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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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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도서 > 어린이(초등) > 어린이문학 > 고전/전래동화/명작동화
- 국내도서 > 어린이(초등) > 초등1-2학년 > 어린이문학 > 고전/전래동화/명작동화
우리 아이들의 인성과 상상력을 함께 키워주는 동화집
이 책은 아이들의 심리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소설가 아리시마 다케오의 동화 네 편과 동심의 세계를 아름답게 그린 아동문학가 오가와 미메이의 동화 네 편을 함께 모은 책입니다.
일본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두 작가가 쓴 동화들에는 풍부한 상상력과 삶의 지혜가 듬뿍 담겨 있어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여전히 재미와 감동을 줍니다. 따뜻한 시선으로 아이들의 순수함을 그려낸 아름답고 신비로운 이야기들은 아이들이 바르고 창의적인 아이로 성장하는데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작가정보
일본의 소설가. 1878년 도쿄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요코하마 세관장 취임을 계기로 요코하마로 이주했습니다. 그곳에서 서양인 자녀가 많이 다니던 ‘요코하마 에이와 학교’를 다녔는데 이때의 경험이 이 책에 실린 「한 송이 포도」를 낳았습니다. 그 후 가쿠슈인 예비과와 중등과를 졸업하고, 이어서 삿포로농업학교(현재 홋카이도대학교의 전신)에 진학했습니다. 1903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하버포드대학원과 하버드대학교에서 역사학과 경제학 등을 공부했습니다. 1907년 일본으로 돌아와 도호쿠대학교 농과대학, 삿포로농업학교 등에서 영어와 영문학을 가르쳤으며, 1910년 동인지 ≪백화(白樺)≫에 참가하여 소설과 평론을 중심으로 문학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1916년, 아내와 아버지가 잇달아 세상을 떠나자 창작 활동에 전념합니다. 이 시기부터 많은 소설을 발표하고 작가로서 이름을 떨치게 됩니다. 소설 말고도 동화, 연극, 사회 평론, 미술 평론 등 다양한 글을 썼습니다. 1923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대표작으로 소설 『카인의 후예』, 『어떤 여자』, 수필 『사랑은 아낌없이 빼앗는다』가 있고,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을 비롯해 여러 편의 동화를 남겼습니다. 1963년, 홋카이도 신문사가 홋카이도와 인연이 깊은 아리시마 다케오를 기리기 위해 ‘아리시마 청소년 문예상’을 만들었습니다. 홋카이도 내의 중학생과 고교생들의 문학 작품을 뽑아서 매년 상을 주고 있습니다.
일본의 소설가·아동 문학가. 본명은 오가와 겐사쿠입니다. 1881년 니가타에서 태어났습니다. 고향에서 다카다중학교를 졸업한 후, 도쿄전문학교(현재 와세다대학교의 전신)에 들어가 철학과 영문학을 공부했습니다. 1904년 잡지 ≪신소설≫에 데뷔작 「방랑아」를 발표하며 작가로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때 스승인 쓰보우치 쇼요로부터 ‘미메이(未明)’라는 호를 받았습니다. 대학 졸업 후 와세다문학사의 편집자로 일하며 많은 작품을 썼습니다. 1925년 ‘와세다 동화 모임’을 만들고, 1926년 ≪도쿄일일신문≫에 ‘앞으로는 동화 작가로만’ 활동하겠다고 선언한 후로 동화 창작에 전념했습니다. 1946년 일본 아동 문학가협회 초대 회장을 지냈고, 1951년 일본예술원상을 받았으며, 1953년 일본예술원 회원으로 추대되었습니다. 평생 1200여 편의 동화를 남겼습니다. 1961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대표작으로 동화 「금빛 굴렁쇠」, 「붉은 양초와 인어」, 「달밤과 안경」, 「들장미」 등이 있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30주년 되는 1991년 ‘오가와 미메이 문학상’이 만들어졌습니다. 1992년부터 1년에 한 차례씩 동화 작품을 뽑아 이 상을 주고 있습니다.
번역 박은희
동명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연세대학교 문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 일본 도쿄도립대학에서 교육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아동복지학박사를 받았습니다. 〈한국관계놀이상담학회〉 이사도 맡고 있습니다. 『부모?자녀 상호작용 촉진을 위한 유아용 도서의 개발』 등의 연구를 했습니다. 옮긴 책으로 『왼쪽 오른쪽』, 『외로워지면 내 이름을 불러줘』 등이 있습니다.
목차
- 작품 소개
1부두근거리는 마음
내 모자 이야기
물에 빠진 남매
한 송이 포도
바둑알을 삼킨 얏짱
2부소중한 생명
비단벌레 아주머니
빨간 공주와 검은 왕자
빨간 배와 제비
쥐의 모험
작가 소개
책 속으로
나는 비틀거리며 짐의 책상 앞에 가서 마치 꿈을 꾸듯이 책상 뚜껑을 열어 보았습니다. 거기에는 내가 생각했던 대로 낯익은 물감 상자가 메모장이나 필통과 함께 섞인 채 놓여 있었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다가 아무도 보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자, 재빨리 그 상자 뚜껑을 열고 파랑과 양홍색 두 가지 물감을 꺼내 얼른 호주머니 안에 집어넣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줄 서서 선생님을 기다리는 곳으로 재빨리 달려갔습니다.
_ 21쪽, 「한 송이 포도」
나는 앞으로 헤엄쳐 나가면서도 마음은 뒤로만 향했습니다. 몇 번이나 여동생이 있는 쪽으로 헤엄쳐 갈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나쁜 사람이었는지 내 목숨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내가 여동생에게로 가면, 우리 둘 다 함께 바다에 떠내려가서 죽는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게 무서웠습니다. 어쨌든 빨리 물가에 도착해서 어부 아저씨한테라도 도움을 청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치사한 생각이었습니다.
_ 36쪽, 「물에 빠진 남매」
‘사실은 모자를 팔고 있던 도쿄의 모자 가게가 너구리 굴이었고 아버지가 속은 거야. 너구리가 나를 산속으로 데려가려고 제일 먼저 아빠를 속인 거야.’ 그러고 보니 그 모자는 너무나 내 마음에 쏙 들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나는 점점 기분이 나빠져서 모자를 올려다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새까만 달님 같은 모자가 작고 둥그스름한 너구리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다가도 또다시 보면 소중한 내 모자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_ 50쪽, 「내 모자 이야기」
어느 밤의 일입니다. 하루코는 이상한 꿈을 꾸었습니다.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숲이나 꽃밭에 와서 놀고 있던 나비나, 벌, 나방, 잠자리, 매미가 점점 추워져서 배를 타고 따뜻한 남쪽 나라로 여행을 떠나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게 아름다운 것은 비단벌레 아주머니였습니다. 보라색 조끼를 입은 아주머니는 배를 타려고 하다가, “내년에 또 올게요”라고 배웅하러 간 하루코에게 상냥하게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그러자 언젠가 끈끈이에 잡힌 것을 떼어내서 도망치게 해줬던 갈색 잠자리도 비단벌레 아주머니 뒤편에서 수줍은 듯 하루코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_ 74쪽, 「비단벌레 아주머니」
하지만 이상하지요? 무거운 금과 은을 바닷속에 던져 넣었는데도 배는 자꾸 물속으로 가라앉았습니다. 육지에 있는 사람들 눈에는 시녀들이 손에 손으로 전달하며 던지는 금과 은의 빛깔과 공주가 입은 빨간 옷의 색깔이 어우러져서 마치 구름이 노을 위에서 춤추는 광경처럼 보였습니다. “공주님 배가 바닷속에 가라앉는 걸까?” 육지에서는 모두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_ 80쪽, 「빨간 공주와 검은 왕자」
어느 날, 제비 한 마리가 배를 타려고 먼 곳에서 서둘러 날아왔습니다. 그러나 이미 배가 떠나버린 뒤였습니다. 그 제비는 정말로 실망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 제비는 나뭇잎 배를 타고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방법 말고는 바다 저쪽으로 건너갈 방법이 없었습니다. 낮에는 나뭇잎을 물고 날아가고 밤이 되면 나뭇잎 위에서 쉬었습니다. 그 제비는 이렇게 여행을 하던 어느 날 밤 폭풍을 만났습니다. 제비는 놀라서 나뭇잎을 단단히 물고 어두운 하늘로 날아올라 죽기 살기로 밤새 폭풍과 맞서 싸웠습니다.
_ 85쪽, 「빨간 배와 제비」
출판사 서평
“그래도 모자는 없었습니다. 나는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습니다.”
1부 ‘두근거리는 마음’에는 아이들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그린 아리시마 다케오의 동화들이 실려 있습니다. 친구의 물감을 훔친 일이 들통난 아이, 물에 빠진 여동생을 두고 혼자서 헤엄쳐 온 아이, 소중한 모자를 잃어버린 아이, 바둑알을 두고 동생과 싸운 아이. 동화 속 아이들은 저마다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긴박한 상황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처음에는 당황하고 어쩔 줄을 몰라 가슴을 졸이지만, 결국 그 상황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흥미진진하고 유머러스하게 펼쳐집니다.
아이들은 커가면서 항상 크고 작은 잘못을 저지르기 마련입니다. 아리시마 다케오의 동화는 비록 잘못을 했지만, 그 잘못을 뉘우치면서 남을 배려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자신이 한 일을 돌아보게 하고 바른 인성을 길러줍니다. 그리고 어른들에게는 무턱대고 아이들을 다그치기보다 아이들의 속마음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아이들은 모두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줍니다.
“예쁜 비단벌레구나. 히사요네 집에서 본 것보다 훨씬 아름다워.”
“그건 이게 살아 있기 때문이야.”
2부 ‘소중한 생명’에는 짧은 우화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알려주는 오가와 미에이의 동화들을 모았습니다. 그의 동화에는 작지만 생명력 넘치는 동물들이 여럿 등장합니다. 자신을 살려준 아이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비단벌레, 따뜻한 남쪽 나라로 돌아가다가 폭풍을 만난 제비, 게으르고 잔인한 집주인을 피해 옆집으로 도망가는 쥐…… 목숨을 잃을 뻔한 곤경에 처하지만, 이를 용감하게 헤쳐 나가는 동물들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것 하나하나가 모두 귀한 생명임을 가르쳐주고, 그것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줍니다.
‘일본의 안데르센’이라 불리며 평생 동안 1,200여 편의 동화를 남긴 오가와 미메이는 동화에 강렬한 색채감을 덧입혀 이야기에 생동감을 불어넣습니다.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처럼 머릿속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은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동화의 목적은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존재하는 동심의 세계를 일구는 데 있다”라고 말한 그의 작품들은 아이들에게는 순수함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게 해주고, 어른들에게는 잃어버린 순수함을 되찾게 해줄 것입니다.
기본정보
ISBN | 97911965629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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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출시)일자 | 2019년 12월 24일 |
쪽수 | 96쪽 |
크기 |
157 * 231
* 15
mm
/ 333 g
|
총권수 | 1권 |
상세정보
제품안전인증 |
KC마크는 이 제품이 공통 안전기준에 적합하였음을 의미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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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중량 | 157 * 231 * 15 mm / 333 g |
제조자 (수입자) | 허클베리북스 |
A/S책임자&연락처 | 정보준비중 |
제조일자 | 2019.12.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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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상 | 이미지참고 | ||
재질 | 정보준비중 |
Klover 리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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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크게 2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 : 두근 거리는 마음 - 아리시마 다케오
2부 : 소중한 생명 - 오가와 미메이
책을 읽으며 나는 각 파트의 제목을 너무너무 잘 지었다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정말 아리시마 다케오 작가님의 단편 동화들은 읽는 내내 나를 두근두근 하게 했다. 조마조마가 조금 더 어울리는 표현일까? 마음을 졸이며 내용에 빠져들다 보면 내용은 어느새 온화하게 끝이난다. 그 중에서도 나는 <물에 빠진 남매>가 기억에 많이 남았다. 오빠와 동생이 바다에서 놀다가 동생이 물에 빠지게 된 내용인데 내 과거의 기억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두살터울 남동생과 나는 바다에서 놀다가 어느 순간 파도가 밀려 오고 둘다 발이 닿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 밖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파도 때문에 힘이 들었고 우리는 물 위로 나왔다가 물 속으로 사라졌다가를 반복했다. 저멀리서 부모님이 우리를 보신 것 같았는데 아무도 우리를 구하러 오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동생이 그 상황에도 웃고 있어 부모님은 우리가 장난을 치는 줄 알았단다. 결국 저멀리서 우리를 오랫동안 지켜보시던 분이 우리가 이상하다 느끼셨고 달려오셔서 우리는 무사히 물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나는 그 후로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겨서 물에 들어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 책도 우리와 비슷한 내용이었다. 바다에서 재미있게 놀던 남매는 어느 순간 발이 닿지 않은 곳으로 휩쓸려 갔고 오빠는 죄책감에 시달렸지만 동생을 내버려두고 돌아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나가는 젊은 남자에게 도움을 구해 결국에는 동생을 구해냈다. 그 후 할머니가 젊은 남자에게 사례를 하러 찾아갔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아직도 그날을 떠올리면 가슴이 두근두근 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그때 우리를 구해주셨던 분에게 우리는 어떻게 감사를 전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분 덕분에 나와 동생은 지금을 잘 살아가고 있으니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물에 빠진 남매> 동화를 통해 나는 나의 어릴 적 트라우마를 떠올리고 그 기억을 감사의 기억으로 바꿀 수 있었다. 성인이 되어 읽는 동화는 이런 역할이 있는 것 같다. 나를 어린 시절로 되돌려 그 시절의 기억을 정화시켜준다.
2부 오가와 미메이의 '소중한 생명'파트는 조금 더 온화한 느낌의 동화였다. 또한 교훈도 얻을 수 있었다. <빨간배와 제비>라는 동화가 참 인상깊었다. 임금님은 나뭇잎이 물들 때쯤이면 제비들이 남쪽으로 갈 수 있도록 빨간배를 준비하곤 했다. 대부분의 제비들이 빨간 배를 타고 이동을 하게 되었지만 제비 한마리는 먼 곳에서 날아 오느라 배를 놓치게 된다. 제비는 크게 실망했지만 어쩔 수 없이 나뭇잎 배를 타고 혼자서 가기로 결심한다. 낮에는 나뭇잎을 물고 날아가고 밤이 되면 나뭇잎 위에서 쉬었다. 그렇게 여행을 하던 어느 날 밤 제비는 폭풍을 만나게 된다. 놀라서 죽기 살기로 밤새 폭풍과 맞서 싸운 제비는 날이 밝자 폭풍 때문에 뒤집혀 있는 빨간 배를 보게 된다. 제비는 서둘러 돌아가서 임금님께 이 일을 말씀드리고, 임금님은 그 말을 듣고 무슨 일이든 자기 혼자 힘으로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짧은 이 동화에서 나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조금 둘러가더라도 혼자 해냈을 때 얻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물론 이미 많은 경험이 있는 분들께 조언을 듣고 참고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스스로 공부하고 조언을 참고해서 내가 내 삶을 이끌어 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다함께 가기 쉬운 빨간배를 탔을 때 혹여나 그 빨간배가 폭풍우를 만나면 모두가 바다에 휩쓸려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 두 편 외에도 여러편의 동화들이 있었다. 오랜만에 읽는 동화라 나도 주인공들과 함께 어린 시절로 돌아감을 느낄 수 있어 책을 읽는 동안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종종 순수한 그때를 떠올리며 동화를 읽어봐야 겠다.
이 책을 접하고 읽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명절이 다가오면 왠지 쓸쓸한 느낌이 들곤 한다. 돌이켜보면 설날이든 추석이든 무척 행복했던 기억은 그리 많지가 않다. 오랜 외국 생활의 탓도 크지만 아무래도 계절 우울증의 영향도 없진 않았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내 마음에 위로가 되어준 것이 언제나 동화와 같은 따스한 이야기였다. 그런 책들을 읽다보면 잊고 지낸 소싯적 기억이 스냅사진처럼 문득 떠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좋은 동화책은 우리를 절로 미소짓게 만드는 누군가의 러브레터와 다를 바 없다.
이름도 생소한 두 일본 근대 아동문학가의 이야기를 접했다. 아리시마 다케오의 동화 네 편과 오가와 미메이의 동화 네 편을 함께 모은 동화선집이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첫째 이유는 역자 박은희 때문이다. 그가 번역한『외로워지면 내 이름을 불러줘』란 책을 재밌게 읽었는데, 유아교육과 교수가 고른 동화집은 남다를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허나, 한줄평을 하자면 이 책은 '즐거워 손뼉치며 함께 보는 명작 동화' 수준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아리시마 다케오의 동화가 더 가슴에 와닿았다. 소소한 일상적 사건들을 소재로 아이들 심리를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는데, 가령 반 친구의 물감을 훔친 일이 들통난 「한 송이 포도」나 몹시 애지중지하던 모자를 잃어버린 꿈을 현실과 혼동한「내 모자 이야기」등이 그러하다. 담박한 일본 영화를 떠오르게 하는 그런 전형적인 모노가타리였다.
반면에 '일본의 안데르센'이라 불린다는 오가와 미메이의 동화는 별로였다. '대표작'이라 할 수는 없는 매우 짧은 이야기를 골라서인지 감흥이 일기 어려웠다. 「빨간 공주와 검은 왕자」는 그나마 붉은 노을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먹구름을 소재로 한 신화 분위기가 나는 이야기다. 「빨간 배와 제비」는 따스한 남쪽 나라를 찾아 떠나는 제비의 분투를 소재로 하는데, 이 이야기가 정녕 아이의 자립심을 길러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견강부회랄까. 뭐 그런 식이다.
이 책을 초등학생 권장도서로 8편의 동화로 구성되어 있다.
모자를 쓴 소년의 뒷모습이 그려진 표지가 양장으로 되어있어서인지 고급스러운 책이다.
첫 번째 이야기 ‘한송이 포도’는 하교길에 주인공 소년이 바라본 바다풍경을 그림으로 그리고 싶어했다. 하지만 자신이 본 맑은 바다의 파란빛과 하얀 범섬 아래쪽 물이 닿는 부분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감으로는 표현할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같은반 친구 짐(서양인)의 물감 중 갖고 싶었던 파랑색과 양홍색 두 개의 물감을 훔치게 된다. 그 사실을 알게된 친구들이 선생님께 이야기를 하게 되지만 선생님은 소년을 혼내지 혼내지 않고 창밖에 포도를 한송이 따서 소년에게 건네준다.
“이제 울지 말아요. 잘못한 일이란 걸 알았으면 그만 울어요. 다음 시간에는 교실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니 이 방에 있도록 해요. 조용히 여기 있어요. 내가 교실에서 돌아올 때까지 여기에 있어요. 알았죠.?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며 나를 긴 의자에 앉히셨습니다
-------------- P25(본문중에서 한송이 포도)
친구 짐의 물감 두개를 훔치기 전까지의 소년의 내적 갈등이 자세하게 묘사된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예전에 TV를 통해서 봤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이 소년을 보면서 왜 ‘엄석대’라는 인물이 떠올랐는지 모르겠지만 왠지 이 영화의 한 장면과 오버랩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내 모자 이야기’는
아버지께 멋진 모자를 선물 받은 소년은 모자가 너무 좋아서 잠을 잘때도 모자를 손에 쥐고 잠에 들었다. 어느날 소년이 잠에서 깨어보니 손에 쥐고 잤던 모자가 없어진 것이다. 부모님은 아직 주무시고 계셔서 조용조용히 모자를 찾던 중 모자를 발견한 소년이 모자를 잡으려고 하자 모자는 자꾸만 도망을 가고 동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가 학교에도 가게된다.
나중에 결국 꿈이라는 걸 알게된다.
어릴 때 엄마가 사주신 예쁜 샌들을 한동안 애지중지하던 내 생각이 나서 피식 웃음짓게 하는 동화였다. 그래서 주인공 소년이 꿈속에서도 조차 모자가 등장할 만큼 모자를 너무 좋아하는 그 마음이 이해가 되는 듯 했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주인공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어서 내가 마치 주인공인 된 듯 그 마음이 되어 읽게 된다. 동화책이니 삽화가 조금씩 있었으면 더 좋을 것 같은 아쉬움이 있지만 사회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가볍고 깨끗하게 해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초등학생 권장도서지만 어른이 읽어도 좋은 책이다.
일본 근대 아동문학을 대표하는 두 작가의 작품들을 한 권에서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동화집을 만났습니다. 허클베리북스에서 나온 <내 모자 이야기>랍니다. 아리시마 다케오와 오가와 미메이라는 서로 다른 스타일의 두 작가가 만나서 동화집의 재미를 더해주네요. 1부는 아리시마 다케오의 작품들로 '두근거리는 마음' 이라는 주제를 표현하고 있고, 2부는 오가와 미메이의 작품 4편으로 '소중한 생명' 이라는 주제로 통하는 이야기들입니다.
먼저, 책을 읽기 전부터 아이보리 컬러의 심플한 책 표지에 매료되었습니다. 아동 문학은 흔히 아이들의 호기심을 끌기 위해 책 표지가 요란한 그림과 홍보문구로 장식되기 마련인데, 이토록 깔끔하고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북 디자인이라니... 오히려 호기심이 느껴지고 아이도 그 날 도착한 많은 책들 중에서 이 책 부터 읽고 싶다고 들고 왔더라구요. 그리 길지 않은 명작동화 8편으로 구성되어 9살 딸 아이의 잠자리 동화로 딱 알맞는 정도였습니다. 하루에 1~2편 정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네요.
1부 아리시마 다케오의 동화작품들은 현실속의 긴박한 상황에 처한 어린이들의 심리묘사가 탁월하여 마치 제가 주인공 어린이가 된 듯한 느낌으로 가슴 졸이며 읽는 순간들이 많았어요. 저희 아이도 '한 송이 포도' 라는 작품에서 물감을 훔친 주인공 어린이의 마음에 공감하며 '어떻해...' 라는 말을 연신하며 흥미롭게 들어보네요.
마침내 긴장은 해소되고 위기 상황을 넘긴 주인공의 마음에 무엇이 남았는지 아이들 스스로 생각해 볼 여지를 주는 작품들입니다. 정말 신기한 게 그림이 없는 책인데 다 읽고 나서 넘겨보니 '아, 그림이 없었구나' 하고 새삼 깨닫게 되는 책이었어요. 그만큼 글만으로 독자에게 이미지를 상상하게 하고 눈앞에 장면들을 그려낼 수 있을 정도로 묘사가 탁월한 작품이었던 거죠.
2부 오가와 미메이의 작품들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들이 많이 등장하고, 아리시마 다케오의 작품과는 달리 현실보다는 환타지에 가까운 동화들인 것 같아요. 1부와 완전히 대조되는 성격이어서 더욱 재미있게 읽히네요. 환상적이면서도 동심이 가득한 그의 동화 작품들을 읽어나가다보면 이솝우화나 안데르센의 동화들을 떠올리게 하는 듯도 해요. 조금 어린 친구들은 2부 작품들을 더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내 모자 이야기>에 실린 동화들은 아이도 재미있어 했지만 특유의 깊이가 느껴지고 여운이 남는 작품들이어서 어른들이 읽어도 손색이 없는 작품들입니다. 저 역시 순수함 가득한 동화의 세계로 짧은 여행을 떠났다 돌아온 느낌이네요. 일본 아동문학은 지금도 활발히 번역되고 출간되는 작품들이 많지만 근대 아동문학 특유의 감성을 만나보고 싶다면 <내 모자 이야기> 아이와 함께 읽어보면 좋겠네요.
안녕하세요 ㅎ 근래 동화 여덟 편을 읽고 눈동자와 마음의 탁함을 0.1그램 정도는 몰아낸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는 중인 콰과과광 인사드립니다 ㅎ
허클베리북스에서 나온 <<내 모자 이야기>> 를 통해 만났는데요 ㅎ 일본의 아동문학가 아리시마 다케오, 오가와 미메이 두 분의 단편을 네 편씩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었답니다. 아리시마 다케오 님의 이야기들은 몹시 사실적이랄까요. 읽다보면 작가님 따라 독자도 이야기 속의 어린아이의 조마조마한 마음 중앙으로 퐁당! 빠져드는 느낌을 받았어요.
<한 송이 포도> 에서는 친구의 물감이 너무나 부러웠던 ... 그러면 안되는 줄 알지만 도둑질을 해버린 가난한 소년이 나오는데요. 저희 어릴 적에도 컨닝이니, 문방구에서 달달구리 좀 집어오는 등의 일은 비일비재로 있었잖아요? 어린아이들 보는 드라마에선 여전히 눈을 감아라, 정직하게 손을 들어라... 이런 류의 선생님 대사가 나오고 있고요? 이야기엔 곧 마흔인 제 마음에도 감사하고 다행이고 놀랍게 사건을 해결하는 선생님이 나오시는데 어떻게 아이들을 다독이신 건지 좀 배우고 싶어지던 에피소드였어요 ㅎ
<물에 빠진 남매> 에서는 제목 그대로 위기에 빠진 남매가 나오는데요. 혼자라도 살고 싶어서 어린 여동생을 뒤로 하고 뭍으로 향하는 비정한 오빠의 모습이 연출된답니다.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당연할 수 있지만 결과는 직접 확인하시고요. 아들과 딸에게 꼭 수영을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 절대 두 녀석만 바다에 보내지 않으리라 다짐도 했고요.
<내 모자 이야기>에는 너무나 소중한 모자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제가 어린이였을 때는 뭐가 소중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기억이 나질 않아서... 일곱 살 아들에게 뭐가 제일 소중하냐 물었더니 시시하게(!) 장난감이래요 ㅎ 오늘도 보니 몰펀으로 만든 검과 그리고 오려 만든 또봇, 보리차가 담긴 물병을 곁에 두고 자고 있네요ㅎ 기억은 안나지만 제게도 무언가... 어른 눈에는 우스워 보이지만 소중한 것이 있었을텐데... 반짝였을 그 뜨끈한 맘이 사라진 것 같아 조금 서운해졌어요.
<바둑알을 삼킨 얏짱>은 동생입니다. 형의 바둑알을 탐내다못해 뱃 속에 저장!해버리고 만 비운의 어린이죠. 이야기는 그런 동생이 얄미운 형의 입장에서 쓰여져 있습니다. 바둑알 먹고 숨이 넘어가니 그제야 동생을 잃을까 염려가 되는, 역경 속에 싹트는 형제애! 이런 이야기였습니다. 적고나니 좀 뻔하지만 이상하게 재밌고 얼른 다 읽고 싶어지더라고요. 구강기 둘째에게 바둑알을 줄 생각은 1도 없지만 이유 없이 자신을 사랑하는 동생이 귀찮다고 말하는 아들이 볼살이를 귀히 여길 계기가 있었으면 싶은 마음이 드는 이야기였습니다.
자, 다음 네 편은 '일본의 안데르센', '일본 아동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오가와 미메이 님의 작품입니다. <빨간 공주와 검은 왕자> 이야기 빼고는 벌레, 제비, 쥐를 통해 어린이들과 어른들에게 교훈을 주려하시는데 말이죠. 앞의 네 이야기에 비해 판타지 느낌이랄까요. 꿈을 꾸게 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해주더라고요.
보석보다 더 아름다웠던 <비단벌레 아주머니> 미모의 비결은 생명력이었고요. <빨간 배와 제비>는 제비수송선 이야기였는데 편하게, 쉬운 길로만 가지 말고 자립심을 길러라.. 넌지시 이야기하고 계셨고요. <쥐의 모험> 게으른 어른과 쥐도 필사적이면 응원해주는 순수한 어린이들의 대비를 통해 인간의 잘못을 꼬집는 이야기였어요. <빨간 공주와 검은 왕자> 열린 결말이 싫은 저에게 뭔가 좀 애매하게 느껴졌지만 빨강과 검정의 강렬한 잔상이 글만 읽는데도 남아서 신기했어요. 아이들은 좀 무서워할지도요?
두껍지 않은 단편 동화 모음집인데 사설이 너무 길었나요? 저희집 어린이들은 좀 더 자라 읽을 예정이지만 우리 초등학생들은 당장 읽어보세요?!? 학습 만화(가 나쁜 건 아니지만) 좀 내려놓고요? 저는 또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