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위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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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에서부터 콜하스까지
라이프니츠에서 베이컨까지
건축, 도시, 예술, 과학을 가로지르는 창의적 모험!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와 건축을 가로지르는 원칙은 무엇인가? 새로움이 폭발하는 현대는 어떻게 정의될 수 있을까? 『현대 건축의 철학적 모험』 시리즈는 네 권에 걸쳐 현대의 건축, 도시, 예술, 철학이 그 개념들을 공유하고 공명하면서 현대성을 구성하는 사유의 지형을 탐사한다. 1권 『공간의 위상학』은 전체의 방법론으로, 2차 대전 이후 ‘형태의 사유’가 ‘관계의 사유’로 전환되면서 여러 분야에서 등장하는 위상학을 재구성한다. 위상학의 다양한 연산 작용들(변형, 관통, 접기, 포함, 보이드 전략 등)을 전통적인 구성 절차와 대조하면서 현대의 건물과 프로젝트를 예로 들고 있는 이 책은 철학적 관점에서 본 현대 건축과 도시론에 대한 독창적인 이해의 지도를 제시한다.
작가정보

: 장용순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김진균 교수의 지도로 「건축과 도시의 통제 방법과 상호 교환성의 관점에서 본 렘 콜하스의 도시론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파리 베르사유 건축대학교를 졸업한 뒤 자크 리포 설계 사무실과 건축사사무소 기오헌에서 건축 실무를 익히고 프랑스 국가 공인 건축사(DPLG) 자격을 취득했다. 파리 8대학 생드니 철학과에서 알랭 바디우의 지도로 철학, 건축, 도시를 아우리는 공부를 하여 「현대 건축과 도시론의 철학적 토대」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에서 설계와 이론을 가르치고 있다. 주요작품으로 세운상가 공공 공간 활성화 프로젝트와 국민은행 청춘마루 프로젝트가 있다.
목차
- 개정판 서문
초판 감사의 말
저자의 말
자크 뤼캉 서문
현대건축의 모험을 시작하며
서론
1. 문제제기
2. 방법
3. 들뢰즈의 철학
4. 전개
1장. 형태에서 구조로
1. CIAM에서 팀텐으로
2. 개체에서 관계로
3. 현대적 도시성
4. 건축적 구조주의
5. 위상학적 구조
2장. 구조주의 혁명
1. 실체적 사유에서 관계적 사유로
2. 구조주의의 성격, 소쉬르의 개념들
3. 구조주의의 7가지 규준
1) 상징적인 것
2) 장소 또는 위치
3) 미분적인 것과 특이한 것
4) 분화소, 분화
5) 계열적
6) 빈칸
7) 주체에서 실천으로
4. 들뢰즈-푸코에서의 위상학
1) 다이어그램, 추상기계
2) 안에서의 바깥의 접힘
5. 들뢰즈-베이컨에서의 다이어그램
6. 들뢰즈-가타리에서의 리좀
3장. 형상에서 다이어그램으로
1. 사유의 도구로서의 다이어그램
2. 연결적 다이어그램
3. 집합적 다이어그램
4. 변이적 다이어그램
4장. 위상학적 연산
1. 변형
2. 관통
1) 외부에 의한 내부의 관통
2) 내부에 의한 내부의 관통
3. 접기
4. 포함
5. 엮기
6. 보이드의 전략
7. 구성에서 연산으로
5장. 잠재태/현실태의 위상학
1. 미/분화
1) 미분/적분, 미분 방정식
2) 규정가능성, 상호규정성, 완결된 규정성
3) 미/분화, 유전학, 우주론
4) 모든 대상은 이중적이다: 문제-해법
5) 잠재성에 대한 오해
2. 미분적 구조
1) 들뢰즈에서의 구조
2) 특이점
3) 구조/발생
4) 데카르트/라이프니츠
3. 애매-판명
1) 미분방정식
2) 파도 소리
3) 색깔 : 녹색의 경우
4) 선험적 경험론
1) 두개의 층 사이: 애매-판명에서 명석-혼잡으로
2) 감성, 어두운 배경, 사유
3) 능력들 간의 일치, 발생
4) 선험적인 장, 특이성
5) 일의적 존재와 다의적 존재자
6장. 위상학 혁명
1. 위상학적 실험들
2. 건축에서의 위상학
3. 위상적 사유와 잠재적 차원
책 속으로
요약
현대 건축의 시기를 CIAM(근대 건축 국제 회의)의 도그마와 국제주의 건축이 지배했던 근대 건축의 시대와 구별되는 1950년대 이후로 잡는다면, 현대 건축은 도시에 대한 사유를 건축 내부로 끌어들이면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피터 스미슨과 앨리슨 스미슨(Peter & Alison Smithson)으로 대표되는 팀텐(Team10)의 작업은 그 대표적 시도이다. 이러한 도시-건축적인 시도는 도시의 ‘구조’를 건축에 적용하고, 건축이 도시의 순환, 확장성, 유동성 등을 닮아가게 한다. 그러면서 건축이 오브제로서 존재하기보다는 도시의 여러 요소들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며, 건축 자체의 구성도 형태에 의한다기보다는 요소들의 ‘관계’ 속에서 정의된다. 이러한 구조와 관계에 대한 관심은 비슷한 시대의 철학적 사유를 지배했던 구조주의와 소통하면서 구조와 관계에 대한 패러다임을 구성해 나간다. 이러한 사유는 후기 구조주의에 의해 계승되며, 들뢰즈(Deleuze)에 이르러 미분-적분의 개념와 잠재성의 개념에 의해서 더욱 심화된다. 이런 잠재성의 개념은 다이어그램으로서의 사유와 플라톤적인 전복으로서의 시뮬라크르의 사유를 구성하는데 기초가 된다. 아울러 1990년대 이후 현대 건축과 도시론의 다이어그램에 의한 설계방식과 생성(devenir)과 사건(?v?nement)에 따른 도시론을 뒷받침하는 기초가 된다. 현대 건축과 도시론을 가로지르는 구조, 관계, 잠재성의 사유는 위상학(topologie)과 연관되어 있으며, 이것이 1권에서 논의할 내용이다.
본문내용
CIAM에서 팀텐으로의 변화를 개체에서 관계의 사고로의 전환, 형태에서 구조의 전환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전환은 건축 분야에만 국한된 일은 아니다. 건축에서 관찰되는 이런 전환은 시대의 거대한 생각이 하나에서 또 다른 하나로 변해가는 변이의 지점 혹은 역사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장면이었다.
CIAM에서 팀텐으로 전환되는 이 지점에 나란히 서 있는 것이 구조주의라는 흐름이다. 구조주의의 바닥에서 의심의 대가인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가 그 기초를 바치고 있다. 그 위에 소쉬르가 언어학에서 차이와 자의성의 테제를 통해 구조주의의 기초를 만들고, 소쉬르의 생각은 야콥슨, 레비스트로스의 사상적 결혼을 통해서 구조주의라는 결실로 꽃을 피운다. 현상학과 실존주의가 구조주의에게 주도권을 뺏기고 구조주의가 꽃을 피우는 이 시점이 절묘하게도 팀텐이 CIAM으로부터 주도권을 인계받고 건축적 구조주의를 꽃 피우는 시점과 일치한다. 이런 시대적인 일치는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세계의 질서가 바뀐 것일까? 아니면 질서는 이미 있었지만, 그것을 보지 못하다가 뒤늦게 알게 되는 것일까?
구조주의를 단순히 어떤 내재하는 질서에 대한 탐구라고 본다면, 그것은 기나긴 뿌리를 가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수학은 아주 오래 전부터 항상 어떤 질서를 추구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구조에 대한 생각이 현대에 와서 갑자기 문제가 되는 것일까? 그리고 그런 것이 우리가 사는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일까?
- 2장 〈구조주의 혁명〉 에서
구조주의의 과학주의적인 야망은 이런 과학적 발전과 무관하지 않다. 앞서 말했듯이 구조주의에서의 탐구는 과학에서의 원칙을 찾아내는 것과 유사하며, 그 원칙은 형태, 연장과 무관한 위상학적 원칙이다. 프로이트, 마르크스, 소쉬르가 그려내는 구조는 잠재적인 차원의 다이어그램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할 때 다이어그램의 개념은 자연과학을 넘어서 사회과학에까지 확대된다. 구조주의는 구조와 관계 자체를 사유하고자 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위상학적, 다이어그램적 사유와 연관을 갖는다. 심리학을 위상학과 연결시키는 라캉(Lacan)은 대표적인 경우인데, 무의식, 욕망에 대한 다이어그램으로 무의식, 의식의 구조를 설명한다. 이것은 구조주의 이전의 사유 방식과는 구별되는 관계 중심의 사고이며, 개체나 의식이 관계와 차이의 그물망에서 도출된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엄밀하게 말해서 프로이트에게서도 이 정도의 정밀한 의식과 무의식에 대한 구조의 체계는 나타나지 않는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을 힘들의 갈등이나, 욕구들의 대립이라는 양태에 입각해 사고하지 않았다.” 구조주의에서 말하는 “구조의 무의식은 미분적 무의식”이며, 구조주의적 무의식의 개념은 라이프니츠(Leibniz) 형이상학의 작은 지각들(petites perceptions)의 미분적 무의식에 가깝다.
현대 이전에는 사유의 도구로서의 다이어그램이 적극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관계 자체를 사유하려는 건축가, 과학자들은 다이어그램을 끊임없이 사용하였다. 그들은 그래프, 도식 등으로 복잡한 현상을 더욱 간단하게 설명하기 위하여 시도하였다. 코르뷔지에의 경우 스케일 없는 스케치가 다이어그램의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코르뷔지에는 시기상으로 현대 이전에 속하지만, 그가 상당 부분 위상학적 사유를 했음을 뒤에서 보게 될 것이다. 팀텐 이후의 현대 건축도 관계와 구조를 사유하고자 할 수 있는 도구로 다이어그램을 사용한다. 굳이 다이어그램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 하더라도 스미슨 부부가 그렸던 도식들, 팀텐의 건축가들이 도식들은 다이어그램이라는 범주에 속한다.
- 3장 〈형상에서 다이어그램으로〉 에서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위상학이 건축에 적용된다면 관통, 포함, 연결, 기능 간의 인접성 등의 문제와 관계된다. 위상학이 도시의 문제에 적용된다면 그것은 영역들 간의 관통, 포함, 인접성과 네트워크 사이의 연결의 문제와 관계된다. 위상학적 사고는 기하학적 사고보다 더 유연한 관점을 필요로 하며, 위상적 다이어그램과 구조는 기하학적 사고가 사유하지 못했던 관계 그 자체를 사유할 수 있게 해준다.
위상학적 관점을 통해서 공간론의 계보가 새롭게 쓰여질 수 있으며, 공간의 역사는 새롭게 구성될 수 있다. 20세기 초반의 근대건축이 ‘양식(style)’의 시대를 마무리하였다면, 우리 시대는 ‘공간’의 시대를 마무리하고 있는지 모른다. 여기에서 말하는 ‘공간’은 물론 근대 건축의 주요 주제였던 제한적 의미의 ‘공간’을 말하는 것이다. 건축에서 넓은 의미의 ‘공간’이라는 주제는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간의 시대가 가고 위상의 시대가 온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은 위상의 개념이 공간의 개념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의 역학이 뉴턴의 역학을 포함하듯 말이다.
어떤 건축가는 평생 형태적 새로움을 추구하면서 동일한 위상적 구조에 형태를 붙여 가면서 산다. 이런 건축가는 스타일이나 형태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하면서 또 다른 새로운 형태를 또 모방한다. 형태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는 방법은 위상과 구조 자체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어떤 구조들이 같은 위상을 갖고 어떤 구조들이 다른 위상을 갖는지를 구별하는 눈을 갖는 것이다. 그것이 위상적 새로움을 만드는 길이다.
이제 더 이상 구성하지 않는다. 구성할 지라도 그것은 연산을 거친 후의 단계이다. 기하학이 올지라도 그것은 위상학을 거친 후의 단계이며, 공간이 올지라도 구조와 위상을 거친 후의 단계이다. 도면을 그려야 할지라도 다이어그램 이후의 단계가 된다. 더 커다란 관계들을 볼 수 있는 길이 열렸고, 보다 다양한 관계들을 사유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20세기 초에도 끊임없는 보자르식 건축이 지어졌듯이, 어떤 사람들은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보지 못한다. 위상학 혁명은 데카르트적인 혁명 이상의 혁명이다. 이제 우리는 위상학 혁명과 함께 수많은 새로운 관계들, 구조들, 유형들이 발견되기를 기다린다.
우리는 건축에서의 위상학을, 수식을 쓰지 않고 직관적으로 다뤘다. 위상학적 관점에서 건축을 엄격히 다루기 위해서는 공간구조를 수학적으로 공식화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그것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지만 전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건축 공간, 위상학적 관계, 위상학적 다이어그램이 수학 공식으로 표현된다면 3차원의 한계를 넘어서 위상학적 다이어그램을 발전시킬 수 있고, 어떤 건축공간 구조의 새로움을 보다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 6장 〈위상학 혁명〉 에서
출판사 서평
현대건축과 철학의 상호공명 -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건축가 민현식
『현대건축의 철학적 모험』은 건축가 장용순의 지적 모험이다. 자신이 건축의 현장에서 감지한, 온몸에 소름이 돋는 전율과 같은 감동이 무엇인가를 밝혀보려는 것이다. 그러나 장용순이 주목하는 건축공간은 “빛 속에 자태를 드러내는 매스들의 교묘하고 정확하며 장엄한 유희”(르 코르뷔지에의 정의)로서의 건축공간이라기보다, 그것을 있게 한 원초적인 무엇, 이름 붙여지기 전, 힘의 강도와 흐름만이 있었던 혼돈하고 공허한 공간이다.
아마 고딕 성당의 공간에서 하늘로부터의 장엄한 빛의 다발이 주는 감동 너머에 리브 볼트(rib vault)를 지나 기둥을 타고 흐르는 힘을 보았고, 시에나 광장에서 시민들의 아름다운 삶의 모습 뒤에 작동하는 경사진 표면에 퍼지는 힘의 망상 조직(network)을 주목했으며, 도미노의 자유 평면과 자유 입면이 힘으로부터 자유를 얻은 뒤에나 가능했음을 먼저 읽었다.
현대는 이전의 시대와는 확연하게 구별된다. 모든 영역의 그 확고했던 경계선이 쉽게 무너지면서, 불확정, 비결정, 가상, 비실재, 무의미, 시뮬라크르(simulacre) 등이 득실대는 곳이며, 모든 의미어들 앞에 비非, 반反, 부不, 탈脫 등의 접두사를 붙이고, 개념화가 미칠 수 없는 곳으로 탈주하고 있다. 그런 탓인지 장용순이 떠나는 모험의 여정은 의심으로부터 시작했을 것이다. 그것은 아마, 19세기 의심의 대가였던 니체, 마르크스 그리고 프로이트에게서 의심하는 법을 배웠을 것이다. 그들의 의심이 플라톤과 데카르트가 구축해온 굳건한 형이상학적 설계를 무너뜨린 장본인들이기 때문이다.
여정의 마지막, 장용순이 주목한 철학자는 질 들뢰즈이고, 그에게서 ‘아이스테시스(aisthesis, 감성적 지각)에 대한 이성의 우위’라는 수천 년 묵은 도식을 뒤집는 극적 반전을 보았기 때문이다. 헤겔에게서조차도 예술을 ‘이념의 감각적 현현’으로 보고 철학적 인식의 아래에 놓았지만, 들뢰즈는 아이스테시스를 이성에 선행하여, 그 바탕에서 그것을 비로소 가능하게 해주는 어떤 근원적인 능력이라고 본다. 그래서 들뢰즈에게 감각은 감관에서 직접 몸으로 내려가는 존재론적 사건이며, 생명체의 몸과 바깥의 환경이 서로 접하는 삼투막의 표면에서 ‘진동’처럼 발생하는 어떤 유물론적 사건이다.
이러한 통찰을 통하여, 장용순은 ‘현대’ 건축에서, 하나의 정체성에 함몰한 공간론에서 떠나 끝없이 자기의 존재를 다양화하는 유목적 성격을 발굴해 낸다. 이러한 현대건축의 성격을 발굴해내는 과정에서 장용순은 많은 건축가, 철학자, 예술가, 과학자를 거친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러한 현대성을 가장 뚜렷하게 드러내는 건축가로서 렘 콜하스를 호명하여, 해체론의 중심에 선 철학자 질 들뢰즈를 만나게 한다. 이들의 만남 속에 건축과 철학은 새로운 시작을 경험하고 있다. 사실 철학은 과학에 대해서, 예술과 윤리적 실천에 대해서 무엇인가를 말해왔다. 철학은 비철학적 현상에 대하여, 그 안에 들어 있는 의미와 기원과 한계에 대하여, 그것이 향해야하는 이념적 목표에 대하여 평가적이고 규정적인 어조로 판결해 왔다. 그러나 니체에서 현대 프랑스 철학자에 이르는 해체론적 전통의 주도력 안에서 볼 때, 철학은 다른 것들이 지닌 본성을 물으러 오는 법정으로서의 권위를 이미 상실하였다.
건축 또한 이러한 사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예전의 건축, 특히 가까이 모더니즘 시대의 건축은 이론 속에 안주하는 건축, 이론에 의하여 순화, 규정, 보존, 지도, 조직화되는 건축이었다. 반면, 현대건축은 이론화될 수 없거나, 이론화되기 이전의 건축을 구한다. 건축에 대한 현대철학의 개입은 건축에 대한 이론의 간섭을 물리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여기서 구태여 건축가 콜하스와 철학자 들뢰즈을 ‘만나게 한다’라고 쓰는 것은 들뢰즈의 철학으로 콜하스의 건축을 설명하거나, 들뢰즈의 철학을 콜하스적으로 건축하려 함이 아니라, 그들이 만나 일으키는 공명(共鳴)을 보고자 하기 때문이다. 아니 둘 사이에 공명을 일으키게 하기 위함이다. 이 둘 사이에 일으키는 공명으로 하여, 렘 콜하스의 건축과 질 들뢰즈의 철학이 새롭게 태어나게 할 뿐 아니라, 사유의 지평이 확장되어, 건축과 과학, 건축과 예술, 그리고 건축과 윤리가 어떻게 공명하는가를 이야기할 수 있기까지 이른다.
주관적이고 개인적일 수밖에 없는 감성적 체험이 이성적 논리에 뒤지지 않는 보편적 타당성을 지닐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장용순은 ‘이성을 해체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이성 자신뿐’이라는 동어반복적인 대답에서 그리 크게 나가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글쓰기의 태생적 한계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장용순의 『현대건축의 철학적 모험』은 현대건축의 철학적 해설서라기보다는 글로 쓴 하나의 잘 지어진 ‘건축’으로 보인다. 장용순의 글쓰기는 건축창작현장을 떠난 적이 없으며, 그곳에서의 감동에 바탕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이론서들이 건축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해석하기만 했지만, 장용순의 이러한 실천적 작업은 이 시대, 우리의 ‘건축’을 바꾸어 놓는 데 크게 일조할 것이다.
자끄 뤼캉 서문 - 로잔 공과대학 교수 자크 뤼캉
장용순의 책은 위상학, 은유와 생성, 용해와 내재성, 생기론이라는 서로 다른 주제를 통해 건축과 도시론, 그리고 철학을 공명을 일으킨다. 연구의 방향을 설정하는 1권에서 펼쳐지는 논변은 위상학과 관련되어 있다. 정확성과 비례라는 변수를 통해 형태를 사유하는 (유클리드) 기하학과는 반대로, 위상학은 검토 대상이 되는 요소 자체보다는 요소들 사이의 관계에 강조점을 둔다. 위상학적 접근은 특히 2차 대전 이후의 건축과 도시론에서 커다란 중요성을 차지하고 있다. 저자는 위상학의 이런 영향력을 보여 주고 있으며, 연산들(변형, 관통, 포함, 보이드의 전략, 접기 등)을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연산들을 ‘전통적인’ 구성 절차와 대조하면서, 현대의 건물과 프로젝트를 예로 들고 있다. 이런 예들을 선택한 것은 유효적절했으며, 이를 통해 이 연구는 철학적 관점에서 본 현대 건축과 도시에 대한 독창적인 이해를 제시하고 있다.
2권 은유와 생성은 문제틀의 중첩과 상호 텍스트성의 문제들을 도입한다. 3권에서는 탈영토화와 심지어 건축의 용해로서의 현대성을 다루고 있다. 2권과 3권은 생기론을 다루는 4권을 최종 목적지로 삼고 있다. 4권은 지금까지 다룬 모든 관심사를 한데 모으면서, 특히 증가와 가변성의 문제를 다룬다.
이처럼 난해한 문제들을 다루기로 한 장용순의 용기와, 철학은 물론이고 건축과 도시론의 영역에서도 작동하는 여러 관념과 개념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한 그의 능력에 경의를 표한다. 철학과 건축 사이의 관계가 최근에 드물게나마 탐구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이렇게 체계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장용순의 연구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젖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이해를 제공하는 이론적인 구성물임을 밝히고 싶다.
기본정보
ISBN | 9791190066419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05월 01일 |
쪽수 | 394쪽 |
크기 |
165 * 230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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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많이 하셔야 할것 같네요
책을 읽냐에 따라 그에 따른 인사이트가 다른게 인상깊에요. 건축 도시 예술 철학이 그것들의
개념을 어떻게 공유하고 있는지 잘 만들어진 레시피처럼 전개되고 있습니다. 매우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