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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질 위기에 처한 책기계 구출기
젊은 시절 유럽을 다니며 내가 보았던 것은 세월의 흔적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였다. 특히 구텐베르크의 독일에서는 책은 물론이고 그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 과정을 잘 보존하고 그 문화를 알리고자 하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100년 된 기계를 잘 보존해놓고 정기적으로 그것들을 정비하여 금방 전에 작업을 마친 것처럼 관리할 뿐 아니라 기계의 작동법을 잘 기록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는 감동을 넘어 우리는 왜 그러지 못했을까 화가 치밀었다. “
이 책 『책기계 수집기』에는 저자가 세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책 만드는 기계와 도구들을 구출해 새 생명을 불어 넣는 이야기가 담겼다. 이 기계와 도구들은 컴퓨터가 나오기 이전 우리 선배들이 정성으로 책을 만들던 시대에 사용했던 것들이나 최신식 기계들에 자리를 내어주고 갈 곳을 잃게 되었다. 소위 말하는 구닥다리 기계와 잡동사니, 그리고 그것들에 얽힌 사연을 통해 세상에서 흔하게 여겨지던 것들이 어느 순간 모조리 사라져 버릴 수 있음을 전하고 있다. 멸종위기에 처한 것이 비단 동물만이 아니라는 저자의 이유는 머지않아 이러한 기록을 하려고 해야 할 수 없을 때에 하게 될 우리의 뼈아픈 후회를 예고하는 듯하다. 참고로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기계와 도구들은 책공방북아트센터(삼례문화예술촌 내)에 가면 만나 볼 수 있다.
이 책의 총서 (2)
작가정보
김진섭
책과 관련 있는 공간이다 싶으면 어디든 일단 문부터 두드려대는 탓에 가끔씩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곤 한다. 문이 닫혀 있어 두 손으로 사진기 모양을 만들고는 공간 속을 들여다 볼 때 그런 의심은 절정에 다다른다.
책 만드는 도구와 기계를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는 순례자, 선배 장인들의 수제 책을 모으는 수집가, 출판 및 인쇄업계 전문가와 네트워크를 형성해두고 있는 커넥터, 품안에 넣은 물건을 여간해서 버리지 못하고 여기저기 숨겨놓는 다람쥐 선생, 하나둘 모여 있는 물건들을 바라보며 행복에 젖지만 때로는 그 취미가 힘에 겨워 밤잠을 설치기도 하는 아저씨... 글쓴이를 둘러싼 설명문은 꽤 길고 독특하다. 그렇게 빈티지 콜렉터로 활약(?)해온 지 올해로 16년째가 됐다.
수집하는 것은 물건만이 아니다. 오래 전부터 '생각하고 말하는 대로 이뤄진다'고 믿어오며 자신의 생각들을 다이어리에 꾸준히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 기록들을 바탕으로 기획부터 출판에 이르는 출판의 모든 과정을 혼자 힘으로 감당하는 출판. 그래서 1년에 적어도 한 권의 책을 만드는 출판. 그것이 곧 저자가 이야기하는 '자유출판'이며 '1년1책 프로젝트'다.
현재는 지은 지 100년 된 양곡창고에서 지역의 차별화된 책 문화를 전파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200평 창고를 책 기계 200여 종과 제책 도구 700여 종으로 채우고도 시간 날 때마다 멸종 위기에 놓인 물건이 없는지 길을 나선다.
지은 책으로는 「책 잘만드는 책」 「책만드는 버스」 「북바인딩」 「책 잘 만드는 제책」 「한국 레터프레스 100년 인쇄도감」 「책공방 15년, 삼례의 기록」 「BOOK TOOLS」 「LETTERPRESS TOOLS」 등이 있다.
작가의 말
세상에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져도 괜찮은 것이 있을까.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의미가 있고 소중한 것들이다. 그런데 하물며 세계에서 최초로 활자를 이용해 책을 만들었던 우리나라에서 책 만드는 문화가 가지는 의의는 말해 무엇하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모든 것은 사라진다. 사라지기 전에 기록하고, 사진으로 남겨 두어야 한다. 그래야 기억이 되고 역사가 된다. 귀한 것은 모두가 기록되고 있고 그것에 대한 당위성들을 더해져 잘 보존하고 남겨져 있다. 하지만 그 반대편의 흔한 것, 천한 것,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것, 시대에 뒤떨어진 것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다. 멸종위기에 처한 것은 동물만이 아니다. 컴퓨터가 나오기 전 아날로그 방식으로 책을 만들던 시대에 사용했던 책기계와 도구들 또한 멸종위기를 넘어 그 자취마저 감취고 있다. 더 늦기 전에 기록해야 한다.
목차
- 1장 멸종동물처럼 사라져간다
-나의 첫 기계
-세상 어디서나 선무당은 사람을 잡는다
-책 기계를 수집하는 까닭
-귀한 물건, 귀한 줄 알기 어렵다
-선생님이 남겨준 보물
2장 고물이 실은 보물이라면?
-사소한 것들의 가치
-뜻밖에 예측불허, 수집가로 산다는 것
-우연한 인연
-라벨의 숫자가 뭉개진 까닭은?
3장 뇌세포에 새겨진 명품 인쇄소들
-인쇄도 하고 간판도 만드는 재주 많은 문방구
-남원 최고(最古)의 인쇄소
-마흔 살 노장의 장렬한 전사
-김천의 명품 인쇄소
-내 물건들은 박물관으로 가야 하느니…
4장 기계 수집, 예삿일이 아니다
-모든 물건에는 주인이 있다
-죽은 기계에 숨결을 불어넣다
-쓰임새 없는 기계의 쓰임새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5장 나는 왜 가시밭길을 걷는가?
-대궐 같은 공장에서 빈손으로 나온 이유
-30년 된 나무 간판이 옮겨준 것들
-장인(匠人)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특별 기고: 장수의 비결, 선생님과의 하루
출판사 서평
2013년 삼례문화예술촌을 만들기 위해 책공방이 이곳에 내려오면서 준비한 것은 완주군에만 있는 콘텐츠로 책마을을 추진하는 것이다. 완주군은 건물만 덩그러니 있는 마을이 아닌 다른 지역에 없는 차별화된 콘텐츠로 책을 선택했고 책의 물성이 담긴 책 만드는 기계, 책 만들던 도구, 장인이 만든 수제책 등의 자료를 갖고 있는 책공방은 이와 관련한 전시와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또한 연구하기 위해 출판도 함께 병행하고 있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완주군과 완주군수의 책에 대한 차별화된 시선 덕분이다. 지자체장의 이런 관점이 높을수록 지역에서의 차별화된 문화가 살아남을 수 있다. 책공방은 완주에 자리잡은 이후 매년 일 년 동안 공을 들여 과거에는 흔했으나 지금은 귀해져 버린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것을 자유출판이라 칭한다.
책공방의 일년일책 프로젝트는 책 만드는 문화, 기록하는 삶, 자유출판을 향한 발걸음이다. 특히 자유출판은 팔리고 읽히는 책이 좋은 책이 아니라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꼭 필요한 기록을 보존해 보자는 의도에서 시작하였다. 또한 시간이 오래 흘러도 그 분야를 알기 위해 꼭 필요한 참고도서가 될 만한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책공방 아카이브 시리즈
책공방 아카이브 01. 한국 레터프레스 100년 인쇄도감 (2015)
책공방 아카이브 02. 책공방15년, (2016)
책공방 아카이브 03. 책공방, 삼례의 기록 (2016)
책공방 아카이브 04. LETTERPRESS TOOLS (2017)
책공방 아카이브 05. 책기계 수집기 (2018)
책공방 아카이브 06. 책공방 꿈을 기록하다 (2019)
책공방 아카이브 07. 활판공방탐사 (2020)
기본정보
ISBN | 9791196543549 |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03월 30일 | ||
쪽수 | 256쪽 | ||
크기 |
134 * 194
* 25
mm
/ 333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책공방 아카이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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