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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느와르 인 도쿄(큰글씨책)

이종학 장편소설
이종학 저자(글)
파람북 · 2022년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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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가부키초에서 열린 이계의 문,
그 너머에 도사린 불길한 매혹

독창적 스타일, 단단한 디테일의 본격 사회파 미스터리
몽환적이면서도 도발적인 리듬으로 어둠의 진실을 묻는다
재즈 칼럼니스트, 오디오 평론가로 유명한 작가 이종학이 본업인 추리소설로 돌아왔다. 배경은 일본 도쿄, 주인공은 남들만큼은 평범한 사고방식을 지닌 한국인으로, 직업은 일본 연구자다. 출장차 들른 도쿄에서 그는 우연히 바니걸 분장을 한 여성과 조우하게 된다. 한 여성에 대한 강렬한 영감에 이끌려 그녀를 따라간 곳에서는, 일본적 질서와 예의의 가면 안에 감춰진 암흑의 진실이 도사리고 있다.

작가의 시선은 범죄를 둘러싼 등장인물의 복잡한 심리구조 못지않게 범죄가 일어나는 배경에도 충실히 머무른다. 일본 사회의 일탈과 환락, 음모와 배신이 그 어두운 그림자 안에서 춤추고 있다. 하지만 해가 떠오르고 나면, 그 모든 세계는 두꺼운 가면을 걸치고, 모범적인 시민으로 변장한 채 거짓말처럼 거리를 배회한다.

이 소설이 담아내는 것은 일본 사회의 이면에 감춰진 성적 일탈과 파괴적 충동, 음습한 범죄만이 아니다. 동서양이 어우러진 일본의 유니크한 문화적 배경, 일본인들의 배타적인 관습과 특유의 행동 패턴, 그리고 일반인들이 잘 몰랐던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정치적 뒷이야기들이 풍부하게 소설을 채운다. 또한 스토리라인을 따라 흐르는 재즈의 선율이 소설의 매혹을 고조시킨다.

추리소설 독자라면 그 디테일, 스타일, 일본 범죄물의 감각으로 다가오는 긴장과 전율, 반전의 롤러코스터를 만끽할 수 있는 신작 미스터리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종학

이종학

작가, 재즈 및 오디오 평론가.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추리소설로 《긴 이별의 미소》, 《블루 시크리트》, 《죽은 여인이 보낸 키스》, 영화 시나리오로 〈미스 코뿔소, 미스터 코란도〉,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제5의 사나이〉를 남겼다. 논픽션 작품으로는 수필 《이종학의 술과 장미의 나날〉, 재즈 비평서 《재즈 속으로》, 《나는 재즈가 좋다》, 《재즈 투데이》, 《불멸의 재즈 명반 102선》, 《길모퉁이 재즈 카페》, 근간 예정인 오디오 서적 《JBL 스토리》, 《매킨토시 스토리》, 《탄노이 스토리》 등이 있다.

주요 수상 경력으로는 영화진흥공사 주최 영화소재 공모 당선작 〈처녀의 섬〉, 영화진흥공사 주최 시나리오 공모 당선작 〈먼 기다림의 소네트〉, 스포츠 서울 주최 신춘문예 추리 부문 당선작 〈쇼팽의 손〉, 그리고 청룡 영화상 각본상 수상작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가 있다.
현재 《하이파이 클럽》, 《풀 레인지》, 《스테레오 사운드》, 《월간 오디오》 등에 오디오 평론을 연재 중이며,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유튜브 채널 《이종학의 지식창고 Knowledge Cargo》
블로그 http://blog.naver.com/johnlove

목차

  • 저자의 말 … 005
    주요 등장 인물 … 012

    Ⅰ 가부키초 네온사인 … 015
    Ⅱ 이케부쿠로 오리엔테이션 … 129
    Ⅲ 롯폰기 힐스의 미행자 … 197
    Ⅳ 하코네의 아름다운 괴물 … 273
    Ⅴ 우수아이아 여인 … 359

    저자 소개 … 394

책 속으로

그녀는 한동안 기억 저편에 묻어두었던 누군가를 생각나게 했다. 일부러 그 흔적을 지워버린 존재. 역사 왜곡에 가깝도록 일부러 망각하고, 혹 꿈에라도 나오면 소스라치게 놀라서 외면하고, 무의식의 저편으로 흘려보냈던 여성. 그는 자기도 모르게 멈칫하고 말았다.
_ 39쪽 I. 가부키초 네온사인 중에서

쇼윈도를 지나치고, 예쁜 가게가 나오면 슬쩍 둘러보고, 여기저기서 건네는 전단지를 받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걷다 보니, 확 분위기가 일변하는 지역이 나왔다. 환한 대낮인데도 뭔가 음습하고, 관능적인 기운이 맴돌고 있었다.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이 여기저기서 전단을 돌렸고, ‘풍속’이니 ‘안마’니 하는 간판이 연달아 나타났다. 이 공간 자체에 갖가지 욕망이 얽혀 있었다. 아, 여기가 바로 가부키초구나, 느낌이 왔다.
_ 37쪽 I. 가부키초 네온사인 중에서

“너희들은 짐승만도 못한 존재들이다.”
작은 강의실을 가득 채운 학생들을 향해, 정민이 선언하듯 말했다. 싸늘한 반응이 여기저기서 감지되었다. 본격적인 강의의 첫 시간.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을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었다. 오랜 시간 강단에 서다 보면, 어떤 감 같은 것이 온다. 지금이 그랬다.
_ 138쪽 II. 이케부쿠로 오리엔테이션 중에서

확실히 둘의 연주 스타일이 달랐다. 힘을 바탕으로 쩌렁쩌렁 공간을 올리는 흑인의 트럼펫도 짜릿했지만, 다소 느슨한 듯하면서, 노련하게 받아치는 일본인의 태너 색스도 내공이 만만치 않았다. 덩치라든가 파워만 놓고 보면 일본인은 흑인에 명함도 내밀지 못할 상황. 하지만 막상 배틀이 시작되자, 그 대조적인 스타일이 오히려 묘한 앙상블을 엮어내고 있었다.
_ 211쪽 III. 롯폰기 힐스의 미행자 중에서

어느 순간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노곤해졌다. 잠시 구석에 있는 돌멩이 위에 앉아 배꼽 정도에 수면을 맞추고 쉬는 사이, 돌연 안개를 뚫고 좌우 양편에서 여자가 한 명씩 나타났다.
_ 265쪽 III. 롯폰기 힐스의 미행자 중에서

“그쪽 세계엔 다시 눈길도 주지 말라는 거예요.”
“….”
“세상에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 것이 있어요. 그것을 넘어가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죠. 쇼코가 그렇게 된 거예요.”
_ 213쪽 IV. 하코네의 아름다운 괴물 중에서

출판사 서평

긴장, 전율, 반전의 롤러코스터
오감을 자극하는 감각적 현실 추리극

최근 보기 드문 묵직한 느낌의 본격 추리소설, 사회파 미스터리의 문법과 문제의식을 공유한 이 추리극의 배경 또한 일본이다. 주인공과 등장인물들까지 일본인들은 아니며 대부분 평범해 보이는 한국인들이 등장하지만, 그 명과 암, 본심(本音)과 외양(建前), 모범적인 꾸밈과 몽환적인 이면의 교차는 실로 일본적이라고 할 만하다. 주인공은 무던하게 가정을 꾸려나가는 일본 연구자로, 우연히 출장차 일본에 왔다가 암흑세계와 연이 닿은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그 계기로 그는 한발 한발 일본이라는 사회의 불편한 내면, 또는 불온한 진실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

사회파 미스터리의 미덕이라고 할 세상에 대한 솔직함, 그리고 때로 로컬하면서도 결국은 보편성이 드러나는 인간사회의 세부적 디테일들을 잘 살린 소설이다. 작중의 지역이나 정경 표현은 그곳에 정통한 가이드의 설명을 직접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작중에서 다채롭게 연결되는 한일관계의 박학다식한 정보들은, 등장인물들이 대학교수 역할을 하기에 모자람이 없을 정도이다. 일본인들의 어떤 변태성, 성적 집착에 대한 오랜 역사와 성애에 대한 그들 나름의 독창성도 흥미롭다. 작가의 장기인, 사운드를 글로 옮기는 기교도 작품 안에 독특한 분위기를 잡아준다.

“재즈니까요. 재즈 연주자에겐 재즈가 전부예요. 살인이나 강도 빼곤 다 할 용의가 있다고요.”

작중 인물인 재즈 아티스트는 관례적 틀 안에서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 재즈의 정신이라고 설명한다. 어쩌면 그렇게 주어진 틀 안에서 어렵게 여지를 추구해 보는 것이 지금 젊은 한국인이나 일본인들의 정서인지도 모르겠다.

일본적 일탈을 테마로 한 이 추리소설의 미덕도 그것과 맞닿아 있다. 유토리, 사토리 세대, 이지메, 초식남, 히키코모리의 등장 등, 일본은 우리 사회보다 십 년쯤 더 앞서 그 특유의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긋는 사회적 배타성과 그로 인한 국가적 동맥경화에 따른 문제들을 겪어 왔다. 국민소득이나 경제 규모, 학문적 성과, 과거의 문화적 영광 같은 외피들로 그것들을 성공적으로 가리는 듯했지만, 그 이중성에 가려진 내면들은 언젠가 현실에 그 모습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작품의 범죄와 충동으로 드러나는 사회적 디테일은, 일본의 가만히 그리고 천천히 침묵하는 침몰을 반복할지도 모르는 한국인들에게 의외의 시사점을 던지는 것이기도 하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92265353
발행(출시)일자 2022년 05월 23일
쪽수 396쪽
크기
210 * 297 mm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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