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것 그대로의 섭식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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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기분도 몸무게도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
절망과 희망 사이를 오갔던 숱한 날들에 대한 고백
이 책의 저자는 무려 13년 동안 섭식장애를 앓아 왔다. 먹토, 폭토를 반복하며 36킬로그램과 63킬로그램을 오가다 폭식·제거형 신경성 식욕부진증(거식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섭식장애에 관한 한 ‘환자 입장 전문가’를 자처하는 그는 이 지긋지긋한 싸움에서 자신을 구해 내기 위해, 그리고 오해 없이 섭식장애에 관해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어떤 이에게는 공감이 되고 위로도 되겠지만, 때로는 절망적으로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면 지켜봐 주길 바란다”라는 말이 자못 비장하기까지 하다. 브런치북 9회 대상 수상작에 선정된 그의 글은 우리가 어설프게 안다고 생각했던 못 먹는 마음의 세계를 가감 없이 솔직하게 펼쳐 보인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섭식장애가 있는 사람이건 섭식장애인을 곁에 둔 사람이건 혹은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건, 적나라한 섭식장애의 세계를 알게 될 것이다. 날것 그대로의 섭식장애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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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20대의 어느 순간 시작된 섭식장애, 정확히는 폭식·제거형 거식증을 13년째 앓고 있으며, 그 외에도 물귀신 같은 여러 정신 질환과 동행하는 삶을 살고 있다. 36킬로그램과 63킬로그램을 오가며 울고 웃는 날들을 무한히 겪고도 여전히 먹는 일이 두렵다. 가장 먹고 싶지만 못 먹는 건 치킨과 프라푸치노. 그래도 요즘은 과자를 먹고도 토하지 않는 날들이 늘어 간다. 숨은 동지들에게, 언젠가 섭식장애에도 끝이 올 수 있다는 걸 말해 주고 싶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브런치에 《날것 그대로의 섭식장애》를 연재했다.
목차
- 프롤로그: 먹방과 먹토 사이
1부 섭식장애 13년차입니다
날씬해서 예쁘다고요?
액체류를 즐겨 먹는 사람
망가지고 잃어버린 것들
왜 하필 이런 병에 걸려서
2부 어쩌다 여기까지 왔느냐고요
불행의 이유는 제각각이라지만
무력감을 이기는 거식의 기쁨
지금 먹지 않으면 안 돼
내 것 같지 않은 내 몸
희망만큼 절망했던 날들
내가 진짜로 원하는 건
너무 잘 살고 싶어서 죽고 싶었다
3부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치료를 시작하며
나를 구할 사람은 나뿐이니까
관해와 완치
외롭지 않은 맛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술
상담과 약물 치료를 고려하는 이들에게
흉터로 슬픔을 잴 수는 없겠지만
수치심에 지지 않기
독립과 고백은 신중하게
궁극의 치료 조건
+ 안심하고 먹으라고 제발
4부 인생은 나선형
롤러코스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비상 시 대처 요령
안다는 것
아프면 아프다고 말할 줄 아는 사람
에필로그: 엔딩 없는 엔딩
추천의 글
추천사
-
‘섭식장애? 거식증? 밥 못 먹는 거? 먹으면 되잖아.’ 밥을 먹는 것이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이유로, 대다수의 사람들이 즐긴다는 이유로 섭식장애는 얼마나 쉽게 이야기되는 질병인가. 그 쉬운 일을 못해 울고, 먹은 것을 토해 내고, 끼니가 되지 못할 음식만 겨우 먹는 일이란 저자에게 끊임없는 고통의 연속이다. 거기에는 몸에 대한 사회의 왜곡된 시선이 있고, 사랑과 관심에 대한 오래된 결핍이 있고, 불행했던 시절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의 경험을 끈질기게 좇아가며, 어떻게 한 개인이 음식을 거부하는 데 집착하기에 이르는지를 꼼꼼히 보여 준다. 이것은 하나의 사례이자 증언이다. 저자뿐만 아니라 섭식장애를 앓고 있는 많은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 이 사회 곳곳에 숨어 있고, 저마다 자신만의 이유와 고통이 있다. 사람들이 뼈가 보이도록 마른 몸을 칭송하는 동안 누군가는 죽어 가고 있다. 죽어 가고 있다는 건 비유가 아니라 통계다. 더 많은 사람이 죽기 전에, 우리는 이 이야기를 좀 할 필요가 있다. -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섭식장애’가 무엇인지 잘 몰랐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식욕부진, 폭식증, 거식증, 우울증, 강박증 등으로 사회생활에 현저한 어려움을 일으킬 뿐 아니라, 방치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는 병. 10대 소녀들마저도 ‘프로아나’라는 소위 ‘뼈 마른 몸’을 추구한다는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 놓일 때까지 우리 사회는 뭘 하고 있었던 것인지, 책을 몇 장 넘기자마자 소름이 돋고 괴로웠다. 장애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온전히 개인에게 맡겨지는 현실 속에서, 결국 돌고 돌아 앞으로 나아가게 될 것을 믿는 작가의 용기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손길을 뻗을 거라 믿는다. 모두가 이 싸움에서 이기기를 응원하며.
책 속으로
프롤로그
그때 몇몇 남자들이 식사 자리에서 예쁘게 보이려고 소식하는 여자들의 행동을 내숭이라 칭하며 서로 공감했다. 순간적으로 울컥한 나는 그게 어느 시대 이야기냐며 언성을 높였다. 요즘 여자들은 맛있게 많이 먹는 걸 연기하고, 뒤에서 토하거나 몇 시간씩 고된 운동을 한다고. 어쩌면 그 한 끼를 위해 며칠을 굶는다고. 이성을 앞에 두고 뭐든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척하는 것이 내숭인 시대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내 다른 여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복스럽게 잘 먹는데 살찌지 않는 몸. 그 불가능한 일이 당연한 가치로 받아들여지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8쪽〉
바로 옆으로 고개만 돌리면 섭식장애가 의심되는 사람들이 왕왕 보인다. 살찌는 게 두려우나 식욕을 어쩌지 못해 술만 마시는 사람, 영양 결핍이 심해 기미가 얼굴을 덮고 탈모에 시달리는 사람, 전날 마신 술로 숙취에 시달리면서도 눈뜨자마자 스쿼트를 하는 사람, 밥과 간식의 경계가 없어져서 깨어 있는 모든 시간에 먹을 것을 입으로 가져가는 사람, 100만 원짜리 퍼스널 트레이닝 이용권을 끊어서 살을 10킬로그램 뺀 후 다시 5킬로그램을 찌우고 또 5킬로그램을 뺀 뒤 또다시 10킬로그램을 찌우기를 반복하는 사람, 모든 음식의 칼로리를 줄줄이 외우는 사람, 잦은 구토로 손등에 굳은살이 박이고 만성 식도염을 앓는 사람 등등. 〈8~9쪽〉
섭식장애 13년차입니다
나 역시 내가 겪는 일을 정신 질환으로 인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이유는 첫째, 혼자 있을 때 남들 모르게 하는 행동이기에 굳이 밝히지 않으면 사회생활에 지장이 없었다. 그렇게 믿었다. 둘째, 자괴감이 들어 힘들 뿐이지 그 행동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닐 거라고 회피하고 싶었고, 셋째, 섭식장애라는 병명 자체가 수치스러워 인정할 수 없었다. 〈15쪽〉
사람들은 내게 밥을 먹으라고 한다. 대체 왜 그걸 먹지 못하느냐고 답답해한다. 그런데 정말, 정말, 진심으로 나도 밥을 먹고 싶다. 내가 가장 먹고 싶다. 하루 종일 생각하고 꿈도 꾼다. 구수한 된장찌개에 흰 쌀밥을, 포슬포슬하게 말린 계란말이를, 초등학생 때 먹던 문방구 떡볶이를, 양념 치킨을, 비 오는 날의 수제비와 뼈 해장국을, 간장 계란밥을, 통팥이 든 찹쌀떡을, 딸기가 올라간 케이크를 매일 생각한다. 먹고 싶고 그리워서 밤낮으로 상상하고 먹방과 사진을 찾아보지만 정작 내 눈앞에 음식이 차려지면 뻣뻣하게 굳어 버린다. 음식을 앞에 두고 울어 버릴 정도로 미칠 것만 같은데 먹을 수가 없다. 〈39쪽〉
어쩌다 여기까지 왔느냐고요
E는 수동 공격적으로 엄마를 미워했다. 자신에게 소중한 엄마를 대놓고 공격할 수는 없으니 자기 몸을 학대하는 방식으로 괴롭혔던 것이다. 밥을 거부함으로써 엄마를 마음 아프게 하고 눈물 흘리게 했다. 당신 때문에 자신이 이토록 외롭고 고통스럽다고 소리 없이 외쳐 왔다. 마르고 병약해지자 자기 나이에 요구되는 사회적 과제들을 면피할 수 있었고, 사람들로부터 애정 어린 걱정과 챙김을 받게 되니, 이 또한 E에게 없어선 안 될 거식증의 2차적 이득이었다. 〈53~54쪽〉
나는 단지 예쁘고 마르고 싶다는 생각 외에도 오랫동안 이 비합리적 사고의 노예가 되어, ‘죽고 싶다는 사람이 음식을 먹어도 되겠어? 먹는 건 죄야. 식욕조차 느껴선 안 돼’라는 가혹한 사고에 채찍질당했다.
죽고 싶은 사람은 웃으면 안 되는 걸까? 죽을 만큼 힘든 사람은 밥을 먹으면 안 되는 걸까? 소중한 이와 사별한 사람은 즐거움을 느껴선 안 되나? 장례식장에서 밥을 먹으면 안 되나? 그렇지 않다. 세상은 흑과 백이 아니다. 〈95~96쪽〉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남들이 나와 내 병에 대해 갖는 수많은 선입견들 속에서 내가 느끼는 수치심은 나날이 거대해져 갔다. 학대, 가난, 비행 청소년, 여성, 그 외에도 내가 선택할 수 없었고 내 잘못이 아닌 무수한 상황들 앞에서 열등감이 치솟았다. 그나마 유지하던 자존감은 섭식장애를 앓으면서 더욱 낮아졌고 주변의 말들에 더 쉽게 흔들렸다. 수치심은 문제와 상처를 해결하고 치유하기보다는 꽁꽁 싸매고 숨기기에 급급하게 만들었다. 〈154쪽〉
인생은 나선형
이제 나는 아픔을 느끼기 시작했다. 분노하기 시작했고, 억울함에 눈물 흘리기 시작했다. 서럽다고 외치고, 아
프다고 비명을 질렀다. 내가 아프다는 것을, 내가 당한 일이 부당하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무척 긴 여정이었다. 내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내 삶에 만연했던 그 수많은 무력감에 대항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다. 〈203쪽〉
에필로그
섭식장애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심각한 병이고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이들이 앓고 있는 병이다. 죽음과 가까운 이 장애를 결코 쉽게 생각해선 안 된다. 회복의 길로 들어서는 일 또한 만만치 않다. 절망하라는 말이 아니라 그러니 지치지 말고 그 길을 걸으라는 뜻이다. 어떤 날은 주저앉고 또 어떤 날은 뒷걸음질 치거나 아예 뒤돌아 걷는 날도 있겠지만, 삶은 직선이 아니니까, 어지러운 나선을 돌고 돌아 결국 앞으로 나아가게 될 거라고 믿는다. 〈208쪽〉
출판사 서평
‘그 쉬운 밥 먹는 일’을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자신만의 이유와 고통이 있다.
더 늦기 전에, 우리는 이 이야기를 좀 할 필요가 있다.
_김겨울, 작가·유튜브 〈겨울서점〉 운영자
아무것도 먹지 않은 어느 날, 저자는 위산이 배를 난도질하는 고통에 몸부림치다가 얼떨결에 생라면을 흡입하고는 화장실에도 가지 않고 자취방 한가운데서 토하고 만다. 이때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아는가? 더러워진 방을 걱정하거나 위와 식도의 건강을 염려하지 않았다. 단지 음료 없이 생라면을 먹으면 토하기가 몹시 어려우므로, 다음에 또 그런 종류의 딱딱하고 마른 음식을 먹게 된다면 꼭 물이랑 같이 먹어서 더 쉽게 토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런 비정상적인 사고와 행동들은 삶에 치명적인 해를 입혔다. 위염과 식도염이 생기고, 머리카락과 근육이 빠져가고, 생리가 멈췄다. 앙상한 몸은 어디에 앉거나 눕는 것조차 뼈가 눌려 불편하게 만들었고, 36킬로그램일 때는 덮고 자는 이불조차 무거웠다. 이런 신체적 고통 외에 사회적 기능 역시 심각하게 손상되었다. 직장에서나, 친구나 지인을 만날 때나, 애인과 데이트를 할 때에도 주로 하는 것이 먹는 일인데 그걸 못 하니 인간관계를 맺을 수가 없다. 직장 동료들은 단 한 번도 그가 밥 먹는 걸 본 적이 없었다. 결국 정신병자로 몰리고, 직장에 다닐 자격을 논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사람이 사는 것 같지 않았다. 고통스럽고 불행했다. 가까스로 살을 빼고 유지하는 와중에 들려오는 ‘날씬해서 예뻐 보인다’는 말이 그를 가장 슬프게 했다. 그 말 때문에 먹는 것에 대한 강박과 집착을 그만둘 수가 없었던 것이다.
외모 집착, 가족 트라우마, 불안, 우울, 강박…
갖은 어둠의 재료들로 끓여 낸 섭식장애의 세계
어쩌다 다른 병도 아니고 밥을 못 먹는 병에 걸리게 되었을까? 여느 정신질환이 그렇듯 섭식장애의 원인도 어느 한 가지로 단순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생물학적 요인, 신경증에 취약한 성향, 외모에 대한 가치 기준, 사랑에 대한 갈구, 존재감을 느끼기 위한 잘못된 선택, 자기 파괴 행위 같은 여러 가지가 맞물려 있다.
저자의 대학생 때 인생 목표는 43킬로그램의 몸무게와 올 A+ 성적이었다. 열여섯 살 때부터 혼자 살며 자기 힘으로 생계를 책임져 온 그는 고생하며 산 여자라고 무시당하기 싫어서, 공부도 일도 잘하고 예쁘기까지 한, 무엇 하나 모자란 것 없는 완벽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아득바득 살았다. 파릇하고 상큼한 대학생이고 싶었지만 늘 지쳐 있었고 외로웠다. 외로워서 사람을 만나지만 만날수록 더 외로워지는 얄팍하고 공허한 관계들 속에서, 사람들이 더 자주 자신을 찾고 더 깊이 좋아해 주길 바랐고, 이런 갈망이 비뚤어진 방향으로 나아가 외모에 집착하게 만들었다. 어려서 ‘갈비’라고 불리던 그가 10대 후반에 처음 살이 찐 건 가난해서 생긴 식탐 때문이었다. 누군가의 관심과 애정을, 근본적으로는 도움을 바랐지만 살찐 겉모습은 그와 정반대의 것을 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또한 무력감에 잠식당한 사람이었다. 어릴 때 겪은 학대의 기억은 자기 힘으로 어쩌지 못하는 위협과 고통에 맞닥뜨릴 때, 부당하고 억울한 일을 겪을 때마다 늘 먼저 포기하고 당하기만 한 채 스스로를 돌보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무력감이 팽배한 사람에게 두 가지 기쁨이 있었으니, 바로 공부와 거식 행위였다. 공부는 투자한 시간과 노력만큼 결실로 돌아왔다. 손해 보거나 당하거나 억울할 일이 없었다. 먹는 것 역시 그랬다. 먹지 않으면 그 효과가 바로 나타났고, 주변의 부러움과 관심까지 받을 수 있었다. 무엇 하나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때, 음식을 통제하는 것은 가장 쉽고 빠르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거식증에 중독되었다.
난독증을 겪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졸업 논문을 쓰고,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취업에 성공한 그는 마침내 꿈을 이루었다고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이 무리하고 있으며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고 멈출 용기는 없었다. 차라리 몸이라도 망가져 쓰러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더 먹지 않았다. 하루 종일 물만 마셨다. 환자가 되고 싶었고, 되어야만 했다. 퇴사하고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에게 온전히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스스로에게 가장 학대받았던 자신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던 20대 시절, 사실 그는 늘 죽음을 생각했다. 죽음을 희망하면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 그에게는 너무나도 큰 모순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때의 자신은 너무 잘 살고 싶어서 죽고 싶었다는 것을. 조금 실수해도, 지금 넘어진 상태여도, 살이 쪄도, 내 삶이 실패가 아니라는 걸 알기까지 그는 너무 먼 길을 돌아왔다.
음식에 대한 두려움과 갈망 사이, 자기 몸에 대한 통제와 파괴 사이에서,
나와 싸우며 결국 나를 사랑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
이 책의 후반부는 저자가 섭식장애에서 벗어나기로 마음먹고 입원 치료부터 약물, 상담, 식단 일기, 명상 등 온갖 방법을 섭렵하며 분투한 과정을 담고 있다. 거식증이 완치되기까지 환자들은 여러 차례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아지는 부분 관해를 겪는다. 하지만 한번 몸에 익은 거식 행위는 삶이 위태로워질 때마다 강력한 유혹으로 다시 나타난다. 나아진 것 같다가도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기 일쑤다. 그 괴롭고도 익숙한 굴레를 벗어나기까지 스스로의 동기 못지않게 주변 사람들의 지지가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절망과 희망 사이 어지러운 나선을 돌고 돌아 기어이 앞으로 나아가는 이 이야기의 끝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신을 포기하지 않아 준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다.
각종 정신 질환을 가졌다는 사실이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이해와 위로를 얻고 있음에도, 섭식장애 환자들의 대다수는 여전히 깊이 숨어 지낸다. 마음이 불안하고 우울하고 때로는 죽고 싶다는 데에는 공감을 얻어도, 먹는 게 무서워서 굶거나 토한다는 말에 이해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저자 역시 섭식장애를 고백한 뒤 많은 주변 사람들이 그를 떠나는 것을 보았다. 그럼에도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쓰겠다고 결심한 것은 이 병에도 끝이 올 수 있다는 걸 말해 주고 싶어서다. 그의 고백이 용기가 필요한 또 다른 이들의 마음에 가 닿기를, 혼자 아파했을 사람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를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기본정보
ISBN | 9788960519305 ( 8960519308 )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07월 05일 |
쪽수 | 212쪽 |
크기 |
132 * 189
* 16
mm
/ 382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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