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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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2021년 김승옥문학상 우수상 수상작가 안보윤 신작 장편소설
단편 「여진」은 작가의 두번째 소설집 『소년7의 고백』에 수록된 소설로, 어릴 적 층간소음 보복 범죄로 조부모를 잃고 죄책의 굴레에 스스로를 가두게 된 남매의 비극을 천착하며 가해와 피해를 선명하게 나누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 예기치 못한 비극 앞에서 아동에게 사회적 낙인을 찍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질문을 던진 바 있다.장편소설 『여진』은 단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른이 된 남매가 과거의 사건과 연관된 인물로부터 병든 개를 맡아 기르게 되면서 마침내 희망의 가능성을 열어내기까지의 여정을 담는다. 안보윤은 순도 높은 핍진성으로 존재들의 아픔을 그려내고, 특유의 위트와 환상적인 묘사로 상처를 어루만지며, 점차 단단해져가는 그들 각자의 서사를 통해 회복의 길을 예언한다.
작가정보
작가의 말
축축한 발 때문에 한기가 올라올 때면 뭐라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날’ 이전과 이후의 이야기를 쓰고 나면 그럭저럭 마른 발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편평한 땅 위를 발자국 없이 걸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소설을 끝낸 지금도 나는 여전히 웅덩이 속에, 젖은 발로 서 있다. (……) 애틋해하는 마음.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자리에 고이는 노란 불빛. 좋아지지 않으려 애쓰면서도 기어코 이겨내는 마음. 그런 걸 나는 소설을 통해 배운다. 아주 조금씩만 성장하는 아이들과 놋쇠처럼 무거운 슬픔. 오래 들여다볼수록 단단해지는 그림자. 그런 걸 나는 소설을 통해 감각한다. 이상한 일이다. 소설 속에서의 나는 현실에서의 나보다 반 뼘쯤 더 크다. 조금 더 예민하고 소란스럽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정직해지고야 만다. 2022년 6월 안보윤
목차
- 1부 _007
2부 _123
3부 _169
작가의 말 _231
추천사
-
세계의 잔인함을 오래 들여다본 사람에겐 자신도 모르게 갖게 된 특유의 온도가 있다고, 안보윤의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작가는 폭력이 얼마나 여러 존재에게 연쇄적으로 파장을 일으키는지에 대해 차가운 통찰을 유지한 채로 아픈 현장으로 내려가 직시하고, 우회하며, 때로 망설이고, 다시 다가서면서 중층적 질문들 사이사이에서 끝끝내 어떤 온기를 길어올려낸다. 슬픔을 지닌 존재들이 어떻게 서로를 알아보고 또 쓰다듬을 수 있는지를 아주 깊은 어둠에 발을 담갔다 나온 이들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소설을 다 읽고 산책을 하다가 알게 되었다. 돌본다는 것에 대해, 살고, 함께 걷는 일에 대해 내가 어느 때보다 은은한 위로를 받았음을. ‘살 자격’을 스스로 심문해본 적이 있는 이들과 이 소설을 함께 읽고 싶다. 이 외로운 온기에 대해 쓴 사람이 다름 아닌 안보윤이기에 더더욱.
-
어떤 순간에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이 그 무엇보다 가장 정확한 대답이 된다. ‘무슨 말’을 가져가버리는 것, 그것은 소설이 주는 아주 커다란 선물이다. 『여진』을 읽고 나서, 나는 기꺼이 할말을 빼앗긴 채로 다만 슬픔을 쥐고 있었다. 두 소년처럼, 누나처럼, 개처럼 나도 나의 슬픔을 꼭 쥐고 있다. 나의 희망도 또한 이 꽉 쥔 주먹 안에 있을 것이다.
책 속으로
개들이요? 불쌍하죠. 불쌍해요. 그래서 전 개들 한 번도 구박한 적 없어요. 우리 개들은 원체 짖지도 않고 뭘 해도 덤비지를 않아서 돌보기도 수월했고요. 체념한 게 아니냐고 굳이 말씀하신다면야, 뭐 그런 점도 없지 않아 있겠죠. 짖고 덤벼봐야 굶거나 얻어맞으니까. 아니, 제가 그랬다는 게 아니라 일반적으로 그렇다고요. _39쪽
개나 사람이나 결국은 지 팔자대로 사는 거 아니겠어요? 재벌가에서 태어나 뭐든 넘치게 사는 사람 팔자랑 차상위계층 부모한테서 미숙아로 태어나 시설에서 사는 사람 팔자랑 다른 게 당연하잖아요. 개라고 별다른가요? 부잣집 팔려가 영양제 오독오독 씹어먹으며 계절 따라 옷 바꿔 입고 발톱 다듬으며 사는 개도 있고, 개 공장에 갇혀서 평생 새끼들 무한 리필 해주며 사는 개도 있고 그런 거죠. _41~42쪽
그들은 손쉽게 혀를 차거나 더욱 손쉽게 개를 동정하며 뒤돌아섰다. 개는 그런 순간들을 잘 견뎠다. 어쩌면 그 정도의 삶밖에 모르는지도, 개에게는 그런 게 다만 일상이었는지도 몰랐다. 오래전의 나와 누나가 그랬던 것처럼. _58쪽
할머니는 자꾸 귀찮게 해드려야 해. 자꾸 뭘 해달라고 하고, 어디든 같이 가자고 해야 해. 그래야 할머니가 우울해지질 않아.
할머니 우울해?
할머니는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하셔. 그게 뭐냐면, 할머니가, 아무도 자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거야. 할머니는 아주 오랫동안 일을 해오셨잖아? 그런데 작년에 갑자기 그만두시곤 혼자 쓸쓸한 생각을 너무 많이 하셨어. 일을 할 수 없게 된 걸 보니 나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나봐, 이런 식으로 말이야. 우리가 자꾸 알려드려야 해. 할머니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할머니밖에 할 수 없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_82쪽
소년의 누나가 두두두두 쫓아오면 소년은 누군가에게 발뒤꿈치를 베어먹힌 것처럼 종아리에 바짝 힘을 주고 달아났다. 도도는 쉽게 고꾸라졌고 두두는 수시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술래잡기일 뿐인데 저주라는 단어 때문인지 묘한 긴장감이 돌았다. 소년과 소년의 누나는 경쟁하듯 달리고 바닥을 뒹굴었다. 한참을 놀다보면 발바닥의 움푹 파인 곳이 쩌릿거리며 아팠다. 남매는 발을 주무르고, 서로의 땀냄새와 발냄새를 조물거린 손바닥으로 서로를 위협하고 쫓고 도망쳤다. 그러다 문득 멈춰 서서 이마를 맞대고는, 곧 저주받게 될 거야, 은밀하게 서로에게 속삭였다. _88~89쪽
소년은 이제 알 수 있었다. 소년과 소년의 누나 안에서 어떤 세계가 완전히 막을 내렸음을. 희망이나 기적이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같은 것들을 간직하고 있던 세계가 지금,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음을. 소년은 도도의 발가락과 두두의 발뒤꿈치를 간신히 바닥에 붙이고 섰다. 서서히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_106쪽
소년은 무엇을 바로잡아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들이 말하는 대로 소년의 아버지가 소년을 직접 때린 일은 없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단지 신체적 폭력이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이 보호받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그들이 원하는 답은 명백하게 분리되어 있었다. 헌신적인 보호자와 무자비한 학대자, 단 두 개의 선택지만이 주어졌으므로 소년은 어느 쪽도 선택하지 못했다. _139쪽
-그 동화 속 남자는 슬픔을 정말로 없애버리는 게 아니었단다. 자기 몸으로 잠시 옮겨둘 뿐이었지.
-옮겨요?
-슬픔이란 건 손쉽게 없애버릴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말이다. 힘을 내서 아주 오랫동안, 더 두껍고 단단한 다른 감정으로 덧씌워나가는 거거든. (……) 그러니 남자가 그 많은 슬픔을 어떻게 없앨 수 있었겠니. 자기 몸속에 무작정 쌓아둔 거지. 그게 또 얼마나 무거웠을까.
-슬픔은 무거운 건가요?
-무겁지. 참치만큼 무거울걸.
_152~154쪽
그건 이상한 얘기가 아니에요, 할머니.
뱃고동 소리를 내며 슬픔이 울려퍼지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무얼 했나요. 그토록 크고 무거운 슬픔을, 그렇게나 시끄러운 슬픔을 왜 다들 모른 척했어요? 남자의 슬픔을 지워주는 사람은 왜 없었을까요. 그러니까 할머니, 그건 이상한 이야기가 아니라 너무…… 외롭고 슬픈 이야기예요. _162쪽
우리는 그애들임을 인정하고 살았다. 스스로를 비웃고 조롱하며 살았다. 서로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마주한 채 살았다. 왜? 그것이 더 편했기 때문에. 우리를 헐뜯고 학대하는 게 우리를 헐뜯는 자들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일보다 쉬웠기 때문에. 방어하는 것보다 방치하는 게 훨씬 수월했기 때문에. _194쪽
뛰면 안 돼. 뛰면 안 돼.
우리는 그 말 속에서 영원히 뛴다.
뛰지 않기 위해 누나와 나는 온종일 매 순간 뜀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양발을 동시에 들어올려선 안 된다. 그것은 파렴치한 짓이니까. 몸을 허공으로 날아오르게 해서는 안 된다. 무릎에 힘을 주어 바닥을 딛거나 위로 솟구쳐선 안 된다. 그건 누군가를 죽이는 행위니까. 뛰면 안 돼. 뛰면 안 돼. 그런 생각을, 그런 생각만을 한다.
뛰면 안 돼.
그래. 그러기 위해서 누나와 나는 영원히 뛰는 사람으로 남는다. _205쪽
남자는 사람들의 슬픔을 삼킬 때마다 빠르게 늙어가. 얼굴에 금세 골이 패고 손등이 쪼글쪼글해져. 슬픔이 쌓인 몸은 바윗덩어리만큼, 쇳덩어리만큼 무거워져. 남자가 발을 옮기면 삼사 센티미터씩 땅이 꺼질 정도로 말야. 남자는 배를 띄워 바다로 향했지만 얼마 못 가 가라앉고 말았어. 사람들의 슬픔을 떠안은 채 깊이깊이 가라앉았지. _220쪽
출판사 서평
‘살 자격’을 스스로 심문해본 적이 있는 이들과
이 소설을 함께 읽고 싶다. _최은미(소설가)
소설의 주인공인 ‘나’와 ‘나’의 누나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중이다. 어린 시절 그들은 우울증을 겪고 있는 할머니를 지켜보는 일상을 보냈다. 방학이 되어 조부모 댁에서 생활하게 된 남매는 때로는 술래잡기를 하고, 때로는 할머니가 내어준 밀가루 반죽을 치대며 집안에 활기를 불어넣으려 애썼다. 그러던 어느 날, 층간소음에 불만을 품은 아랫집 남자가 할머니와 할아버지만 남아 있는 집의 문을 두드리면서 가족은 비극을 맞이했다. 혼자서는 신발끈도 묶지 못하던 어린 ‘나’는 경찰서에서, 법정에서,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일상에서도 집요한 질문과 과도한 동정, 경멸 섞인 목소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되었다.
소년은 이제 알 수 있었다. 소년과 소년의 누나 안에서 어떤 세계가 완전히 막을 내렸음을. 희망이나 기적이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같은 것들을 간직하고 있던 세계가 지금,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음을. 소년은 도도의 발가락과 두두의 발뒤꿈치를 간신히 바닥에 붙이고 섰다. 서서히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_본문 중에서
남매는 어느덧 성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죄의식이라는, 스스로에게 내린 잔혹한 형벌 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고통 속에 살고 있는 것은 이들뿐만이 아니다. 남매의 할머니에게 따스한 보살핌을 받았던 살인자의 아들 또한 끝내 건네지 못한 사과를 가슴에 품고 환상적 존재인 ‘슬픔을 지워주는 남자’가 되어 남매의 주변을 맴돈다. 남자는 ‘나’에게 개를 맡기고, 그 대가로 넘치는 보수를 입금하는 방식으로 속죄하고자 한다. ‘나’와 남자가 다시 한번 조우하게 되면서 소설은 점차 인물들이 지닌 상처의 핵심에 다가선다.
층간소음 문제, 아동학대, 동물학대 등 현대 사회의 문제를 폭넓게 다루는 이 작품에서, 안보윤은 순도 높은 묘사로 등장인물들의 속죄를 장면화하며 범죄 피해자와 가해자 가족들의 처절한 아픔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작가는 사건 주변부의 끝나지 않는 고통을 소설로 옮김으로써 학대를 방조하고, 쉽게 타인을 대상화하며, 불의에 무감각한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부조리함을 폭로한다. 또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주변의 아픔을 우리 또한 묵과해온 것은 아닌지 선득한 마음으로 되돌아보게 한다.
『여진』은 그러나 우리 주변에 이토록 처절한 아픔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는 데에서 멈추지 않기에 더 뜻깊다. 남자와 재회한 후 과거의 상처를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게 된 남매는 개와 산책을 하고, 함께 음식을 나눠 먹고, 나란히 앉아 같은 곳을 바라보기 시작하며 조금씩 마음의 거리를 좁혀나간다. 슬픔으로 가득한 존재들이 자신을 아끼고, 서로를 돌보며, 결국 삶을 살아내는 방법을 스스로 깨우쳐가는 이 소설의 결말에 이르러, 안보윤은 현실의 무수한 비극이 남긴 여진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이 언젠가는 회복의 길로 접어들게 되리라 예언하는 듯하다.
기본정보
ISBN | 9788954699921 ( 8954699928 )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06월 28일 |
쪽수 | 236쪽 |
크기 |
133 * 195
* 23
mm
/ 417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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