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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한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 클럽

들녘 · 2022년 0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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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 먹고 뭐가 부끄러워?
하얀 과부 옷 속에 감춰져 있던 세상에서 가장 새빨간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성들의 욕망과 연대에 대한 매혹적인 이야기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여성 작가 발리 카우르 자스월의 소설이다. 스물두 살 인도계 영국인 여성 니키가 우연히 수상한 스토리텔링 수업의 강사직을 맡으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그녀의 학생은 영국 내 인도 교민 여성들로, 대부분 사별한 여성 노인이다. 글을 읽고 쓸 줄 모르는 이들은 대신 평생 마음속 깊이 간직해두었던 성적 판타지들을 풀어놓는다. 그리고 삶은 놀라운 방식으로 변화한다. 처음엔 너무나 보수적인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거리감을 느꼈던 니키 역시 함께하는 시간이 쌓여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들과 공감을 나누며 친구가 된다. 이후 닥쳐오는 위기를 함께 헤쳐나가는 이들의 모습은 가슴 벅차도록 감동적이다.
다양한 문화권에 사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선보여온 작가는 코미디와 스릴러의 경계를 섬세하게 넘나들며 즐겁고 매혹적인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이 소설은 출간 즉시 세계 각국의 비평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았으며, 리즈 위더스푼 북클럽 추천 도서에 선정되고 〈델마와 루이스〉 〈마션〉 리들리 스콧 감독 제작사에 영상화 판권이 판매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영국 내 인도 교민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만, 가슴 뛰는 일을 찾아 헤매는 청춘, 여성으로서 겪게 되는 혐오와 위협, 페미니즘을 둘러싼 입장 차이, 전통 문화와 현대 문화의 간극에서 오는 세대 갈등 등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다. 특히 교민 1, 2세대의 삶을 다루는 디아스포라 소설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만큼, 우리에게도 뜻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보수적인 환경에서 욕망을 억눌러왔던 이라면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소설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발리 카우르 자스월

Balli Kaur Jaswal
이야기의 힘을 믿으며 문학을 통한 사회 정의 실현을 추구한다. 첫 작품 『유산Inheritance』으로 2014년 시드니 모닝 헤럴드 최우수 젊은 호주 소설가상을 수상했다. 이 소설은 2017년 싱가포르 국제예술제에서 영화로 각색되었다. 두 번째 소설 『슈거브레드Sugarbread』는 2015년 에피그램 북스 픽션 상과 2018년 싱가포르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정숙한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 클럽Erotic Stories for Punjabi Widows』은 그녀의 세 번째 소설이다. 2017년 3월 공개되어 세계 각국의 비평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이스라엘, 폴란드, 독일, 스웨덴, 그리스, 중국, 브라질, 에스토니아 등지의 출판사들과 번역출판계약을 맺었고, 2018년 리즈 위더스푼 북클럽과 걸리 북클럽 추천 도서로 선정되었다.
예일-NUS 칼리지와 난양 공과대학교(NTU)에서 작문을 가르쳤으며, 그곳에서 남아시아 디아스포라 글쓰기에 대한 박사학위를 받았다.

번역 작은미미

인디 걸그룹 ‘미미시스터즈’ 멤버. 생활 밀착형 노래를 짓고 부르며, 드라마와 영화 시나리오 작업도 한다. 사 년간의 인도 생활을 마치고 인도를 그리워하다가, 박원희와 인도에 관한 이야기를 번역하고 있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수다 떨며 다 해먹다가 자연사하는 것이 꿈.

번역 박원희

언어로 때리고 상처를 주기보다는, 안아주고 성장시켜주고 싶다. 어쩌다 인도에 살면서 친구가 된 작은미미와 함께 인도와 관련된 서적을 번역하고 있다. 작은미미와 함께 인도 출신 저널리스트 사치 코울의 에세이 『어차피 우린 죽고 이딴 거 다 의미 없겠지만』을 번역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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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 “소설은 어떻게 서로 다른 세대의 여성들이 하나가 되고, 그들이 속한 세상을 바꾸어나갈 수 있는지 보여준다.”

  • “중매결혼과 강제결혼, 전통 문화와 현대 문화라는 진지한 주제를 가볍고 재미있는 터치로 다룬다. 당신의 통근길을 즐겁게 할 책.”

  • “당신을 흥분시키는 책. 욕망에 대한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

  • “따뜻하고, 유쾌하고, 재미있다.”

책 속으로

왜 언니는 중매결혼을 하려 할까?

카미즈의 화려한 색감과 옷감 바스락거리는 소리, 연필 두드리는 소리, 향수와 강황 냄새가 감각을 자극했다. 목적이 분명해졌다. ‘영국엔 이곳 사우스홀을 아예 모르는 사람들도 있잖아. 한번 바꿔보자고.’ 분개하여 눈에 불을 밝힌 여성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집필할 것이다. 온 세상이 읽을 바로 그런 이야기를.

또 이렇게 부딪치다니. 가족을 욕보인 딸내미로 사느니 차라리 법에 따라 기소된 범죄자로 사는 게 훨씬 수월할 것이다. 범죄자는 딱 정해진 만큼만 형을 살면 되지만, 이 죄책감의 여정은 언제 끝날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우리는 항상 그런 이야기를 한다구요.” 만지트가 말했다. “사람들은 우리가 외로운 밤을 가십으로 채울 거라 생각하지만 언제까지나 그런 얘기만 할 수는 없어요. 우리가 진정 그리워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훨씬 재미있거든요.”

‘다들 틀렸어.’ 스니타는 생각했다. ‘세상을 내 방식대로 바라본다고 해서 불행해지지는 않아.’

“하지만 섹스와 쾌락은 본능적인 거잖아요? 만족스러운 섹스는 오감을 자극하죠.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이라 해도 마찬가지예요. 당신과 나, 우리는 섹스를 그저 발달된 발명품처럼 여기죠. 읽기, 쓰기, 컴퓨터 사용법 같은 다른 기본적인 것들을 익힌 후에 섹스에 대해 배웠기 때문이에요. 그분들은 그런 것들을 익히기 전에 섹스를 경험했죠.”

아주 오래전, 희미하게 이런 기분을 느꼈던 적이 있었다. 여자와 남자가 만나 무엇을, 왜 하는지 처음 알게 되었을 때였다. 젊은 시절의 그 흥분을 까맣게 잊은 채 살아왔지만, 한때 그녀는 거기에 완전히 사로잡혔다. 다른 인간과 이렇게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생을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어제를 회상하니 다시금 몸에 전율이 일었지만, 이내 수치심이 밀려들었다.
“근데 내가 왜?”
자기도 모르게 입 밖으로 뱉은 질문이 방 안을 감싼 침묵을 깼다. 왜 그녀가 수치스러워해야 하는 걸까? 그녀는 그런 존재였기 때문이다. 여자, 특히 자기처럼 나이 깨나 먹은 여자는 간밤에 느낀 것과 같은 종류의 쾌락을 탐하면 안 된다고 했다.

“엄마, 나는 사우스홀에서 단순히 나쁜 짓을 시작한 게 아니야. 그 일을 그만둘 생각도 없어요. 우리 수업은 여자들에게 그들도 받아들여지고 지지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어요. 난생처음으로 가장 사적인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나누었고,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거야. 난 그들이 그 사실을 발견하게 도와준 거고, 나 또한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그 여자들은 불의를 봐도 고개를 돌리는 사람들이었어요. 간섭하거나 경찰을 찾아가는 건 부적절하다고 배웠으니까. 그런 그들이 내가 위험에 빠졌을 때는 주저하지 않고 스스로 위험 속에 발을 들였어. 싸울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예요.”

“이딴 이야기들이 우리 공동체를 얼마나 망치고 있는지 아십니까? 내가 복사본을 만들어주면 더 많은 집에 퍼뜨릴 게 아니냐고요.” 아카시가 씩씩거렸다.
“난 아무것도 망치지 않아.” 쿨빈더는 말했다. 진실이 밝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를 망치는 건 너랑 너같이 편협한 생각을 가진 패거리들이지.” 형제회는 이런 식으로 추종자들을 모으는구나. 쿨빈더는 새삼 생각했다.

쿨빈더는 팔 아래에 서류철을 낀 채로 다시 집을 나와 안셀 로드를 걸어갔다. 줄지어 선 집들을 지나가며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했다. 저 집에 사는 사람들도 이 이야기를 읽었을까? 그들의 인생도 바뀌었을까? 조용히 내리는 안개비가 쿨빈더의 머리카락에 마치 보석처럼 잔뜩 붙어 있었다.

출판사 서평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는… 맞아요. 음란하긴 해요.
그래도 어쨌든 언어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자유롭고 당당한 삶으로 이끄는 욕망의 순기능
근래 들어 ‘과부’라는 용어는 지양되고 있다. 사별 여성을 ‘부족한 여성’으로 일컫는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아직도 세상에는 사별했다는 이유만으로 그와 같이 여겨지고 마는 사람들이 있다. 니키의 스토리텔링 수업을 듣는 사별 여성 노인들도 그러하다. 이들은 정숙한 몸가짐을 유지하여 죽은 남편의 명예를 지킬 것을 요구받으며, 일상 속에서 각종 차별과 무시를 마주한다.

“나이 많은 여자들 이야기는 아무도 엿듣지 않아. 그냥 웅웅거린다고 생각했을걸. 뭐 무릎 통증이나 장례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줄 알았겠지.”
“쟤도 다른 사람들이랑 똑같아. (…) 다들 그러잖아. 저 과부들은 무시해도 돼. 남편도 없잖아.”

그들은 야설 클럽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솔직히 드러내며 자유를 느낀다. 가슴속에 묵혀둔 이야기를 털어놓고 함께 울고 웃는 가운데 하나되는 즐거움을 경험한다. 그렇게 야설 클럽은 따분한 일상의 활력소가 되기 시작한다.

“응, 매사에 조심하기만 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아요. (…) 내숭 떨면서 원하지 않는 척하던 시절을 기억해보라고요!”
“나는 항상 궁금했거든요. 너는 만족한 거니? 다음에는 좀 더 오래 해줄 순 없겠니? 적어도 노력만이라도?”

그리고 더욱 놀라운 일이 펼쳐진다. 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나니 세상을 조금 더 당당하게 마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아가 단순히 자기표현 욕구를 충족하는 차원을 넘어 타인의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교민사회에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한다.

“몇몇 부인들이 더 대담해졌다는 이야기는 들었어. 전에 들어본 적 없는 표현을 사용한다고 하더라고. (…) 침실에서. (…) 그들의 욕망에 대해 말할 때.”
“이 스토리텔링 수업은 아주 재미있기도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걸 말할 수 있게 가르쳐주는 것 같아요. 내가 정확히 원하는 게 뭔지를요.”

소설은 그렇게 과거와 현재의 아픔을 넘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멋지고 당당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모든 일은 그야말로 야설의 순기능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한 명의 인간이 주체로서 당당히 서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일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들의 이야기도 더 이상 그저 음담패설이 아니다. 많은 이의 인생, 나아가 공동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선한 영향력이다.
우리에게도 성을 터부시해왔던 시간이 길다. 그것은 오랜 세월 ‘부끄러운 것’ ‘죄스러운 것’ ‘말해져서는 안 되는 것’으로 여겨졌으며, 아직까지도 그런 인식이 건재하다. 소설 속 인물들 역시 “왜 그런 사적인 이야기를 입밖에 내놓느냐”는 질타를 받는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을 요구하게 된다면, 함께하는 기쁨을 깨닫게 된다면, 그리하여 우리에게 또 다른 언어가 주어진다면 그것은 분명히 말해져야만 하는 것들이라고 소설은 역설한다.

서로 다른 세대의 여성이 하나가 되어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다는 희망
후반부에 이르면 소설 속 여성들을 향한 억압은 단순히 무언의 압박 수준이 아니라 실질적인 위협이었음이 드러난다. 그때부터 소설의 전개는 급물살을 탄다. 니키와 여성들은 그들을 향해 밀려드는 위기를 힘을 합쳐 헤쳐나간다. 오랫동안 억압받고 무시당해온 나머지 이제는 불의가 명백해도 외면하게 된 이 여성들로 하여금 용기를 내게 한 것은 무엇일까?
소설은 초반부에 전통 문화와 현대 문화, 구세대와 신세대 등 서로 다른 입장들이 대치되는 구도를 보여준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인물들이 그 모든 차이를 뛰어넘어 감동적으로 하나가 되는 장면을 그려낸다. 그 모습을 통해 우리는 연대의 힘을 깨닫고 그 가능성을 꿈꾸게 된다.
가장 은밀하고 원초적인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눌 수 있다는 것, 그렇게 나눈 너와 나의 욕망이 결코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문화적 배경 차이와 살아온 세월의 간극을 넘어 인물들을 단단하게 묶어주는 끈이 되었다. 올여름 소설 속 인물들만큼 끈끈한 우정을 나누고 싶은 친구 혹은 엄마, 이모, 고모, 할머니와 함께 읽기 좋은 책으로 이 소설을 추천한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원서(번역서)명/저자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59257384
발행(출시)일자 2022년 06월 24일
쪽수 496쪽
크기
128 * 190 * 28 mm / 611 g
총권수 1권
원서(번역서)명/저자명 Erotic Stories for Punjabi Widows/Jaswal, Balli Ka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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