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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외편

젊은 철인의 길찾기
장자 저자(글) · 양회석 번역
전남대학교출판문화원 · 2023년 0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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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기존 관점을 벗어나 《장자》 외편을 새로운 시각에서 역해하고 있다.
널리 알려졌듯이, 《장자》는 내편 7편, 외편 15편, 잡편 11편, 총 33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내편은 편마다 일정한 주제로 통일되어 있고, 일곱 편 전체는 “도와 함께 하는 웅혼한 삶”이라는 장자 특유의 주장을 ‘체계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한편 외편은 열다섯 편에 달하는 분량에 걸맞게 ‘다양한’ 내용을 싣고 있는데, 내편과 마찬가지로 장자다운 매력을 유감없이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내편과 사뭇 다른 면모를 동시에 보여준다. 우선 외편은 각 편의 제목을 붙이는 방법부터 내편과 다르다. 내편은 세 글자(예컨대 〈소요유〉 〈제물론〉)로, 각 편 전체의 내용을 함축하거나 상징한다. 반면 외편은 대부분 두 글자(예컨대 〈변무〉 〈마제〉)로, 첫 대목에서 따온 편의적인 제목에 불과하다. 한 편을 포괄하는 주제가 없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당연히 외편 전체를 관통하는 유기적 연관성도 찾을 수 없다. 그뿐만이 아니다. 군자, 대인, 성(性) 등 내편에서 보기 드문 용어가 쓰이고, 심지어 내편의 내용과 모순되는 경우마저 종종 눈에 띈다. 간단히 말해서 외편은 여러 면에서 내편과 사뭇 다르다.
때문에 외편을 대하는 학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내(內)’의 대척으로서 ‘외(外)’, 즉 ‘밖’으로 취급하는 것이니, 한마디로 장자의 저술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내편만이 장자의 직접 저술이고, 외편은 기본적으로 타인의 저작이라는 입장이다. 외편의 경우, 그 ‘일부분’만이 장자의 사상을 반영하고 있지만, 그것은 우연일 뿐이라는 의미이다. 과연 외편은 위작일까?
외편은 결코 부차적인 것이 아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으로 말하자면, 내편이 꿴 구슬이라면, 외편은 아직 꿰지 않은 구슬이다. 그 구슬을 꿰는 역할은 우리의 몫이다. 설사 꿰지 않더라도 낱낱의 구슬을 그 자체로 음미하여도 좋다. 흥미로운 우화 속에 깊은 이치가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내편이 농익은 수밀도라면 외편은 상큼한 풋사과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장자

중국 고대의 위대한 철학자 중의 한 사람인 장자(본명은 莊周)는 그가 태어나고 죽은 정확한 해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전국(戰國)시대 송(宋)나라 몽읍(蒙邑: 현재의 허난성의 고을)에서 태어나 맹자(孟子)와 비슷한 시대에 활약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칠원(漆園)에서 관리로 일하다 그만둔 이후 평생 벼슬길에 들지 않았다. 초(楚)나라의 위왕(威王)이 그를 재상으로 쓰려 한 적도 있었으나 사양하고 저술에 전념하였다. 장자는 노자(老子)와 마찬가지로 도(道)를 천지 만물의 근본 원리로 삼고, 어떤 대상에 욕심을 내거나 어떤 일을 이루려 하지 않으며[無爲], 자기에게 주어진 대로 자연스럽게 행동하여야 한다[自然]고 주장하여, 노장사상(老莊思想)이라고도 하는 도가(道家)를 이룩하게 되었다. 이러한 장자 사상은 중국 사람들의 중요한 생활철학의 일면으로 발전하였으며, 당(唐)나라 왕실에서는 노자(李耳)가 같은 성이라 하여 노장사상을 무척 존중하였다. 이에 현종(玄宗)은 장자에게 남화진인(南華眞人)이라는 호를 추증하고 그의 책 '장자'는 '남화진경(南華眞經)'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읽혔다. 장자의 현실을 초탈하는 사상은 중국의 문학과 예술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장자'는 원래 52편이었다고 하는데, 지금 전하는 것은 진대(晉代)의 곽상(郭象)이 정리해 엮은 33편(내편 7, 외편 15, 잡편 11)이다.

번역 양회석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중국문학으로 문학석사와 문학박사를 취득했다. 현재 전남대학교 중어중문학과 명예교수이다. 중국 복단대학과 양주대학, 일본 교토대학에서 방문학자로 연구했다. 저술로《장자 내편-도와 함께 하는 웅혼한 삶》, 《노자 도덕경-아름다운 말 성스러운 길》, 《도연명 전집 1ㆍ2》(공저), 《고시원-한시의 근원을 찾아서 1ㆍ2ㆍ3》(공저), 《인문에게 삶의 길을 묻다》, 《서상기》(역서), 《소리 없는 시, 소리 있는 그림》, 《어느 동양학자의 산띠아고 까미노》 등, 다수의 저·역서와 논문이 있다. 한국중국희곡학회 회장, 중국인문 학회 회장, 전남대학교 아시아문화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목차

  • 일러두기 / 4
    서문: 젊은 철인의 길 찾기 / 6

    변무(騈拇)
    제1절 군더더기 / 22
    제2절 인의의 실체 / 27
    제3절 항상 그러함 / 30
    제4절 문제는 방향 / 33
    제5절 진정한 도와 덕 / 37

    마제(馬蹄)
    제1절 말의 천성처럼 / 43
    제2절 지덕지세 / 46
    제3절 말이나 사람이나 / 49

    거협(胠篋)
    제1절 좀도둑과 큰 도둑 / 55
    제2절 약인가? 독인가? / 58
    제3절 성인과 도둑 / 60
    제4절 현동 / 64
    제5절 그리운 소국과민 / 67
    제6절 지혜라는 병 / 69

    재유(在宥)
    제1장 천하를 다스린다고? / 76
    제2장 최구와 노자: 절성기지 / 84
    제3장 황제와 광성자: 지극한 도 / 90
    제4장 운장과 홍몽: 내버려 두세요 / 96
    제5장 독유 / 102
    제6장 대인의 가르침 / 106
    제7장 천도와 인도 / 109

    천지(天地)
    제1장 하늘, 도, 덕 / 116
    제2장 열 가지 군자의 일 / 119
    제3장 왕덕지인 / 122
    제4장 황제의 보물찾기 / 125
    제5장 요와 허유: 인위의 위험성 / 127
    제6장 요와 화봉인: 성인과 군자 / 130
    제7장 우와 백성자고: 나를 찾지 마세요 / 134
    제8장 현묘한 덕 / 137
    제9장 공자와 노자: 하늘에 들어감 / 141
    제10장 장려면과 계철: 무위의 제왕 / 144
    제11장 한음 장인 / 149
    제12장 순망과 원풍: 성인 덕인 신인 / 157
    제13장 문무귀와 적장만계: 지덕지세 / 162
    제14장 진정한 길은 어디에 / 165
    제15장 백 년 나무 / 170

    천도(天道)
    제1장 성인의 고요함 / 178
    제2장 고요하면 성인, 움직이면 왕 / 180
    제3장 하늘의 즐거움 / 183
    제4장 제왕의 덕 / 186
    제5장 요와 순: 천지가 본보기 / 196
    제6장 공자와 노자: 책이라는 것 / 199
    제7장 사성기와 노자: 잘난 척하긴 / 203
    제8장 지인의 마음 / 208
    제9장 환공과 윤편: 책은 찌꺼기 / 210

    천운(天運)
    제1장 천지를 주재하는 것 / 217
    제2장 태재와 장자: 지인에 대하여 / 220
    제3장 북성문과 황제: 함지 음악 / 225
    제4장 안연과 사금: 공자의 유세 / 235
    제5장 공자와 노자: 도는 어디에 / 241
    제6장 공자와 노자: 인의에 대하여 / 247
    제7장 공자와 노자: 경서와 천연 / 255

    각의(刻意)
    제1장 여러 인물 유형과 성인 / 261
    제2장 성인의 삶 / 265
    제3장 정신을 양육하는 도 / 267
    제4장 참된 사람 / 269

    선성(繕性)
    제1장 도와 덕: 이치와 조화 / 273
    제2장 잃어버린 ‘하나’ / 276
    제3장 도와 세상, 서로 잃다 / 279
    제4장 거꾸로 놓인 백성 / 281

    추수(秋水)
    제1장 하백과 북해약 / 288
    제2장 발이 없어도 / 310
    제3장 자로와 공자: 다 천명이니 / 315
    제4장 공손룡과 장자: 우물 안 개구리 / 318
    제5장 초 대부와 장자: 거북이라면 / 324
    제6장 혜자와 장자: 재상, 그까짓 것 / 326
    제7장 혜자와 장자: 물고기의 즐거움 / 328

    지락(至樂)
    제1장 지극한 즐거움 / 334
    제2장 혜자와 장자: 아내의 죽음 / 340
    제3장 지리숙과 골개숙: 조화에 대하여 / 343
    제4장 장자와 해골: 죽음의 즐거움 / 345
    제5장 자공과 공자: 유세에 대하여 / 348
    제6장 열자와 해골 / 353
    제7장 사물의 변화 / 354

    달생(達生)
    제1장 삶에 달관한 자 / 361
    제2장 열자와 관윤: 지인에 대하여 / 365
    제3장 공자와 곱사: 매미 잡는 비결 / 371
    제4장 안회와 공자: 뱃사공의 비결 / 374
    제5장 주 위공과 전개지: 양생의 비결 / 377
    제6장 돼지보다 못하다니 / 381
    제7장 제 환공과 황자고오: 귀신에 대하여 / 384
    제8장 왕과 기성자: 싸움닭에 대하여 / 388
    제9장 공자와 시골 사내: 물귀신? / 391
    제10장 노 제후와 재경: 귀신같은 솜씨에 대하여 / 394
    제11장 장공과 안합: 수레 모는 기술 / 397
    제12장 잊는다는 것 / 399
    제13장 손휴와 편경자: 너 자신을 알라 / 401

    산목(山木)
    제1장 제자와 장자: 쓸모에 대하여 / 409
    제2장 노후와 시남의료: 빈 배처럼 / 413
    제3장 왕자경기와 북궁사: 편종 만들기 / 419
    제4장 공자와 태공임: 잘 사는 법에 대하여 / 423
    제5장 공자와 자상호: 재난을 피하려면 / 428
    제6장 위왕과 장자: 난세의 장본인 / 432
    제7장 안회와 공자: 도와 함께 한다는 것 / 435
    제8장 제자와 장자: 만물은 서로 얽혀있는 것 / 441
    제9장 양자와 종업원: 여관주인의 두 첩 / 445

    전자방(田子方)
    제1장 위 문후와 전자방: 스승에 대하여 / 449
    제2장 온백설자: 남방의 현인 / 454
    제3장 안회와 공자: 무위의 가르침 / 458
    제4장 공자와 노자: 만물의 시초 / 463
    제5장 노 애공과 장자: 유생의 복장 / 470
    제6장 비움의 힘 / 473
    제7장 진짜 화공 / 474
    제8장 문왕과 야인: 무위의 다스림 / 476
    제9장 열어구와 백혼무인: 지인의 경지 / 481
    제10장 견오와 손숙오: 진인의 진면모 / 484
    제11장 초왕과 범군 / 487

    지북유(知北遊)
    제1장 도를 안다는 것 / 492
    제2장 도는 드러내지 않는다 / 498
    제3장 설결과 피의: 도에 대하여 / 501
    제4장 순과 승: 도는 소유할 수 없는 것 / 504
    제5장 공자와 노자: 지극한 도에 대하여 / 506
    제6장 동곽자와 장자: 도는 어디에 / 514
    제7장 누가 도를 아는가? / 520
    제8장 광요와 무위: 없으면서 있는 것 / 526
    제9장 대사마와 장인: 정교한 솜씨의 비결 / 528
    제10장 염구와 공자: 고금은 같아 / 530
    제11장 안회와 공자: 도에서 노닐기 / 534

    후기 / 539

책 속으로

변무騈拇
【해제】
〈변무〉로 시작되는 외편은 내편과 사뭇 결이 다르다. 우선 내편의 경우, 각 편의 제목이 세 글자로 전체 내용을 함축하고 있는 데에 반하여, 외편은 대부분 두 글자로 각 편의 첫 대목에서 취하여 제목으로 삼고 있다. 전체 내용을 포괄하는 제목을 달고 있지 않다는 의미이다. 사실상 무제(無題)와 같지만, 때로 전체 내용이나 주제와 절묘하게 부합되는 것도 있다. 본 편도 여기에 속한다.
본편의 첫 두 글자인 변무는 첫째와 둘째 발가락을 달라붙게 만드는 군살을 가리킨다. 이는 ‘육손’이나 몸에 덧난 ‘혹’과 마찬가지로, 비록 저절로 생긴 것이지만 우리 몸의 ‘군더더기’이다. 없어야 좋은 ‘군더더기’는 육체에 국한되지 않는다. 정신적인 측면에도 ‘군더더기’가 있는데, 그 폐해가 육체의 군더더기보다 더 심각하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인의’가 바로 대표적인 정신의 군더더기이다.
인의는 유가가 중시하는 덕목이다. 특히 장자와 동시대인인 맹자(孟子)가 즐겨 사용하는 단어이다. 반면 공자는 인(仁)을 자주 강조하였지만 인과 의를 합쳐 하나의 단어로 내세운 적은 없다(《論語》). 이런 의미에서 장자의 인의에 대한 비판을 곧 공자에 대한 비판으로 간주할 필요가 없다. 그뿐만 아니라, 인의의 타파가 장자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단정할 필요도 없다. 노자(제18장)는 “대도가 무너지자 인의가 있게 되었다(大道廢, 有仁義).” 라 말한 바 있다. 대도가 무너지니 유가의 인의가 있게 되었지만, 그것은 올바른 해결 방향이 아니라고 장자는 생각하는 것이다. 인의 같은 인위적 기준이 없기에 대도가 무너진 것이 아니라, ‘항상 그러한’ ‘천성’을 잃었기에 그러한 상황이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전편은 일관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읽기에 편하도록 다섯 절로 나누어볼 수 있다.

제1절 군더더기
제2절 인의의 실체
제3절 항상 그러함
제4절 문제는 방향
제5절 진정한 도와 덕
표현이 다소 거친 부분도 있고 논리적으로 부자연스런 부분도 있다. ‘사고실험(thought experiment)’을 하고 있는 젊은 철인의 필치를 느끼게 한다.

제1절 군더더기
(첫째와 둘째가) 달라붙은 발가락과 가지 치듯 덧난 육손이는 천성에서 나온 것일진저! 그러나 (정상적인) 덕성보다 지나치다. 덧붙어 있는 군살과 매달려 있는 혹은 형체로부터 나온 것일진저! 그러나 천성보다 지나친 것이다. 인의仁義를 중요한 방안으로 여겨 그것을 쓰는 사람들은 오장五臟, 즉 다섯 장기에 그것을 나열하고 있도다! 그러나 (무위자연의) 도덕(道德)의 올바름이 아니다. 이 때문에 발(가락)에 (첫째와 둘째를) 달라붙게 함은 쓸데없는 군살을 잇는 것이고, 손(가락)에 가지를 침은 쓸모없는 손가락을 더 세운 것이다. 오장의 실정에 (중요한 방안인 양) 군살을 대거나 가지를 침은 인의의 행위에 지나치고 치우침이요, 귀 밝음(聰)과 눈 밝음(明)의 작용을 중요한 방안으로 여기는 것이다.
이 때문에, 눈 밝음(明)에 군더더기를 붙이는 자는 오색에 어지러워지고 (인위적) 무늬에 지나치게 빠지니, 파랑 노랑과 보불(黼黻) 문양의 휘황찬란함이 (바로 그 예가) 아닌가! 그런데 이주離朱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귀 밝음(聰)에 더 보태는 자는 오성五聲에 어지러워지고 육률(六律)에 빠지니, 갖가지 악기와 온갖 율려(律呂)의 소리가 (바로 그 예가) 아닌가! 그런데 사광(師曠)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인(仁)과 의(義)에 가지를 치듯이 더하는 자는 덕을 뽑아 버리고 본성을 막으면서 (세상으로부터) 자신의 명성을 거두고자 하니, 천하 사람더러 북 치고 나팔 불며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미치지도 못할 법을 떠받들게 만드는 것이 (바로 그 예가) 아닌가! 그런데 증삼(曾參)과 사추(史鰌)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더구나) 변론에 군살을 덧대는 사람은 기와를 쌓고 새끼 줄에 매듭을 짓듯이 문구를 고치고 손보니, ‘단단함(堅)과 하양(白)’ 그리고 ‘같음(同)과 다름(異)’의 사이에 마음을 두면서, 쓸데없는 말에 대하여 죽자 살자 칭찬함이 (바로 그 예가) 아닌가! 그런데 양자楊子와 묵자墨子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그러므로 이상의 것들은 넘치게 덧대고 곁에 가지를 친 도일 뿐이다. 천하의 지극한 올바름(至正)이 아니다.
【원문과 음독】
변무지지(騈拇枝指), 출호성재(出乎性哉), 이치어덕(而侈於德). 부췌현우(附贅縣疣), 출호형재(出乎形哉), 이치어성(而侈於性). 다방호(多方乎)
인의(仁義), 이용지자(而用之者), 열어오장재(列於五藏哉), 이비도덕지정야(而非道德之正也). 시고변어족자(是故騈於足者), 연무용(連無用)
지육야(之肉也). 지어수자(枝於手者), 수무용지지야(樹無用之指也). 다방변지어오장지정자(多方騈枝於五藏之情者), 음벽어인의(淫僻於仁義)
지행(之行), 이다방어총명지용야(而多方於聰明之用也).
시고(是故), 변어명자(騈於明者), 난오색(亂五色), 음문장(淫文章), 청황보불지황황(靑黃黼黻之煌煌), 비호(非乎!) 이이주시이(而離朱是已).
다어총자(多於聰者), 난오성(亂五聲), 음육률(淫六律), 금석사죽(金石絲竹), 황종대려지성黃(鐘大呂之聲), 비호(非乎!) 이사광시이(而師曠是已).
지어인자(枝於仁者), 탁덕색성(擢德塞性), 이수명성(以收名聲), 사천하황고이봉불급지법(使天下簧鼓以奉不及之法), 비호(非乎!) 이증(而曾)
사시이(史是已).
변어변자(騈於辯者), 누와결승찬구(纍瓦結繩竄句), 유심어견백동이지간(遊心於堅白同異之間), 이폐규예무용지언(而敝跬譽無用之言), 비(非)
호乎! 이양묵시이(而楊墨是已).
고차개다변방지지도(故此皆多騈旁枝之道), 비천하지지정야(非天下之至正也).

【자구 풀이】
1. 騈拇枝指 3구 : 騈의 본의는 두 마리 말이 수레를 나란히 끌다. 여기서는 두 개를 병합한다는 뜻. 拇는 엄지손(발)가락. 騈拇는 군살 때문에 엄지발가락과 둘째발가락이 달라붙어 있는 기형. 枝는 가지를 치듯이 갈라진다는 뜻. 枝指는 정상적인 손가락에서 갈라진 것. 즉 육손이를 가리킨다. 性은 천성. 타고난 생명의 본질. 원래 유가에서 즐겨 쓰는 용어로, 장자 내편에는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한편 잡편 〈庚桑楚〉에서는 “성이란 것은 생명의 본질이다(性者, 生之質也).” 라 하고 있다. 德은 덕성. 도가 개별 사물에 구현된 것. 외편 〈天地〉 “만물이 (도를) 얻어 생기니 그것을 덕이라 일컫는다(物得以生, 謂之德).” 참조. 侈는 분수를 넘다. 지나치다.
2. 附贅縣疣 3구 : 附贅은 몸에 덧난 군살. 縣疣는 몸에 매달린 혹. 形은 형체. 出乎形은 후천적으로 형체에서 나왔다는 의미.
3. 多方乎仁義 4구 : 多는 중요하다. 《老子》 제44장, “몸과 재화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身與貨, 孰多)?” 참조. 多方은 중요한 방안으로 삼다. 五藏은 五臟. 다섯 가지 장기 肝, 心, 脾, 肺, 腎이다. 오행설에 근거하여 다섯 장기에 다섯 가지 덕목(仁, 義, 禮, 智, 信)을 비견하는 설이 있었다(成玄英). 다섯 장기는 인간의 의지와 무관하게 천연의 이치로 작동하므로, 여기서는 有爲의 대척인 無爲를 비유한다.
4. 多方騈枝於五藏之情者 3구 : 앞 多方은 衍文이라는 주장도 있다(焦竤). 淫僻은 지나치고 치우치는 것. 聰明은 귀와 눈이 밝다. 인간의 의식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오장과 대비를 이룬다.
5. 騈於明者 6구 : 五色은 다섯 색깔. 靑, 赤, 黃, 白, 黑. 亂五色은 《老子》 제12장 “다섯 색깔은 사람더러 눈이 멀게 하네(五色令人目盲).” 참조. 文章은 무늬. 문양. 黼黻은 임금이 입는 袞服에 놓은 도끼와 亞 형상의 문양. 離朱는 시력이 뛰어난 전설적인 인물. 黃帝 때 사람으로, 백 보 밖의 가는 털끝을 분별할 수 있었다고 한다. 《孟子・離婁上》에도 나오는데, 離婁로 적고 있다.

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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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68499487
발행(출시)일자 2023년 02월 20일
쪽수 540쪽
크기
153 * 225 * 31 mm / 884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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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가 말했다.
“제자들아,
잘 기억해 두어라!
잘남을 행하되
자신이 잘났다고 하는 행동을 없애면,
어디를 간들 사랑받지 않겠느냐!”
장자 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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