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의 장난 리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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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전문기관 추천도서 > 문학나눔 선정도서 > 2021년 선정
윤동주젊은작가상, 노작문학상, 김현문학패 수상 시인
신동옥 시인의 신작 시집
『달나라의 장난 리부트』
2001년 등단해 한국 시의 서정의 변혁을 이끌며, 윤동주젊은작가상, 노작문학상, 김현문학패 등을 수상한 신동옥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이 나왔다. 첫 시집 『악공 아나키스트 기타』(2008, 개정판 2021)에서 리듬으로 삶의 우여곡절을 데생하는 기량을 여실히 보여준 신동옥 시인은 두 번째 시집, 『웃고 춤추고 여름하라』(2012)를 통해 채도 높은 언어로 구성된 의지의 지향을 개진한다. 세 번째 시집, 『고래가 되는 꿈』(2016)에서는 삶과 꿈이 비트라는 상징을 빌어 한데 엉키어가며 삶의 현장이 구체적으로 환기되는 장면들을 환기한다. 네 번째 시집 『밤이 계속될 거야』(2019)에선 상징을 통한 삶과 꿈의 신화적 대비조차 번거롭게 보이게 하면서 사유와 이미지가 자재롭게 구사되는 전경을 보여준 바 있다. 이번에 출간된 다섯 번째 시집 『달나라의 장난 리부트』는 사라짐 속에 존재가 있고 존재함과 동시에 사라지는 나날의 배반들 속에, 사랑이라는 에너지를 불어넣으려 한다. 그러나 그 에너지는 역설적으로 불안정하고 불완전하며 끝없이 흔들리며 방황하는 에너지이다. 그런데 이 역설적 에너지는 시로써, 치료의 언술을 한몸에 지니게 되어, 우리 삶에 드리운 피로를 근원적으로 위로하고 있다.
아무도 잠들지 않는 불면의 세계에 혼자 깨어 있는 고독한 보초병
“신동옥의 신작 시집에 수록된 편편의 시를 읽으며 신동옥에게 시란 불면의 밤을 지새우는 자신에게 불러주는 자장가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나에게 불러주는 자장가는 어디에도 도착하지 않는 독백이자 끊임없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돌림노래다. 잠들지 못하는 인간에게는 의식의 불을 꺼줄 노래가 필요하다. 하지만 어떤 타인도 자신의 의식을 멈추게 할 수 없다면 자장가를 불러주는 한 사람은 자신이 되어야 할 것이다. 노래하는 동안에는 잠들 수 없다. 잠들지 못하는 시인은 피로한 동시에 피로한 자신을 위로한다. 정신적 피로와 만성적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곤혹스러운 상태와 쓰러진 마음을 일으키는 치료의 언술을 한몸에 지니고 있는 시인은 피로와 위로의 공동 주체다. ‘스스로 잠들기 위해 자장가를 부르는 나날’( 종이 인형」)이 시인의 삶이라면 잠들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잠을 거부할 수도 없는 상태야말로 시인의 존재 조건일 것이다. 날마다 자장가를 부르지만 아무도 잠들지 않는 불면의 세계에 혼자 깨어 있는 고독한 보초병. 신동옥이라는 한 시인을 떠올리면 나는 쓸쓸한 자장가부터 떠오른다.” _ 박혜진 문학평론가
이 책의 총서 (21)
작가정보
목차
- 봄눈
프롤레타리아의 봄밤
가장 불쌍한 나라
달나라의 장난 리부트
저개발 리얼리즘
행복의 나라로
처음 돋아난 이빨이 마지막 남을 사랑니가 될 때까지
숲 이야기
지붕 밑 세상
아주 작은 세계
그믐
첫눈
시내 간다는 말
북극성
혀
4월
격리 구역에서
미래의 시
나의 친구들
꽃담
작은 농부
늑대치기 소년
한때 누구나 선생이었다
탑동에서
에레혼
젖은 칫솔이 마를 때까지
물빛
희년
진달래 산천
괴목
꿈의 숲
불꽃놀이
사슴을 지켜라
모래성이 차례로
음악 없는 말
봄꿈
종이 인형
올해의 안부
미탄
일요일들
어리고 어엿븐 나라
불타는 교과서
가오리
시인의 말
感ㆍ시는 눈 맞추지 않는다_박혜진(문학평론가)
책 속으로
거기 숨겨놓았지
채찍을 휘두르며 머리카락을 땅바닥에 끌며
춤추는 희디흰 복사뼈 아래, 거기 숨겨놓았지
궤도는 하나지만 행로는 셀 수가 없듯
팽이가 돌아
돌고 돌아 다시 마당 귀퉁이에서도 꽃은 피어나고
_「달나라의 장난 리부트」 부분
그 끄트머리 하얗게 떠는 냉이꽃 이파리가 다시 한잎 살아 있어 굶주린 약속의 말들을 눌러 재운 혓바닥 아래 달아오르는 돌멩이가 한 알 갈라진 혓바닥을 깨물고 보는
삭朔, 바다는 멀어 사슴이 울고 사슴이 울도록 바다는 멀어 하얗게 세어가는 눈썹을 세다 선 채로 잠드는 밤 탱자나무 가시에 찔려 파르르 떠는 네 눈썹을 세다 선 채로 잠든 달
_「그믐」 부분
오래지 않아 입이 트인 농아는 말끝마다 재가 폴폴. 잊을 만하면 고향 시가 찾아온다. 만장을 들고 절벽을 따라 걷듯, 심연을 향해 떠밀려가는 물살 위에서도 누구나 제 몸뚱이 하나쯤 안아 올릴 물살의 부력을 노래할 수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사람은 스스로 잠들기 위해 자장가 한 소절쯤 부를 수 있다. 곡조가 죽음마저 건너기 바라며.
_「젖은 칫솔이 마를 때까지」 부분
가느다란 뿔은 한없이 가지를 쳐가며 하늘을 뒤덮는다 어둠 속에 파란 눈을 반짝이며 하늘 한 귀퉁이를 쏠고 있는 짐승 한 마리 이쪽 뿔에서 저쪽 뿔을 가로지르는 별자리 같은 이름들이 남았다.
누군가 나무에 못을 치고 톱으로 뿔을 잘랐겠지 잘리고 뽑힌 자리에 남은 구멍에 눈을 대고 보면 깊이를 짐작할 수 없이 뻗어가는 허방 하나 차원을 짐작할 수 없는 우주를 헤매는 배 한 척 있다 치자 그런 마음속에서만 가라앉았다 솟구치는 고백은 살아남아서.
_「꿈의 숲」 부분
기본정보
ISBN | 9791197085468 |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8월 23일 | ||
쪽수 | 144쪽 | ||
크기 |
121 * 192
* 17
mm
/ 213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틂 창작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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