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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재발견: 사회적 소통과 거시화용론

이성범 저자(글)
소통 · 2023년 0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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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사회적 소통의 제 문제들을 원점부터 생각해 보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하였다. 소통의 아이러니를 한탄하기 전에 너나 할 것 없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질 필요가 있다.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적절하게 말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사회적 소통에서 중요한 집단정체성은 어떻게 표출되고 지각되는가? 대화상대에게 포용력 있는 마음챙김의 자세로 임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사회적 소통의 엔트로피는 어떤 식으로 결정되는가? 원활한 소통을 위해 적합한 언어 사용은 어떤 것이며, 집단 지혜에 도달하려면 사회구성원으로서 각자는 어떤 태도가 선행되어야 하는가? 보다 구체적으로, 국가의 지도자들은 국민들과 어떤 자세로 소통에 임해야 하는가? 일반 대중들에게 반말을 하는 것이 지도자다운 모습인가? 제대로 된 사회적 소통을 방해하는 잡음과 같은 요소인 생각의 우상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이들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본 책에서는 이런 물음들에 대해 거시적 맥락에서 언어사용을 연구하는 거시화용론적 관점에서 그 답을 조금이나마 찾으려고 노력하였다. 그 과정에서 종래의 전통적인 언어학적 화용론의 한계를 벗어나 인접 학문과의 접목을 시도하기도 하였는데 언어학의 주제는 언어학 내부에서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내재적 언어학 이론에 익숙한 독자들께서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성범

화용론과 의미론 전공자인 이성범 교수는 서울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동 대학원 언어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Yale대학교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인문대학 영미어문전공에 재직 중이며 미국 University of California, Santa Barbara와 중국 난징대학교에서 방문 교수를 역임하였다.
사회적 소통의 구조와 원리 및 언어사용의 횡단문화적 분석, 명예훼손과 법언어학, 감정의 언어적 표출 등의 주제를 연구하고 있다.
한국언어학회 상임이사와 감사, 부회장, 담화인지언어학회 편집위원장, East Asian Pragmatics 이사 등의 학회 활동을 하였으며 현재 교육봉사단체인 (사)지식과 희망 나눔에서 활동하고 있다. 대학민국 학술원 저술상 및 문화관광부 선정 우수도서들을 저술했고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언어와 의미〉, 〈영어로 읽는 세계〉, 〈추론의 화용론〉, 〈영어 지시표현의 이해〉, 〈영어로 생각하는 글로벌 이슈〉, 〈화용론 연구의 거시적 관점〉, 〈소통의 화용론〉, 〈음식과 언어〉, 〈언어적 무례함에 대한 실험화용적 연구〉, 〈화용론 개관〉(역서), 〈한국, 일본, 싱가포르의 행복 감정 소통에 관한 문화 횡단적 연구〉, 〈명예훼손의 통합적 탐구: 언어, 법, 그리고 문화〉 등이 있다.

작가의 말

문법이 나무의 뿌리라면 의미는 나무의 꽃이고 소통은 나무의 열매라는 것이다. 문법 없는 언어는 존재할 수 없고, 의미 없는 언어는 공허하며, 소통 없는 언어는 무용지물이다. 언어의 존재 이유는 결국 사람들 사이에서 쓰이기 위함이며 문법과 의미는 이를 가능하도록 하는 준비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목차

  • 1장 사회적 소통 12
    소통의 두 차원 15
    사회적 소통의 종류 19
    세대 간 소통 19
    약자 보호 27
    가정 폭력 29
    훈육과 보호 33
    양성 간 소통 36
    호칭과 사회적 소통 42
    가족 대화 49
    갑을 간 소통 54
    갑을 간 소통의 유형 55
    갑의 언어와 을의 언어 63
    지역 간 소통 70

    2장 언어사용의 거시적 접근 74
    거시화용론과 미시화용론 74
    거시적 연구와 미시적 연구 76
    거시적 관점과 미시적 관점 78
    인(人)과 민(民): 미시와 거시 79
    소맥락과 대맥락 86
    미시화용적 함축과 거시화용적 함축 88
    수치심과 당혹감 표현 행위 102
    언어행위와 화용행위 1 1 0
    화용행위 분석 1 1 3
    인지의 외현화 1 1 6
    3장 소통의 요소 120
    소통 능력 120
    적절성 123
    적절성과 어휘 135
    포용성 1 4 1
    수렴적 소통과 발산적 소통 142
    사회적 엔트로피 144
    마음챙김 149
    언어적합성 1 5 1
    으르렁말과 가르릉말 153
    감정치 159
    말의 맛 162
    사회적 소통 지수 180

    4장 소통 잡음으로서의 우상 184
    마음의 우상과 언어 사용 184
    동굴의 우상 184
    집단 지혜 1 9 1
    종족의 우상 194
    극장의 우상 201
    집단순응사고 208
    델파이 방법 210
    시장의 우상 214
    월스트리트의 우상 218
    배금주의 224
    권력의 우상 218
    탈권위주의 238
    언어국수주의와 언어사대주의 242
    대장간의 우상 249
    소통 잡음으로서의 우상 254

    참고문헌 256
    색인 268

책 속으로

서문

현재 우리 사회는 동맥 경화에 걸린 환자처럼 심각한 소통의 장애를 앓고 있다. 인체 내에서 혈액과 산소가 정상적으로 순환하지 못하면 인간은 위중한 상황에 빠질 수 있듯이 사회집단들 사이에서 생각과 감정이 생산적으로 교류되지 않으면 사회는 마비되고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누구나 대승적 차원에서 소통의 필요성을 느끼고 원활한 대화를 바라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된 소통이나 대화는 신기루처럼 요원하기만 한데, 이런 불통 현상이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처럼 만연하여 건강한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떤 식으로든 소통을 시도하면 할수록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상호 대립과 갈등만을 확인한 나머지 실망과 좌절감이 커져 더 이상 소통의 가치와 의의마저 의심케 하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예를 들어 이전투구를 연상케 하는 혼탁한 수준으로 이미 올라선 양성 평등이나 세대 갈등과 같은 사회적 이슈를 둘러싼 논의에서 사회적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다른 정치적 성향과 이념을 가진 집단들 사이에서는 대화라고 하기 조차 민망할 정도로 원색적인 헐뜯기와 깎아내리기가 일상화되다시피 하였으며, 수익에만 눈이 먼 일부 유투버들은 이에 기생하여 사회적 역할을 망각하고 선동과 분열을 조장하고 심지어 가짜 뉴스까지 양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른 현대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새로운 신분제적 상황인 갑과 을 사이의 대화는 상호 이해보다는 상호 불신으로 가득해서 각 집단이 한 치의 양보없이 자신들의 입장만 되풀이하는 일방적 소통으로 변질하고 있다. 또한 언제든 이 사회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시한폭탄처럼 잠재해 있는 고질적인 지역주의와 소수집단에 대한 혐오감정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대화가 늘 정략적으로 접근되고 그 결과는 실망스러울 때가 대부분이다.
2021년 Pew Research Center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 주요 나라들 중 한국이 사회적 갈등이 심하다고 생각하는 인구의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로 나올 정도로 심각한데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잘 보이지 않으며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 작은 책은 사회적 소통의 제 문제들을 원점부터 생각해 보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하였다. 통신 기술은 그 어느 때보다 발전했지만 소통 역시 그에 비례해서 발전했다고 감히 말할 수 없는 이 시대에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할 분명한 사실은 소통의 기본은 언어라는 점이다. 그런데 문제의 시작은 사교적 소통과는 질적으로 다른 사회적 소통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이 언어는 당연한 것으로 건너뛰고 아무런 준비 없이 대화에 임한다는 데에 있다. 우리들 모두는 소통의 아이러니를 한탄하기 전에 너나 할 것 없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질 필요가 있다.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적절하게 말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사회적 소통에서 중요한 집단정체성은 어떻게 표출되고 지각되는가? 대화상대에게 포용력 있는 마음챙김의 자세로 임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사회적 소통의 엔트로피는 어떤 식으로 결정되는가? 원활한 소통을 위해 적합한 언어 사용은 어떤 것이며, 집단 지혜에 도달하려면 사회구성원으로서 각자는 어떤 태도가 선행되어야 하는가? 보다 구체적으로, 국가의 지도자들은 국민들과 어떤 자세로 소통에 임해야 하는가? 일반 대중들에게 반말을 하는 것이 지도자다운 모습인가? 제대로 된 사회적 소통을 방해하는 잡음과 같은 요소인 생각의 우상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이들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본 책에서는 이런 물음들에 대해 거시적 맥락에서 언어사용을 연구하는 거시화용론적 관점에서 그 답을 조금이나마 찾으려고 노력하였다. 그 과정에서 종래의 전통적인 언어학적 화용론의 한계를 벗어나 인접 학문과의 접목을 시도하기도 하였는데 언어학의 주제는 언어학 내부에서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내재적 언어학 이론에 익숙한 독자들께서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을 것이다. 그간 화용론에서는 소통의 문제에 관심들은 있지만 이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데는 주저하는 경향이 없지 않았는데 앞으로의 언어학 특히 화용론은 기존의 좁은 울타리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사회와 문화를 아우르는 언어가 기능하는 모든 공간적, 개념적 세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연구 대상으로 하여 다른 학문 분야들과 적극적으로 융합하려는 자세가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한다.
본 저자가 45년 전 대학에 갓 들어왔을 때만 해도 언어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었는데 어느덧 대학을 떠나게 될 시간이 가까워진 지금도 여전히 별로 아는 게 없다는 부끄러운 고백을 해야 할 정도로 언어는 한 가지를 겨우 알게 되었다고 생각하면 바로 그때 열 가지의 모르는 것이 생겨나는 신비한 존재이다. 다만 이제 평생 한눈팔지 않고 한 우물만 파면서 미련하게 공부를 좀 해 보니 언어는 내겐 사람을 압도하는 웅장함과 함께 무한한 아름다움을 지닌 저 히말라야의 고봉들처럼 다가온다. 그런 의미에서 언어의 재발견을 하게 된 것은 그나마 내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촘스키 언어이론에 한없이 빠져들었고 그 후로는 몬태규 문법의 엄정한 수학적 모델에 사로잡혔다가 미국 유학 시절에 접한 의미론과 화용론에서 또 다른 새로운 학문적 세계를 발견하였다. 이런 학문적 여정을 통해 얻은 내 나름대로의 결론은 언어를 나무에 비유해서 말하자면 문법이 나무의 뿌리라면 의미는 나무의 꽃이고 소통은 나무의 열매라는 것이다. 문법 없는 언어는 존재할 수 없고, 의미 없는 언어는 공허하며, 소통 없는 언어는 무용지물이다. 언어의 존재 이유는 결국 사람들 사이에서 쓰이기 위함이며 문법과 의미는 이를 가능하도록 하는 준비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형식주의적 문법과 수학적인 의미이론들이 언어의 "왜?"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에 소극적이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아직 뿌리를 단단히 내리고 꽃을 탐스럽게 피우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기 때문인데 이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그런 노력의 결실이 소통이라는 열매로 구체화되면서 드디어 언어학에서도 "왜?"라는 질문이 본격적으로 다루어질 수 있는 시기로 들어섰다고 생각한다. 본 저자는 그 길의 초입에서 방향을 제시하는 데 그 역할이 있었다면 후학들께서는 그 길을 헤치고 올라가 히말라야의 정상에 도달해서 숨을 멎게 하는 멋진 광경을 만끽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91957204
발행(출시)일자 2023년 01월 10일
쪽수 1쪽
크기
154 * 226 * 18 mm / 613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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