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러줘 우리를, 우리 지닌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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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러줘 우리를, 우리 지닌 것으로〉는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겪어내면서 역사, 언어, 정체성, 지워진 사람들 등 다양한 주제를 탐구한 시 70편을 엮은 시집이다. 이 시들은 우리가 공통적으로 경험한 슬픔과 고통을 포착하는 동시에 우리가 함께 나아갈 희망과 치유의 길을 제시한다.
다채롭고 창의적인 형식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메시지로 “다음 세대를 위한 축가, 놀라운 데뷔 시집”, “독창적인 문학의 부활”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출간 당시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USA 투데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작가정보
Amanda Gorman
미국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대통령 취임식에서 축시를 읽은 시인. 환경, 인종 및 젠더 평등을 위해 활동하는 사회운동가. 고먼의 시와 행동주의는 〈투데이 쇼〉 〈PBS 키즈〉 〈CBS 디스 모닝〉 〈뉴욕타임스〉 〈보그〉 〈에센스〉 〈O 매거진〉에 소개됐다. 하버드대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한 후 현재 고향인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 축시 ‘우리가 오르는 언덕(The Hill We Climb)’의 특별판을 2021년 3월에 출간했고, 운율적인 글로 변화에 대한 희망을 그린 첫 그림책 《변화는 노래하네(Change Sings)》를 2021년 9월에 출간했다. 2021년 12월, 첫 시집 《불러줘 우리를, 우리 지닌 것으로(Call Us What We Carry)》를 출간했다. 역사, 언어, 정체성 등의 다양한 주제를 다채롭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다룬 놀라운 데뷔 시집이라는 평을 비롯해 평단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고통스러운 팬데믹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자는 메시지가 독자들에게 널리 공감을 얻으며 출간 즉시 아마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USA 투데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고먼은 2017년, 전국 60여 곳 이상의 도시, 지역, 주의 청년 시인들을 후원하는 어번 워드에 의해 미국 최초의 청년 계관시인으로 선정됐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영미시를 우리말로 옮겨 알리는 일뿐만 아니라 우리 시를 영어로 옮겨 알리는 일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패터슨》 《꽃의 연약함이 공간을 관통한다》, 크리스티나 로세티의 《고블린 도깨비 시장》, 앤 섹스턴의 《밤엔 더 용감하지》 등을 우리말로 번역했고, 심보선의 《슬픔이 없는 십오 초(Fifteen Seconds Without Sorrow)》, 이성복의 《아, 입이 없는 것들(Ah, Mouthless Things)》, 강은교의 《바리연가집(Bari’s Love Song)》, 한국 현대 시인 44명의 작품을 모은 《The Colors of Dawn: Twentieth-Century Korean Poetry》 등을 영어로 번역했다. 저서로 산문집 《딸기 따러 가자》 《바람이 부는 시간: 시와 함께》가 있다.
목차
- 진혼곡 ㆍ 15
인간은 얼마나 만신창이인가 ㆍ 41
지상의 눈들 ㆍ 69
기억술 ㆍ 83
속죄 ㆍ 99
분노 & 믿음 ㆍ 161
결의안 ㆍ 181
주해 ㆍ 220
감사의 글 ㆍ 234
옮긴이의 말 ㆍ 239
책 속으로
최악은 우리 뒤에 있다고 한다.
그래도 우리는 내일의 입술 앞에 쭈그리고 앉는다,
우리 자신의 집에서 머리 없는 귀신처럼 멈칫거리면서,
대체 우리가 뭘 하기로 되어 있는지
정확히 생각나기를 기다린다.
대체 우리는 뭘 하고 있어야 하는가?
세상에다 대고 세상의 딸로 편지를 쓰는 것. _12쪽 ‘선박의 적하목록’ 중
어떤 날, 우리는 단지 어떤 장소가 필요하다
평화롭게 피를 흘릴 수 있는 곳.
이에 대한 우리의 유일한 단어는
바로 시.
(...)
뼈로 경계 지어지지 않는 통증.
우리가 같은 영혼으로 옮겨갈 때
그것은 우리 모든 생명의 자상과 함께 간다.
아마도 고통은 이름과 같아서,
당신만을 위해 노래하도록 만들어졌다. _36~7쪽 ‘베인 상처’ 중
증오는 바이러스다.
바이러스는 몸을 필요로 한다.
이 말은:
증오는 인간이 숙주가 되어야만 살아남는다는 뜻.
우리가 증오에 무언가를 주고자 한다면
그것이 우리의 슬픔이 되게 하지,
절대 우리의 피부가 되게 하지는 말자.
사랑한다는 것은 다만
우리 삶의 투쟁일지도 모른다. _134쪽 ‘전쟁: 뭐지, 좋은가?’ 중
슬픔은, 유리와 같아서, 거울도 될 수 있고 창문도 될 수 있다. 우리로 하여금 안 & 밖을, 그때 & 지금 & 어떻게를 다 보게 한다. 다른 말로 하자면, 우리는 창문 통증이 된다. 상실 안 그 어딘가에서만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서 벗어나 우리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은총을 찾을 수 있다. _150쪽 로즈에 대한 이민 보고서
사랑은 사랑함에 의해 정당화된다.
당신처럼, 우리는 인간으로 시달리고.
당신도, 우리처럼, 시달리고 또 치유된다.
(...)
나무처럼, 똑같이,
해와 함께 우리를 통과하여
나가는 그 모든 걸 향해
구부러지는 모양에 따라
우리 모양도 만들어진다.
우리는 진실로 자라고 있다
이 상처 위로 & 밖으로
이 사랑에 사슬을 묶느니
차라리 까맣게 태워버리리. _206~7쪽 ‘나무처럼 Ⅲ, 혹은 엘피스’ 중
출판사 서평
난파선 위에서 부르는 희망의 노래
부서진 배의 잔해로 쌓아 올리는 언어의 방주
미국 최초 청년 계관시인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역대 최연소 축시 낭송 어맨다 고먼 첫 시집
미국 최초 청년 계관시인 어맨다 고먼의 첫 시집 《불러줘 우리를, 우리 지닌 것으로》가 출간되었다. 어맨다 고먼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서 역대 최연소로 축시를 낭송하고, 〈타임〉 ‘2021년을 빛낼 인물 100인’에 선정되고, 슈퍼볼 역사상 최초로 축시를 낭독하는 등, 순식간에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화려하게 등장한 젊은 시인이다.
《불러줘 우리를, 우리 지닌 것으로》는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겪어내면서 역사, 언어, 정체성, 지워진 사람들 등 다양한 주제를 탐구한 시 70편을 엮은 시집이다. 이 시들은 우리가 공통적으로 경험한 슬픔과 고통을 포착하는 동시에 우리가 함께 나아갈 희망과 치유의 길을 제시한다. 다채롭고 창의적인 형식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메시지로 “다음 세대를 위한 축가, 놀라운 데뷔 시집”, “독창적인 문학의 부활”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출간 당시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USA 투데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다치면서 & 치유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기로 한
우리 모두를 위해서”
시인은 재난의 시대를 살아가는 한 개인으로서 경험하고 목격한 것들을 기록하고 증언한다. 그 과정에서 역사가와 같은 사명으로 고통스러운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리면서도, 활동가와 같은 강렬함으로 희망을 노래한다. 따라서 그의 시들은 과거에 대한 심문이자 현재의 기록, 미래를 위한 증언이 된다.
이 책은 병 속에 담긴 메시지.
이 책은 하나의 편지.
(...)
시인은, 간직하는 이
유령들 & 이득들을,
우리의 악마들 & 꿈들을,
우리의 악몽들 & 희망들을.
그토록 끔찍한 빛 한 가닥을
간직하기 위하여. _‘선박의 적하목록’ 중
그러나 이 시집은 일기장 같은 개인적이고 일방적인 기록물이 아니다. 시인은 제목에서부터 시집 전반에 걸쳐 끊임없이 ‘우리’를 부르는데, 이때 ‘우리’는 시인이 속한, 어떤 구체적인 정체성을 가진 집단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을 칭하는 보편적 ‘우리’다. 시인은 마치 증인대에 선 증인처럼 자신의 자리에서 바라본 팬데믹 시대의 아픔, 절망, 상실,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우리 모두를 시 속으로,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고 기록하는 작업 속으로 초대한다. 그리고 슬픔에 빠진 우리를 일으켜 세우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행동을 촉구한다.
우리는 낱말을 방주에 넣는다.
그 외에 그걸 어디다 두겠나?
우리는 계속 말하고/쓰고/희망하고/살고/사랑하고/
싸운다.
다시 말해, 우리는 재난 너머를 믿는다.
(...)
손으로만
무장한 우리는,
열려 있지만 비어 있지 않다,
피어나는 어떤 것같이.
우리는 내일로 걸어 들어간다,
이 세상 외 그 어떤 것도
지니지 않은 채. _‘우리가 지닌 것’ 중
지워져온 목소리들을 발굴하여
공감과 연대로 이어 붙인 콜라주
시인이 서 있는 자리, 속한 집단이 보편으로 뻗어 나가기 쉬운 곳에 위치해 있는 것은 아니다. 어맨다 고먼은 청각처리장애를 가진 젊은 흑인 여성이다. 자신을 활동가로 정의하기도 하는 만큼, 시인은 외면당하고 배제되어온 소수자들이 이처럼 위태로운 시절에 겪는 어려움과 고통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다양한 소수자들의 모습과 목소리를 시에 담는다. 스페인 인플루엔자 때와 지금 팬데믹 시대에 차별받은 유색인종의 사람들, 에이즈 환자들, 탄압당한 미국 선주민들, 이런 세상을 물려받아야만 했던 젊은 세대와 우리가 물려줄 세상을 살아야만 하는 미래 세대. “이 시집은 역사가 갈라놓은 벽들에 대한 고발이며 인류가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착취한 땅과 생명과 여린 호흡들을 향한 사랑이고 돌봄이다”(옮긴이의 말).
하, 너무 고통스러워서
이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시는 다른 누군가가 아닌
우리 자신에 대한 것이었다고. 이제
우리는 알아, 시는 둘 다를 위한 것이었다고-
타자화된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었다고.
(...)
존재의 가장자리로 내몰려 가두어지는 건 소외된 이들의 유산이다. _‘_____[가로막혀서]’ 중
그러나 시인은 소수자와 약자에게 더 가혹한 현실에 분노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 현상을 포착하여 기록하고, 그런 혐오가 직접적으로 그 대상이 되는 약자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갉아먹고 있음을 지적하며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리 목표는 보복이 아니라 회복”이 되어야 한다는 구절에서 알 수 있듯이, 부조리에 대한 시인의 분노는 혐오자를 향하는 대신 우리 모두의 치유를 위한 강한 의지로 치환되어 나타난다. 시인의 소수자성은 같은 소수자를 향하는 연민과 공감으로, 또 억압당하는 위치에 있기에 더 절실히 느끼는 연대에 대한 열망으로 뻗어 나가, ‘우리’ 모두를 크게 감싸 안는다.
우리의 사람들,
우린 당신을 데려가 소유하고 & 야단치게 한다,
사랑하고 & 변화하게 한다,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숨결이 우릴 갈라놓을 때까지.
(...)
우리가 서로서로 만들어나갈
우리 & 모두를 그려본다:
벌어진 상처처럼,
우리 얼굴이 축축하게 빛나고,
새로이 만들어진 우리 자아들의
불꽃에 눈이 부셔.
진실은: 하나의 세계가, 경이로 가득 차,
계시로 생생하다. _‘한 나라의 진실’ 중
지금 우리가 이 시들을 읽는다는 것
코로나19 사태는 전 세계를 겪어본 적 없는 고립과 연결의 역설적인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우리는 물리적으로 서로에게서 격리되었지만, 이 지구 위에서 살아가는 인류가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임을, 서로의 운명이 밀접하게 얽혀 있음을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동시에 질병에 대한 공포, 서로를 배척하면 안전해질 수 있다는 그릇된 생각은 혐오를 불러왔다. 시인이 미국에서 목격한 폭력, 분열, 혼란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회복의 길은 배척과 혐오가 아니라 연대와 사랑이라는 시인의 메시지는 지금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희망의 빛이 되어줄 것이다.
우리는 빛 속에서 발화하는 게 아니라 빛이 부족한 데서 발화한다,
상실 속에서 사랑하는 법을 정말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혼란 속에서, 우리는 선명함을 발견할 것이다.
고통 속에서 우리는 연대를 찾아야 한다.
(...)
인류가 그 짐들을 어떻게 용감하게 안는지 지켜볼 거다,
또 우리를 친절한 인간으로 만드는 순간들도.
매 아침이 용기 있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우릴 보게 될 것이다;
싸움이 끝나기 전에 그 빛을 세심히 살피는.
이게 끝나면, 우리는 다정히 웃으며 마침내
시련의 시간 끝에 우리가 최고가 된 것을 보게 될 거다. _‘아침의 기적’ 중
기본정보
ISBN | 9791167372055 |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09월 13일 | ||
쪽수 | 248쪽 | ||
크기 |
149 * 217
* 20
mm
/ 518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번역서)명/저자명 | Call Us What We Carry/Gorman, Amand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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