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입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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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01 나의 타인들 10
02 F 329, F 388 20
03 침묵의 냄새 32
04 지독한 하나의 문장 38
05 언어들의 무덤 56
06 종이로 만든 집 64
07 바다, 그리고 또 바다 82
08 4월의 폭풍 94
09 우연의 파장 104
10 영원한 아이 110
11 반의 것들 124
12 다시, 지독한 문장 138
13 망각을 원하는 자들 148
14 M 160
15 Z 174
16 그녀의 이야기 182
17 험악한 소유와 기척의 진 194
18 침범 200
19 나르시시스트와 에고이스트 208
20 침범 2 216
21 살아남기 위해 224
22 극복하지 않는 것들 240
23 고백의 요소 252
24 모호한 것들 256
25 부서지는 양피지 266
작가의 말 275
책 속으로
타인의 고통이 나를 먹여 살린다. 그 고통에 줄줄이 엮여있는 상실, 강박, 상처, 우울, 트라우마. 공황, 현기증, 수면 장애, 식욕 부진, 폭식, 이명. 다 늘어놓자면 끝도 없다. 그중에 하나도 소유하지 않은 자들은 아마 이 세상에 없겠지만 그 모든 것의 절반 이상을 깊은 농도로 가지고 있는 타인들이 나를 찾아온다. 마음껏 자신의 마음과 정신과 영혼을 관음하라고 발가벗겨지길 자청하기까지 얼마나 지치고 어려웠을까. 그래도 그들이 내게 왔다. 그들을 나는 환자, 라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달리 부를 이름이 없다. 대부분 우리의 화두는 거의 약에 대한 것이다. 여기는 대학병원이라 내 진료실에 머무는 시간은 기껏해야 5분에서 10분 사이다. 약의 부작용이나 용량에 대해 잠시 의논을 하고 그들은 일어서서 나간다. 그리곤 근처 약국에 갈 것이다. 처방받은 약을 두툼한 약봉지에 받아들고는 두 달이나 석 달의 안도감을 귀하게 여기며 집으로 갈 것이다.
(나의 타인들 중)
보답받지 못한 희생.
하지만 엄마라면 누구나 저처럼 살지 않을까요?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아요.
내 말에 그녀는 왈칵 울음을 토해냈다.
저를 이해하세요?
네. 진심으로요.
감사해요. 정말.
그녀는 내 말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나는 가벼운 신경안정제와 항 불안증약을 처방해주었고 그녀는 한 달에 한 번씩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어느새 친구 같은 사이가 되었다. 처음에 약은 조금 그녀를 도와줬을 것이다. 그렇게 아주 조금씩 그녀는 나아지고 있었다. 가족과의 관계와는 별개로. 나를 만난 지 5년 가까이가 되어갈 때쯤 그녀가 진료실에서 환하게 웃었다.
(F 329, F 388 중)
출판사 서평
무거운 들숨, 그리고 더 깊은 날숨이 섞인 날의 기록을 그 어느 즈음에서 전한다는 진주현 작가. 진주현 작가의 네 번째 소설 〈고립된 입술들〉. 그간 진주현 작가가 독자에게 전한 메시지는 다소 어둡지만 명확하다는 평을 많이 듣는다. 이번 소설에서도 작가는 끝끝내 침묵을 택해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정신의학 소설을 발표함으로써 다양한 인간의 감정과 내면을 들여다보고자 했다. ‘침묵’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우리 사회가, 인간이 가진 고난과 그 극복의 이야기를 담았다.
‘말의 우주가 있다면 침묵의 우주도 있다. 침묵에도 냄새와 결이 있다.’ _ 작가 진주현.
기본정보
ISBN | 9791192134345 |
---|---|
발행(출시)일자 | 2023년 01월 26일 |
쪽수 | 280쪽 |
크기 |
130 * 190
* 22
mm
/ 48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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