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의 이해’를 통해 배우는 세계 속의 나와 우리!
-노벨 경제학상 수상 폴 크루그먼 《지리경제학》 역해자의 재미있는 지리 이야기!
세계는 어떻게 다르고, 왜 비슷한가?
해외 여러 나라나 지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쉽게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을 제공하려는 목적에서 《지리의 이해》를 쓰게 되었다.
“세계는 어떻게 다른가?”
이 질문은 지역연구에서 다룰 법한 전형적인 질문으로 특정 국가나 지역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행동에 작동되는 원리에 대해 살펴보자는 의미이다.
“세계는 왜 비슷한가?”
이 질문은 지역연구에서 다루는 질문으로는 의아하게 들릴 수 있는데, 우리는 세계 여러 나라와 지역들에서 나타나는 사람들의 행동이 외양으로는 달라 보여도 그 기저에는 공통으로 작동되는 간단한 원리가 있는지, 있다면 그게 무엇인지 알아보자는 의미이다.
- 〈들어가며〉 중에서
2) 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개정판)
폴 크루그먼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 이론을 일반 독자들에게 설명하는 책
- 국내에 지리경제학을 소개하는 첫 책이자 최적의 입문서라 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표적 경제학자 중 한 명인 폴 크루그먼은, 국내 일반 독자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1997년 발생한 아시아 외환위기를 사전에 예측하면서 국내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뉴욕타임스〉의 고정 칼럼니스트로서 현실 경제 문제에 대한 예리한 진단과 함께 정부 정책에 대한 날선 비판을 하는 그는, 스스로를 ‘현대적 진보주의자’로 부르며 현실 문제에 적극 발언하는 실천적 지식인이다. 크루그먼은 재화와 노동시장의 불안정성을 전제하며 정부 당국의 일정한 개입을 정당화하는 신케인즈주의자로 분류되고 있다.
크루그먼의 책은 국내에 20여 종 번역되어 있으나 정작 그가 어떤 성과를 인정받아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의 이론이 규모의 경제와 소비자 선호의 다양성을 바탕으로 무역의 패턴과 경제활동의 지리적 분포를 설명하였다는 게 당시 수상의 이유였고, 그것이 이 책 《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의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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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 저자 | 출시일 | 쪽수 | 크기/중량 (mm/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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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이해 | 이윤 | 2022.07.29 | 336 | 138 * 205 * 19 mm / 451g |
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 | 폴 크루그먼 | 2021.09.10 | 244 | 152 * 226 * 20 mm / 466g |
작가정보
인천테크노파크 원장, 한국산업은행 사외이사, 한국무역학회 부회장을 역임하였다. 30여 년 전 산업연구원에서 해외지역에 관한 연구를 시작한 이래 대학에서도 줄곧 〈해외지역연구〉를 강의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지리경제학〉도 개설하여 강의하고 있다.
현재 인천대학교 무역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역해서로 《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이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를, 그리고 미국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인지심리학으로 박사를 취득하였다. 부산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에서 심리학과 교수로 근무하고 정년퇴직하였다.
저서로 《사고 : 추리, 판단, 결정》, 《인지심리학(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 《인지심리학(공역)》, 《행동과학을 위한 통계학(공역)》 등이 있다

2008년 50대 중반의 이른 나이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진보파 경제학자. 신무역 이론을 개척한 뛰어난 경제학자로서 상아탑의 경계를 넘어서 사회적 여건의 개선에 직접 영향을 미치려고 노력하는 실천적 경제학자이기도 하다. 1953년 미국 뉴욕주의 주도인 알바니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979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교수가 되었으며 스탠포드대학, 예일대학 및 런던경제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에서도 강의하였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뉴욕시립 대학 대학원의 경제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뉴욕타임스〉의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크루그먼이 한국에서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1997년에 발생한 아시아 외환위기 때이다. 크루그먼은 1994년 〈포린 어페어스 Foreign Affairs〉에 발표한 논문 〈아시아 기적의 신화〉에서 아시아 신흥공업국들의 급속한 경제발전이 기술과 제도의 발전을 통한 생산성 향상 없이 노동과 자본 등 생산요소의 투입에 의존한 것이어서 곧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그의 예견은 불과 3년 만에 현실화되었다. 1997년 12월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하였다.
크루그먼의 예견은 당시 세계경제 질서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에 따라 국가 간에 재화뿐 아니라 생산요소의 이동 또한 더욱 자유화되는 과정에서 취약한 경제 체질의 국가들이 그에 수반된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이 책 《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의 모태인 아이스켄스 강좌의 강연을 요청받을 당시 크루그먼이 먼저 생각했던 주제가 바로 ‘국제 요소의 이동성’이었을 정도였다. 강좌 당시 유럽연합의 출범이 임박했었는데, 크루그먼은 유럽에서 경제활동에 대한 규제자로서 개별 국가의 영향력이 크게 감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특히 생산요소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져올 파급효과에 주목했다. 국제간 요소의 이동성을 자신의 주된 관점인 불완전경쟁과 규모의 경제에서 살펴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크루그먼은 스스로를 ‘현대적 진보주의자’로 부른다. 〈뉴욕타임스〉의 그의 블로그 명인 ‘진보주의자의 양심’(The conscience of a Liberal)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이는 2007년 발간된 그의 저서명이기도 하다. 이 저서는 20세기 미국의 부와 소득 격차의 역사를 다루는데, 20세기 중반 어떻게 빈부 격차가 크게 줄었다가 지난 20년간 크게 확대되었는가를 설명한다. 2003년 출간한 《대폭로 The Great Unraveling》에서 1990년대 미국 신경제기에 소득 불평등이 확대되었음을 지적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진보주의자의 양심》에서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빈부 격차의 감소와 1980년대부터 2000년까지의 빈부 격차의 확대 모두에 있어서 정부 정책이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며, 빈부 격차를 확대하도록 만든 정책을 편 부시 행정부를 비판한다. 그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공적의료보험에 보다 예산을 많이 투입하고 국방비를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신뉴딜 new New Deal’ 정책을 제안한다. 그는 재화와 노동시장의 불완전성을 전제하며 정부 당국의 일정한 개입을 정당화하는 신케인즈주의자로 분류될 수 있다.
2012년에는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불황을 당장 종식하라! End This Depression Now!》를 출간한다. 그는 재정감축과 긴축정책 수단들이 경제를 순환시키고 취약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자금 흐름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소비할 수 없고 충분한 소비가 없으면 시장은 지탱될 수 없으며, 대량 실업이 존재하면 충분한 소비가 가능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공공 부문을 통해서건 민간 부문을 통해서건 경제를 자극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할 경우 불가피하게 경제불황이 지속될 뿐 아니라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주장하는 그의 입장은 한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2016년 한국에서 진행된 컨퍼런스에서 크루그먼은 “전 세계 경제는 현재 경기부양 정책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재정적인 여력이 높기 때문에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지출 비중이 OECD 국가 중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라면서 “사회지출을 늘림으로써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 서민들의 생활수준을 높여 결과적으로 성장을 진작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크루그먼은 학자로서 그간 20여 권의 학술서, 교재 및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한 책을 출간하였고, 200여 편의 학술 논문을 발표하였다. 또한 〈뉴욕타임스〉와 〈포춘 Fortune〉을 비롯한 대중적 신문과 잡지에도 수백 편의 칼럼을 기고하며, 현실 문제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그는 해설자로서 국제무역을 비롯하여 소득분배, 조세, 거시경제학, 보건, 사회 및 정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에 걸친 이슈들을 다루어 왔다.
목차
- [ 지리의 이해 ]
머리말 : 지리를 넘어서
들어가며 : 지리의 이해 : 세계는 어떻게 다르고, 왜 비슷한가?
제1부. 세계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1장 해외지역연구 방법론
1. 개요
2. 일반성과 특수성
2장 특수성의 기저요인
1. 자연지리 요인
2. 인문지리 요인
3. 문화와 문화이론
제2부, 세계는 어떻게 다른가?
3장 자연지리 요인에서 비롯되는 특수성
1. 중국의 남방과 북방, 베트남과 한국의 지역 : 지형과 기후에서 비롯되는 지역 차이
2. 인도와 동남아의 수식문화 : 식생의 차이로 인한 먹는 방법의 차이
3. 한·중·일 젓가락의 재질과 길이 : 식생에서 비롯된 식탁문화 차이
4. 미국과 이탈리아 : 식생에서 비롯되는 비만도 차이
5. 미국에서 신발은 옷 : 지리와 기후에 맞춘 교통수단과 주거시설
6. 미국 여대생의 픽업트럭 : 지리에 대한 적응에서 비롯된 자동차 문화
7. 미국엔 인도가 없다 : 지리의 영향으로 인한 도로 구조
8. 8백만 신의 나라 일본 : 자연재앙에서 비롯된 종교
4장 역사와 제도에서 비롯된 특수성
1. 미국의 총기 소유 : 역사적 우연과 제도에서 정착된 안전 문화
2. 지중해의 망루와 미로길 : 누적된 역사적 우연의 결과로 형성된 도시 형태
3. 지중해의 인질 비즈니스 : 역사적 우연과 경제성이 만든 비즈니스
4. 좌측통행 대 우측통행 : 역사적 우연과 경로의존성에서 형성된 통행 문화
5. 미국의 홈리스와 자선 문화 : 주택금융·사회보장 제도와 기부문화
6. 미국의 입양문화 : 제도와 관습에서 비롯되는 보육문화
7. 카페 천지 한국 : 역사적 전통과 가옥 구조가 이끌어 낸 사교문화
8. 일본 자동차의 성공 비결 : 관습의 영향에서 비롯된 틈새
5장. 문화특성에서 비롯된 특수성
1. 유럽인은 운동화 신고 출근해 구두로 갈아 신는다 : 맥락문화와 직장의 의미
2. 일본의 혼네와 다테마에 : 단시일에 고치기 어려운 역사적 경험의 산물로서의 고맥락문화
3. 미국의 수평적 조직 구조와 CEO 위상 : 실용성을 중시하는 저맥락문화의 조직 구조
4. 미국의 높은 이혼율과 트로피 와이프 : 개인주의 문화와 결혼문화
5. 한국의 길거리 응원 : 집합주의 문화의 절정
6. 미국 식당의 팁 : 제도와 불확실성의 수용에서 비롯된 서비스문화
7. 카카오톡과 WeChat(微信) : 불확실성 수용 정도와 소셜미디어
8. 미국과 한국의 화장실 공간 구조 : 보여지는 것에 대한 수용성의 차이
제3부. 세계는 정말 다를까?
6장 상식 깨기 : 일반성으로 해석해 보기
1. 중국의 짝퉁 문화 : 지역의 특수한 문화인가, 경제발전 단계의 과정인가?
2. 인도 카스트제도
3. 중국의 꽌시(关系) : 그들만의 비즈니스 관행?
4. 인도엔 화장실이 없다?
5.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개는 식구? : 같으면서 다른 역할
6. 한국에서 신뢰사회의 어제와 오늘
7. 일본, 한국, 중국의 올림픽 개최 : 한국의 20년 후 청사진과 20년 전 복사판
8 코리안 타임 : 어제의 한국
★잠깐만! 역사적인 사건에 적용해보기
- 임진왜란 :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광기의 산물일까?
제4부. 문화와 비즈니스, 그리고 한국은?
7장. 문화와 비즈니스의 조합
1. 문화가 유사하면 무역과 비즈니스는 잘될까?
2. 인도인은 모텔업, 한국인은 세탁업 : 동업문화 대 벤처문화
3. 일본이 사회주의, 중국이 자본주의 길을 갔다면?
4. 문화적 특성으로 본 일본 사회의 현재와 미래
5. 한국, 신뢰사회로의 여정은 자연스러운가?
6. 한국,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다 : 공정사회로의 험난한 여정
나가며 : 특수성의 기저요인과 지역 차이의 유관성에 대해 생각해보기
참고문헌
[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
주최자 서문
저자 서문
역해자 서문
역해자 해설
일러두기
1장 중심과 주변
1 지리 : 왜 그렇지 않은가 그리고 왜 그러해야 하나
2 미국 제조업 벨트 사례
3 지리적 집중 모형
4 변화 과정
5 우리는 어디에 서 있나
2장 지역화
1 산업 지역화의 원천
2 일부 경험적 증거들
3장 지역과 국가
1 국가란 무엇인가
2 지역화와 무역
3 다시, 중심과 주변
4 지리와 유럽의 주변
5 맺음말
부록
참고문헌
색인
책 속으로
[지리의 이해]
반도는 말 그대로 ‘반은 육지이고 반은 섬’이기에, 양자의 중간에 속하는 성향이 강해서 좋게 말하면 유연성이 뛰어나고 나쁘게 말하면 쉽게 돌변한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대륙 사람들은 선이 굵다든지, 섬나라 사람들은 얄팍하다든지, 혹은 한국과 이탈리아 같은 반도 국가들은 쉽게 변하는 성향이 있다든지 하는 얘기들은 이와 맥락이 닿아있다고 볼 수 있다.
*
역사적으로 우연한 사건이 사회·경제 환경에서 누적적인 인과관계를 낳으면서 새로운 특수성을 낳는 경우도 종종 있다. 미주 대륙과 같은 신대륙의 경우, 이주민들은 갑자기 당면한 사회경제적 조건 속에서 새로운 삶을 꾸려나가야 했다. 사회경제적 환경의 변화는 사람들의 삶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이런 것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누적적 인과관계를 만들어 하나의 문화로서 고착되면 다른 지역과는 확연히 다른 특수성을 낳을 수도 있게 된다.
*
인문지리 요인과 분리해서 문화와 문화이론을 따로 두는 이유는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명시적인 문화와 암묵적인 문화를 구분하기 위해서이다. 앞서 인문지리 요인으로 살펴보았던 역사와 제도 등은 넓은 의미의 문화의 한 부분인데, 명시적인 성격이 강하다. 제도가 잘 습득되었다면 의식하지 않고도 그 제도에 맞는 행동을 할 수도 있지만, 제도를 의식하며 행동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제도 등은 명시적인 문화라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우리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암묵적인 문화도 있다.
*
한국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일찍이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중기의 대표적 지리학자 이중환은 자신의 명저 《택리지》에서 지리와 인심이 서로 관계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즉, 조선에 대하여 “동쪽과 남쪽, 서쪽이 모두 바다이고, 북쪽 한 길만이 여진의 요동 심양과 통한다. 산이 많고 들이 적으며, 백성은 유순하고 부지런하지만 도량과 기상이 좁다”고 평가한다.
나아가 조선의 영역을 팔도(八道)로 구분해 팔도 지역별로 그 역사와 지세 및 인물에 대하여 논한 뒤, 그에 따른 해당 지역 사람들의 특성을 ‘인심’이라는 표현으로 개관하였다. 이중환이 개관한 지역별 인심 중에는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 면도 있고, 지역적 특성을 사람들의 성격에 과도하게 일반화시킨 면이 있어서 동의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하지만 지역적 특성과 사람들의 행동 방식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충분히 시사한다. 한국에서도 지역 간에 사람들의 행동 방식이 다르다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사례들은 서로 다른 위도, 지형 및 기후 조건들의 차이로 인하여 지역이 나누어지고, 사람들의 식문화, 주거문화, 경제활동 및 인심 등이 달라지며 그 영향이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옴으로써 한 나라 내에서도 지역 간에 사람들의 행동에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음식을 먹는 방법은 나라나 지역마다 차이가 크다. 지리적 위치와 기후 등에 따라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먹거리가 다르니까 음식을 먹는 방법이 다를 수 있다. 식문화는 크게 음식을 손으로 집어 먹는 수식(手食)문화,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이용하는 젓가락(箸食)문화, 그리고 나이프, 포크 및 스푼을 쓰는 문화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리에겐 깨끗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수식문화가 4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포크문화와 젓가락 문화는 각각 30%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중 젓가락은 한국과 중국, 일본, 베트남, 싱가포르 및 몽골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다. 특히 한국, 일본 및 중국 세 나라가 젓가락문화 인구의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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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사람이 차를 타지 않고 도로를 가는 경우는 조깅을 할 때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조깅을 할 때 차와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것이 아니라 차와 반대 방향으로 달리도록 교육을 받는다. 차와 사람이 마주 보고 달려야 서로 피해서 가기 쉽기 때문이다. 차와 사람이 같은 방향으로 달리다가는 상대방의 의중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나라가 워낙 넓다 보니 자동차가 발명되고 널리 보급되는 데 매우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었고, 사람들은 대부분 자동차로 이동하게 되었다. 그리고 도로도 인도가 없는 독특한 양상으로까지 발전하게 된 것이다. 이 사례는 지리적인 이유 때문에 채택하게 된 교통수단의 차이에서 도로의 구조가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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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적으로 인접해도 역사, 제도 및 관습이 다를 수 있다. 미국의 총기 소유, 지중해의 망루와 미로길 및 인질 비즈니스, 좌측통행 대 우측통행, 미국의 홈리스와 자선문화 및 입양문화, 그리고
한국의 카페 문화 등의 사례를 통해 이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차이는 비즈니스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일본 자동차의 성공 사례에서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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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생물지리학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명저 《총, 균, 쇠》에서 인류는 안정적인 동물 식량을 확보하기 위하여 야생 상태의 동물을 가축화해 왔다고 주장하였다. 동물을 가축화하는 데에는 필수적인 조건들이 있는데, 그 가운데 한 가지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가축화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를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에서 나오는 첫 문장, 즉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를 인용하여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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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리적으로 볼 때 대부분 지역이 따뜻한 기후대에 속하며 강수량도 많다. 자연히 쌀 재배에 유리하여 농업 생산성은 매우 높았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일본의 높은 농업 생산성은 많은 인구를 부양할 수 있게 하였고, 당시의 주력 산업이 농업이었던 만큼 이는 높은 경제발전 수준을 가능케 했을 것이다. 따라서 많은 인구와 높은 경제발전 덕분에 경제 규모도 세계적 수준이었다고 추론해 볼 수 있다.
게다가 당시 국제경제에서 지금의 달러화처럼 국제적으로 유통되는 화폐는 백은이었다. 일본은 양질의 은광이 많아서 이를 개발하여 16세기 말에는 세계 백은 생산량의 1/4~1/3을 차지하였다. 오늘날의 용어로 말하자면 달러화와 같은 경화를 찍어내는 데서 얻는 시뇨리지(seigniorage) 이득까지는 아니더라도 엄청난 국제 구매력을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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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최초의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칠레와의 관계가 대표적 사례에 속한다. 칠레는 지리적으로 볼 때 지구의 거의 반대쪽에 위치하므로 한국과 유전적으로 섞이거나 생활권에서 겹치지 않는다. 문화적으로 차이가 크다. 게다가 식생도 크게 다르고 산출물이 출하되는 시기도 반대여서 상호 경쟁적이라기보다는 보완적이다. 차이가 서로에게 방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익이 되니까 무역을 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책을 집행하는 사람들의 입장으로는 정책 추진에 따른 부담도 줄어들게 되니 반대할 이유도 별로 없다.
문화는 일반적으로는 서로 유사한 나라에서 무역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작용하지만, 때로는 문화의 차이가 오히려 무역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서 양면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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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적 욕구’나 ‘안전 욕구’는 생존과 직결되는 욕구이어서 욕구의 존재 자체는 지역이 다르거나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변할 수 없으며, 경제발전 단계가 낮아 절대빈곤에 처해 있다고 해도 충족되어야 하는 기초적인 욕구이다. 그러다 보니 그 욕구를 충족시키는 구체적인 대상이 상당 부분 특정 지역의 자연지리 요인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애정과 사회적 소속 욕구’, ‘존중 욕구’, 그리고 ‘자아실현 욕구’는 성격이 좀 다르다. 이들 욕구는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드러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경제발전 단계가 일정 수준에 도달해서 먹고 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 존중 욕구나 자아실현 욕구는 강하게 표출될 가능성이 있다.
지역에 따라 역사나 문화특성이 다르기에, ‘애정과 사회적 소속 욕구’, ‘존중 욕구’ 및 ‘자아실현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대상이나 활동 역시 지역이나 시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나라마다 애정 표현 방식이 다른 것이 한 예이다.
[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
지리경제학은 통일 후 북한의 산업입지를 결정할 때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지리경제학은 어떠한 경우 경제활동의 집중이 발생하는가를 잘 설명하고 있으며, 한번 경제적 집중이 발생하면 경로의존성에 의하여 지속되는 경향이 있음도 말하고 있다. 산업입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서 이보다 나은 이론은 아직 없다.
*
아직까지도 우리는 주변에서 지식을 권력과 재물의 획득을 위한 수단으로만 여기는 소위 전문가들을 적잖게 볼 수 있다. 그들은 “책중재미인(冊中在美人) 책중재부귀(冊中在富貴)” 식의 전근대적 학문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경제의 옹호자를 자임하다가도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경영권의 편법승계를 정당화하는 경제학 교수나, 노동조합의 경제적 역할을 역설하지만 조직화하기 어려운 비정규직 노동자의 열악한 조건에는 입을 다무는 경제평론가는 모형에 기반하여 사고하는 훈련된 이코노미스트가 아니다.
이 책을 차분히 읽은 독자들이 난무하는 경제논설의 옥석을 구분하는 기준을 얻게 된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상식이 통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따르는 건전한 사회를 여는 데 밑받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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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지리경제학을 정책의 원리로 내세운 대표적인 사례가 참여 정부의 클러스터론이다. 대학, 공장 및 기관을 클러스터로 묶어서 수확체증의 환경을 만들고 그 결과 국토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었다. 클러스터 만능주의가 만연하고 전국 방방곡곡은 온갖 유형의 클러스터로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나 산업에 영감을 줄 만한 인재가 모여 있는 대학은 찾기 어려웠고, 수도권의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새로운 산업에 종사하는 인력이 증가한 곳이 드물다. 현실을 도외시하고 이론을 도식적으로 적용한 결과는, 안타깝게도 수용된 용지에 만들어진 텅 빈 공단과 풀린 자금으로 발생한 수도권의 주택가격 급등이었다.
*
지리경제학은 한국의 산업입지 정책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한국에서 지난 수십 년간 산업입지 정책의 근간은 정부에 의한 산업단지의 조성이었다. 하지만 산업단지의 입지 결정 과정을 보면, 과연 왜 그렇게 하였는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는 곳도 적지 않다. 게다가 적지 않은 산업단지들이 유력한 정치인들의 정치적 계산에 의하여 조성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한 결정들은 지리경제학이 주장하듯이 경로의존성으로 인하여 경제활동의 분포에 조성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영남지방의 산업 집중은 식민지 시대 일본과의 인접성 내지는 일본의 입장에서, 결국은 대동아공영권의 건설을 배경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것이 분단되고 중국과의 교역이 단절된 해방 이후 한국 전체의 관점에서도 여전히 바람직한 것이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 들어선 정권은 이를 확대하도록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수송체계를 심화시킴으로써 경로의존성이 유지되었다. 이는 영남과 호남 간의 과도한 경제활동의 격차로 드러났다. 영남권에 한번 형성된 경제적 집중은 그 이후 호남권에 도로와 철도 등 수송망이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바뀌지 않는다. 이는 비단 경제 문제일 뿐 아니라 정치 갈등의 요인으로 자리 잡으면서 우리 사회에 크나큰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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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경제학은 수송망 체계 건설에 있어서 합리적 기준을 제공한다. 최근 영남권 신공항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대구권과 부산권의 갈등은 수송망 체계의 확보와 그에 따른 수송비 절감이 가져다주는 경제적 이득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공항 입지의 선택조차 합리적 기준이 없을 경우 사회적 비용이 크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공항 건설에 따른 개별 지역 수준의 비용편익 분석만으로는 당사자들의 이해관계 상충을 제대로 조정하기 어렵다. 이보다는 국민경제 전체의 관점에서 이러한 수송망의 건설이 경제활동의 분포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고, 그 결과 초래될 경제활동의 집중이 바람직한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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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은 전통적 국제경제학이 공간을 무시함으로써 분석 대상인 국가를 무차원의 점으로 간주한다고 비판한다. 국제경제학이 공간을 무시하는 일은 통상적으로 규모에 대한 수확불변과 그에 따른 완전경쟁 시장을 가정하는 것과 관련이 깊으며, 이를 벗어나려면 공간 간의 차별성을 전제로 한 수확체증과 그에 따른 불완전경쟁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경제활동의 분포(지리)에서 드러나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특정 지역에 경제활동이 집중되는 것인데, 이는 그만큼 그 지역에 수확체증이 만연한 데 따른 것임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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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은 유럽연합의 출범에 즈음하여 유럽의 주변부가 맞이한 냉정한 현실을 설명하고 장기적 전개와 발전에 대하여 전망한다. 2017년은 흔히 유럽연합의 모태라고 부르는 로마조약이 1957년 체결된 지 60년이 되는 해이다. 영국의 이탈로 분열 위기를 맞은 유럽연합의 현실을 20여 년 전에 예견한 크루그먼의 예리한 통찰력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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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동의 지리학(geography of economic activity)에서 가장 현저한 특징은 무엇인가? 간략히 말하면 집중이다. 미국을 생각해보자. 이 방대하고 비옥한 땅에서 대부분 인구는 대서양 해안과 오대호 유역에 살고 있다. 이러한 벨트 안에서 사람들은 한 줌에 불과한 상대적으로 조밀하게 인구가 밀집한 도시 지역에 더욱 집중되어 있다. 이 도시 지역은 고도로 특화되어 있으며 그 결과 다수 산업의 생산은 공간적으로 현저하게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생산의 지리적 집중은 일종의 수확체증의 영향이 만연해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이다.
출판사 서평
[지리의 이해]
■ 우리는 ‘지리’를 통해 무엇을
, 어떻게 배울 것인가?
폴 크루그먼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 이론을 일반 독자들에게 설명하는 책 《폴 크루
그먼의 지리경제학》을 번역하고 해설한 이 윤 인천대학교 무역학부 교수와 인지심리학을 전공하고 성균관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정년 퇴임한 도경수 교수가 함께 펴낸 《지리의 이해》는 ‘세계는 어떻게 다르고, 왜 비슷한가?’라는 부제에서 엿볼 수 있듯이 지리를 알면 세상을 좀 더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
저자들은 《지리의 이해》〈머리말〉에서 이 책의 집필 의도를 세 가지로 요약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목표는 일반인들이 해외지역에 대해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다. 어떤 대상에 대해 심층적으로 이해하려면 이해의 틀이 있어야 하는데, 이해의 틀은 궁극적으로 자기가 만들어야 한다. 이때 누군가가 틀을 알려주고, 내용이 친숙하며, 스스로 확인해볼 수 있으면 그 과정이 훨씬 쉬워진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세 가지에 주안점을 두었다.
첫째, 여러 지역을 아우르는 일반적이고 체계적인 틀을 제공하려고 하였다.
우리가 어떤 대상에 대해 심층적으로 이해하려면 전문가의 답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는 데 필요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관련된 사실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그 사실들을 체제화하는 틀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 책에서 해당 지역에 관한 사실들을 체제화하는 틀로 특수성과 일반성을 제안하였다. 특수성은 특정 국가나 지역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행동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지리나 기후와 같은 자연지리 요인, 역사와 제도로 대표되는 인문지리 요인, 그리고 홀과 홉스테드 등이 제안하는 문화특성의 세 가지 요인을 기저요인으로 설정하고, 이 요인들을 이용해서 설명하려고 하였다. 일반성은 여러 나라나 지역에서 사람들의 행동이 외양으로는 달라도 그 기저에는 공통으로 작동하는 원리가 있다는 것으로서, 경제발전 정도를 일반성의 원리라고 생각했다.
특수성의 기저요인들을 밝히면 그다음에 해야 할 것이 이 요인들이 어떤 행동에 관련되어 있는지 밝혀내는 일일 것이다. 우리는 마지막의 〈나가며〉에서 개인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매슬로의 욕구 이론을 이용하여 어떤 기저요인이 어떤 유형의 행동과 밀접하게 연관될 수는 있는지 설명해보려고 하였다.
둘째, 기존의 학술 서적들은 대부분 이론적이거나 실무적이어서 읽기가 쉽지 않았다.
이 책에서는 비교적 잘 알려진 사례들을 이용해서 흥미를 돋우고 평소 생각하던 것과 다른 방식으로 사례들을 살펴볼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 해소 욕구에 부응할 뿐만 아니라 읽는 재미를 더할 수 있게 하였다.
셋째, 이해를 돕는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는 기존의 틀을 이용하여 새로운 사례에 대해 예측해 보는 방법이다.
4부에서는 특수성과 일반성의 틀을 문화와 비즈니스, 그리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 적용해 보았다. 한국 사회의 곳곳에서 최근 들어 더욱 크게 불거져 나오고 있는 신뢰와 공정의 문제에 대해서도 진단하고 예측해 보려 하였다.
해외지역의 문화특성을 고려해서 지역별 특수성을 고려한 마케팅 전략 수립에 유용하게 활용되기를 바란다.
이 책은 비즈니스 현장에서 실용적 목적에도 부응하고자 하는데, 해외지역별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데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하는 틀로 이용할 수 있다. 특수성의 기저요인과 일반성의 두 측면을 고려하면, 특정 지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통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해외지역의 문화특성을 고려해서 지역별 특수성을 고려한 마케팅 전략 수립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은 총 4부에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차례만 봐도 이 책 전체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편집했다. 다 알고 있듯이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 저자들은 “세계는 어떻게 다른가?” “세계는 왜 비슷한가?”라고 끊임없이 묻고 답한다. 이 책을 통해서 해외 여러 나라와 지역에 대해서 알아보는 유익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더불어 ‘지리와 경제’ 분야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폴 크루그먼 지리경제학》도 함께 읽기를 권한다.
[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
■ 노벨상을 가져다준 이론적 업적을 일반 독자들에게 소개한 책
이 책은 크루그먼이 벨기에의 루벵가톨릭대학에서 강연한 것을 엮어서 펴낸 것이다. 당시 30대 말의 나이인 그는 지리경제학에 대한 이론을 정립한 상황이었고, 50대 중반에 노벨상을 가져다준 이론적 업적을 일반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강연을 한 것이다. 이 책이 크루그먼의 저서 중 그의 이론적 체계의 정수를 이해하는 데 적합한 이유이다. 크루그먼은 최근 국내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독자들이 읽기를 바라는 자신의 저서로 이 책을 꼽기도 했다.(〈조선일보〉 위클리비즈 2016년 10월 15일자)
지리경제학을 국내 최초로 소개
크루그먼은 이 책에서 자신의 연구 분야를 ‘경제지리학’(economic geography)이라고 부른다. 그가 말하는 경제지리학은 ‘공간에서의 생산 입지’ (location of production in space), 즉 상호 관련성 속에서 일들이 발생하는 장소에 관하여 탐구하는 경제학의 한 분야라는 의미이다. 경제지리학이 기존 경제이론과 무엇이 다른가 하는 점은 크루그먼이 서문에서 말한 대목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국제경제학에서는 자원은 완전하게 이동 불가능하지만 재화는 비용 없이 교역될 수 있는 세상을 기본사례로 삼는다. 그러면 모형을 수정하여 한편에서는 수송비용이나 비교역재를, 다른 한편에서는 이동 가능한 생산요소를 도입할 수도 있으나, 모형을 만드는 방식은 명백히 기본사례에 의하여 결정된다. 경제이론을 공부해본 사람은 누구나 모형의 유형이 그 내용을 거의 결정한다는 것을 안다. … 내가 끌린 것은, 생산요소들이 완전히 이동 가능하지만 재화 수송에는 비용이 발생하는 유형의 모형이었다. 달리 말하면 나는 국제무역이론이기보다는 고전적인 입지 이론(location theory)에 가까운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7쪽)
크루그먼의 획기적 연구 성과들이 나온 1990년대 초반 이후 학계에서는 그의 연구 주제와 방법론을 받아들여 현실에 적용하고 발전시킨 수많은 논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학계에 규모의 경제와 불완전경쟁, 그리고 공간과 수송비를 중시하는 새로운 조류가 흐르기 시작한 것이다. 크루그먼의 선구적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를 기존의 경제지리학과는 다른 관점에서 발전시켜온 연구자들은 자신들이 하는 연구 분야를 경제지리학과는 구별되는 ‘지리경제학’으로 부르고 있다. 크루그먼 이후 그의 이론이 계승, 발전되면서 새로운 학문인 지리경제학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구에서 지리경제학은 새로운 무역이론으로서 기존의 국제경제학과 경쟁하는 선도적인 학문 분야이다. 국제경제학에 공간을 도입하고 공간에서 발생하기 마련인 수송비의 중요성을 부각시켰을 뿐 아니라, 수확체증이 존재하는 가운데 불완전경쟁을 반영하는 산업내무역을 도입함으로써 기존 경제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리경제학이 아직 국내에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이유는, 아직 국내에 생소하고 관련 전문가 집단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국내에 지리경제학을 소개하는 첫 책이자 최적의 입문서라 할 수 있다.
클러스터에 대한 최적의 지침서
산업 클러스터(cluster)란 일정지역에 어떤 산업과 상호 연관관계가 있는 기업과 기관들이 모여 정보를 교류하고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는 산업집적 지역을 말한다.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단순히 비용절감을 주목적으로 기업 집단 입주지인 공단이 형성되었으나 입주업체간 교류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적다는 공단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조성된 것이 클러스터이다. 국내에서는 2003년 참여정부 들어 지역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역별로 클러스터 육성 정책을 편 이래 클러스터 만능주의가 만연하고 전국 방방곡곡은 온갖 유형의 클러스터로 이름 붙여졌다. 그런데 그 결과는 안타깝게도 수용된 용지에 만들어진 텅 빈 공단과 풀린 자금으로 발생한 주택가격 급등이었다. 과연 클러스터의 성공 요인과 원리는 무엇일까?
크루그먼은 도시 또는 도시의 작은 클러스터와 같이 보다 규모가 작은 지역 수준에서 나타나는 경제활동의 집중 현상에 주목한다. 특정 지역에 특정 산업이 집중하는 지역화가 그것이다. 지역화의 원천을 ‘노동시장 풀링’, ‘중간재 공급’ 및 ‘지식 파급’ 등 마셜의 삼위일체라고 불리는 규모에 대한 수확체증의 요인으로 설명한다. 이 책을 보면 실리콘밸리 같은 자발적 집적지가 어떻게 생성되는지, 미국의 제조업 벨트가 어떻게 성공적으로 조성되는지 그 원천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경제활동의 입지가 결정되는 원리를 설명하는 입문서이다. 또 국내에서 생산의 입지와 관련하여 만병통치약처럼 처방되면서도 개념이 뚜렷하기 않아 혼란을 초래하기도 하는 클러스터에 대해서도 최적의 지침서가 될 것이다. 경제활동이 활성화되고 유지되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어 산업입지 정책의 수립에도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다.
일반 독자를 위한 상세한 해설과 주석
이 책이 경제지리학의 입문서이지만 당초 경제학 지식을 갖춘 청중들을 대상으로 마련된 강좌를 묶어서 출간한 것이어서 일정 수준의 경제학 지식을 요구하는 대목도 있다. 역해자인 이윤 교수는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독자들이 겪게 될 불편을 해소하고자 50여 쪽에 달하는 긴 해설을 붙였고, 본문에서도 경제학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많은 역해자 주를 달아서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고자 하였다. 단순한 역자가 아니라 ‘역해자’라 붙인 이유이고, 156쪽에 불과한 소책자 판형인 원서가 244쪽에 달하는 신국판 번역본으로 탄생된 연유이기도 하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지리경제학이 이미 선도적 학문 분야로 자리 잡으면서 세계적인 출판사에서 교과서가 출간되고 있지만, 아직 우리말로 쓰인 전문서적 한 권 나오지 않은 국내 현실을 안타깝게 여긴 역해자 이윤 교수는 초고를 번역한 상태에서 수십 회 이상 독해하며 수정을 거듭해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인천대학교에서 국내 처음으로 지리경제학 강좌를 개설하여 강의를 시작한 전공자로서 부채의식을 덜기 위한 작업이어서 상세한 역해자 해설과 주석을 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전공 분야의 대표적 저서를 국내에 소개하는 작업은 도외시한 채 연구업적을 위한 논문 쓰기에만 전전긍긍하는 학계 풍토를 되돌아보게 된다.
기본정보
ISBN | 9791191215533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08월 19일 |
쪽수 | 580쪽 |
크기 |
188 * 227
* 70
mm
/ 1189 g
|
총권수 | 2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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