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밖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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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밖의 사랑’으로
우주선의 카운트다운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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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게 될 당신에게.
누구나 저마다의 우주를 품고 산다는 말이 있다. 여기, 여섯 명의 시인이 모여 각자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행성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새롭게 찾아온 사랑을 기쁘게 맞아들이며, 때로는 식어 가는 사랑을 끝없이 유예하며 자신만의 사랑의 행성을 소개한다. 그들의 행성을 유유히 여행하다가 길을 헤매지는 않을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행성 히치하이커 임지훈 평론가의 안내에 따라 천천히 ‘지구 밖의 사랑’으로 떠나 보자.
『지구 밖의 사랑』은 동인 ‘행성’의 첫 앤솔러지 시집으로, 정보영, 문혜연, 이가인, 이은규, 차성환, 이윤우 시인이 여섯 편의 시와 한 편의 에세이를 선보인다. 각각의 장 뒤에는 임지훈 평론가의 해설이 덧붙여져 있다. 여섯 명의 시인이 말하는 그들의 사랑은 과연 어떤 모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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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프롤로그
지구 밖의 사랑 카운트다운 1분 30초 전
1. 눈 내리는 여름/정보영
시 Poetry
그립
평양냉면 먹기
화곡
귀 기울여 듣는 여름
상영관
한겨울에 우유 데우기
에세이 Essay
우리, 첫눈이 내리면 만나요
행성 히치하이커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
2. 슈팅 스타, 톡톡/문혜연
시 Poetry
여름 이야기
한여름 슈팅스타
유월
여름
해변의 여름귤나무
시계가 있던 자리
에세이 Essay
여름을 좋아하시나요?
행성 히치하이커
순간을 믿어요
3. 춤을 처음 춰 보는 사람들을 위한/이가인
시 Poetry
T
거울-커버
skinny love
병실 영영호
love, 버그
미미는 어디로
에세이 Essay
지속되는 한밤과 여전히 알 수 없는 것들
행성 히치하이커
익숙한 시간 속에 불시착, 불시착
4. 차찬텡/이은규
시 Poetry
나와 너와 귤과 탱자
당인리 발전소
흰
차찬텡
터키 아이스크림
밤의 물체 주머니
에세이 Essay
가도 가도 왕십리에서 버몬트 숲까지
행성 히치하이커
차찬텡, 차찬텡, 소리 내어 말하면
5. 까맣고 못생긴 작고 슬픈/차성환
시 Poetry
나의 개
버섯
캐시미어100
꽃
속눈썹
리미티드 에디션
에세이 Essay
희미한 슬픔만 남았으면 좋겠다
행성 히치하이커
계속 걸어 볼까, 산뜻한 슬픔의 속도로
6. 위성들 위성들 위성들/이윤우
시 Poetry
상영
작고 의미 없는 것
붉은 잔
향으로 가득한 여백
사막의 꽃
가장자리
에세이 Essay
화면 안의 레벨업
행성 히치하이커
아름다움 가운데 단 하나
에필로그
사랑을 간직한 당신에게
추천의 말
사랑을 찾아가는 히치하이커
추천사
-
지구라는 행성에 사는 우리도 가끔은 무중력 상태에 빠져든다. 사랑이다. 모든 중력을 거슬러 뉴턴의 사과마저 떠오르게 만드는 힘이자, 끝을 알 수 없는 검은 우주에서 희게 빛나는 마음을 빚어내는 힘. 신께서 ‘빛이 있으라’ 하였듯이, 이 책은 여기에서 ‘사랑 있으라’ 말한다. 사랑이 뭔지 잘도 모르면서. 사랑이 뭐냐고 자꾸만 물으면서. 하지만 어쩌겠어, 모든 사랑은 원래 다 불시착이라잖은가. 그러니 계속 묻는 거다. 사랑이 뭐냐고, 속절없이 떠오르는 와중에. 그러니 이 책을 펼치는 그대도, 마음의 준비를 해 두길. 이제 그대는 진정한 사랑의 모양을 그려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대여, 떠오를 준비 되었는가.
-
빛 아래 서면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는 형체가 없듯 타인의 빛에 쏘이면 사랑이 길게 비어져 나오는 것이 사람 아닐까. 사랑은 서로의 결여를 갈구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 간극을 넘어 가볍게 또는 진지하게 결여를 견디는 것이기도 하기에, 우리는 때로 귤이 탱자가 되는 변전(이은규)처럼 ‘무해한’ 사랑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꿈꾼다. 여기, 사랑을 찾아가는 히치하이커들이 있다. 이 사랑을 끝까지 걸어가 보는, 이 사랑에 전부를 거는.
책 속으로
의자에 앉아 의자에 의지한다 의자는 아직 의자고 의자는 언제까지고 의자일 수 있는 의도와 방향이 있다 눈을 감은 너는 해야 할 고백을 되감고 있다
의자는 머물러 있고 우리는
반듯하게 앉아 영화가 끝나지 않길 기다린다
촛농 떨어지면
전자레인지 안에 끓어오르는 카레
몇 년째
머물러 있는 신발들
-정보영, 「상영관」 중에서
당신 두 눈 앞
얼굴이 사라지는 기분
기다리는 부고가 있어요
바라는 건 아니지만
이제 때가 되어 버린
전화가 울리지 않네요
원래 그럴 예정이었겠지만
오늘 하루는 그냥 지나가나 봐요
-문혜연, 「여름」 중에서
우유는 여전히 하얗지 벌레가 가라앉으면 있던 것도 까먹지 내 몸에서 나온 것도 모르지 알면서 모른 척하는지 정말 모르는지 나는 모르지
나는 망각을 좋아하고 또 잘하니까
-이가인, 「love, 버그」 중에서
그러나 나는 아직
한 사람을 포기하지 않고 한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고
몰랐으면 좋겠고
버몬트 숲 단풍잎이 붉게 물들어 갈 텐데
나는 지워진 한 사람의 이름을 오래 바라볼 뿐입니다
이제 물체 주머니는 열리지 않아요, 밤
단풍나무 씨앗도 잠드는
-이은규, 「밤의 물체 주머니」 중에서
등에 꽃이 피었다 손이 닿지 않는 곳에 꽃이 피어 꽃은 안전하다 나는 불안전하다 꽃의 뿌리가 간지럽고 근질거려 애인에게 뽑을 것을 지시했지만 애인은 거절한다 애인은 채식주의자다 꽃을 사랑한다 꽃봉오리가 만개하면 잡아먹을 심산이다 나야 꽃이야 다그쳐도 살살 등만 긁어 줄 뿐 꽃은 뽑지 않는다
-차성환, 「꽃」 중에서
우리가 별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던 당신은 별이 되는 이야기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것들은 별이 된다고 말했던 당신의 말은 바람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창문은 얼음처럼 차가워져 반짝이고 어둠과 어둠 사이에 있던 깊은 어둠을 멈춰 세우고 하나씩 그 밤을 나눠 가지는 두 배우가 등장하는 이야기 나는 그 장면을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했고
-이윤우, 「상영」 중에서
달고 시큼한 맛 말고도 여름에는 다양한 맛이 숨겨져 있다. 그리고 때때로 맛이라는 건, 내용물을 구성하는 성분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억에 의해 구성되기도 하는 법이다. 마치, 지금 내가 마주한 여름의 빛깔 사이로 지난여름의 잔향이 스며들어 있는 것처럼. 그러니 이 여름에서 내가 당신을 추억한다고 하더라도 그건 낯선 일이 아닐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여름이란 그런 것이니까. 조금은 씁쓸하면서도 신선하게 느껴지는 말차 향의 여름.
그런 여름이 우리에게도 있었다고, 당신에게도 있었다고, 말차 향기가 나에게 속삭인다.
-임지훈,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 중에서
기본정보
ISBN | 9791166835018 |
---|---|
발행(출시)일자 | 2023년 03월 10일 |
쪽수 | 188쪽 |
크기 |
126 * 200
* 20
mm
/ 33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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