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책을 시작하며 4
1장 문제를 마주하다 13
1. 최악의 위기에서 시작하다 14
기적을 향한 도전 14
비극에서 분노로 24
커지는 전·의경 폐지 목소리 30
2. 우리 안의 악마들 39
구타·가혹행위의 대물림 39
깨스! 깨스! 46
악습과 전염 50
또 다른 공범들 59
2장 구조를 혁신하라 65
1. 문제의 본질적 구조를 찾아라 66
혁신의 대상은 ‘구조’다 66
구조적 원인 1 - 비공식적 위계질서의 공동생활 71
구조적 원인 2 - 바람직한 ‘생활 문화’의 표준 부재 79
구조적 원인 3 - 피해사건 축소·은폐 관행 85
2. 강고한 구조에 균열을 내라 91
상상 이상의 충격요법 91
균열이 붕괴로 96
3. 새로운 가치를 구조화하라 103
근본적 가치에 대한 질문 103
또 하나의 앙시앵레짐 110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립 114
3장 쫓지 말고 끌고 가라 121
1. 이슈를 선점하고 주도하라 122
쉼 없는 선제적 혁신 122
혁신의 단계별 저항의 극복 132
2. 상시 점검으로 현장을 장악하라 139
복무점검단 139
정책 성과와 반복 점검 148
시스템에 의한 점검 154
3. 책임 있는 자가 책임을 다하게 하라 160
모두 제자리로… 공식적 권위의 회복 160
선임 중심에서 경찰관 책임의 부대관리로 166
4장 신뢰를 얻어라 176
1. 약자를 두려워하게 하라 178
만만함이란 이름의 잔인함 178
피해신고의 활성화 185
2. 반드시 응답하라 192
약속을 지킨다는 것 192
정말 진심인가 200
장난이었습니다만 206
고칠 수 없다면 새로 만들어라 212
3. 신속, 일관, 개방 220
위기를 돌파하는 세 가지 원칙 220
최대한 신속하게 223
타협은 없다 228
감추려고 하지 마라 235
4. 성과를 전파하라 241
성과지표와 사회적 동의 241
내부 자신감과 현장 활력 247
의도된 성과 왜곡에 대한 대응 251
성과보고회 258
5장 지속 가능하게 하라 264
1.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라 264
혁신 성과의 선순환 264
선순환의 제도적 기반 1 - 인사관리 271
선순환의 제도적 기반 2 - 복무관리 276
2. 예산으로 제도화하라 286
예산의 힘 286
전·의경 문화 개선 예산 289
3. 결국은 교육이다 296
전·의경 교육 개선 296
경찰관 관리자 교육 강화 301
마무리하며 307
책 속으로
책을 시작하며
나는 경찰관이다. 경찰이라면 흔히 범죄자를 잡는 모습을 연상하기 쉽지만, 27년의 경찰생활 동안 나는 경찰과 관련된 개혁과 혁신 업무를 주로 해왔다. 그리고 맡은 일마다 나름의 성과를 냈다고 자부한다. 1995년에 경찰관으로 임용되어 1999년에 경찰청의 책임운영기관 설치 기획팀에서 처음 혁신과 관련한 업무를 하게 되었다. 이후 교통경찰 분야에 근무할 때는 장애인을 차별하던 ‘장애인 운전면허 제도’를 기준부터 쇄신했고 외국과의 불평등을 자초했던 ‘외국인 운전면허 제도’도 상호주의 원칙으로 재설계했다.
이후 경찰청 혁신기획단에서는 경찰행정에 ‘CS(고객만족) 체계’를 도입했고, 현장경찰관 근무여건 개선 TF를 담당했다. 청와대 경호처에 파견근무 당시에는 청와대 주변의 불합리한 경비시스템을 바꾸는 한편, 사실상 청와대 주변 도로를 전면 개방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으로서 우리 민족 최초의 ‘민주경찰’이었던 백범 김구 선생과 임시정부 경찰의 역사를 재정립하고,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관을 대거 발굴한 것도 필자가 한 일이다. 최근에도 경찰개혁팀장을 지내며 각종 개혁과제를 관리하는 등 경찰생활의 상당 부분을 혁신과 관련된 업무를 하며 보냈다. 그런 면에서 나는 감히 경찰관인 ‘행정혁신가’라고도 자평하고 싶다.
이 책도 고질적인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에 관한 이야기다. 정확히는, 전·의경 부대 안의 구타와 가혹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추진했던 2년간의 ‘행정혁신’에 관한 이야기다.
한 의경의 비극적인 사망 사건 이후 본격 추진한 이 혁신 과정에서 접했던 많은 사연 중에 이런 얘기가 있었다. 선임 전·의경들이 후임들에게 자신들이 허락할 때까지는 물 마시는 것을 금지하자 죽을 만큼 갈증이 났던 후임들은 화장실을 청소하면서 좌변기에 고인 물을 몰래 퍼먹은 것이다. 그 얘기를 들은 나는, 인간이 스스로 인격을 포기하도록 할 만큼 극한의 지경까지 괴롭히는 반인권적 실태에 치를 떨었다. 우리는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했다. 그리고 각고의 노력 끝에 혁신에 성공했고 그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나는 그때 우리의 혁신 과정을 통해 이 사회의 고질적 난제들을 해결하는데 시사점과 자신감을 제시하고 싶었다.
혈기 왕성한 20대 젊은 남성들이 ‘부대’라는 특수공간 속에서 그들만의 권위적 방식으로 공동생활을 하는 대한민국 군대는 한없이 폭력적이다. 거친 언행과 폭력성의 과시가 자신을 돋보이게 한다고 믿는 비이성적 어리석음이 만연해 있고, 선임은 후임에게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할 자격과 권한이 있다는 강자 편의의 자의적 룰을 종교적 규범처럼 맹종한다. 그리고 현실에서 그 영향력은 너무도 무자비하게 자행된다. 더해서, 이 비합리적 행태에 순응하게 하는 방법으로 수반되는 강압적 폭력을 당연시한다. 사실 이런 악습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 제국주의 군대의 가혹행위에 연원을 두고 있다고 하는데, 광복해서 국군이 창설된 이후에도 변치 않고 지금까지 대물림되어 온 뿌리 깊고 강고한 억압적 질서인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회 구성원들은 군대폭력이란 것은 특성상 어쩔 수 없고, 그것을 없앤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라 여기고 만다. 군대를 다녀온 대한민국의 남자들은 군대생활 속에서 그런 반인권적 폭력 문화에 물들어 버렸고, 전역한 후에도 일반 사회에서까지 그런 나쁜 습성을 버리지 못한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인수분해도 어려울 만큼 가정, 회사, 학교 등등 우리 사회 전반에 그런 폭력적 문화가 스며들었다. 우리 사회가 더욱 공격적이고 폭력적 음주 문화가 만연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전·의경 부대도 경찰조직에 편성되어 있을 뿐, 군대폭력의 속성은 다름이 없었다. 더욱이 전·의경 부대는 잦은 시위현장 출동 등에 의한 스트레스로 일반 군부대보다 오히려 더 폭력적인 면도 있었다. 실제로 전·의경 부대에는 소위 ‘깨스’라고 부르는 독특한 가혹행위가 있을 정도였다. 그런 전·의경 부대에서 우리는 군대폭력을 몰아냈다. 그래서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들은 이것을 ‘기적’이라고 말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나 자신도 이것은 감히 기적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한다. 솔직히 이 발칙한 도전을 시작할 당시에는 이 정도 성과를 내리라는 확신도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돌이켜보면서 “우리는 이렇게 전·의경 군대폭력을 없앴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 이것이 가능했다는 것이 지금도 신기할 따름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반드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강렬한 의지가 있었고, 모두가 합심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뚜벅뚜벅 걸어갔기에 기적과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나는 이 과정을 통해 진심 어린 의지와 제대로 된 전략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고질적인 난제도 결국은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얼마 전 〈D. P〉라는 드라마가 인기였다. 여전히 남아있는 군부대 안의 반인권적 군대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서 씁쓸하면서도 반가웠지만, 기대와 달리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 아직 징병제를 유지하는 우리나라에서 군대폭력의 문제는 청년들의 삶과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 뿐 아니라, 앞서 언급한 대로 사회 전체의 폭력성향을 키우는 기저질환이다. 만일 아직도 남아 있다면, 우리 사회 전체의 건강을 위해 이제라도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 비록 전·의경 부대와는 구체적 상황이 조금 다를 수 있지만, 군대폭력이라는 같은 맥락에서 군부대의 문화 개혁에도 밀알이 되기를 기대하며 이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어떤 분들은 이 책에서 소개되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보면서 왜 과거에 있었던 경찰의 치부를 굳이 들추느냐고 불편해하실지도 모르지만, 이제 2023년이면 완전히 전·의경이 없어지는 마당에 이 기록을 제대로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여전히 남아 있는 군대폭력이 매우 중요한 사회 문제일 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는 각종 업계나 가정, 학교 등에서 약자에 대한 구조적인 폭력이 고질화되어 엄존한다는 점도 이 책의 의미를 더할 것으로 생각한다. 불편한 이야기들을 회피하기만 해서는 문제의 심각성을 더 악화시킨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우리는 오히려 이에 대한 과감한 공개와 통렬한 반성을 통해 전·의경 폭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우리가 혁신에 성공했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많은 국가기관이 자신들의 정책 성과를 미화하며 자화자찬해 온 것처럼 또 다른 허세나 과장이라고 치부할지도 모른다. 전·의경 부대를 포함해서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군대폭력을 없앤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혁신 성과는 분명하고 엄연한 사실이다. 책의 본문에서도 소개하겠지만, 당시 전·의경 부대에 있던 당사자들이 산증인이고, 각종 지표가 이를 입증한다. 구타와 가혹행위가 사라지고, 복무 만족도가 대폭 높아지자 전·의경 부대는 선망의 대상이 되면서 의경 지원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당시 우리가 어떻게 전·의경 군대폭력이라는 그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는지 소개하면서 혁신의 원리와 실천 방법을 이야기한다. 생각지도 못했던 번뜩이는 아이디어나 한방에 모든 문제를 일소하는 강력한 비책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바른 인권의식과 현실에 대한 진지한 반성, 그리고 스스로 치부를 공개하고 도려내는 용기를 바탕으로 ‘구조’, ‘신뢰’, ‘지속’이라는 키워드를 체계적 정책으로 이행해가는 내용을 담았다. 물론 그것도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지만, 실제로 이 책에서 제시하는 것처럼 접근한다면 그 어떤 어려운 사회 문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학교폭력이나 직장 내 성희롱 같은 폭력성 사회 문제뿐만 아니라 저출산이나 지역균형발전 같은 사회경제적 문제도 마찬가지다. 구체적 상황에 따른 각론상의 방법만 다를 뿐 그 원리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을 구타·가혹행위의 후유증으로 순직한 전·의경을 위시한 모든 순직·공상 전·의경과 그 가족들께 바친다. 그리고 지난 50여 년간 전·의경으로 복무하며 국가와 사회에 헌신했던 모든 분들께 경의를 표한다. 아울러 확고한 혁신 의지와 강한 추진력으로 우리를 잘 이끌어주셨던 당시의 조현오 경찰청장님, 장전배·신용선 경비국장님, 이중구·박건찬 경비과장님 등 경찰 지휘부와 그 험난했던 혁신의 여정에 함께해 준 친구이자 동지였던 조정래, 후배이자 동생들인 장은석, 송인용, 김만중, 문상규, 백승준, 박지훈, 김철, 그리고 복무점검단 분들과 전국의 경찰 동료분들께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린다.
2022년 어느 날, 이 영 철
기본정보
ISBN | 9791187695073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06월 30일 |
쪽수 | 312쪽 |
크기 |
154 * 225
* 22
mm
/ 691 g
|
총권수 | 1권 |
Klover 리뷰 (0)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200원 적립
사용자 총점
평가된 감성태그가
없습니다
집중돼요
도움돼요
쉬웠어요
최고예요
추천해요
문장수집 (0)
e교환권은 적립 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리워드는 작성 후 다음 날 제공되며, 발송 전 작성 시 발송 완료 후 익일 제공됩니다.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주문취소/반품/절판/품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판매가 5,000원 미만 상품의 경우 리워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
반품/교환방법
* 오픈마켓, 해외배송 주문, 기프트 주문시 [1:1 상담>반품/교환/환불] 또는 고객센터 (1544-1900) -
반품/교환가능 기간
상품의 결함 및 계약내용과 다를 경우 문제점 발견 후 30일 이내 -
반품/교환비용
-
반품/교환 불가 사유
(단지 확인을 위한 포장 훼손은 제외)
2)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악세서리 포함) 등
3)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예) 음반/DVD/비디오,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4)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1)해외주문도서)
5)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이상 ‘다운로드’를 받았거나 '바로보기'로 열람한 경우
6)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7)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8) 세트상품 일부만 반품 불가 (필요시 세트상품 반품 후 낱권 재구매)
9) 기타 반품 불가 품목 - 잡지, 테이프, 대학입시자료, 사진집, 방통대 교재, 교과서, 만화, 미디어전품목, 악보집, 정부간행물, 지도, 각종 수험서, 적성검사자료, 성경, 사전, 법령집, 지류, 필기구류, 시즌상품, 개봉한 상품 등 -
상품 품절
-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2)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 관련한 안내가 있는 경우 그 내용을 우선으로 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분 좋은 발견
이 분야의 베스트
이 분야의 신간
-
파이어 웨더10% 25,200 원
-
나는 어떤 특수 교사인가10% 15,300 원
-
세대별 생애노동과 불평등9,000 원
-
1,000명이 함께 착한 건물주가 되면 어떨까요?10% 18,000 원
-
아동인권의 정책과 실천10% 17,1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