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간도 하늘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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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욱 시인의 시편(1,2부의 30여 편)은 민족의식을 드러낸 경우가 대부분으로, 최근들어 거대 담론이 사라진 우리 시단에서 이례적으로 목소리가 굵은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시적 배경인 장소의 확장이다. 분단 이후 우리 시는 휴전선 아래를 벗어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작품들은 순전히 우리 민족의 역사와 삶, 그리고 분단과 관련하여 우리의 고토와 갈 수 없는 땅에 대한 그리움과 죄의식, 그리고 상실감이라는 비극적 세계관을 드러낸다. 오늘 우리 민족의 시원에서부터 시작하여 넓은 대륙을 활동무대로 삼았던 선조들의 삶을 회고하고, 더불어 그 땅을 지키지 못한 회환과 죄의식, 그리움, 상실감을 격정적으로 드러내는데, 이것은 단순한 분노의 표시뿐만 아니라 성찰을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그 의미가 가볍지 않다. -강경호(시인, 문학평론가)
이 책의 총서 (83)
작가정보

·전남 장흥 출생
·1998년 계간 《민족과 문학》, ‘제1회 민족과 문학 문학상 작품공모’ -중편소설 「청상의 귀향」 우수상수상
·2008년 《문예운동》 시 부문 신인상 수상
·청하문학상 수상(2015)
✽저서
·대담집 『스님, 사는 게 뭡니까』
·에세이집 『참사랑』
·기행산문집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달린다』
·시사칼럼집 『장흥 담론 -그 향(香), 여전히 향이다 ①②』
·시집 『정남진 천년의 꿈을』, 『새로운 사랑을 위하여』, 『강은 그리움으로 흐른다』, 『지는 꽃이 아름답다』, 『꽃자리』, 『등 너머 사랑』, 『북간도 하늘 아래서』
목차
- 自序
1부 · 눈물로 빚은 향기
백두산에 꽃이 피는 이유 - 백두산 꽃 1
널 만나러 다시 가리 - 백두산 꽃 2
눈물로 빚은 향기 - 백두산 꽃 3
아름다운 슬픔 - 백두산 꽃 4
지는 꽃도 눈물을 남긴다 - 백두산 꽃 5
네게로 간다 - 천지 1
무정한 천지 - 천지 2
천지에 오르는 이유 - 천지 3
백두산 천지에 오르다 - 천지 4
어이하여 - 천지 5
천지, 울고 있었다 - 천지 6
슬픈 눈물 샘 - 천지 7
내 가슴엔 성지 - 천지 8
백두 천지에 오르려거든 - 천지 9
잠에서 깨어나라 - 천지 10
백두의 경고 1
백두의 경고 2
백두 폭포
2부 · 부끄럽고 부끄럽다
압록강 1
압록강 2
압록강 소녀의 눈물
두만강 변에서
두만강 푸른 물
민둥산
북녘 땅
부끄럽고 부끄럽다
북간도 하늘 아래서
태왕릉에서
그리운 Doma Ahn - 안중근 1
자작나무 1
자작나무 2
3부 · 핏빛으로 피는 이유
축복 1 - 손주들에게
축복 2 - 지금 눈 뜰 수 있으니
4월의 기원
지는 꽃도 꽃이다 - 백목련
핏빛으로 피는 이유 - 꽃무릇
종생은 동백처럼 - 동백
눈물로 핀다 - 봄까치
어무니 마음 - 달맞이꽃
구애를 위하여 - 목백일홍
내 사랑은 구형 - 타래난초
눈물 한 방울 - 은난초
넋으로라도 - 망태버섯
천상천하 유아독존 - 들꽃 1
아픔으로 피고 진다 - 들꽃 2
절대 당당하므로 - 들꽃 3
여생은 들꽃처럼 - 들꽃 4
그럼에도 꽃은 핀다
비가悲歌 1 - 자궁이 신음한다
삶은 아픔이다 - 병상에서 1
곪은 살은 도려내야 - 병상에서 2
자기 방임죄 - 병상에서 3
화상병동의 풍경 - 병상에서 4
축복의 현생 - 병상에서 5
자화상 1
자화상 2
4부 · 사랑 너머의 사랑
사랑 너머의 사랑
바람의 갈비뼈
들풀이고 싶다
흐르는 강물처럼
낙화落花
노을
하늘이 울고 있다
마음을 묶는 날이 올까
따뜻해지는 것들
열엿새 달
송년을 맞으며
빛 그리고 어둠
2022년 1월 1일 - 새해 첫날을 맞으며
황혼의 기도
살아 있는 날에
어떤 판判
석대들 들꽃의 꿈
정남진 장흥 땅에 머무노라 - 안중근 2
노인 홀로 살아간다 - 시골은 지금 1
찼으니 기우는가 - 시골은 지금 2
굽은 길이 사라졌다 - 시골은 지금 3
시간
| 해설 |
‘백두’에서 ‘들꽃’까지, 그 토포스topos와 존재론의 시세계 / 김동근
장소성場所性을 통한 상실喪失의 미학美學 / 강경호
출판사 서평
김선욱 시인은 꽃이 지는 이유를 “피었으니 진다”고 한다. 이 단순명료한 듯 보이는 명제는 그러나 자연의 이치를 체화한 언어이고, 무욕으로부터 더 나아간 무상의 언술이다. 무욕 무상의 상태에서 시인은 “홀로 환히 빛나며 절로 소멸되리”라는 자기 각성에 이르는 것이다. ‘홀로’와 ‘절로’야말로 지금껏 김선욱 시인이 살아온 삶의 과정이고, 남은 생을 살아 내고자하는 자세가 아닐까 한다. …김선욱 시인의 시는 곧다. 빙 에두르지 않고 죽창처럼 폐부를 찔러온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수많은 ‘꽃’의 이미지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 꽃은 어느덧 고희(古稀)를 넘긴 한 시인의 핏빛 자존으로 피어난 것이었다. 백두산의 ‘산꽃’이든 장흥 땅의 ‘들꽃’이든 그것은 시인 자신인 것이다. -김동근(평론가, 전남대 명예교수)
김선욱 시인의 시편(1,2부의 30여 편)은 민족의식을 드러낸 경우가 대부분으로, 최근들어 거대 담론이 사라진 우리 시단에서 이례적으로 목소리가 굵은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시적 배경인 장소의 확장이다. 분단 이후 우리 시는 휴전선 아래를 벗어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작품들은 순전히 우리 민족의 역사와 삶, 그리고 분단과 관련하여 우리의 고토와 갈 수 없는 땅에 대한 그리움과 죄의식, 그리고 상실감이라는 비극적 세계관을 드러낸다. 오늘 우리 민족의 시원에서부터 시작하여 넓은 대륙을 활동무대로 삼았던 선조들의 삶을 회고하고, 더불어 그 땅을 지키지 못한 회환과 죄의식, 그리움, 상실감을 격정적으로 드러내는데, 이것은 단순한 분노의 표시뿐만 아니라 성찰을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그 의미가 가볍지 않다. -강경호(시인, 문학평론가)
볼 에이는 고토 용정의 겨울
한풍에 흩어지는 천년 시간을 딛고 북간도의 하늘 아래 선다
‘말 달리던 선구자 지금은 어느 곳에 거친 꿈이 깊었나’
나직이 읊조리니 목이 멘다
거친 산야 내달리던 말발굽 소리
고주몽 연개소문 대조영의 한숨 소리
고토 하늘을 떠도는 숱한 고혼의
신음도 귓가에 맴돈다
고토의 동토를 헤매던 선인들의
외로운 뒷모습도 눈앞에 어른거린다
일망무제로 창창히 흘러야 할 해란강
얼음장 밑에 몸뚱이 감추고 봄을 기다리는가
고토의 그리움은 죄다 땅속에 웅크린 채 화석이 되어버렸는가
들불처럼 일어나 만주벌 지나 시베리아 대륙까지 갈기 휘날리며
두만강에서 압록강으로 송화강에서 흑룡강으로
치달리던 날들을 회억하며 묵시의 봄날을 기다리는가
수천만 됫박에 담아도 넘칠 눈물을 뿌리며
내달려 온 응달의 세월도
네 얼굴 할퀴고 살점 뜯기고 허리 잘린 채
뚝뚝 듣는 선혈로 물든 산하도 퍼질러 누웠는가
입 다문 채 두 눈 부릅뜨고 눈길 머무는 곳곳
눈 덮인 휑한 산야
한글 적힌 간판이 내걸린 건물들
발부리에 채이는 돌멩이 하나에도
겹겹 쟁여있는 통음을 가슴에 담는다
겨레의 고토여
흔적 더듬노라니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울음덩어리가
울컥 울컥 솟아오르니 어찌하랴
이제 그만 어둠의 땅속에서 벌떡 일어서
퍼렇게 눈 뜨고 웅비하라
나 그대 오는 길에 버선발로 마중 나가리니.
- 「북간도 하늘 아래서」 전문
기본정보
ISBN | 9788956656564 |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11월 20일 | ||
쪽수 | 178쪽 | ||
크기 |
133 * 209
* 17
mm
/ 432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시와사람 서정시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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