷에 떠난 아부지
    턱수염 | 자전거 | 새끼 | 낫 | 막걸리 | 바둑이 | 부부싸움 | 오색약수터 | 사부곡 | 수멍 | 밤길 | 아부지는 ○○○였다 | 모부모 | 종시- 환갑 되니 알겠더라

    평설: 이순에 불러보는 절절한 사랑가 - 허형만

추천사

  • 마르셀 레몽은 말했다. 시는 삶의 명상에서 귀중한 자양분을 얻는다고. 시인이란 서로 다른 인간들을 화해시키고 삶에 의미를 주는 사람이라고. 홍찬선 시인의 시가 바로 이 말에 딱 맞는다. 홍찬선 시인의 시는 경험, 나아가 창조의 경험을 수반한 시적 인식 속에서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시인은 시가 무엇보다 먼저 살고 존재하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확언한 마르셀 레몽의 심장을 꿰뚫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방대한 분량의 시집에서 사랑의 내면적 가치를 노래한 〈서시; 살아보니 모두 사랑이었습니다〉와 환갑을 맞아 느끼는 사랑의 숭고한 의미를 노래한 〈종시: 환갑 되니 알겠더라〉를 포함하여 제1장에서 제4장까지 사랑을 노래한 사랑 시 100편과 제5장 엄마의 사랑, 제6장에서 아부지의 사랑에 이르기까지 총 128편의 시에서 우리는 평소 홍찬선 시인의 사랑에 대한 사유와 시적 체험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 필자가 지금까지 읽었던 홍찬선 시인의 작품은 무게가 있었다. 결코 서정시적 가벼움이나 단상을 불러올 그런 시들이 아닌 역사성이 있고, 인간의 역할론적 가치가 등장하여 고민케 했던, 그리고 학습의 의도를 지녀야만 비로소 그 가치를 드러내 알릴 수 있는 시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번의 시들은 대부분 생활 시, 사람들의 내면의 풍경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시인이 말하는 예순을 넘어선 까닭, 그 이유가 보이는 것이 아닌가, 홀로 웃으면서 생각케 한 그런 시집이다.

책 속으로

사람도 색이 있는 것이란다
타고난 저마다의 성품에다
예순 해 동안 하루하루,
차곡차곡 쌓은 삶을 얹어
남이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색을 드러내는 것이란다

사람도 맛이 드는 것이란다
어렸을 땐 무조건적 엄마의 젖 맛에
사춘기엔 삐딱하고 싶은 반항의 맛에
초보자 시절엔 뻔질나게 들이박는 욱 맛에
마흔엔 흔들리지 않는다는 비겁한 불혹 맛에
오십엔 건방지게 천명을 안다는 착각의 맛에

사람도 그렇게 물드는 것이란다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하는 건
이리저리 흔들린 가슴 보이기 싫은 건
양두구육, 진실은 웃음 뒤에 감춰지고
내뿜는 것은 텁텁한 담배 연기가 아니라
앞으로 삶을 보험 드는 겉웃음인 것이란다

환갑은 새로운 시작이란다
예순 해 동안 물들인 무지개 바탕에
예순 해 동안 익힌 단맛 쓴맛 버무려
예순 해 동안 갈고 닦은 몸과 마음으로
온 해 꽉 차게 만들려고 나서는 새 걸음,
삶은 그렇게 물들고 익어가는 것이란다
- 12~13쪽 ‘살아보니 모두가 사랑이었습니다’ 중에서

나이 들어 보니 알겠더라
엄마가 왜, 가끔 회초리 들었고
아부지는 왜, 그리 자주 막걸리에 휘청거렸는지

환갑 되니 알겠더라
종아리 허벅지 선명한 회초리 피멍에
엄마 피눈물 삼키고
어찌할 수 없는 벽에
아부지 흔들거릴 수밖에 없었음을

나이 드니 슬프더라
나날이 늘어가는 흰 머리
하루하루 침침해지는 눈
외워도 잊어먹고 말이 뱅뱅 도는 입
때 없이 쑤시는 팔 허리

나이 드니 웃기더라
화딱지 나는 일, 허허하며 거짓 웃음 터뜨리고
반드시 해야 할 일, 슬그머니 뒤꽁무니 빼며
애 넷 뒤로 숨었던 것이

나이 들어 환갑 되고
슬프고 웃겨 보니 알겠더라
엄마 회초리, 아부지 막걸리
헛헛함 숨기는 몸부림이었다는 것을

그땐 몰랐노라고
털어놓을 기회 영영 없어도
나이 들어 보니 겨우 알겠더라
- 155쪽 ‘환갑 되니 알겠더라’ 중에서

Y2K 문제로 세상이 우왕좌왕할 때
막내아들이 이 땅에 왔다

유난히 추웠던 그 해 겨울
뉴욕과 보스턴으로 9박10일 출장을
망설이는 내 등을 산모가 두드렸다
걱정하지 말고 맘 편히 다녀오라며

이칠일도 지나지 않았을 때
눈 질끈 감고 비행기에 올랐다
제야의 종소리는 캐피털 힐에서 들었고
2000년 첫해를 워싱턴DC에서 맞이했다
세세한 기억은 세월과 함께 사라졌는데…

빛바랜 칼라사진이 그때를 보여줬다
겨우 사칠 일 지났는데도 말똥말똥한 막내
두 돌을 백여 일 앞둔 귀염둥이 큰 아들
수줍은 동생 껴안은 멋쟁이 둘째 딸
지금도 그때 모습 그대로 의젓한 장녀
산후풍으로 청춘을 보낸 천사 화가

쉴 새 없이 떴다 진, 해와 달이
꼬맹이들을 군대 다녀온 청년으로 키우고
초등학생을, 나에게 용돈 주는
당당한 사회인으로 바꾸는 요술을 부렸다
- 123쪽 ‘사남매-사랑100’ 중에서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시리즈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57956791
발행(출시)일자 2023년 03월 01일
쪽수 176쪽
크기
130 * 207 * 14 mm / 318 g
총권수 1권
시리즈명
seestar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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