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 살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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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60,000편 가운데 고른 할머니들의 인생시 100편
풀꽃 시인 나태주의 옷깃을 여미게 한 ‘눈부신’ 시편들!
해마다 전국의 성인 문해교육 교실에서는 그곳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쓴 시들을 모아 ‘전국 성인 문해교육 시화전’(교육부·국가평생교육진흥원 주관)에 출품한다. 2012년부터 시인, 영화감독 등 다양한 분야의 심사위원들을 모셔 본격적으로 100여 편의 수상작을 선정해 왔다. 해마다 6,000여 편 이상의 작품을 모아 수상작을 선정한 지가 올해로 꼭 10년째다. 『일흔 살 1학년』에 수록한 시들은 지난 10년을 두고 쌓아 온 문해교육 시화전 수상작 1,278편을 모아 다시 한번 가려 엮은, 왕중왕전의 결과물이다.
작가정보
이 책은 나이 칠십이 넘으신 어른들이 쓴 시 100편을 모은 시집입니다. 그렇다면 7,000년의 세월이 담긴 책이 되겠네요. 아, 세상에 이런 책이 어디 있을까요! 이야말로 인생 파노라마요 시작품의 현란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글을 깨쳐 마음의 어둠에서 벗어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다시는 어둠에 갇히지 말고 밝고 환한 세상을 살면서 마음속 느낌이며 생각을 자주 시로 표현해 보시 어요. 어느 사이 한 분씩 이 땅의 참 좋은 시인으로 거듭나시는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엮은이의 말」에서

1945년 충남 서천에서 출생했고, 1963년 공주사범학교 졸업했다. 1964년 초등학교 교사로 부임을 했고, 2007년 공주 장기초등학교 교장으로 43년간의 교직생활을 마감했고,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하였고, 1973년 첫 시집 『대숲 아래서』를 출간한 이래 『막동리 소묘』, 『산촌엽서』, 『눈부신 속살』, 『시인들 나라』, 『황홀극치』, 『세상을 껴안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등 35권의 개인 시집을 출간했다. 산문집으로는 『시골사람 시골선생님』, 『풀꽃과 놀다』, 『시를 찾아 떠나다』, 『사랑은 언제나 서툴다』, 『날마다 이 세상 첫날처럼』 등 10여 권을 출간했고, 동화집 『외톨이』(윤문영 그림), 시화집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너도 그렇다』, 『너를 보았다』 등을 출간했다. 이밖에도 사진시집 『비단강을 건너다』(김혜식 사진), 『풀꽃 향기 한줌』(김혜식 사진) 등을 출간했고, 선시집 『추억의 묶음』, 『멀리서 빈다』, 『사랑, 거짓말』, 『울지 마라 아내여』 등을 출간했으며, 시화집 『선물』(윤문영 그림)을 출간했다. 흙의 문학상, 충청남도문화상, 현대불교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시와시학상, 편운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고운문화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충남문인협회 회장, 공주문인협회 회장, 공주녹색연합 초대대표, 충남시인협회 회장,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공주문화원장과 충남문화원연합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4년부터는 공주에서 ‘나태주풀꽃문학관’을 설립·운영하며 풀꽃문학상을 제정·시상하고 있다.
1982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 『현대시』로 문단에 나왔으며, 시집 《없음의 대명사》, 《나는 이름이 있었다》, 《왼손은 마음이 아파》, 《유에서 유》,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호텔 타셀의 돼지들》, 청소년 시집 《마음의 일》, 산문집 《다독임》, 《너랑 나랑 노랑》 등이 있다. 대산문학상, 현대시작품상, 구상시문학상, 박인환문학상을 수상했다. ‘작란(作亂)’ 동인이다.
작가의 말
못 배운 것이 한이 되어서 불쑥 쓴 것이 그렇게 됐어요. 내가 그놈의 시를 써야겠다 하고 깊이 생각한 것이 아니고 내가 살아온 게 까막눈이라 그 이야기를 썼는데, 아이고, 그게 시가 될 줄 몰랐지.
―「도로 까막눈」을 쓴 신정득(79세) 님
어떻게 한 번에 써. 쓰고 고치고, 쓰고 또 고치고……. 이래야 맞나 저래야 맞나, 금방 못 쓰고 만날 고쳤어. 시를 쓸 때는 내가 살아온 이야기라 옛날 일이 생각나서 마음이 좀 우울했지만 다 쓰고 나니까 기분이 좋았지!
―「나를 들키고 싶지 않았다」를 쓴 김금례(78세) 님
오래오래 문해학교를 다니고 싶었는데 건강이 나빠졌어요. 건강해지면 언제 든 다시 학교에 가고 싶습니다. 힘들어도 계속하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할 수 있었어요. 여러분도 몸과 마음이 건강할 때 공부를 하면 뭐든 좋아질 거예요.
—「아이스께끼」를 쓴 김순신(80세) 님
글을 모를 땐 차도 잘 못 탔는데 이제는 어딜 가도 떳떳하고 자신감이 있어요. 내가 아프고 죽는다고 해도, 팔십이 넘어도 공부하러 다닐 거예요. 용기 내서 배우니까 마음이 더 젊어진 것 같고 좋아요. 시방은 손자가 뭐 물어보면 “야, 거기 받침이 들어가야지.” 하고 가르쳐도 주지!
―「나는 짐꾼이 아니야」를 쓴 송앵두(73세) 님
목차
- 1부 멧돼지 보낼게
강달막 ㆍ 내 기분 / 김예순 ㆍ 친구 / 김우례 ㆍ 벽장 속 내 가방 / 이갑예 ㆍ 서리태 한 주먹 / 이지현 ㆍ 행복한 교실 / 강춘자 ㆍ 무서운 손자 / 김진극 ㆍ 이야, 수지맞는 장사네 / 변대순 ㆍ 멧돼지 보낼게 / 조덕선 ㆍ 축복 / 손주희 ㆍ 꿈의 밥상 / 고정례 ㆍ 글자 캐러 가세 / 서춘자 ㆍ 글자 품은 호맹이 / 임순덕 ㆍ 나는 까마구 사촌인가? / 김복순 ㆍ 순댓국 / 김임순 ㆍ 세상에 이런 일이 / 천여임 ㆍ 도깨비 글 창고 / 김말순 ㆍ 기말순 / 최정임 ㆍ 밤잠 설친 겹받침 / 최순임 ㆍ 시 쓰기 / 문용단 ㆍ 쪼깨 거시기 해 / 신정득 ㆍ 도로 까막눈 / 이재옥 ㆍ 한글 공부 / 양츄월 ㆍ 딸에게 배우는 한국어 / 강매옥 ㆍ 숨비소리 한숨 소리 / 정을순 ㆍ 숨바꼭질 / 이옥주 ㆍ 텃밭 / 안선재 ㆍ 글 만드는 셰프 / 송순희 ㆍ 생강 거둬들이듯 / 배정동 ㆍ 듣고 싶다 / 성천모 ㆍ 매미 / 김송순 ㆍ 수박 / 이승훈 ㆍ 행복 / 최계자 ㆍ 오빠야
2부 네 목소리가 듣고 싶은 겨
배경순 ㆍ 교복 / 김순신 ㆍ 아이스께끼 / 김애자 ㆍ 영감 흉 / 박정희 ㆍ 아까운 내 인생 / 이영금 ㆍ 부뚜막 소녀 / 김분태 ㆍ 베 / 이명옥 ㆍ 취학 통지서 / 김일자 ㆍ 찢어진 마음 / 송앵두 ㆍ 나는 짐꾼이 아니야 / 한덕희 ㆍ 엄마 문자로 하세요 / 염남례 ㆍ 밥 한 숟가락 웃음 한 숟가락 글자 한 숟가락 / 백종순 ㆍ 고무줄 학력 / 정수경 ㆍ 훨훨 날아 / 변상철 ㆍ 나의 행복 / 문병복 ㆍ 그게 그거 같아서 / 김맹례 ㆍ 김 세 장씩 / 이남희 ㆍ 고개 든 할미꽃 / 이정일 ㆍ 아들에게 / 조남순 ㆍ 사십 년 전 편지 / 김옥희 ㆍ 희망 / 조매현 ㆍ 나의 보물, 동백나무 한 그루 / 허양순 ㆍ 참 보고 싶다 / 박종철 ㆍ 이제 꿈을 먹는다 / 조동철 ㆍ 포기하지 않으면 희망은 반드시 있다 / 김생엽 ㆍ 할미 꿈 / 이봉임 ㆍ 우얄꼬 / 정진임 ㆍ 내 허리는 육만 칠천 원 / 박말분 ㆍ 내 친구 휴가 주는 코로나바이러스 / 손재순 ㆍ 땀과 눈물 / 전달수 ㆍ 억수로 보고 싶다 / 유학임 ㆍ 죽음 문턱을 넘어
3부 갈 데 많아서 좋네
조경자 ㆍ 처음엔 그랬제 / 김영옥 ㆍ 반장 김영옥 / 박복남 ㆍ 내 반쪽 미싱 / 김금순 ㆍ 이루어져 가는 나의 꿈 / 김금례 ㆍ 나를 들키고 싶지 않았다 / 강옥자 ㆍ 내 친구는 소 / 송월예 ㆍ 알림장 / 최혜란 ㆍ 천만다행이지요? / 권분한 ㆍ 내 이름은 분한이 / 김춘남 ㆍ 장하다 우리 딸! / 김영예 ㆍ 유언 / 임금옥 ㆍ 나는 거짓말쟁이 / 윤봉희 ㆍ 책 나비 / 김양순 ㆍ 첫 경험 / 지정순 ㆍ 내 인생의 봄 / 박광춘 ㆍ 나는 세상을 거꾸로 살아요 / 유점례 ㆍ 전화번호부 / 한오순 ㆍ 응원 / 오옥선 ㆍ 망태기에 담은 꿈 / 이시카와 스미코 ㆍ 내 나이 / 고초강 ㆍ 인생 업그레이드 / 김정자 ㆍ 시간이 아까워요 / 조계연 ㆍ 고추밭 마늘밭 / 강수련 ㆍ 마음은 콩밭 / 김경숙 ㆍ 오늘은 태화장 / 최영희 ㆍ 시간아 멈추어 다오 / 이순월 ㆍ 은행 전표 써 본 날 / 박영희 ㆍ 사인했어요 / 송경자 ㆍ 보물 곳간 / 진귀녀 ㆍ 허리 펴고 눈도 뜨고 / 양부님 ㆍ 나만 몰랐던 세상 / 이분옥 ㆍ 응원 / 박병옥 ㆍ 난 학생이여 / 윤천순 ㆍ 내 마음의 꽃밭 / 이수화 ㆍ 행복한 인생 / 이순자자 사랑해 말한 날
추천사
-
노년에 이른 분들이 늦은 나이에 글을 처음 깨치고 그 기쁨을 표현한 시를 읽었습니다.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감동의 폭은 대단했습니다. 눈부시다고 그럴까, 가슴의 고동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고 그럴까, 그야말로 살아서 숨 쉬는 글들이었습니다. 그 글에는 인생에 대한 원망이나 한탄 대신 기쁨과 만족이 담겨 있었습니다. 놀라운 일이고 감사한 일입니다. 오래 시를 써 온 저 자신도 반성해야 할 일입니다. 글을 깨쳐 마음의 어둠에서 벗어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한 분씩 이 땅의 참 좋은 시인으로 거듭나시기 바랍니다
-
시 한 편 한 편에 한 사람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시를 읽고 시집을 엮으며 그분들의 삶의 한 귀퉁이에 잠시 서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분들이 어디로 움직일지, 어떤 말을 할지 예의 주시 하면서 말입니다. 이 시집에서는 그분들이 단연 주인공입니다.
책 속으로
이웃집 할망구가
가방 들고 학교 간다고 놀린다
지는 이름도 못 쓰면서
나는 이름도 쓸 줄 알고
버스도 안 물어보고 탄다
이 기분 니는 모르제
-강달막, 「내 기분」, 12쪽
바퀴벌레 약을 받으러
아파트 관리소에 갔다
할머니 여기 사인하세요!
사인이 머꼬?
여기 빈칸에 이름 쓰세요!
이름을 써 주고
바퀴벌레 약을 받아 왔다
기분이 좋았다
이름 쓰는 것이 사인인 줄
그때서야 처음 알았다
자꾸만 웃음이 났다
-박영희, 「사인했어요」, 145쪽
칠십 살 넘도록 글씨를 읽고 쓸 줄 몰라
택시가 가면 무조건 빈 택시인 줄 알고
손만 들고 있응께 안 태워 줘
바쁜디 성질나 죽겄어
그란디 1년 학교 다닝께 아 빈 택시 천지
빈 차라고 딱 써진 것을 알겠더라
또 사람 타면 불이 꺼져 있고
3년 학교 다닝께 내 핸드폰 LG가 보이더라
동네 돌아다니며 한글 간판도 읽고
영어 간판 읽는디 영어가 그라고 많더라
우리 딸 보고 그전에는 간판에 영어가 하나도 없었는디
시방은 영어들이 많이 깔렸드랑께 이러니께
딸이 엄마가 모릉께 안 보였재 옛날에도 다 있었재
인자는 영어도 읽고 한글 간판도 읽고
잘은 못혀도 노상 읽고 댕긴다 나비 되어
나만 몰랐던 새로운 세상이 있었더랑께
키오스크 ATM기도 있당께 나만 몰랐당께
-양부님, 「나만 몰랐던 세상」, 148쪽
이 꿈 저 꿈 꿔 봐야 뭐햐
살 만치 살았는데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가는 인생
아등바등할 일 뭐 있냐
갈 데는 한 군데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공부하러 가야지
요가 하러 가야지
장 보러 가야지
갈 데 많아서 좋네
-이수화, 「행복한 인생」, 154쪽
출판사 서평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감동의 폭은 대단했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옷깃을 여미게 한 시들, 시가 무엇인지 다시 묻다!
『일흔 살 1학년』은 그간 나왔던 할머니 시집이 주는 감동을 뛰어넘어 ‘시가 대체 무엇인지 되묻게 하는’ 시집이다. 이 시집의 시 한 편 한 편은 “감정의 무늬가 아주 신선하며 시의 내용이나 시각 자체가 놀랍다”, “시는 우열이나 시비(是非)에서 출발하는 게 아니라 감정의 차이와 호오(好惡)의 단계에서 오는 것인데, 그 감정의 무늬가 아주 신선”해 오래 시를 써 온 나태주 시인마저 반성하게 했다고 한다. 나태주 시인의 말처럼 『일흔 살 1학년』은 응원을 뛰어넘는 그 무엇이 있는 시집, 시의 향이 물씬 나는 시집이다.
아들이
손자가
웃고 있다
크게 입 벌리고
웃고 있다
어떤 소리일까
산보다 큰 소리일까
꽃보다 예쁜 소리일까
듣고 싶다
웃음소리
-배정동, 「듣고 싶다」(50쪽)
이 꿈 저 꿈 꿔 봐야 뭐햐
살 만치 살았는데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가는 인생
아등바등할 일 뭐 있냐
갈 데는 한 군데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공부하러 가야지
요가 하러 가야지
장 보러 가야지
갈 데 많아서 좋네
-이수화, 「행복한 인생」(154쪽)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썼는데, 아이고, 그게 시가 될 줄은 몰랐지.”
일흔 살 1학년, 처음 학교에 가는 마음으로 삶을 기록하다
이 시집의 제목 ‘일흔 살 1학년’은 「나는 세상을 거꾸로 살아요」를 쓴 박광춘(78세) 님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왔다.
처음 문해학교에 간 날 이 시를 썼어요. 우산이 날아갈 만큼 바람이 세게 불고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이라 속옷도 다 젖고 신발에서도 물이 줄줄 흘렀어요. 근데 나는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꼭 일고여덟 살 1학년으로 학교에 처음 가는 것 같잖아요. 못 배운 한을 품고 80년을 살았다고 생각해 봐요. 그 기분은 누구도 못 느낄 거예요.
-시인의 말, 「나는 세상을 거꾸로 살아요」를 쓴 박광춘(78세) 님
시를 쓰게 된 과정을 묻는 질문에 박광춘 할머니는 처음 문해학교에 간 날을 떠올렸다. 하필 폭우가 쏟아지던 날이라 이가 부딪힐 만큼 춥고 비에 온통 젖어 힘들었지만 마치 초등학교에 처음 입학이라도 하는 것처럼, 일흔 몇 살이 아니라 일곱 살 1학년이 된 것처럼 기분만은 정말 좋았다고 한다. 이처럼 글 모르는 한을 품고 평생을 살아온 분들에게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성인 문해교육 지원 사업은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
이제 조금이나마 글을 배우고 보니
남들과 말도 통하고 간판도 눈에 들어오네
글씨가 삐뚤빼뚤 못나도 부끄럽지 않다
요즘은 길을 걸어도 밥을 먹어도
그냥 행복하다
-변상철, 「나의 행복」에서(82쪽)
“내가 그놈의 시를 써야겠다, 하고 깊이 생각한 것이 아니고 아이고,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썼는데, 그게 시가 될 줄 몰랐지.”라는 할머니 시인(신정득, 79세)의 말에서 알 수 있듯 글을 배운 뒤 한 자 한 자 써 내려간 두세 연의 짧은 시에는 70년 이상의 긴 세월이 일기처럼 담담하게 담겨 있다.
학교 대신 남의집살이를 해야 했던 설움(「부뚜막 소녀」, 64~65쪽), 글을 몰라 노래방에서도 친구들 가방만 지키고 있어야 했던 아픔(「난 짐꾼이 아니야」, 72~73쪽)이나 전쟁 나간 남편에게 편지 대신 김 세 장씩을 넣어 보낼 수밖에 없었던 사연(「김 세 장씩」, 84쪽) 등 ‘못 배운 한을 품은 80년’의 아픔과 서러움은 세월이 지나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 그런데, 이 시집의 묘미는 그 아픔이 아픔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어느 한 분 빠짐없이 모두, 아픔과 슬픔은 품위를 잃지 않은 익살로 슬쩍 돌리고, 글을 배우고 난 ‘지금의 나’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당당하게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인생에 대한 원망과 한탄 대신 현재의 기쁨과 만족을 표현한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면서도 꼭 ‘일흔 살 1학년’으로 처음 학교에 가는 것 같아 기뻤다는 그 마음처럼 말이다.
바퀴벌레 약을 받으러
아파트 관리소에 갔다
할머니 여기 사인하세요!
사인이 머꼬?
여기 빈칸에 이름 쓰세요!
이름을 써 주고
바퀴벌레 약을 받아 왔다
기분이 좋았다
이름 쓰는 것이 사인인 줄
그때서야 처음 알았다
자꾸만 웃음이 났다
- 박영희, 「사인했어요」(145쪽)
나태주, 김성규, 오은 시인과 오연경 평론가가 엮은이로 참여해 총 3부로 시집을 구성했다. 1부 ‘멧돼지 보낼게’에는 할머니들만의 유머가 드러나는 재미있는 시들을, 2부 ‘네 목소리가 듣고 싶은 겨’에는 못 배운 한을 품고 산 아픔을 표현한 시들을, 3부 ‘갈 데 많아서 좋네’에는 글을 배운 후 얻은 자신감과 기쁨을 노래한 시들을 모았다. 판형과 글자 크기 역시 성인 문해교육 교실에서 공부하시는 분들이 편히 보실 수 있게 ‘큰 글자책’만큼 크게 잡아 가독성을 고려하였다.
‘나만 몰랐던 새로운 세상’에 눈떠 이전과 다른 세상을 사는 기쁨, 더 많이 배우고 싶은 욕심, 뒤늦게 나만의 책가방과 함께 공부하는 친구와 선생님이 생긴 충만함, 간판과 은행 창구, 자식들 앞에서 당당해진 마음 등이 시마다 솔직하게 담겨 있다. 나이와 상관없이 배움은 언제나 “즐겁고 황홀한 첫 경험”(「첫 경험」, 126쪽)이라는 것을, 배움을 통해 다시 소녀가 되고 청년이 되고 시민이 되고 자기 삶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시집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65701574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09월 08일 |
쪽수 | 160쪽 |
크기 |
174 * 247
* 12
mm
/ 485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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