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아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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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작가의 말
걸음이 느려졌다.
서둘러야 할 이유도 없다.
andante, andante, andante......
내가 나와 관계하고 싶을 때 詩를 쓴다.
헝클어진 생각들을 주섬주섬 모은다.
허접한 변명을 늘어놓을지라도
시는 거울처럼 선명하게 나를 비춘다.
그저 그냥 좋다.
참 좋다.
-2022년 가을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생각이 생각을 따라가고
매미
오늘은
춤추는 아바타-김상태 작가의 댄스생활
아바타가 사는 이유
오늘의 아바타
어느 화가의 방
독백獨白
불면不眠
길 위에서
시시한 詩
나에게 말 걸기
나이를 먹을수록
울고 싶은 날
소소한 운세
반추反芻
제2부/사랑을 말하고 싶지만
장날, 어물전에서
서초대첩
사월愛
엄마 옆에서
밤 기차를 타고
코로나19가 들려주는 말
병원, 코로나19
한가위, 코로나19를 이기는 법
머물다 떠난 자리
감나무가 말했네
감나무집 할머니
이삿짐을 풀며
노인 일자리
겨울이 찾아온다
제3부/시간이 길을 묻는다
영화, 까미유끌로델
그날의 비둘기
어떤 인연
몹시
월정사에서
추풍령
장마
시어머니
꽁치찌개
이제는
교차로를 지나며
사랑의 방정식을 풀다
틍퉁따
새신을 신으며
제4부/501호, 그 女子
501호, 그 여자-꽃차
501호, 그 여자-손톱
501호, 그 여자-사진
삶은
새
콩레이
도라지꽃 피다
오늘의 운세-천만송이 국화축제
가을 일기
가을이 간다
가을비
일기예보
흰 눈
나는 왜
겨울 소묘
제5부/집 없는 음표들을 그려놓고
봄, 그 아침
그리움에 대하여
후조候鳥의 노래
입추
만추晩秋
느티나무 그늘에서
어떤 오후
낮달
항아리
아버지의 집
저녁강 3
그리움의 시첩 4
겨울의 강 4
해설/정진희_일상적 언어를 시적 언어로 승화시킨 언어의 연금술사
-이순자 시인 작품론
책 속으로
매미
매미 소리 파랗게 여름을 읽는다
세상에 나왔으니 짝을 찾아 찌르르르
한평생 후회 없이 살자고
쉬지 않고 외친다.
-----------
오늘은
오늘, 나는 내가 도통 맘에 안든다.
생김새도 그렇고
생각도 그렇다.
어쩌다 사진을 찍어 봐도
표정조차 낯설다.
길을 가다 우연히 슬픈 얼굴 스쳐갈 때
거울 속 나를 닮은
축 늘어진 눈꺼풀
어쩌면 감출 수 있을까
눈을 감고 웃는다
-------------
춤추는 아바타
-김상태 작가의 댄스생활
어느 날 거울 속에 비춰진 내 모습은
팔 하나 오그리고
발걸음 삐딱해도
얼굴이 조금 일그러져도
나는, 나는
울지 않아
-------------
아바타가 사는 이유
초라한 내 기분을
들키기 싫은 거야
웃음도 화장하고
언제나 새 옷 입고
그림자
보이지 않게
나타나는 주인공
--------------
오늘의 아바타
예쁘고 아름답고 그랬으면 좋겠어
꽃처럼 웃는 얼굴
볼수록 기분 좋은
언제나 늙지도 않고
당당하고 매력 있는
-------------
어느 화가의 방
개망초 그리다가 민머리 되어 가고
은빛 머리 빗질하는 눈 맑은 옆지기와
어느새 희수(喜壽)를 향해 가는
절룩이는 발걸음
굽이굽이 고갯길에 온갖 시름 떨구고
흘러간 사랑 노래 오후를 지나갈 때
리모컨 볼륨을 올리며
바람의 말* 듣는다
* 바람의 말 : 마종기의 시.
--------------
독백獨白
내가 주인일까 그것이 주인일까
그것이 주인이면 나는 무엇일까
목소리 나지막하게
소곤대듯 묻는다.
몸부림을 치면서 얼마나 헤맸기에
나는 나를 잊고서 잊은 줄도 모르고
저만치 떠난 세월 더듬어
내 이름을 부른다.
------------
불면不眠
나의 머릿속에는 생각이 걸어 다닌다.
눈을 감고 누우면 말을 걸어온다.
어찌나 할 말이 많은지
밤을 새워 지껄인다.
길고양이 발소리는 자정을 지나가고
새벽이슬 밟으며 지저귀는 새소리
생각이 생각을 따라가고
물음표가 기어가고.
-------------
길 위에서
어디서 어디로 떠났던 것일까
어디서 어디로 돌아가는 것일까
떠나고, 돌아가는 길
다른 방향
같은 길
출판사 서평
제1부·제2부·제3부는 신작 시조로, 제4부·제5부는 선집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는 아바타를 시적 대상으로 한 작품 「춤추는 아바타」와 「어느 화가의 방」, 「나에게 말 걸기」 등이 있고, 제2부에는 주변을 향한 따뜻한 시선들을 시적 대상으로 하는 「장날, 어물전에서」, 「서초 대첩」, 「감나무가 말했네」, 「감나무 집 할머니」 등이 있다. 제3부에는 친숙하고 쉬운 언어로 자신을 반추하는 시조 「추풍령」, 「시어머니」, 「꽁치찌개」, 「틍퉁따」, 「새신을 신으며」 등이다. 제4부에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다세대 주택 501호에 살면서 두 번째 시조집 「501호, 그 여자(女子)」를 발표하였다. 이들 작품은 시인이 자신의 일상을 반추하면서 지금까지 걸어온 인생의 길을 돌이켜 보는 동시에 앞으로 걸어가야 할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으며, 어려운 구도의 언어가 아닌 일상적인 언어를 어떻게 시적 언어로 바꾸어 표현했는지 알 수 있다. 제5부에는 첫 시조집 「집 없는 음표들을 그려놓고」에 발표한 작품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시편들을 가려낸 작품을 수록했다.
[ 평론가 서평 ]
일상적 언어를 시적 언어로 승화시킨 언어의 연금술사 !
이순자 시인을 ‘반추의 시인’으로 정의하고 싶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삶, 그 삶을 향한 지속적인 자기 성찰이 작품 속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연민의 마음, 주위를 보는 따뜻한 시선도 한몫한다. 가식적이지 않고, 진실하고 소탈하게 친숙한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시인, 이순자 시인의 작품에는 홀로 자신을 찾아가는 구도의 과정이 있다.
*
방언을 시로 잘 구사하는 시인이다. 어머니의 사투리, 이웃집 할머니의 사투리, 구수하고 정겹고 때론 눈물겹도록 그리운 방언을 잘 간직하고 소중히 사용하는 시인이다. 시어가 특별해야만 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준 시인이기도 하다. 쉽고 편안한 일상적 언어를 시어로 끌어올린 익산의 시인, 앞으로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에 가장 쉬운 시어로 감동을 주고 상처받은 내면을 치유하는 시인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정진희 시인「 해설」 중에서
기본정보
ISBN | 9788989224570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10월 28일 |
쪽수 | 112쪽 |
크기 |
132 * 210
* 13
mm
/ 31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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