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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바로 지금이 나야

여성 작가 20인의 인생과 언어
대경북스 · 2022년 1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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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변화, 성장, 휴식의 도구로 글쓰기를 선택한 여성 작가들의 인생과 언어.
대한민국의 여성 작가 20인은 감정에 새로운 시선을 가질 수 있는 최적의 도구로 ‘글쓰기’를 선택했다. 이들 여성 작가들은 ‘엄마’, ‘고마움’, ‘질문’, ‘용서’, ‘글’이라는 다섯 가지 테마에 자신들의 인생을 투영하고 솔직하게 답했다.

작가정보

저자(글) 권인선

진로교육 강사, 독서 동아리, 버츄 공동체 운영

저자(글) 김미정

하브루타 강사 사고뭉치쌤, ‘생각울림연구소’ 개설 예정

저자(글) 김수지

라이프코치, 성실 엄마의 루틴 모임 운영

저자(글) 김연희

독서토론 강사, 독서논술 강사, 장애인식 개선 강사

저자(글) 김지혜

스몰스텝 엄마코치, 켈리최 회장님 커뮤니티의 독서모임 운영자

저자(글) 김태은

아이 셋 엄마, 전직 어린이집 교사

저자(글) 백미정

글쓰기 강사, 책 쓰기 코치, 교육 기획자, 작가 강사 양성

저자(글) 서혜주

힐링 트레이너, 삼성전자 15년 근무

저자(글) 위혜정

영어교사 대상 강의, 고등학교 영어교사 14년차

저자(글) 유선아

캘리하는 라이프코치, 그래픽 디자이너 10년, 캘리그라퍼 6년

저자(글) 이고은

독서모임 운영, 서평단 운영, 글쓰기 강사

저자(글) 이수아

개인저서 외 공저 8권 출간, 아들 둘 엄마

저자(글) 이정숙

새벽 독서모임 운영자, 천연 요리 연구가, 음식 피정 리더

저자(글) 이지영

그림책 심리상담사, 평생교육을 연구하는 예비박사

저자(글) 임미영

동기부여 및 에니어그램 강사, 콘텐츠 개발, 강사 양성기관 운영

저자(글) 전숙향

도예공감코치 2급, 청소년 상담 봉사 20년

저자(글) 한효원

초중고 진로교육 강사, 장애인 평생교육 강사

저자(글) 홍미진

갤럽 강점 인증 코치, 긍정심리상담사, 24년차 직장인

저자(글) 황선희

희망을 전하는 직업상담사, 인스타 팔로워 10,000명 인플루언서

기획 백미정

백미정

글쓰기와 강의로 사람들과 함께 웃고 우는 것을 행복이라 생각하는 사람.
저서
《엄마인 당신이 작가가 되면 좋겠습니다》
《커피 한 잔에 교양 한 스푼》 외 8권
인스타그램 @molla3939
블로그 https://blog.naver.com/molla39

목차

  • 들어가는 글 : 기획자의 글
    1장 엄마 : 알고 싶은 존재
    2장 고마움 : ‘태아의 나’에게
    3장 질문 : 물음표를 사랑할 때 느낌표를 만날 수 있다
    4장 용서 : 텅 빈 마음이 드러난 나를 덮어주기
    5장 글 : 이야기는 곧 우리다

책 속으로

아버지의 장례식장을 지키던 외삼촌은 마른 땅처럼 척박한 엄마의 손등 위로 억척같이 붙어 있는 핏줄의 굴곡을 보며 ‘80대 할머니 손 아니냐!’며 가슴을 쳤다. 엄마의 입술 밖으로 터져 나오는 정의되지 않은 감정들, 묻어 두었던 그 억울함의 조각들이 덜컹거리며 굉음을 낸다. 탁한 과거가 소환될 때마다 질식되지 말고 걸러지면 좋으련만. 맑은 공기가 주입될 거름망, 나의 귀와 마음을 연다. 다 게워내면 좋겠다. 찢겨 너덜해진 마음이 회복되고 맑은 날숨과 들숨이 오가며 엄마의 여생이 가벼워지길 바란다. 외롭지 않게 그리고 맑고 투명하고 자신 있게.
(위혜정, p.18)

평생 가족을 위해 자신을 갈아 넣어 헌신했던 엄마에게 반갑지 않은 긴 휴가가 찾아왔다. 어쩌면 누군가가 이렇게라도 엄마를 쉬게 해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엄마는 자신보다 더 소중했던 자식들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잊고 싶은 힘든 기억이었을까. 아직도 나는 볕이 환하게 들던 병실의 차가움을 잊지 못한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의지의 서 여사답게 작은 기적이 우리 가족을 찾았고 지금은 나의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걸으신다. 내가 문을 잡아도, 화분을 옮겨도, 전화를 드려도 ‘미정아, 고마워. 사랑해’하고 작은 것을 더 귀하게 보아주는 울 엄마.
(김미정, p.25)

엄마!
깜깜한 산길을 비추는 보름달처럼 내 인생의 나날을 밝혀주셔서 감사합니다. 화수분처럼 흘러넘친 엄마의 사랑 덕분에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었어요!
하해와 같은 그 사랑 갚을 길은, 나도 내 아이들에게 엄마 같은 엄마가 되어주는 거겠죠? 그 사랑 잊지 않고 나눠줄게요. 인선이가 좋은 엄마가 될 수 있길 오늘도 기도합니다. 저의 기도와 성장을 지켜보며 토닥거려 주며, 오래도록 곁에 계셔주세요.
(권인선, p,40)

안마해 달라는 엄마의 부탁에 ‘씨’를 연발하며
인상을 찌푸렸던 열 살 무렵의 딸.
아빠와 이혼 후 생활비를 빌리러 왔던 엄마에게
“창피하니까, 가!”라고 지껄였던 스물두 살의 딸.
인생 하소연하는 엄마에게
“그랬겠네.” 한 마디로 뭉뚱그려 버리는 지금의 딸.
160이 안 되는 키, 누런 이, 기근과 가뭄의 땅을 닮은 손등을 지고 있는 몸뚱어리는 예나 지금이나 나를 그리워하고 있다. 그냥 전화해 봤다는 말로 마무리되는 하루 1분 통화가 그것을 증명한다.
(백미정, p.56)

술기운을 빌어 인생의 험난함을 탓하던 아빠의 모습이, 엄마는 두렵고 가슴 아팠을 것 같다. 세월을 이기지 못해 아픈 곳도 많아진 엄마이지만, 뇌경색 후유증으로 우울증이 심해진 아빠도 보살펴야 하니 마음 편할 날이 없으시다. 의지할 데 없이 지내는 엄마의 모습을 지켜보는 나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그래서 글의 힘을 가져와 엄마를 향한 내 진심을 토설해 보는 것이다. 엄마의 아픔에 조금이나마 고개를 끄덕여주는 공감, 많이 힘드셨을 거라는 위로, 엄마 곁에서 그늘이 되어 주겠노라는 다짐, 엄마의 세월을 인정하는 감사의 말들 말이다.
(김태은, p.59)

아, 그랬구나.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는 늘 엄마의 등에 업혀서 지내온 거였구나. 생각보다 더 많이 엄마 등딱지였구나. 물론 초등학교 입학한 후로도 엄마는 나를 자주 업었다. 내가 엄마에게 업힐 수 없을 정도로 클 때까지.
이렇듯 내 일생에는 무수한 엄마의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특별한 기억으로 남은 엄마의 등이 있다. 내 기억에는 특히 바람이 거셌던 태풍이었다. 어디를 가려고 했는지 모르지만 엄마와 나는 함께 집을 나섰다. 어딘가 목적이 있었으니 그 태풍에도 길을 나섰을 것이다. 그렇지만 휘몰아치는 바람에 나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그저 바람에 맞서 간신히 서있을 뿐이었다.
(김연희, p.64)

너는 통 큰 유리창을 통해 비 내리는 풍경 보며 감성에 젖어 드는 걸 좋아하게 될 거야. 예술적인 감각과 클래식 음악에 깊이 빠져드는 걸 보면, 옛 선비의 마음을 가진 아버지의 유전인자가 많은가 봐.
생전 처음으로 엄마 배 속에 있는 너를 이렇게 오롯이 바라보다가 네가 정말 사랑스럽고 고귀하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던 나를 발견했단다. 늦었지만 세상에서 제일 환한 미소로 반겨주고 안아주고 싶어. 이후의 삶이 너에게 실망을 주거나 힘들게 할지라도 너의 존재 자체가 눈물 나도록 고맙고도 감사하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렴.
(전숙향, p.76)

본성은 긍정이나 부정, 선이나 악 등 가치판단이 들어가지 않은 진아, 무아를 뜻한단다. 무아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제로 베이스, 온전한 가능성의 상태를 말해. 특정한 어떤 것으로 정의되지 않는, 그래서 무아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하고 창조될 수 있는 거란다.
어떤 의미에선 과거는 없어. 오지 않은 미래도 사실 존재치 않아. 오직 지금 현재만이 있을 뿐이지. 너는, 지혜로운 너는 일찍이 그것을 간파하고 그러한 삶의 태도로 세상을 살고 있어 참으로 고맙단다.
(서혜주, p.92)

살아가면서 기쁜 일 슬픈 일 괴로운 일들이 스쳐 지나간다. 깊은 상처로 스며든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존재 자체로 존귀한 정숙아, 지금까지 들려준 이야기들은 너를 이루고 있는 것일 뿐 진짜 네가 아니란다. 앞으로 살아갈 수많은 순간순간이 너의 존재가 될 거라는 희망적인 소식을 전한다.
너라는 존재를 떠올리면 감사하고 기특하단다.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사과 꽃을 피우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음을 알아. 따뜻한 사랑의 온기도 지니고 있음을 알고 있지?
짱짱하게 살아갈 너의 미래에 고맙다는 말을 미리 전한다. 지금처럼 앞으로의 삶도 노래하며 춤추며 유쾌하게 살아가자. 사랑한다 정숙아.
(이정숙, p.102)

너에겐 각 사람의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긍정의 마음이 있단다. 사람 사람마다 숨어있는 잠재력을 볼 수 있는 눈이 있고, 그것을 밖으로 끌어내어 빛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힘이 있어.
너에게 가장 든든한 연결고리의 원동력이 되어 줄 엄마를 잃고 많이 힘들었지? 그 깊은 슬픔을 통해 정서적으로는 더 깊은 포용을 배웠고, 너는 온전히 홀로서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임미영, p.112)

삶의 마지막 순간, 후회 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가족에게 사랑한다 표현하지 못한 것이 후회 된다던 언니의 마지막 순간이 기억에 남아있다. 꺼져가는 숨을 내뱉으며 한 글자 한 글자 힘겹게 이어갔던 마지막 말.
엄. 마. 미. 안. 해.
내가 생에 눈을 감게 되는 순간, 하얗게 바래진 백지 위에 살아온 날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갈 때, 어떠한 후회도 없이 그 순간이 자연스럽고 평화롭길 바라본다.
(한효원, p.140)

굳어 있는 사고, 좋지 않은 입버릇, 예쁘지 않은 신체언어 등 스스로는 불편함을 못 느끼지만 버리면 더 나아질 것들이다. 또 버리면 좋을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하면서 실행하는 과정을 반복할 것이다.
군더더기 없는 매끈한 다리를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비포장 도로같은 인생길을 탄탄대로로 만들기 위해 나의 선택과 행동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유선아, p.143)

얼마 전 20대 친구가 쓴 블로그 글이 내 심장을 건드렸다. “자꾸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면 나는 정말 할 말이 없다. 나는 그냥 했기 때문이다. 일단 하고 나서 방법을 물었으면 좋겠다.”
친구의 말은 20대 때 일단 하고 보는 나의 본성을 깨어나게 했다.
그동안 서랍 안에 숨겨놨던 ‘행동하는 용기’라는 보석을 꺼내 이젠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올려놓는다. 이 용기로 설령 다치게 되더라도, 즐거운 모험에 대한 대가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행동하는 용기’ 덕분에 나의 내적 유산들이 더 빛을 발하게 되리라는 믿음이 생긴다. 행동하는 용기가 벌써 숨을 쉬기 시작한 것 같다.
(김수지, p.147)

할머니는 에메랄드빛 바다 같다. 평생 갯벌에서 조개를 캐던 할머니가 나에게 준 온정의 터전은 에메랄드빛 바다를 닮아있어서이다. 어둠이 내리며 가려지는 바다의 애틋함과 박명이 일어 햇살에 반짝이는 윤슬의 아름다움이 할머니를 감각하는 나의 감정이다. 바다에는 할머니와 나와의 한 시절이 담겨 있기에, 귀한 보석이다. 그 속에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추억이 있다.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할 때면, 스스로에게 숱한 질문을 던지며 찾아낸 가장 나다운 모습을 떠올린다. 할머니가 그러했듯, 나도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살면 되는 것이다.
(이수아, p. 154)

나무에는 나이테가 있다. 햇빛과 물이 충분한 봄과 여름에는 나이테의 폭이 넓게 연한 원이 생기고, 그렇지 않은 늦가을과 겨울에는 진한 원이 생기는데 이것을 통해 나무의 나이를 추측해 볼 수 있다. 한 나무의 성장과정을 알 수 있는 나이테를 우리가 확인한다는 건 나무의 생명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 생명이 끝났을 때 남는 것은 무엇일까. 결국 한 줌의 뼛가루다. 그것으로 한 사람의 삶의 과정을 추측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이를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남겨 놓으려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나를 포함해.
(권세연, p.157)

초고속으로 발달하는 세상 속에서 휘황찬란한 것들이 얼마나 많던가. 멋지게, 재밌게, 부럽게 사는 사람들 이야기도 SNS에서 넘쳐난다. 볼 것이 많으니 재미도 있지만, 그 안에서 오는 상실감, 열등감, 자책도 크다.
바깥세상을 덜 보고, 내 삶에서 중요한 것들을 생각하며,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며 평온하게 살고 싶다.
뜻밖의 질문에 ‘뭐시 중헌디?’를 되뇌며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것이 질문의 묘미일까?
(홍미진, p.161)

죽음이란 것을 처음으로 접했던 소녀는
상실의 아픔과 혼란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을 미워했다

마음가득 수치심과 원망으로 가두었던
지난날의 아픈 기억 속에서 이제 풀어주려 한다
자유와 평안함을 얻고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길 바라며
어린 소녀를 꼭 안아주며 용서하고 싶다
(황선희, p.180)

아빠의 마음을 알아주고 싶고
엄마의 마음을 기쁘고 행복하게만 해드리고 싶고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고
남편의 마음도 헤아려주며
나로도 잘 살고 싶다

그러나 시간은 되돌릴 수 없지 않은가

지난 세월 후회하며 사는 것을 그만두기로 했다
나는 철없던 시절의 나를 용서하려 한다

그래, 그럴 수 있지
이제, 다시 시작하면 되지
(이고은, p.194)

“너는 누구야? 처음 보는 친구구나.”
나를 보더니 노란 얼굴에 초록 신발을 신은 호박이, 하얗고 길쭉한 콩나물, 핑크빛 옷을 입은 생채, 초록 빛깔 상추, 노란 혹을 달고 있는 계란, 수줍음 많은 고추장까지 하나 둘 모이는 거야. 마지막으로 방앗간에 다녀와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참기름이 왔어.

그 친구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춤을 추기 시작했어. 그리고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지.
“우리는 이제 비빔밥이 될 수 있어!”
(김지혜, p.219)

“걱정하지 마. 우리 모두, 좋은 친구란다.”
바다 속 친구들의 따스한 말을 들은 삐쮸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떠올랐어요. 깊은 바다 속은 더 이상 남색어둠이 아니었어요. 삐쮸는 융단 같은 바닷물에 몸을 맡겼어요. 두둥실 두둥실 편안하게 누워 헤엄쳐 다녔어요. 바다친구들의 합창에 맞추어 문어와 손을 잡고 흐느적 춤추며 까르르 웃다보니 삐쮸의 마음은 기쁨으로 부풀어 올랐어요.
삐쮸는 생각했어요.
‘이제 더 이상 두렵지 않아.’
삐쮸가 초록섬에 돌아가더라도 깊은 남색바다 속에서의 즐거운 웃음소리를 기억하겠지요? 그곳에서 만끽했던 자유도요.
(이지영, p.225)

출판사 서평

변화, 성장, 휴식의 도구로 글쓰기를 선택한 여성 작가들의 인생과 언어

우리가 책 읽는 이유, 글 쓰는 이유는 내 안에 살고 있는 감정의 개수만큼이나 많을 것이다.
그런데 나쁜 감정이라 일컬어지는 슬픔, 분노, 짜증, 우울, 무기력, 불안과 좋은 감정으로 예쁨 받는 기쁨, 설렘, 행복, 즐거움, 감사함은 카테고리명이 틀렸다. 감정은 ‘나쁘다’, ‘좋다’로 판단할 수 없다. 감정은 나와 내 삶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이고, 내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위치가 달라지기도 한다. 또한 감정을 조절한다거나 억제한다는 말도 틀렸다. 감정은 알아차리고, 관찰하고, 흘려보내는 것이다.
감정에 새로운 시선을 가질 수 있는 최적의 도구 ‘글쓰기’로 대한민국 여자들이 함께 했다. 글쓰기의 기본 요소는 글자다. ‘우리는 글 쓰는 여자들입니다’를 줄여 ‘글.자’ 모임명을 만들어 20명의 저자들이 토요일 새벽 6시부터 7시 30분까지, 6주 동안 줌 공간에서 만났다.
1장 ‘엄마’에서는 감정어를 세분화했다. 아프다, 쑤시다, 아리다, 후비다, 찢기다, 미어지다…. 조금씩 다른 뜻을 가지고 있지만, ‘엄마’를 많이 닮아 있는 감정들이다. 우리의 기억과도 맞닿아 있어 상처라 불리기도 한다. 감정과 상처에 속지 않는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다. 그래서 엄마를 생각하며 글을 썼고 ‘그랬군요.’로 결론지었다. 엄마의 감정과 상처, 나의 감정과 상처는 해결하거나 외면해야 할 성질이 아니라 고개를 끄덕여야 할 우리 삶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인정할 때 우리는 ‘지금 여기’에 존재할 수 있다.
2장 ‘고마움’에서는 태아의 자신에게 편지쓰기를 했다.
인생의 쉼표, 마침표, 느낌표를 찍기 위해 전제되어야 할 문장부호는 물음표이다. 자신과 주변을 향해 질문을 던지는 행위는 끊임이 없어야 한다.
3장 ‘질문’에서는 태어나서 처음 접하게 된 질문, 조금 독특한 질문,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 등을 한 가지씩 가져가 한 편의 글을 완성했다. 질문을 주제로 글을 쓰고 난 후 깨닫게 된 것은, 우리 안에는 이미 보석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4장 ‘용서’에서는 텅 빈 마음이 드러난 그때의 자신을 덮어주고 용서하는 시(詩)를 썼다. 부족한 자신의 모습이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혔던 자신이 아닌, 지금까지 잘 살아낸 자신을 함부로 대하며 더 잘해야 한다고 채찍만 가했던 모진 마음에 대해 말이다. 용서가 필요한 그때의 자신을 글과 함께 바라보면, 생각보다 꽤 괜찮은 사람임을 알게 된다.
5장 ‘글’은 글을 쓰며 간간이 튀어나오는 두려움들을 의인화하여 자신을 돌아보며 자신만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동화 형식으로 완성했다. 자신의 마음에서 한 걸음 물러서서 투사해 보는 방법은 상상력으로 기지개를 켤 수 있게 큰 힘을 발휘해 주었다.
자신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킬 수 있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너무, 매우, 정말, 진짜 많다. 그중에 20명의 여성 작가들은 글쓰기를 선택했다. 이들 모두, 글쓰기로 변화했다. 성장했다. 그리고 휴식했다.
작가 소개말에 붙어 있는 가치 단어들은 자신의 삶과 글에 주는 선물이다. 그 단어들을 얻기까지 얼마나 많은 감정과 싸웠을까. 그 단어들을 얻기까지 얼마나 글과 사투를 벌였을까. 그리고 가치를 캐내었다. ‘지금’에 존재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글을 써 보니 좋은데 어떡하랴. 이 좋은 걸 다른 분들도 같이 했으면 하는데 어떡하랴. 그래서 먼저 보여 주어야겠다 결심했으니 어떡하랴.

“우리는 해냈다!
이제, 여러분 차례다.
글과 함께, ‘지금의 나’를 발견해 보자.”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56769356
발행(출시)일자 2022년 11월 10일
쪽수 2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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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 216 * 17 mm / 572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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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병, 마음의 우울에서 자유로워지고 엄마 본연의 모습으로 너그럽게 여유롭게 이름처럼 꽃답게 그렇게.

내 역할이 크게 필요하리라.

숨 가쁘게 달려온 팔십 인생 속에서 나를 찾지 못한, 그래서 못내 안타까워서 이제라도 투명하고 환함을 갖기를 바라는 나의 엄마.

그래.

내 역할이 크게 필요하리라. (-23-)





얼마 전 76세 생신이셨던 엄마는 온 가족 생일상을 항상 명절처럼 차려주셨다. 물론 , 엄마 자신의 생일도 그렇게 차리신다. 걷는 것이 예전만큼 자유롭지 못하시고 뒤뚱거리는 걸음과 느릿한 행동들이 눈에 띈다. (-51-)





너는 ,이 다음에 누구보다 강한 책임감을 지닌 성숙한 어른으로 자란단다. 주변 사람들이 진심으로 너의 강인함과 신의를 칭송하게 돼. 그리고, 너의 온 삶을 통해 모든 것들과 더불어 그 모든 것들로부터 배우고 깨닫게 되지, 스스로 행복할 줄 알고 넘치는 행복 에너지가 밖으로 흐러 이웃과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지. 예쁜 이름 그대로 '은혜로운 구슬' 같은 존재가 된단다. (-91-)





이 보험은 20대 중반에, 30살까지만 살고 죽겠다고 결심했을 때 한평생 고생만 하셨던 엄마를 수익자로, 내 나름대로는 무척 비장한 각오로 가입했던 보험이었다. 그랬던 내가 39살이 되어, 40살부터 생명보험금을 1억원으로 유지하려면 매월 추가금을 내야한다는 설명을 듣고 있게 될 줄이야. 추가금액이 문제가 아니었다. (-156-)





결국 새싹은 마음의 병이 생기기 시작해써요.말수도 줄어들고, 색깔도 누렇게 변하더니 시들시들 힘이 없어졌어요. 친구들의 걱정스런 말에도 퉁명스럽게 대답했어요.

'친구가 생기고 외롭지 않게 되었는데 왜 이렇게 힘든 거지?' 새싹은 어떻게 해야 마음이 평화로울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어요. (-210-)





사는 게 죽는 것보다 힘들 때가 있다. 과거보다 더 좋ㅇ는 세사에서 살고 있는데, 그때보다 더 힘들다고 느껴진다. 삶을 견디느 것조차 포기하고 싶어지느 순간이 한번은 찾아오고, 멘붕에 바진 나와 마주하게 되었다. 삶을 견뎌야 하는 순간은 언제나 찾아사고. 삶의 자국을 남기고, 삶의 흔 적 속에서 놓치고 있었던 것을 기억할 수 있다. 스무 명의 작가, 여성의 삶을 보면, 우리의 삶의 경험들이 응축되어 있었다. 딸로서, 며늬로서, 엄마로서, 살아온 지난날은 아픔과 상처였다. 때로는 우울하고,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아픈 기억을 웅켜잡고 살아야 할 때, 삶에 대한 회의감이 물밀듯이 밀려 오게 된다. 여행이나, 내가 나에게 주는 위로, 책을 읽으면서, 여성의 삶, 다른 이들의 삶, 엄마의 삶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삶이란 결국 누군가 대신해 줄 수 없어서, 그래서, 위로와 치유가 필요했다. 타인이 아닌, 나를 위한 위로, 나를 만든 조각조각들에 대해서, 소중히 여기고, 내 마음 속의 부정적인 씨앗을 덜어낼 수 있었다. 그래도 삶의 아픔의 흔적은 남기 마련이다. 엄마의 삶이 자신의 삶이 되었고, 그로 인해, 내가 나를 안아줄 수 있는 여유와 배려가 필요했다. 나에게 요구되는 것들,내가 나를 소중해 여기고, 어여쁘게 여기는 것,타인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내가 나를 배려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 나의 자존감은 올라가게 되고,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 나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 나간다. 결국 나의 삶과 나의 가치관은 나에 의해서, 타인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있으며, 나를 위로하는 것은 나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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