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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낙동강 누정 답사에 대한 입체적 조명
‘정자=선비문화의 산실’과 같이 예찬 일색이 아닌 비판적 성찰도 담고 있다.
2) 누정을 읊은 대표적인 한시漢詩 해설.
암호 같은 한시를 우리말로 옮기고 해설함으로써 정서적 유대감을 느끼게 함.
3) 창건기, 중수기 등에 숨어있는 일화 발굴
-함안누정록, 밀양누정록 등을 참고하여 숨은 일화를 소개
예/ 영남루 중수기 속의 잉화, 늙은 관노가 주도하여 영남루 건축한 사실
3) 박제된 정자문화가 아닌 옛 풍류를 되살릴 방안도 제시함.
-템플스테이처럼 ‘정자에서 하룻밤’을 제안하고 있다.
4) 그동안 덜 알려진 누정들을 찾아 역사적 가치를 소개함.
5) 박하 시인이 자작시를 소개하고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박하
시인-대표 저자
본명 박원호, 기술사, ‘빼어난 자연에 감동하기보다 빼어난 인공에 감동하는 시인.
1) 학/경력
- 부산대 건축공학과 박사과정 수료
- 부산시인 편집위원
- 《새띠벌의 메아리》편집장 (부산초량왜관연구회)
- 2021. 7월 현재, ㈜하우엔지니어링 부사장
은누리디지털문화원 이사장
2) 저서
- 「좌수영수군, 절영도 사냥을 나가다」, 2020. 10.
- 「북한의 도시를 미리 가봅니다」, 가람기획, 2019.
- 「낯설어도 훈훈한 페르시아 실크로드를 가다」
- 「실크로드 차이나 에서 일주일을」 외 다수
3) 공훈 : 2020 국토교통부 장관상
저자(글) 강경래
길잡이-공저자
경영학도 출신으로 전국구 마당발 답사광이다. 2021년 7월 현재, 동호회 밴드에 '꽃과 나무' 주제의 답사기를 1,000회 넘게 연재 중이다.
남이 가지 않은 뒷길에 꽃길이 있다? 남한 땅 방방곡곡 숨바꼭질하듯 숨어있는 누정들을 찾아다닌 지 20년째다. 특히 누정 지킴이처럼 서있는 노거수 老巨樹와는 짝사랑에 빠져있다. 그 정도가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소년 제제를 연상시킬 정도다.
누정은 십중팔구 문중의 후손들로서 일흔 전후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인데, 그 분들과의 인간적인 유대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000 역사문화기행의 총괄기획자 겸 길잡이다.
주요 약력
부경대 경영학과 졸업
ROTC 25기 (705특공 복무)
동서증권 인사부 교육과 근무
문무대 횟집 대표 역임
현) 자동차 딜러
목차
- 차례
낙동강 누정 위치
글머리에 / 정자, 선비 문화의 빛과 그늘
책의 구성
낙동강 누정 주요 연표
1 부 | 황산 강의 노래
김해 산해정 , 풍상에도 신과 바다를 품다 ................................................................18
詩 / 성성재 선생................................................................................................... 36
양산 편
황산강의 노래 .......................................................................................................38
임 경대, 거울 같은 황산 강을 굽어보다 ...................................................................46
양산타워, 쌍벽루의 부활인가 ...................................................................................55
가야 진사, 용신제를 보러 갈까요? ...........................................................................61
2 부 밀양강과 귀거래사
밀양 편
작원관과 잔도, 낙동강의 관문과 벼랑길 ...................................................................70
삼량 창과 오우정, 시대 정신을 다시 생각하다.......................................................... 82
詩 /영남루는 누가 지었을까..................................................................................... 91
월연정, 조선 판 귀거래사의 무대........................................................................... 112
금시당과 백곡재 ...................................................................................................121
어변당, 충효쌍전의 롤모델이 되다 ..........................................................................132
청도 편
만화정, 만사가 조화로워라.....................................................................................145
운강고택, 만화정의 본가....................................................................................... 155
삼족대 , 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으리라...................................................................161
詩/ 어느 풍류객의 물음 ..................................................................................... 169
3 부 합강정 아래 놀이배 띄운 뜻은
함안 편
합강정 아래 놀이배 띄운 뜻은 ..............................................................................174
용화산 아래 뱃놀이를 하다 .................................................................................188
반구정, 갈매기와 벗하는 꿈을 꾼다오.................................................................. 193
무진정, 온갖 경치 다 모이는구나........................................................................204
창녕 편
소우정, 시절 근심을 말갛게 씻어 보낸다오...........................................................214
망우정, 걱정이 없으니 산선이 따로 없네..............................................................224
우포늪 철새전망대, 21세기 반구정을 그리다.......................................................239
詩 / 우포늪 논고동 自傳....................................................................................243
의령 편
정암루, 옛 자취를 다시 살리다.......................................................................... 245
문답 풀이 / 정암진 전투...................................................................................252
진주 편
촉석루, 장대의 풍악소리 들리네........................................................................256
詩 / 꽃등불, 함성으로 피다..............................................................................264
부록
# 1 대담
정자와 노거수, 세월 강에 배를 젓다 ...............................................................266
# 2 이규보의 사륜정, 바퀴 달린 정자의 꿈.................................................... 278
# 3 참고 문헌............................................................................................ 288
# 4 한시 저자 소개.......................................................................................292
후기 / 정자에 오르면 강물이 보인다.............................................................. 308
추천사
-
이 책은 낙동강 누정 산책기이다. 선인들이 남긴 누정 관련 옛 시(漢詩)를 새롭게 해설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 책의 한시 원문과 번역을 감수한 덕에 낙동강 누정 나들이를 함께 한 기분이다.
3년 전, 함안 편 답사에는 동참하기도 한 터라 이 책의 탄생이 새삼 반갑고 놀랍다. 대표 저자인 박하 시인과는 꼭 20년 전 연붕서당(부산교육대 고전강독반)에서 훈장과 학생으로 만난 이후, 지금까지 줄곧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한시 원문과 번역을 즐거이 감수했지만 그 독특한 해설은 온전히 저자의 몫이다. 때론 익살맞게, 때론 도발적이고, 간간이 풍자시로써 폭소를 유발하여 책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공저자 둘이 2년 넘게 발품을 팔았기에 더욱 생생한 느낌이다. 누정 나들이 길의 가이드북은 물론, 누정 연구자들에도 좋은 길잡이가 될 것 같다.
책 속으로
글머리에
정자(亭子), 선비 문화의 빛과 그늘
정자는 대개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설령 강변에 있는 강정(江亭) 일지라도 배경으로 병풍 같이 두른 산이 보이게 마련이다. 정자는 그야말로 풍경의 중심 같다.
예나 지금이나 정자는 주변보다 높은 지대에 우뚝 서 있다. 곧 정자의 제 1 요건이 전망이다. 정자에 올라 마루 난간에 기대어 앉으면 마치 배를 탄 듯한 착각이 든다. 배를 타고 세상 바다를 한가로이 유람하는 기분이다.
평소에는 누구나 세상 속에 부대끼며 살아간다. 모처럼 나들이 삼아 정자에 오르면 그제야 깨닫는다. 정자에 오르면 비로소 세상을 건너다보게 된다는 사실을. 즉 분주했던 세상이 어느덧 피안(彼岸), 잠시나마 멀찌감치 건너편으로 바라보는 대상이 된다. ‘이런 한가로움을 잊고 살았네!’하고 절로 탄성이 터지기도 한다.
문득 시구(詩句) 하나가 떠오른다.
‘몸이 산 속에 있으면 산의 진면목을 모른다(只綠身在此山中)’. 이 구절은 소동파(蘇東坡 1037~1101)의 시, ‘제서림사벽(題西林壁)’의 결구이다. 이 구절처럼 ‘몸이 세상 속에 있으면 세상의 진면목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누정은 누각과 정자를 통칭하는 말이다. 대개 누각은 관아(官衙)의 부속건물이었던 반면, 정자는 개인의 별서(別墅)가 많았다. 따라서 누각은 팔작지붕에다 기와지붕이 많았고, 정자는 소규모에다 초간모옥(草間茅屋)이 많았다. 예컨대, 누각의 대표 건물로는 경회루, 영남루, 촉석루, 부벽루 등이 있고, 정자의 대표건물은 망우정, 반구정, 소우정 등이 있다.
누정의 형식은 18세기 이후, 다양하게 변한다. 마치 문중(門中)간 누정 경연대회라도 하듯이, 규모도 커지고 용도다 다양하게 바뀐다.
누정의 기능은 기본적으로 유견연식(遊見宴息)이라고 했다. 즉 ‘놀고, 보고, 잔치하고, 휴식하는 곳’이었다. 다만 누각은 관용으로 지방수령이 주최하는 의전(儀典) 행사 차원의 접대 자리였다면, 정자는 정자 주인 개인의 교유 차원의 자리였다는 말이다. 따라서 공사公私 구분만 있지 기능 측면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1481)』에도 누정(樓亭) 편을 두고, 누정제영(樓亭題詠)을 정리했던 것을 보면, 누정이 얼마나 사랑받는 공간이었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누각과 정자를 정자로 통칭하기로 한다. 정자라는 말에는 금세 산들바람이 부는 느낌이지만 누정이라고 하면 왠지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듯하기 때문이다.
정자(亭子)의 ‘정(亭)’은 ‘머물 정(停)’자와 통한다. 정자는 기분 전환을 위해 잠시 머무는 곳! 정자에 오르면 시야가 활짝 열리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어느새 일상의 고민이 먼지처럼 훌훌 씻겨 내려간다. 물론 그게 다는 아니다. 누각은 사적인 분위기의 정자와 달리, 공식적인 접대와 연회(宴會)의 공간, 전시에는 전투를 지휘하는 장대(將臺)가 되기도 했다.
누정은 양반들의 전용공간이었다. 마치 유럽 귀족사회의 살롱처럼 양반들만의 공간이었다. 소위 ‘선비문화의 산실’로 불리어 왔다. 따라서 평민들은 애당초 접근이 허락되지 않는 곳이었다.
오래된 정자, 즉 살아남은 정자에는 대개 공통점이 있다. 우선 주변에 늙은 나무(古木), 바로 노거수(老巨樹)가 있다는 점이다. 정자와 노거수는 보면 볼수록 천생연분, 서로 의지하는 찰떡궁합 부부 같다고나 할까. 노거수는 대개 정자와 함께 나이를 먹어 체형(體形)만 봐도 그동안 겪었던 풍상이 떠오를 정도이다. 다음으로 정자 주인의 가문이 비교적 살림에다 고을에서 존경을 받았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이웃한 정자 주인들끼리 끈끈한 교유 관계가 있었다는 점이다.
정자 답사를 하며 오래도록 살아남은 정자의 장수비결을 캐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정자 주인, 노거수, 주인의 가문, 주인과 벗들, 사제 관계 등등............
정자는 ‘선비문화의 상징’이라 일컬어 왔지만, 그 내밀한 사연들을 살펴보면 의외로 실용보다 허세, 문중 간의 체면 경쟁의 산물로 태어난 것들도 많았다. 빛도 있었지만 후대로 갈수록 그늘도 깊었다. 나들이 길에 정자문화의 빛과 그늘을 함께 생각해 본다. 박제된 정자가 아니라 우리네 삶 속의 정자로 되살릴 길은 없을까? '템플스테이(Temple-stay)'처럼 ‘정자에서 하룻밤’도 있었으면 참 좋겠다.
끝으로 이 책을 낙동강 강변 따라 정자 산책을 나서는 분들에게 바친다.
詩
성성자 선생
-남명 선생을 기리며
박하
가슴에는 경의검(敬義劍)이요
고의춤에는 성성자(惺惺子) 방울,
무엇을 베려하고 무엇을 깨우려했던가
태산(泰山) 보다 높게, 사해(四海) 보다 넓게
포부 그대로 산해정(山海亭)이요,
기상 또한 세한송죽(歲寒松竹)이었네
‘겉보리 서 말이면 처가살이 안 한다’는 말,
그럼에도 시종일관 꼬장꼬장했던 선비
숨어서 칼을 갈 듯, 공 들여 탑을 쌓듯
처가동네 들어온 뒤 18년 세월
시동(尸童)처럼 잠잠하다가도
때가 되면 뇌룡(雷龍)처럼 떨쳐 일어나라!
지행합일(知行合一), 스승에게 배운 뜻 그대로
국난(壬辰倭亂) 앞에 분연히 떨쳐 일어섰던 제자들
스승은 진작 갔어도 곳곳마다 포효하던 창의(倡義)의 깃발,
망우당 곽재우, 내암 정인홍, 송암 김면, 이노, 조종도, 하락 등등
천추의 별이 된 이름들
세상살이, 시들해지는 날이면
마음 다잡아 찾아 나설 곳 있네
김해 신어산 자락, 산해정,
산청 지리산 기슭, 뇌룡정, 산천재
남명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들, 어디 그곳들뿐이랴
시편(詩篇) 속에 쟁여둔 빛과 소리
문장마다 번뜩이는 경의검(敬義劍)이요
행간마다 공명하는 성성자 방울소리
무엇을 베고, 무엇을 깨치려는가
詩
영남루를 누가 지었는가
- 무명의 도목수 관노(官奴)를 위하여
박하
밀양에 가면 제일 먼저 영남루 아닌가,
밀양강 위, 수문장(守門將) 같이 버텨선 영남루
애당초 그 누각을 누가 지었는지 아시나요?
솜씨 좋은 관노(官奴)가 지었다는데,
그 관노의 이름을 몰랐다는 게 무슨 곡절인가
고려 말, 1365년 신관사또 밀양 수령(密城知郡事) 김수,
부임하자마자 낡은 영남루에 올라갔다는데,
올라갈 때마다 부아가 치밀어 참다못해 일갈했다네
‘이보게 이방(吏房)! 자고로 왕조의 위엄은 왕궁이 말해주고,
밀양 고을의 위엄은 영남루가 말해주는 법!
자네 눈에는 이리 누추한 영남루가 부끄럽지도 않소
이보게, 이날 이때까지 진주 촉석루는 보지도 듣지도 못했단 말이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우리 밀양이 진주보다 못한 게 뭐요,
인물이 없소, 물산이 없소, 재약산 봉산(封山)이 없소, 그 산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없소
내일 아침, 당장 이 초라한 누각부터 허문 뒤, 새로 지을 방도를 구하시오!
사또나리, 우리 고을에 솜씨 좋은 관노가 있긴 헌데
그 영감이 글쎄, 지금 한 달 째 구들장을 지고 있다는데 글쎄,
사또 말허리 끊고 불호령하듯 내뱉는 말,
말 같잖은 소리 작작하고, 당장 그 자를 내 앞에 대령하시오!
그 관노 아픈 몸을 이끌고 진주 촉석루에 득달 같이 달려갔것다.
기둥과 기둥, 도리와 서까래, 대들보와 용마루까지
영조척(營造尺)으로 구석구석 요리조리 재고설랑,
화선지에다 난초 치듯 가로세로 척척 그림을 그려왔것다.
때는 마침 겨울이라 봉산 소나무 벌채를 감행했고
기초 자리 달구질에, 베어온 재목 마름질이야 대패질이야,
일사천리로 내달리는 것이었다
신기도 신기할사, 어렵쇼, 병약한 그 관노,
하루가 다르게 되살아나는데,
가뭄에 시들어 빠진 벼이삭이 단비에 되살아나듯
마침내 헌헌장부 수문장 같이 영남루가 일떠서자마자
그 관노의 고질병도 씻은 듯 사라지고 말았것다
사또 김수는 덩실덩실 춤추듯
영남루 중수기(重修記)를 일필휘지로 적어 내리는데 글쎄,
관노 이름을 빼먹고 말았네, 실수가 아니라 순전히 고의라네
이런 제기랄,
길섶에 꽃들도 하나 같이 이름이 있는데
하다못해 애기똥풀도 있는데
개도 고양이도 살가운 제 이름이 있는데
종놈이라 괄시하며 이름조차 빼먹었으니............
아서라, 말아라,
조선이 망한 이유, 먼데서 찾을 거 하나 없네
솜씨는 조선팔도 제일의 도목수 뺨치는데도 한번 종놈은 영원한 종놈,
인도의 카스트제도보다 더 견고했던 조선의 신분제
내가 사또였다면 조정에 장계를 올려서라도
댓바람에 면천(免賤)을 시켜주련만...........
꽃다운 처녀가 억울한 죽음을 당한 데는
사당 지어 내리내리 불천위(不遷位) 제사지내듯 하면서도
솜씨 좋은 그 관노, 이름조차 잊은 그 도목수는
기억조차 지우려 한단 말인가
그대여, 밀양에 가시거든 제일 먼저 영남루,
헌헌장부 같은 영남루, 애당초 누가 지었는지 물어보시라
기왕이면 밀양 사람 붙잡고 물어보시라
출판사 서평
‘이보게 이방(吏房)! 자고로 왕조의 위엄은 왕궁이 말해주고,
밀양 고을의 위엄은 영남루가 말해주는 법!
자네 눈에는 이리 누추한 영남루가 부끄럽지도 않소
이보게, 이날 이때까지 진주 촉석루는 보지도 듣지도 못했단 말이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우리 밀양이 진주보다 못한 게 뭐요,
인물이 없소, 물산이 없소, 재약산 봉산(封山)이 없소, 그 산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없소, 내일 아침, 당장 이 초라한 누각부터 허문 뒤, 새로 지을 방도를 구하시오!
사또나리, 우리 고을에 솜씨 좋은 관노가 있긴 헌데
그 영감이 글쎄, 지금 한 달 째 구들장을 지고 있다는데 글쎄,
사또, 말허리 끊고 불호령하듯 내뱉는 말,
말 같잖은 소리 작작하고, 당장 그 자를 내 앞에 대령하시오! (하략)
-詩, 영남루는 누가 지었는가 /박하
위 풍자시는 이 책 속의 영남루 편에 후기처럼 실려 있다. 이 시를 끝까지 읽고 나면 영남루와 밀양에 대한 인상이 확 바뀐다. 이제껏 영남루, 하면 아랑의 슬픈 전설만 떠올렸는데 이 시 한 편 속에 ‘늙은 관노의 인생역전’ 드라마를 새로 알게 된다.
이 책의 미덕은 옛 시(漢詩)를 실마리 삼아 선인의 풍류와 애환을 풀어낸다는 점이다. 때론 익살맞게, 때론 유쾌하게, 간간이 풍자시로 에둘러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알고 보면, 2021년 현재, 전국의 누정들은 ‘홍수 나면 마실 물이 없다!’ 속담처럼 많다. 지방자치제가 정착된 이후, 방방곡곡마다 경쟁적으로 복원되었다. 박제된 정자와 서원, 박쥐똥 그득한 누정들, 영화세트장보다 못한 누정들도 부지기수다. 과연 이대로 방치해도 좋은가. 옥석을 가려 현대판 풍류 공간으로 되살릴 수는 없을까. 템플스테이(temple stay)처럼 ‘정자에서 하룻밤’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는 없을까. 화두를 던지듯 묻고 싶다.
이 책은 누정들을 단순히 풍류 공간, 힐링 공간으로 풀지 않았다. 누정의 빛과 그늘, 풍광 너머 누정들의 뿌리와 줄기를 더듬었다. 나라 예산만 축내는 허울 좋은 문화유산 누정이 아니라, 옥석 가리기를 통한 정자다운 정자 되살리기까지 제안하고 있다. 시인은 정공법보다는 에둘러 메치는 비유법을 쓴다. 간간이 폭소를 자아내는 박하 시인 특유의 풍자시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책은 낙동강 누정 답사기다. 옛 詩를 실마리로 낙동강 7백리 나들이 길, 이번에는 김해, 양산천, 밀양강, 남강 편까지 절반만 다루었다. 강변 누각과 정자마다 발품을 팔았고 곳곳마다 풍월주의 사연, 창건기, 중건기에 숨어있던 비화까지 찾아내었다.
혼자가 아니라 두 중년(?) 사내가 의기투합하여 엮은 책이다. 건설엔지니어 출신 박하 시인과 경영학도 출신 강경래 길잡이! 그동안 인문학자가 독점(?)해 온 漢詩 해설을 공학도와 경영학도의 관점에서 새롭게 재해석을 시도했다.
기본정보
ISBN | 9791197221422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7월 21일 |
쪽수 | 316쪽 |
크기 |
142 * 192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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