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랑하고 살자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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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 《편지할게요》를 잇는 5년 만의 연애 에세이
그가 말하는 이별의 기억과 인연에 대한 기대
“누군가와의 멀어짐이란 자전거 보관소에 먼지가 쌓인 어느 자전거처럼 나를 다시 찾아주길 바라며 묵묵히 기다리는 일” (본문에서)
정영욱은 헤어짐의 추억과 만남의 기다림 속에 있는 모두에게 가닿을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에세이스트로서 그는 우리의 마음을 안다는 듯 살면서 상처와 기대를 주고받는 일이 무엇인지를 120편이 넘는 글을 통해 나눈다.
이 책 《다시 사랑하고 살자는 말》은 헤어짐과 만남의 어딘가에 있는 모든 이에게, 그것이 어떤 깊이와 너비인지를 상관하지 않고 모두에게 ‘다시 사랑’을 기약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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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펴내며 이 책을 선물하겠습니다
1 영원한 나의 뮤즈에게
2 바다는 우리의 이름을 기억이나 할까
3 다음 생에는 너로 태어나 나를 사랑해야지
4 나도 누군가에겐 악연일 뿐이었을까
마치며 지나간 당신들에게
책 속으로
생각의 긴 꼬리 끝엔 책을 주어야겠다, 다짐한다. 이 책의 대부분이 당신이니까 이 책을 선물해야지. 정말 만약에, 그럴 리 만무하겠다만 정말 만약에. 선뜻 연락이 와서 어떤 소식을 나에게 전한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아무 사심 없이 진심을 다한 이 책을 보내는 정도의 안녕을 말해야지. 나 여전히 당신으로부터 귀감을 얻고 살아요, 따위의 안부를. 또 쓰고 살아요 당신을 처음 만난 그때처럼, 따위의 여전함을. 다음 사랑을 위해 무던히 나아가고 있어요, 따위의 안녕을.
_펴내며: 이 책을 선물하겠습니다
우리만 아는 문장
우리만이 아는 문장을 만들어봅시다. 예로 “지금 한복집 앞인데 쭉 내려갈게. 길 건너지 말고 와, 어제 헤어졌던 신호등 근처로.” 같은. 만남, 별거 없다는 말입니다. 남들은 잘 알아듣지 못할 암호 같은 것들을 만들며 쉽게 해독하고 둘만이 이해할 수 있는 것. 무슨 의미인지 들리지 않는 속삭임처럼 작게 말해도, 확성기에 대고 크게 말하듯 또렷이 들리는 것.
이 모두가 거창하지 않은 애정이고 사랑이겠습니다.
_1 영원한 나의 뮤즈에게
기억하려고 노력해야 해
잠시 버려지더라도, 잠시 미움받더라도,
그래서 무너질 것 같아도, 무너지고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억해.
사랑해주었던 사람들을 기억하고.
한때 빛인 줄 알았던 것들은 전부 빚이지.
그러니 행복하게 살아.
그들의 사랑에 대해 죄송하지 않도록 열심히 갚아나가야 되는 것이야.
네 행복을 위해 그들이 값진 시간과 마음을 건네준 거야.
그것을 쓸모없게 만들지 마.
삶과 사람과 사랑의 이유는 오직 그것뿐이야.
네가 행복해야 그들도 헛되지 않다는 것.
_2 바다는 우리의 이름을 기억이나 할까
온 우주가 우리에게 그만두라고 할 때
어떤 만남은 그렇더라고요.
흩어지기 위해 생겨난 연기처럼
가라앉기 위해 생겨난 먼지처럼
둘이 되고 싶은데 뭉쳐지지 않고
볕 좀 쐬고 살자는데 자꾸 지하로 고꾸라집니다.
한쪽 눈을 크게 뜨기 위해 한쪽 눈을 감는 것처럼
네가 행복하기 위해 내가 줄어들어야 하고
내가 행복하기 위해 네가 작아져야만 하겠습니다.
온 우주가 우리에게 우리이기를 그만두라고 하는 그런 비극적인 만남이 생애 몇 번씩 있는 거 같더라고요. 그게 하필 너라는 게 또 비극이겠습니다.
_3 다음 생에는 너로 태어나 나를 사랑해야지
누군가에겐 미안할 일이지만
그와의 헤어짐 이후
의미 없이 마음을 주고받은 적이 많았다
그렇게라도 해야
숨을 쉬고 살아갈 수 있을 거 같았다
_4 나도 누군가에겐 악연일 뿐이었을까
이젠 슬프진 않지만, 애틋하고 뭉클한 마음으로 다시 앞을 바라봅니다. 문득 나를 불러세운 당신들 덕에 숨 가쁘기만 했던 내 삶에도, 잠시 느리게 걸을 수 있는 여유가 머물다 갑니다. 내일이 되면 또 나는 당신들을 뒤로하고 바쁘게 나아가겠죠.
다신 뒤돌아보지 않을 수도 있으니, 마지막 인사를 건네볼까 해요. 많이 고마웠습니다 정도의. 나 다시 앞을 보며 나아가겠습니다. 정도의. 우리 이제 각자의 여행에서 아름답기로 약속해요, 정도의.
_마치며: 지나간 당신들에게
출판사 서평
사랑을 잊을 뻔한 당신에게 전하는 위로와 응원
끝난 사랑은 누구에게나 아련한 기억들을 곱씹고 추억하게 한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헤어지고 상처받고 또 기억에 아파하는 우리는 위로를 필요로 한다.
정영욱은 말한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끝난 인연이라고. 한 시절을 아름답게 장식했던 그 사랑은 오래전에 끝났지만 어쩌면 그 사람은 아직도 그때의 당신을 떠올릴 때 무척이나 그립고, 애틋할 수 있겠다. 마치 내가 그 사람을 문득 떠올리듯 말이다. 그는 사랑을 주고받았던 이들의 마음을 모두 알고 있다는 듯 자신의 느낌을 나누고 우리를 위로한다.
결국 우리는 돌고 돌아 곧 다시 사랑을 하고 있을 것임을. 짧지만 강렬한 아픔 뒤에 곧 행복이 있을 것임을. 아픈 기억에도 다시 사랑을 찾아가는 그만의 방식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받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50941932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10월 05일 |
쪽수 | 288쪽 |
크기 |
131 * 210
* 24
mm
/ 483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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