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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다 소노코 저자(글) · 전화영 번역
직선과곡선 · 2022년 05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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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나는 아무도 듣지 못하는 너의 52헤르츠 소리를 들을게.”

‘마치다 소노코’의 첫 장편 소설.
2021년 제18회 일본 서점대상 수상!!!

다른 고래들은 들을 수 없는 주파수로 노래하는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
52헤르츠 고래.

일본 규슈의 한적한 바닷가 마을.
모든 것을 버리고 그곳으로 홀로 이사 온 ‘키코’는
어느 비 오는 날 자신처럼 외로움의 냄새가 나는 한 아이를 만난다.
가족으로부터 학대받은, 그리고 학대받고 있는
두 사람이 만나 두려움을 딛고
한 걸음 한 걸음 앞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

작가정보

저자(글) 마치다 소노코

1980년에 태어나 현재 후쿠오카현에 거주한다. 2016년 〈카메룬의 파란 물고기〉로 제15회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R-18 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심사위원인 미우라 시온과 츠지무라 미즈키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듬해에 동 작품을 수록한 《밤하늘에 헤엄치는 초콜릿 구라미》를 출간하며 데뷔했다. 2020년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 《52헤르츠 고래들》은 가정 내 학대라는 상처가 있는 두 주인공을 내세운 작품으로, 2021년 제18회 일본 서점대상을 수상했다. 다른 작품으로는 《어란》, 《우쓰쿠시가오카의 불행한 집》, 《편의점 형제》, 《별을 길어 올리다》 등이 있다.

번역 전화영

서울시립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자연과 동물, 사람 이야기를 좋아한다. 옮긴 책으로 아오야마 미치코의 《가마쿠라 소용돌이 안내소》가 있다.

목차

  • 1. 거리 끝에 내리는 비
    2. 밤하늘에 녹아드는 목소리
    3. 문 너머 세상
    4. 재회와 참회
    5. 씻을 수 없는 잘못
    6. 전해지지 않은 목소리의 행방
    7. 세상 끝에서의 만남
    8. 52헤르츠 고래들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첫 문장 :
내일 날씨라도 묻듯 가벼운 어조로 유흥업소에 나갔었느냐고 했다. 나는 유흥업소라는 말이 순간 낯설어 두 눈을 끔벅이다가 이내 말뜻을 알아차리고 반사적으로 남자의 콧대를 겨냥해 따귀를 때렸다. 찰싹, 하고 경쾌한 소리가 울렸다.
“이 남자가 미쳤나!”

p.11
“그런데 왜 야쿠자의 칼에 찔렸다고…….”
묻다 말고 불현듯 짚이는 데가 있었다. 그 개인병원이다. 상처 부위가 너무 아파 진통제와 항생제를 받으러 간 곳.
“이런 미친! 개인 정보를 그냥 흘렸단 말이야?”
그만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말았다. 이건 소송감 아닌가?
“상처는 사실이야?”
무라나카가 놀란 듯 물었다. 그 얼빠진 얼굴을 째려보며 말했다.
“어차피 그쪽도 떠벌리고 다닐 거잖아. 아, 몰라. 야쿠자에게 쫓기는 유흥업소 여자든 성인물 배우든 좋을 대로 말해. 어떻게 생각하든 난 상관없으니까.”

P.17
무릎을 다시 끌어 모으고 눈을 감으려 했을 때 물을 튀기며 이쪽으로 천천히 다가오는 발소리를 들었다. 나도 모르게 방어 자세를 취하는데 새먼핑크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의 아이가 우산도 쓰지 않고 걸어왔다. 놀다가 갑자기 비가 와 집에 가는 길일까?
“얘, 여기 있다가 비가 잠잠해지면 가지?”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얼굴 생김새는 모르겠지만 어깨까지 기른 머리나 선이 가는 몸을 보아 중학생 정도 되는 여자아이 같다.

p.28
“안상, 안상.”
이럴 때 찾는 이름은 하나밖에 없다.
“도와줘, 안상.”
악물은 이 틈새로 쥐어짜듯 말하는데 비가 뚝 그쳤다. 놀라서 고개를 드니 눈앞에 청바지를 입은 다리가 홀연히 서있고, 위를 더 올려다보니 날아가 버린 내 우산을 쓴 여자아이가 있었다. 새먼핑크 티셔츠와 긴 머리칼이 낯설지 않은게 일전에 본 그 아이였다. 울고 있는 나를 보고 여자아이는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 아이는 왜 내게 왔을까? 지난번에는 아무리 불러도 곁에 오지 않더니 왜 지금 이 타이밍에?

p.45
무표정한 가면을 쓴 것처럼 감정이 사라진 얼굴이 무섭다. 저 사람 말대로 하지 않으면 얻어맞는다. 하지만 발이 움직이지 않는다. 머리 한구석에서 엄마가 키코도 이리 와 보라고 불러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런 일은 일어날 리 없는데도. 봐, 엄마는 내 쪽은 쳐다보지도 않잖아.
의붓아버지가 못마땅한 듯 혀를 차며 내게로 온다. 도망쳐야 해. 하지만 발은 요지부동이다.
? 저기, 아버…….
? 말 들어.
찰싹. 뺨에서 소리가 나고 나는 그 충격으로 잠에서 깬다. 늘 겪는 일이다.
눈을 뜨자 친숙한 천장이 보였다. 눈을 여러 차례 깜박이고 한숨을 한 번 내쉬었다.
“……오랜만에 꿨네.”

p.60
“아…… 음, 그거 용케 찾았네. 내가 자주 듣는 거야.”
소년이 태블릿을 가리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떤 생명체의 소리인지 모르는 것 같다. 널려던 수건을 바구니에 도로 넣고 소년의 옆에 앉았다.
어스레한 물속에서 기포가 천천히 올라가는 화면에 장중한 울림이 메아리치고 있었다. 크게 숨을 쉬는 것 같기도 하고 콧노래를 부르는 것 같기도 하다. 다정하게 부르는 듯 들리기도 하는 소리.
“이건 고래의 노랫소리야.”
소년의 눈썹이 미세하게 위로 올라갔다.
“놀랐지? 고래는 바닷속에서 마치 노래를 부르듯 친구들을 부른대.”
호오, 하고 감탄하는 숨을 내쉰 소년이 눈앞의 바다로 시선을 던졌다. 나도 따라 바다를 보았다.
“대단하지? 저렇게 드넓고 깊은 바닷속에서 친구들한테 소리가 전달된다니. 분명히 대화도 할 수 있을 거야. 영상 속 이 아이는 뭐라고 하고 있을까?”
소소한 말들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오늘 밤은 달이 아주 밝네. 여기 바다는 아름다워서 기분이 좋아. 오늘따라 네가 보고 싶어. 그런 대화가 바다 어딘가에서 오가면 좋겠다.
“물속에서 상대방의 목소리가 울리면 어떤 느낌일까? 난 상대방의 마음이 온몸을 감싸는 상상을 하곤 해.”
내게 보내는 마음을 온몸으로 받고 온몸으로 듣는다. 분명 굉장히 행복한 일이리라.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내게 보내는 마음이 느껴진다니 대단하지 않아? 하지만 그런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아이도…….”

출판사 서평

도서출판 직선과곡선
최근작 : 《백화의 마법》, 《가마쿠라 소용돌이 안내소》, 《실연버스는 수수께끼》, 《활판인쇄 초승달당》 시리즈 등 25종
대표 분야 : 일본소설, 일본만화 및 그래픽노블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원서(번역서)명/저자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90187237
발행(출시)일자 2022년 05월 31일
쪽수 298쪽
크기
129 * 189 * 25 mm / 417 g
총권수 1권
원서(번역서)명/저자명 52ヘルツのクジラたち/町田そのこ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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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중 10점
/공감돼요
제목같이 이 세상에는 52헤르츠 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어딘가에는 있을것 같아 마음에 아프면서 공감이 간다 특히 현실적인 부분이 섞여 더 실감나게 읽었다. 영화도 보고싶다.
10점 중 10점
/최고예요
잘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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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헤르츠
52헤르츠 고래들
부디 그 소리가 누군가에게 전해지기를.
부드럽게 받아들여지기를.
52헤르츠 고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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