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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바르와 페퀴셰 1(리커버)

문학의 세계
귀스타브 플로베르 저자(글) · 진인혜 번역
책세상 · 2023년 01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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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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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친구를 통해 본
인간의 지성에 대한 풍자와 해학
사실주의 문학의 대가로 알려진 플로베르는 평생 ‘인간의 어리석음’이라는 주제에 사로잡혔는데, 소설 속의 사랑을 동경하다가 타락하는 여인을 그린 《보바리 부인Madame Bovary》이나 개인이나 집단, 사랑, 혁명의 실패를 다룬 《감정 교육L’Education sentimentale》(1845) 등 그의 대표작 역시 이 주제의 변주로 볼 수 있다. 《부바르와 페퀴셰》는 플로베르의 모든 경험, 그리고 인간과 인간사의 모든 일에 대한 판단이 집약된 방대한 통합체로 평가받고 있다. 세상 모든 일에 호기심을 가지고 덤벼드는 두 인물의 이름을 제목으로 내세운 이 작품은 진리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엉뚱한 소동을 유쾌하게 그려내며 인간의 어리석음과 과학에 대한 환상을 꼬집는다. 희화화된 인물과 심미적인 주제, 순환구조가 반복되는 형식으로 구축한 독특한 미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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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귀스타브 플로베르

귀스타브 플로베르

1821년 노르망디에서 태어났다. 외과의사인 아버지의 직업 탓에 자연과학과 매우 친숙한 분위기에서 자랐지만 어려서부터 낭만적인 문학작품들을 탐독했다. 대학에서 법률 공부를 했지만 여전히 문학에 대한 소양과 관심을 잃지 않았던 그는 1836년까지 소품을 쓰기도 했다. 1844년 본격적인 창작 활동을 시작한다. 그러나 순탄하지 않았다. 1845년 《감정 교육》을 집필하고 1849년 《성 앙투안의 유혹》을 탈고하지만, 주위로부터 외면당한다. 그를 유명작가로 만들어준 작품은 1856년 발표한 《보바리 부인》이다. 이 작품은 도덕과 미풍양속을 해쳤다는 이유로 기소됐으나 무죄 판결을 받아 대중의 관심을 끌었고 ‘보바리슴’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는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데 매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기로 유명하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장소 답사는 물론, 작품과 관련된 전문서적을 수천여 권 탐독할 정도였는데 그것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실제처럼 느끼게 하기 위한 그만의 노력이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예술적인 ‘미’였기에 작품으로서의 미를 무시한 당대의 리얼리즘을 거부하고 다양한 색조의 작품들을 발표했다.
주요 작품으로 《살람보》, 《부바르와 페퀴셰》, 《세 편의 이야기》 등이 있다.

번역 진인혜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처음에는 플로베르를 공부하는 것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고 작가로서의 진면목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으나, 마지막 작품 《부바르와 페퀴셰》를 읽으면서 점차 그에게 매료되었다. 플로베르에게 애정을 가진 사람답게 국내에는 《보바리 부인》의 작가로만 알려진 그의 또 다른 면모를 소개하고 싶었다. 그런 동기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부바르와 페퀴셰》와 《통상 관념 사전》을 번역했다. 그의 전기 《플로베르-자유와 문학의 수도승》을 번역했고, 《감정 교육》을 현대 감각에 맞게 새롭게 번역했다. 이 외 현대 작가들의 《말로센 말로센》, 《종말 전 29일》, 《티아니 이야기》, 《해바라기 소녀》, 《미소》, 《잉카》, 《루소, 장자크를 심판하다-대화》 등을 옮겼다. 배재대학교 학술연구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목원대학교에 재직 중이다.

목차

  • 부바르와 페퀴셰 1

    *《부바르와 페퀴셰 2》에 계속됩니다*

책 속으로

둘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잊어버리고 있던 자기 자신의 일부분을 되찾게 되었다. 그리하여 소박한 감동을 느낄 나이도 지났건만, 새로운 기쁨과 마음의 개화와도 같이 애정이 싹트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들은 수십 번도 더 일어났다가 다시 앉았다. 그리고 가려고 할 때마다 매혹에 사로잡혀 뿌리치지 못하고, 상류의 수문으로부터 하류의 수문에 이르기까지 긴 가로수 길을 돌아다녔다. 마침내 헤어지려고 악수를 할 때, 부바르가 불쑥 말했다._11p

페퀴셰가 부추긴 탓에 부바르도 비료에 대한 열정을 갖게 되었다. 나뭇가지, 피, 내장, 깃털 등 찾아낼 수 있는 모든 것을 퇴비 구덩이에 모아 놓았다. 그는 벨기에산 용액, 스위스산 분뇨, 알칼리성 용액 다 올미, 훈제 청어, 해조류, 헌 옷 등도 사용하고 인조 질소 비료도 가져오게 하여 비료를 만들려고 애썼다. 책 속의 이론을 끝까지 밀고 나가다 보니 오줌도 결코 놓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화장실을 없애버렸다._53p

항상 땀을 흘리는 부바르는 셔츠만 입고, 바지는 짧은 멜빵으로 명치까지 끌어 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건망증이 심해서 증류기의 칸막이 판을 잊어버리거나 불을 세게 하곤 했다. 페퀴셰는 어린아이 작업복처럼 생긴 소매 달린 긴 겉옷을 입고 중얼거리며 계산을 했다. 그들은 스스로를 유익한 일에 몰두하는 매우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_83~84p

어떻게 똑같은 당분으로 뼈와 피와 림프와 배설물이 만들어진단 말인가? 그렇다고 음식물이 변화되는 과정을 뒤따라가 볼 수도 없는 일이다. 한 가지 음식물만 섭취하는 사람도 화학적으로는 여러 가지 음식을 먹는 사람과 마찬가지다. 보클랭은 암탉이 먹는 귀리쌀에 포함된 칼슘을 모두 계산해보았는데, 그 닭이 낳은 계란 껍질에서는 그보다 더 많은 양의 칼슘이 발견되었다. 그렇다면, 물질이 새로이 생성된 것이다. 어떤 방법에 의해서일까? 그에 관해서는 전혀 알 수가 없다._102p

페퀴셰에게는 거의 모든 작품이 소설보다 더 어리석게 생각되었다. 연극에는 결코 파괴시킬 수 없는 판에 박힌 상투적인 이야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루이 11세는 모자 모양의 작은 상 앞에 무릎을 꿇지 않을 수가 없고, 앙리 4세는 늘 쾌활하며, 메리 스튜어트는 잘 울고, 리슐리외는 잔인하다. 즉 단순한 개념을 좋아하고 관객의 무지함을 고려하여, 모든 인물의 성격이 단번에 드러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극작가는 관객을 향상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퇴보시키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바보로 만든다._201p

페퀴셰는 부바르를 설득하려고 종잇조각을 집어 들었다. “구불구불한 선을 하나 비스듬히 그리겠네. 그 선 위를 달려가는 사람은, 선이 밑으로 내려갈 때마다 더 이상 지평선을 보지 못하지. 그렇지만 선은 다시 위로 올라가고, 굴곡이 있더라도 결국 정상에 도달하게 되지. 진보라는 것도 이와 같은 것이네.”_273p

출판사 서평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역설
1881년 플로베르가 사망하고 몇 개월 후 출판된 이 작품은 플로베르만의 독특한 사고방식이 담겨 있다. 모든 장은 하나의 주제에 대해 흥미와 열정을 느끼고 연구를 시작했다가 실패한 후 권태와 좌절을 느끼게 되는 동일한 리듬을 반복한다. 저마다 진리를 다르게 말하는 수많은 책 속에서, 절대적인 진리를 찾고자 하는, 부바르와 페퀴셰의 시도는 번번이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순환 속에서 두 주인공은 마침내 실패와 성공, 인간의 어리석음과 지성, 그 모두가 구별할 필요가 없음을 깨닫는다. 확언과 도식화를 일삼고 쉽게 결론을 내리는 다른 인물들에 비해,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확실한 것을 의심함으로써 기존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이들은 이 세계 안에서 능숙하게 처신하지 못함으로써 오히려 세상이 내포한 모순을 폭로한다.
희화화의 대상은 역전되어, 부바르와 페퀴셰가 아니라 과학과 체계, 그리고 세상 자체가 비판을 받게 된다. 온갖 분야를 경험한 끝에 두 사람이 결국 처음의 직업인 필경사로 돌아간다는 열린 결말은 삶의 아이러니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좌충우돌 콤비의 왁자지껄한 소동
뚱뚱하고 다혈질인 부바르와 왜소하고 소심한 페퀴셰는 상반되는 외모와 기질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죽이 잘 맞는 친구 사이다. 뜻하지 않게 유산을 상속받은 그들은 직업인 필경사를 그만두고 샤비뇰이라는 시골로 내려가 진리를 탐구하기로 한다. 그들은 원예, 농업, 화학, 의학, 지질학, 고고학, 역사, 문학, 철학, 종교, 교육 등 온갖 분야의 학문을 두루 접하면서 매번 전문서적을 탐독하고 과학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려고 노력하지만 실수를 연발한다. 해부학을 공부하다가는 시체를 숨겼다는 오해를 받고, 통조림을 만들다가 폭발 사고를 일으키고, 엉터리 처방으로 병을 악화시키는가 하면, 화석을 채취하다가 연행되기도 한다. 때로는 기이하기까지 한 이들의 탐구열은 곧 주위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고 이용당하기에 이르지만, 작가는 자신이 어리석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과 달리 어리석음을 인식하고 극복하려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에 연민이 담긴 시선을 보낸다. 풍자의 날은 이들이 아니라 이들을 둘러싼 세계를 겨누고 있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시리즈명, 원서(번역서)명/저자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59318870
발행(출시)일자 2023년 01월 06일
쪽수 292쪽
크기
128 * 205 mm
총권수 1권
시리즈명
문학의 세계
원서(번역서)명/저자명 Bouvard et Pe'cuchet/Gustave Flau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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