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네 시의 그라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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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총서 (33)
작가의 말
해 저문 강가에서 그대를 기다리다가
까무룩 해지는 눈앞의 것들에
밤새 읽었던 제목도 문장도 잃어버려
강가에서 주워 든 저녁 소리만을 듣는다
하늘이 반으로 잘린 듯 눈앞에 소나기가 내린다
해를 등지고 빗속으로 들어간다
경계 밖에서 땀이 소나기로 흐르고 있다
비와 땀을 번갈아 닦으며
이제부터 여름을 말할 때라고
플라타너스 그늘을 늘이는 것이라고
모스 부호 같은 시를 저녁 바람에 실려 보낸다
2022년 10월
김해경
목차
- 시인의 말
1부
네잎클로버
오후 네 시의 그라나다
삐걱거린 여행지
외침
염화미소
터널을 빠져나온 바다
누리호
상실의 시대
11월
퍼즐에 갇힌 개츠비
거꾸로 매달린 미켈란젤로
나무들
복사꽃 수레마을
농어의 가시
2부
편두통
훌라후프 돌리기
방귀를 허하라
인색은 집에 두기로 한다
꼬리 물기
나를 위한, 나에 대한 변명
나를 켜줘
스윙
그런 날 그런 일
양면
모순
호두까기
내 안의 더듬이
여름 한 날
전화선을 타고 온 바쿠스
명품관
3부
핑계 아닌 핑계
시월
사소한 차이
봄비
경춘선
슬플 땐 석양이 보고 싶어져
벽에 건 크리스마스
나는 어떡해?
푸르고 먼 집
가을 길
홍시
배움
봄의 취주
4부
25개월
장마
깃털을 위하여
불면
비긴 어게인
스카이워크의 바람
하지夏至
투구꽃
롤러코스터를 타다
신발가게 김 사장
깽깽이풀꽃을 만나다
뜨겁던 말
가을 여운
꽃 이야기
오월의 정원
해설_ 시를 통한 상실의 치유 ㆍ 이영춘
출판사 서평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여자
- 김해경 시집 『오후 네 시의 그라나다』
춘천에서 활동 중인 김해경 시인이 첫 시집 『오후 네 시의 그라나다』를 펴냈다. 달아실기획시집 22번째 시집이다.
총 4부 58편으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시인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덤덤히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사회 속에서 개인의 실존 문제를 지적한다. 또한 시라는 프리즘을 통과하면 그동안 알고 있던 풍경들이 어떻게 다르게 바뀔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해설을 쓴 이영춘 시인은 이번 시집을 “시를 통한 상실의 치유”라 명명하면서 이렇게 얘기한다.
“김해경 시인의 시를 탐독하면서 문득 ‘감수성의 문학(Literature of Sensibility)’이란 문학비평용어가 떠올랐다. (…중략…) 김해경 시의 또 하나의 특징은 서늘하게 그늘져 있는 생의 이면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점이다. 감정을 철저히 배제한 채 이지적이고 주지적 경향의 시로 진술하고 있는 유형의 시가 그것이다. (…중략¨) 김해경 시인은 주로 그 소재나 제재를 외국 여행지나 영화, 혹은 책을 통하여 시의 모티브를 찾고 그 속에서 자신의 자화상같이 감정을 이입시켜 설정한 작품들이 많다. 한마디로 간접 체험을 통하여 자신의 상처와 상실과 기억과 생의 무상함을 그려냄으로써 삶을 치유하고 그 동력으로 창조의 힘을 발휘하는 시인이다.”
이영춘 시인이 언급했지만, 이번 시집의 특징 중 하나는 간접 체험을 통한 시 쓰기란 점이다. 우리가 어쩌면 이미 보았거나(영화), 가보았거나(여행), 읽어보았거나(책), 들어보았거나(음악) 하는 것들을 시인은 천천히 걷고 음미하면서 스스로 재해석하여 시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놀랍게도 우리가 보았던 거와는 전혀 다른, 우리가 읽었던, 들었던, 가보았던 거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오후 네 시의 그라나다〉에 가면 오렌지나무 아래에서 만날 것 같은 여자, 〈모스 부호 같은 시〉를 쓰는 여자, 정오의 베네치아 거리를 걷다가 산통을 느끼는 여자, 파티마 대성당에서 지구의 안녕을 기도하는 여자, 〈비행기 날개에 앉아〉 노래를 부르는 여자, 제 몸에 뻐꾸기와 비단뱀과 당나귀와 아마존 앵무새를 키우는 여자, 훌라후프를 돌리며 〈나를 켜줘 나를 켜줘〉 조니 미첼을 부르는 여자, 슬플 땐 석양이 보고 싶어진다는 여자, 스카이워크를 걸으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여자,를 만나보고 싶다면 『오후 네 시의 그라나다』를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기본정보
ISBN | 9791191668551 |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10월 31일 | ||
쪽수 | 112쪽 | ||
크기 |
125 * 200
* 14
mm
/ 274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달아실기획시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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