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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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서울신문 > 2022년 11월 2주 선정
저자 웬디 윌리엄스는 최신 과학 연구가 밝혀낸 새로운 나비 이야기를 수집하고 인간과 나비가 함께해 온 역사와 문화를 좇는다. 진화론의 창시자 찰스 다윈을 비롯해 롤리타의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처럼 잘 알려진 인물은 물론 대중에게 익숙하진 않지만 나비 연구에 있어 큰 공헌을 한 허먼 스트레커, 샬럿 코플런 힐,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어밀리아 제부섹 등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초기 연구자들이 정밀한 관찰과 그림으로 나비의 생태를 연구한 모습과 직접 밀림에서 나비를 잡아 표본을 만들고 그들이 어떻게 진화론의 발전에 기여했는지, 비늘가루까지 선명하게 보이는 나비의 화석을 누가 조심스럽게 떼어냈는지 보여준다. 저자는 월동지를 찾아 캐나다에서부터 멕시코까지 이동하는 제왕나비를 추적한다. 나비들의 이동경로를 어떻게 확인하는지의 연구방법을 보여주고, 나비들의 그 먼 거리 이동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여러 가설을 통해 입증해 준다. 나비들이 방향을 어떻게 찾으며 날씨, 빛, 색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개체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이며, 나비들이 어떤 환경에서 잘 번식하는지 등을 연구해서 환경 파괴로 사라지는 나비들을 보호하기 위해 과학자들과 환경운동가, 지역 사회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작가정보
웬디 윌리엄스는 과학 저널리스트로서 평생을 자연 속에서 말을 타거나, 스키를 타거나, 두 발로 걸어 다니며 보냈다. 아프리카의 여러 고장에 오랫동안 체류했고, 유럽의 들과 숲을 누비고 다녔으며, 북미의 산맥과 초원을 두루 탐험했다. 지금은 매사추세츠주 코드케이프에서 남편과 보더콜리 태프와 함께 산다. 대표 저작으로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말』이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철학과 프랑스 문학을 공부했다. 프랑스 랭스 대학교에서 공부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고대 철학이란 무엇인가』, 『돌아온 꼬마 니콜라』,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세바스치앙 살가두, 나의 땅에서 온 지구로』, 『아가트』, 『스캔다르와 유니콘 도둑』 외 다수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 들어가는 글
1부 과거
1. 입문용 약물
2. 헤어 나올 수 없는 굴
3. 1번 나비
4. 섬광과 눈부심
5. 나비가 찰스 다윈을 곤경에서 구하다
2부 현재
6. 어밀리아의 나비
7. 제왕나비 파라솔
8. 허니문 호텔
9. 스캐블랜드
10. 레인던스 목장에서
11. 신비한 경이감
3부 미래
12. 사교성 좋은 나비
13. 엑스터시의 폭발
14. 버터플라이 하이웨이
에필로그: 멕시코의 산에서
감사의 글
미주
책 속으로
스트레커는 나비를 욕심냈다. 레피돕테라(Lepidoptera). 나비와 나방을 가리키는 라틴어다. 레피도스(lepidos)는 그리스어로 ‘비늘가루’를 뜻한다.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서 하겠다. 그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나비의 표본을 최소한 하나씩은 갖고 싶어 했다. 실제로 거의 그렇게 됐다. 1901년, 그는 정서적으로 암울했던 일생을 마감하면서 5만 개의 표본을 남겼다. 뭐든 한 가지를 그렇게 많이 집에 모아놓을 수 있다니, 나로서는 상상이 안 간다. 그 한 가지 말고 다른 것은 들일 자리도 없었을 것이다.
영국 금융 명문가 자제 월터 로스차일드가 수집한 표본 225만 개에 비하면 그렇게 많지는 않다.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월터 경은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자신의 수집품을 보관하는 시설을 따로 짓게 하고 관리인들을 고용했다. 스트레커는 그런 상위 1%의 부자가 아니었다. 그래도 스트레커의 수집품은 북미 최대 규모였다. 그의 형편이 매우 궁핍했음을 감안하건대, 핀에 꽂힌 죽은 나비들은 그리 넓지 않았던 그의 집 구석구석에 보관되어 있었을 것이다.
19쪽
“어느 것이 나방이고 어느 것이 나비인지 맞혀보세요.” 호킨스가 말했다.
상자 안에는 8개의 표본이 두 줄로 꽂혀 있었다. 영롱하게 빛나는 노란색과 초록색 날개에 몸집이 늘씬한 곤충이 왼쪽 최상단을 차지하고 있었다. 근사한 표본이었다. 바로 옆, 오른쪽 최상단에는 몸통이 크고 둔하게 생긴 곤충이 있었다. 부풀어 오른 배를 보니 사악하게 생긴 커다란 벌이 연상되었다. 날개는 대체로 색이 어두웠고 가느다란 노란색 줄무늬가 있었다. 나는 왼쪽 최상단에 있는 것은 색이 화사하고 몸통이 날렵하니까 나비라고 생각했다. 반대로 오른쪽 최상단에 있는 것은 몸통이 두툼하다는 이유로 나방이 맞을 것 같았다.
그런 식으로 나는 상자 안의 표본들 전체에 내가 배운 경험 법칙을 적용했다. 나방의 더듬이는 굵고 털이 나 있다. 나비의 더듬이는 날렵하고 끄트머리에 혹이 있다. 나방의 몸통은 땅딸막하지만 나비의 몸통은 늘씬하다. 나방은 밤에 날아다니고 나비는 낮에 날아다닌다. 나방은 색이 칙칙하고 나비는 예쁘다.
일반적으로도 다들 이렇게 알고 있다.
나의 대답은 번번이 틀렸다.
28쪽~29쪽
레너트는 의문이 들었다. 뭘 연구해야 하지? 주둥이는 빨대이고, 나비는 그걸로 꿀을 빨아 먹고, 그게 다잖아. 다윈이 100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레너트도 간단하게만 생각했다. 나비의 머리에 펌프 같은 것이 있어서 주둥이로 빨아 먹은 꿀을 소화 기관으로 보내겠지. 두 달만 연구하면 끝이 보이겠군. 나머지 계약 기간에는 뭘 하지?
10년 후에도 레너트는 여전히 그 주제에 매달려 있었다. 그새 자기 연구소가 생겼고 그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주둥이 연구에 열성적인 팀원들을 여럿 거느리게 됐지만 말이다. 문제는, 얼핏 보기에 액체를 마시는 빨대처럼 생긴 이 기관이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일반인은 물론, 명망 있는 곤충학자들조차 주둥이를 액체를 ‘마시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확하게는 ‘흡수하는’ 도구였다.
주둥이는 기본적으로 고성능 종이 타월과 흡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단 주둥이는 빨대처럼 한쪽 끝과 다른 쪽 끝 사이가 밀폐된 구조가 아니다. 내가 전화를 걸었을 때 레너트가 설명해주었다. “사실 주둥이에는 구멍이 많아요. 미세한 구멍이 잔뜩 난 빨대로 음료를 마신다고 생각해봐요. 잘 안 될 겁니다. 주둥이는 스펀지에 더 가까운 것으로 밝혀졌지요.
40쪽~41쪽
다윈은 이 특징 없는 제목을 상쇄하기 위해 서평을 기고하여 동료들을 놀라게 했다. 다윈은 평소 논문 서평 따위를 쓰는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논문이 “언제나 쏟아져 나오는 학술 문헌들 속에서 간과될지” 모른다고 우려하여 특별히 서평을 썼던 것이다.
다윈의 권위를 등에 업었으니 베이츠의 논문은 간과되지 않았으리라. “주요 논제는 어떤 나비가 다른 무리에 속하는 나비를 이상할 정도로 닮아가는 현상이다. 이 곤충이 행하는 위장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논문에 포함된 “아름다운 전면 삽화들”을 보기만 하면 된다고 다윈은 말했다. “수백 킬로미터를 여행하라.” 그러면 “흉내쟁이 종과 흉내 당하는 종의 또 다른 예”를 보게 될 것이라고 열변을 토했다(흉내쟁이 종이란 진짜 유독한 나비를 따라 색을 바꾼 사기꾼 나비를 말한다).
113쪽
현대에 일어난 나비목 소진화(小進化, microevolution)의 일례로 가장 유명한 것은 영국 후추나방의 날개 색 변화다. 공업 도시가 되기 전인 1800년대 초 맨체스터에서 이 나방은 밝은색에 거무스름한 점이 찍혀있었다(그래서 ‘후추’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날개 색은 나방이 밝은색 지의류나 나무껍질에 앉아서 쉬고 있을 때 눈에 잘 띄지 않는 위장 효과가 있었다. 산업이 폭발적으로 발달하고 매연으로 이 지역 공기가 더러워지자 밝은색 후추나방은 사라졌다. 후추나방은 검댕투성이 나무껍질에 앉아도 눈에 잘 띄지 않게 거무스름해졌고 이렇게 변화된 종이 흔해졌다. 그러다 반(反)공해법이 통과되어 공기가 다시 맑아지자 도로 밝은색 후추나방이 대세가 되었다.
겨우 몇 년 전에야 유전학자들은 이 신속한 변화가 어느 한 유전자의 특정한 변이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다윈과 다른 과학자들은 어마어마하게 복잡하게, 거의 기적처럼 생각했던 일(나비의 날개 색 변화)이 오히려 단순하다는 것을 지금의 우리는 안다.
116쪽
A4853번 꼬리표를 단 나비는 여행을 시작한 지 19일 만에 샌프란시스코 노스 비치에 나타나 5층 건물의 옥상 정원에서 버베나와 란타나로 포식을 했다. 그 건물의 입주자 리사 데 앤젤리스는 나비 동영상을 찍으면서 왠지 나비가 비틀거리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제왕나비의 날개에 달린 작은 꼬리표를 발견하고서 영상을 확대해 이메일 주소와, 프로젝트 담당자에게 나비를 관찰한 내용을 알려달라는 요청을 읽었다. 먹이를 섭취하는 나비 동영상이 곧 데이비드 제임스의 메일함에 도착했다.
130쪽
라텍스는 치명적이다. 여기 또 다른 아이러니가 있다. 애벌레가 라텍스를 많이 먹을수록 전반적인 성장은 위축되지만 동일한 종류의 애벌레가 새나 다른 포식자에게 잡아먹힐 위험은 줄어든다. 일단 애벌레가 살아남는다면 말이다. 애벌레는 섭취해야 하는 독 성분 때문에 죽는 경우가 많다.
괴상하고도 변태적이지 않은가.
그렇지만 중요한 문제다. 새에게 잡아먹히는 애벌레의 수가 알에서 태어나는 애벌레 수의 절반이나 되므로.
152쪽
대모벌도 경고등처럼 선명한 주황색을 활용한다. 대모벌의 침에 쏘이면 아주 아프고 위험하다. 그렇지만 대모벌은 웬만해서는 일을 그렇게까지 끌고 가지 않는다. 그래서 이 검은색 곤충은 전략적으로 요긴한 부분에만 주황색을 두른다. 주황색 날개, 주황색 더듬이, 주황색 복대. 이독충은 ‘난 정말 신경 안 써, 그런데 너도 그럴까?’라고 쓴 재킷을 걸치고 있는 것 같다.
제왕나비도 마찬가지다. 날개의 번쩍거리는 밝은 주황색은 냉큼 비키라는 표시다. ‘경고: 비키지 않으면 재미없는 일이 생길 것이다.’ 알에서 갓 나온 제왕나비 애벌레는 아직 몸에 독소가 축적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주황색을 띠지 않고 오히려 반투명에 가깝다. 이 애벌레는 방어 수단이 없기 때문에 무조건 숨어야 한다. 하지만 애벌레가 성장하면서 몸에 독소가 많이 쌓이면 색이 밝아져도 괜찮다. 이때는 네온사인처럼 눈에 확 띄는 편이 더 효과적인 방어다. 검은색, 노란색, 흰색 띠로 대담하게 꾸며도 된다. 이제는 독을 충분히 품었으니까. 색은 말한다. ‘그래, 덤빌테면 덤벼봐. 한입 먹어봐. 더 먹겠다고는 못할걸?
156쪽
이 나비에게는 개미도 꼭 있어야 했다. 모든 나비의 4분의 1 정도는 개미와 특별한 관계를 맺는다. 어떤 나비는 의무적으로 개미와 제휴를 해야만 하고, 또 어떤 나비는 도움이 되는 특정 종의 개미가 주위에 있을 때 더 잘 살기는 하지만 개미 없이도 살 수는 있다.
북미연푸른부전나비 애벌레에게는 단물을 분비하는 특수한 기관이 있는데 어떤 개미들은 이 단물에 환장을 한다. 그 개미들은 애벌레를 발견하면 사탕 가게에 들어온 아이처럼 흥분한다. 다른 개미들, 그리고 말벌 같은 포식자가 ‘자기네’ 애벌레한테 얼씬도 못 하게 할 수만 있다면 사탕이란 사탕은 전부 독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애벌레를 먼저 발견한 개미들이 다른 곤충들의 접근을 막아주고, 이게 바로 애벌레가 원하던 바다.
개미들은 보디가드다. 자기네 사탕 가게를 사수해야 하므로 애벌레를 해칠 수도 있는 다른 종들을 물리쳐준다. 북미연푸른부전나비는 이 개미들이 ‘꼭’ 있어야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개미들이 나쁜 놈들의 접근을 막아줄 때 훨씬 더 번성한다
192쪽~193쪽
그러니 나보코프가 여름 햇살 아래 나비의 눈부신 날갯짓에서 신비한 경이감을 느낀 것은 놀랍지 않다. 나비의 언어는 그가 선천적으로 능숙하게끔 타고난 언어였다.
나보코프는 꼬마부전나비의 고도로 세련된 생활 방식을 좋아했다. 미 북서부에서 그중 한 종류에 특히 관심을 가졌는데 그 나비를 실제로 보기에 적합한 장소, 적합한 때를 계속 놓쳤던 모양이다. 그러다 어느 여름날 코넬에서 보스턴까지 운전을 하던 중에 루피너스가 자라는 들판을 발견했다. 그가 그렇게 보고 싶어 했던 종이 그 들판에 가득했다.
그는 그 나비가 아직 명명되지 않은 종임을 알았다. 그래서 나비를 발견한 뉴욕의 작은 마을 철도 정거장 이름을 따서 ‘카너푸른부전나비(Karner blue, Lycaeides melissa samuelis)’라고 이름 지었다. 이 나비의 공식 학명 바로 뒤에는 그의 이름 ‘나보코프’가 붙어 있다. 이는 그가 이름을 지은 사람임을 의미한다. 그의 인생 목표는 성취되었다. 나보코프는 자신이 “한 곤충의 대부”가 되었다고 했다.
204쪽~205쪽
나비는 추운 날씨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전략들을 고안했다. 빙하기에 신대륙에 도달한 꼬마부전나비류는 애벌레 시기에 개미들에게 보살핌을 받으면서 추운 겨울을 땅속에서 난다는 영리한 방식으로 진화했다.
다른 곤충들은 이주를 선택했다. 날씨가 추워지면 많은 종이 남쪽으로 향한다. 연구자들은 제왕나비가 적어도 100만 년 전에 멕시코 북부와 미 남서부에서 진화했을 것이라고 본다. 100만 년 전이면 북쪽의 빙하가 떨어져 나와 북아메리카로 흘러 내려오던 시기이고 기후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예측 불가능했을 것이다. 제왕나비들이 찾은 해법은, 밀크위드가 꽃을 피우면 세대를 바꿔가면서 북쪽으로 퍼졌다가 날씨가 추워지면 안전한 곳으로 일거에 대이동을 단행하는 것이었다. 일리가 있는 생각이다.
사실, 우리가 제왕나비처럼 자유로이 해를 따라갈 수 있다면 많은 이들이 그렇게 할 것이다.
220쪽
캘리포니아의 제왕나비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누구도 확실히 모른다. 우리가 아는 바는 단 하나, 제왕나비들이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리건주의 서세스회(Xerces Society)는 2018년도 추수감사절 집계를 완료한 후 산맥 서쪽의 나비 개체 수가 87%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전반적으로 서쪽 나비 개체 수는 “심각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 해설가가 아이들에게 나비들의 허니문 호텔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피스모 비치, 킹스턴 렁과 내가 처음 만났던 곳이자 아무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할 만큼 오랜 시간 동안 1만 여 마리 나비들의 월동지였던 그곳에도 고작 800마리밖에 나타나지 않았다. 모로 베이 골프장에서도 나비는 2,587마리만 발견되었다.
287쪽
출판사 서평
이 정도는 해야 덕후다.
요즘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릴 때 초등학교에 다닐 때 방학 숙제로 곤충채집이라는 것을 하고는 했다. 매미, 잠자리도 그 대상이긴 했지만, 가장 많이 잡는 것은 아무래도 나비였다. 그 숙제를 통해서 선생님들은 곤충에 대한 관심을 갖기를 원했을지 모르지만, 친구들 중 어느 누구도 곤충에 대한 관심을 갖지는 않았고, 더구나 덕후가 되는 친구는 없었다. 그러나 아무리 덕후라 하더라도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덕질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빅토리아 시대의 인물인 허먼 스트레커는 5만 개의 표본을 남겼고, 금융가 월터 로스차일드는 225만 개의 나비 표본을 남겼다. 마리아 자빌라 메리안이나 헨리 월터 베이츠는 몇 개의 나비 표본을 남겼을까? 이 정도 덕후가 되어야 덕후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성공한 덕후이다. 이렇게 책에까지 나왔으니 말이다. 나비에게 어떤 매력이 있기에 그렇게 많은 덕후들이 생겼을까? 그것은 아무래도 나비의 색이 아름답고, 나는 모습이 우아해서이지 않을까? 그게 시작점일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시작한 덕후들이 어떻게 나비를 연구했으며, 얼마나 열정적으로 나비를 연구했으며, 그러한 연구가 학문의 발전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나비의 생태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을 얻는 것도 있겠지만, 우리는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서 연구자들이 갖는 태도나 열정에 더 많은 영감을 얻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또한 자연과학을 연구하는데 있어서의 구체적인 방법을 배우는 것도 의의가 있겠다. 더하여 우리 사회가 이 기후변화의 시기에 자연에서 자꾸 떠밀려 떠나는 여러 다른 생물종들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는 귀한 자료라고 생각한다.
책에는 이런 내용들이 실려있다.
이 책은 인간이 나비와 맺어온 관계를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누어 소개한다.
1부에서는 과거 나비 연구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그것이 진화론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고, 도움을 주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1부인 과거에는 빅토리아 시대의 인물인 허먼 스트레커가 소개된다. 그는 끝없이 나비를 욕심냈고 평생을 나비 표본을 모으는데 헌신 혹은 중독된 삶을 살았다. 진화론을 쓴 다윈은 선물받은 난을 보면서 동물과 식물의 ‘공진화(共進化)’ 이론을 생각했으며, 그가 선물받은 난을 수정하는 나비가 있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또한 수많은 화석의 보고였던 미국 플로리선트 계곡의 샬럿 힐이 소개된다.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도 소개된다. 그녀는 17세기에 알에서 나온 애벌레가 나비가 된다는 진실을 발견함으로써 유럽인들이 자연의 사다리라는 문화적 속박을 벗어나 생물의 상호의존적인 망 개념을 완성하였다. 그녀는 표트르 대제, 린네, 나보코프 등에 영향을 미쳤고 존중받았다. 그녀는 우리나라 영화에서 배경으로 나온 수리남으로 가 나비를 채집하고 연구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진화론 논쟁에서 곤경에 처한 다윈을 지원한 앨프리드 러셀 윌리스와 헨리 월터 베이츠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또한 나비는 우아하고 나방은 흉측하고 징그럽다는 일반인들의 고정관념이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과 나비와 나방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설명한다. 모르포 나비와 많은 나비들이 생존을 위해 어떻게 색을 사용하는지 그리고 나비가 어떻게 영양분을 섭취하는지 우리는 이 장을 통해서 알 수 있다.
2부인 현재는 먼저 제왕나비가 변화된 환경 아래에서도 어떻게 그들의 월동지를 찾아가는지, 과학자들이 일반인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받아서 제왕나비 연구를 진행하는지 잘 서술되어 있다. 제왕나비들이 추위를 피해 어느 경로로 날아서 서식지로 가는지, 제왕나비 생존에 필요한 생물은 무엇이 있으며, 이 기후변화 시기에 제왕나비의 개체수 변화는 어떤지 등을 밝힘으로써 연구의 방법을 알려준다. 또한 미국인들이 얼마나 제왕나비의 생존 환경을 보존하려고 애쓰는지도 알게 된다. 그 과정에서 제왕나비들이 좋아하는 환경도 알게 되며 제왕나비의 먹이와 생존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게 나온다.
그리고 또 나오는 나비는 북미연푸른부전나비다. 북미연푸른부전나비는 제왕나비와 어떤 점이 다르며, 다른 생물들과 어떤 공존관계를 맺는지, 어떤 환경에서 잘 생존하는지 등이 나와 있다. 그리고 소설 『롤리타』의 저자인 나보코프가 수행한 나비에 관한 연구가 소개된다.
3부의 제목은 미래이다. 먼저 제왕나비의 개체수가 줄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나비들이 먼 거리를 이동할 때 방향을 잡는 요인은 무엇인지, 나비는 언제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는지, 나비의 번식과 이동의 상관관계는 무엇인지, 그리고 나비의 언어는 무엇인지가 나온다.
과학은 단순한 사실이 아니라 진행 중인 과정이다.
나비에 대한 우리 인간의 지식은 모두 끝난 것일까? 또 나비의 진화는 이제 마무리된 것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아직도 우리는 나비에 대해서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많은 상태일 거다. 이 기후변화에 나비들도 결국 진화를 통한 적응을 하게 될 것이라 믿고 싶다.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 그 중에서도 곤충들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존재가 아니다. 나비나 나방, 그리고 벌을 비롯한 모든 곤충들도 우리 이 생태계에서 그들의 역할이 있고, 그들의 역할이 제대로 수행되어야 꽃은 열매가 되고, 자연은 계속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나비나 곤충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빈다.
기본정보
ISBN | 9788998120849 |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10월 31일 | ||
쪽수 | 332쪽 | ||
크기 |
154 * 224
* 22
mm
/ 609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The Language of Butterflies/Wendy William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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