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에도 석양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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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의 총서 (25)
작가정보
작가의 말
알 건 다 안다
세상 돌아가는 것쯤은 안다. 철 들 때쯤부터 기력이 쇠할 때까지 똥 오줌 구별할 수만 있으면 세상 돌아가는 것쯤은 안다. 어떤 게 좋은 건지도 안다. 처음이 좋은 것이고 마지막이 나쁜 것이라 자신을 속일지라도 좋은 것 나쁜 것쯤은 안다. 이 시대 염치없는 놈 많다. 염치없는 놈 나쁘다 몰염치한 놈 더 나쁘다 뻔한 것 알면서 모른 척 세상 돌아가는 꼴 조오타.
목차
- 바람난 바다
제1부
냉동 창고 / 기다림 / 어판장 가꾸기 / 우암 풍경 1 / 우암 풍경 2 / 험한 귀향 / 봄비 / 봄 / 연정 / 바라보기 / 거기 내가 있다 / 물어나 볼까 / 길을 트다 / 동해에도 석양이 있나요 1 / 동해에도 석양이 있나요 2 / 해당 모래 있어 좋다 / 오염 1 / 오염 2
제2부
기관장 고씨 / 해풍 / 알코올 성 습관 / 어부 / 어지럼증 / 소망 / 옹이 / 출항 / 작업의 의미 / 고기장수 / 공치는 날 / 맹서 / 별 / 숨 / 소주 먹으러 가세 / 해초에 묻혀 / 습관
제3부
감별법 / 흉어 / 골뱅이 / 고등어 1 / 고등어 2 / 명태 1 / 명태 2 / 깃발을 꽂으세요 / 쇠미역 / 시원한 국물 / 혼이 되어 고향 가는 날 1 / 혼이 되어 고향 가는 날 2 / 위험한 게임 / 뱃길 1 / 뱃길 2 / 밥상 차린다 / 선착장에는 / 순개울 / 이상기류
제4부
그리워하는 법 / 오래된 집 / 그러려니 하니 / 나릿가 동네 / 눈 / 당부 / 칠월과 팔월 사이 / 동네 막 친구 / 봄이 오는 소리바다 / 살개마을 우리집 1 / 살개마을 우리집 2 / 허당 / 수상한 세상 / 어머니 말씀 / 키재기 / 소식을 전하다
[인터뷰] 나의 바다
책 속으로
어부
우리 아비들의 얼굴이 축항 끝 돌 틈에 살고 있는 겁 많은
놀래기를 닮았다는 것을 터득한 것은 우리들이 물질을
능숙하게 할 즈음이나 되어서였다
우리 할아비들이 놀래기 얼굴을 하고 한평생 바다를 서성거린 것을
우리 아비들이 알았던 것도 아마 우리 나이 또래였을 텐데
눈은 떠 있으면서 징 북 장고소리 다 들으면서 잠을 자는 놀래기
폭풍의 바다 속 비수와 같이 번득이는 바위틈 비집고
날마다 찾아드는 토박이 대처 내로라하는 어르신의 야한 미끼조차
구별 못하는 우리들의 우둔한 놀래기
밀어붙이면 밀리고 위협하면 깜짝깜짝 놀라는 순한 보호색
숲을 쩡쩡 가르는 해일 속에도 파고의 높낮이를 눈으로 정확히 재고
물빛만 보아도 내일을 환한 불 보듯 가능한 예지를 갖고도
묵묵히 고향 지키는 우리들 아비 놀래기
우리들이 놀래기를 학명으로 돌삼치가 맞다 틀리다
도마에 놓고 칼질하다 어류도감 242쪽에 있다는 것을 안 것은
우리들이 바다에 눈 뜨기 시작할 즈음이었다
흉어
오년 전 리어카를 끌고 어판장에 내가 소속된 곳이
부두노조 제2분소였다 내가 들어갔을 때는 그래도 질펀한
콘크리트 하적장이 살판나서 스물스물 쉰도 넘는 식구였는데,
사년 전엔 서른 남짓했다
삼년 전엔 스물 남짓 했다
작년엔 열둘이 남았더만
금년엔 반장과 나만 있었다
어판장에 풀풀 날리던 비린내도 해풍에 말려 썰렁한
소금기뿐이다 시끌벅적 몸싸움 고기싸움 후한 인심도 없다
겨울 준비하는 바람까지도 판장 바닥에 늘러 붙은 고기를
닮아 버쩍 말랐다 닷새 전 분소 옆 꼽세기 파는 집 바람에
세워둔 리어카를 수리하며 작정했다
나흘 전엔 그래도 어판장을 지켰다
그제도 어판장을 지키며 망설였다
어제는 끝내 어상자를 뜯어내고 그 위에 포장을 씌웠다
오늘은 작은 다리 근처에 돼지족발 단무지 몇 쪽 놓고 포장
마차를 시작했다
개업 인사차 반장이 날 찾아와
막소주 단무지 한 쪽을 질끈 씹었다
물어나 볼까
서낭당 모서리 처마에 매달린
북어 대가리 바다 간다
처음 말갛고 투명한 눈 부르터
허여멀겋게 꺼져 있어도
서낭 무수리 염 풀어 귓밥
후려 패듯 한참을 정신없어
가다보면 저 너른 곳까지
몇몇 일 가자해도 모자랄 뿐
찌든 이빨에 배어든 설겅한 소금
입술 갈라 바람 허옇게 비틀어
코 뚫린 채 단단한 아가미구멍
물먹은 해풍 들어와 흔들거리는
때깔이 애비 기다리는 서낭할미다
온밤 뒤척이는 기다림 끝없어
꿈속 자맥질 귀 기울이다 놀란 가슴
돌아보면 차라리 대처
이사 가자 졸라나 볼까
서낭 부적 빗살 잠금 채 허우적이다
달아날 길 묻다
거기 내가 있다
나무장작 한 아름 불 짓다 그 넓은 어판장
벌판 같지만 우리 있는 모퉁이 고기상자 쌓아
요상한 바람 풀풀 날리는 바닥 눅눅히 풍기는 비릿한 바다
뜯겨져 덜렁거리는 난망한 그물
어부 저 편한 대로 고단한 비늘 떠낸다
어둠 걷히는 어판장 배 하나둘 몸 기댄다
하루 품 든 어부나 아낙네들 잡은 고기 돌보느라 정신없다
몸 하나 기대면 거기 내가 있다
돌아 서둘러 방파제 지나 제 있던 자리
고단하려니 출항하면 바다 항상 퍼질러 엎어졌다
나는 일상 무심하여 바다 가지만
바람 파도 맞아 온몸 부대끼지만
배 하나 되어 느린 걸음 쑤욱 올랐다 들었다 튀어오르다
물 속 가라앉았다 오르는 가뿐 숨소리 쉼 없다
또 한 번의 출항 내가 거기 있다
기다림
서낭당 처마 끝에 매달린 북어 대가리
바다를 향하고 있다
유리알같이 투명한 눈앞에
코 뚫린 채 쩍 벌린 단단한 아가미 사이
습한 해풍이 흔들린다
찌든 이빨 사이 베어든 설컹한 소금
입술 찌들게 하는 건 바람뿐인데
허옇게 비틀어 질린 때깔이 우리를 닮았다
날마다 몸 풀어 치성 드려도
느는 건 낚시값 어망값 기름값
빚잔치는 칠흑이 주워 삼킴 가난한 이웃들의 것
무시로 설핏 널은 상한 복부에
야광 같은 빛살은 나를 감금하여
어둠 속 고아로 만든다 아비야 아비야
동편 가르마 같은 여명은 언제 오려나
밤새워 물길 잡아 떠난 아비
기다림은 끝나지 아니하고
온 밤 자맥질 귀 기울여 떠난 뱃고동소리
차라리 돌아오면 육 땅으로 이사 가자 졸라볼까
그러나 마름모 그물 칸칸이 목을 졸라도
바지 허리띠 한 칸 고쳐 매도
우리는 이 바다를 사랑한다
어부 된 아비를 사랑한다
출판사 서평
동해 바다에서 삶을 찾는 동지
앞서 간행된 시인의 시집 〈바다의 일생〉에 이은 ‘바다의 일생’ 시즌 2가 될 것이다. 그러나 ‘시즌 1’보다 이번 시집은 강원도 특정 지역을 배경으로 더 구체적이며 더 간결하며 더 서정적이다. 그만큼 시인의 원숙한 기량과 성숙한 안목이 돋보인다. 시집 제일 앞의 열린 시 〈바람난 바다〉를 비롯하여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71편의 시편 어디를 펼쳐보아도 바닷가의 삶과 비릿한 생선 냄새와 ‘주문진’ 어판장의 실황과 ‘우암’과 같은 지명과 마주칠 수 있다. 이렇게 한 지역을 중심으로 그곳의 풍속과 풍경을 집중적으로 기록하고 스케치한 시집도 근래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그곳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그들과 함께 호흡하며 때로는 그들과 함께 삶을 살아낸 시인의 정체성과 역사성도 더불어 존중되어야 할 부분이다. 어쩌면 그는 시인이기 이전에 그곳에서 그들과 같은 형제이며 식구이며 같은 업계 동료이며 ‘바다에서 삶을 찾’는 동지이기도 하다.
먼저 제1부는 바다와 관련된 정서와 삶의 현장이 집요하게 관련되어 있다. 가령 그의 기다림은 곧 어부들의 기다림이며 그곳의 어판장은 그들만의 어판장이 아니라 그의 어판장이기도 할 것이다. 시인은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그의 시가 증명할 것이고, 그의 삶이 증명할 것이며, 그의 이웃이 증명할 것이다. 이 또한 그의 시의 돛대이며 등대이며 밧줄이며 그물이며 방파제이며 서낭당일 것이다. 심지어 그의 ‘봄비’는 항구의 봄비이며 ‘찝질한’ 바다와 같은 봄비이다. 드디어 그의 석양(夕陽)은 서해와 서쪽의 석양이 아니라 동쪽과 동해의 석양이 되었다.
제2부는 오직 바다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과 바다와 손을 잡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록이며 상설 전시장과 같다. 하여 바람이 불어도 ‘해풍’이 불 것이고 그 바람은 소금끼 밴 바람일 것이다. 그리고 시인의 눈은 먼 바다 큰 고래보다 축항 끝 돌 틈에 살고 있는 ‘겁 많은 놀래기’를 주목하고 그 ‘놀래기’는 결국 그곳을 떠나지 못하는 어부를 상징하고 아비를 상징한다. 또 술을 끊지 못하고 바다와 가까운 주점에서 막걸리를 마셔야 하고 밤새워 술을 마셨으면 머리도 지끈거려야 할 것이다. 천상 어부들인 그들은 쪽배를 타고 큰 배를 타고 출항도 하고 귀항도 하는 것이다. 그러다 어느 날 출항금지 소식에 주눅도 드는 것이다.
제3부는 너무 나간 것 같지만 ‘자산어보(玆山漁譜)’나 어류도감 몇 쪽을 펼쳐본 것 같다. 3부 첫 작품부터 ‘가르쟁이’라는 ‘임연수어’가 등장한다. 그리고 이어서 골뱅이와 고등어와 명태와 동태국과 대관령 덕장의 황태와 쇠미역과 생태와 꽁치가 마치 집어등 같은 그의 시집에 고스란히 모여든 것 같다. 그러나 시적 화자는 흉어기(凶漁期)가 되면 작은 다리 근처를 배회해야 하고 냉동 창고 앞을 지나가야 할 것이다.
제4부는 바다보다 시인의 내면적 풍경이 다가온다. 그의 내면엔 영락없이 그리움이 서성이고 어부가 없는 집에 들러 대양을 가르는 어부의 꿈을 대신 꾸어주고, 등대 꼬댕이에 올라가 영 넘어 대관령 비탈진 곳을 생각하고 또 그리워한다. 그리고 봄이 길목에서 만화방창했던 ‘나릿가’의 옛 영화(榮華)를 그리워하며 육친과의 추억을 그리워하며 ‘종해 형 부부’를 그리워하고 ‘살개마을 우리 집’을 그리워한다. 마침내 그의 바다는 그의 바다가 아니라 ‘나의’ 바다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시인은 그의 모든 시와 함께 이 나릿가 세상의 모든 소식을 전하는 늙고 거룩한 전령사(傳令使)가 되었다. 시인의 길에 하늘의 빛나는 빛이 시원하게 비추기를!
기본정보
ISBN | 9791196850883 |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7월 30일 | ||
쪽수 | 122쪽 | ||
크기 |
130 * 211
* 8
mm
/ 205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예서의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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