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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위 스님의 가벼운 밥상

정위 , 이나래 저자(글)
b.read(브레드) · 2019년 11월 05일
9.5
10점 중 9.5점
(12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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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28개월간 스님과 나눈 음식&살림 선문답
스님의 일상에서 품격과 지혜를 배우다
“정위 스님은 생명의 숨길을 끌어내는 섬세한 손을 가졌다. 버려진 들꽃, 빛바랜 헝겊 조각, 흔한 무말랭이가 스님의 손길이 닿으면 들꽃은 파릇한 봄빛으로 상큼한 맛을 내고, 헝겊은 정겨운 앞치마가 되며, 무말랭이는 매콤달콤 맛깔스러운 찬이 된다. 이 책은 생명의 근원을 향한 맑고 담백한 정신이 일상에 어떻게 배어나는지를 놓치지 않고 사진과 글로 섬세하게 표현해낸 책이다.”
-추천의 글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정위

정위

스님 수덕사 견성암으로 출가하여 관악산 자락의 현대적인 사찰 길상사에 기거한다. 수행자의 마음과 남다른 미감으로 불교계에서 문화 인사로 통하고, 주변 사람들도 스님의 음식 솜씨에 감탄하지만 정작 본인을 내세우지 않아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다. 어느 날 절에 찾아온 기자에게 매화꽃비빔밥을 대접했다가 담백한 음식과 살림 감각이 세상에 알려졌다. 스님의 일상에는 아껴 쓰고, 다시 쓰고, 보살피고 헤아리는 수행자의 마음이 스며 있다. 저서로 〈정위 스님의 자수 정원〉이 있다.

저자(글) 이나래

월간지 〈레몬트리〉, 〈헤렌〉에서 라이프스타일 기자로 14년간 일했고, 〈친정엄마네 레시피〉, 〈바다와 섬의 만찬〉, 〈그저 그런 날에, 특별한 식탁〉 등 음식 관련 책을 여러 권 만들었다. 20대시절부터 살림에 관심이 많아 옷 대신 그릇을 샀으며, 글로 읽은 레시피로 치면 손꼽히는 ‘레시피 다독가’이나 요리는 썩 잘하지 못했다. 어릴 때부터 호기심이 많았던 그는, 28개월 동안 정위 스님 옆에 서서 별별 질문을 하며 간 맞추는 법칙과 재료 고유의 맛 살리기 등 음식의 기본기를 익혔다. 그 세월 끝에 고기 없이도 감칠맛 나는 국과 반찬 몇 가지를 너끈히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목차

  • 추천 글 균형 잡힌 품격
    저자의 글
    프롤로그 스님에게 살림을 배우다


    생긴 대로 살려 꽂는 자연주의 꽃꽂이
    꽃향기 톡 터지는 매화꽃비빔밥
    돌밭에서 옥토가 된 텃밭
    앞마당에서 빚어 먹는 주먹밥
    요즘 세상에 기워 쓰는 이야기
    더없이 맑은 표고국수, 커피국수
    모빌 같은 연등
    씹는 맛이 다채로운 영양카레

    여름
    물건 아래 깔거나 액자로 쓰는 꽃 상보
    감자보리밥에 빡빡 강된장
    커피 내리는 스님, 문화 카페 지대방을 열다
    더치 커피로 만드는 커피빙설
    콩알만 한 물건의 쓸모를 찾아주다
    입맛 없는 여름을 위한 장아찌 3종
    두고 먹어도 좋은 여름 밑반찬
    쨍하게 개운한 오이냉면, 열무냉면

    가을
    되는 대로 툭툭 내는 먹음직스러움
    가을날 여는 포틀럭 바자 ‘도드리’
    아이 살결처럼 뽀얀 땅콩죽
    무심히 두고 세심히 살피는 돌 이야기
    싸 먹을 수 있는 이것저것으로, 쌈밥
    요즘 메뉴, 스님 마음대로 창조하다
    생활에서 꽃피는 스님의 컬러 감각
    곱디고운 묵채와 묵전

    겨울
    꽃 시장 다녀오는 낭만적인 겨울 채비
    겨울 밥상에 내는 비타민 반찬
    정위 스님식 생활 풍류, 그림 있는 접시
    매생이새알심애피타이저
    뭐든 가여워 되살려 쓸 궁리를 하다
    채소 듬뿍 먹는 25년 내공의 채소떡국
    등줄기에서 땀이 쭉 흐르는 차이라테
    마음이 반하는 선물

    에필로그 정위 스님의 대접하는 마음

추천사

  • 귀한 손님이 오시면 메뉴는 무엇으로 할 것이며, 어떤 그릇을 쓰고 상차림은 어찌해야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공양이 될까. 그런 난관에 봉착할 때면 아마도 그날 나는 먼저 책장에서 이 책을 꺼내 볼 것이다. 우리의 밥상 위에 만물의 궁리와 이치가 숨어 있다는 거창한 화두를 꺼내지 않더라도, 나는 언제쯤 스님처럼 먹을거리 살림을 제대로 꾸릴 수 있게 될까.

  • 정위 스님은 생명의 숨길을 끌어내는 섬세한 손을 가졌다. 버려진 들꽃, 빛바랜 헝겊 조각, 흔한 무말랭이가 스님의 손길이 닿으면 들꽃은 파릇한 봄빛으로 상큼한 맛을 내고, 헝겊은 정겨운 앞치마가 되며, 무말랭이는 매콤달콤 맛깔스러운 찬이 된다. 사찰 음식의 담백하고 청량한 맛은 수행자들이 마음 닦기를 통해 얻은 감각을 먹을거리와 삶에 적용한 결과이다. 〈정위 스님의 가벼운 밥상〉은 생명의 근원을 향한 맑고 담백한 정신이 일상에 어떻게 배어나는지를 놓치지 않고 사진과 글로 섬세하게 표현해낸 책이다.

책 속으로

“스님, 이 꽃은 어떻게 꽂으신 거예요? 멋스러워요” 하면 “그런 거 없어요. 꽃 시장 갔다가 바닥에 이파리 하나 떨어져 있기에 주워다 접시에 물 붓고 그냥 얹은 거예요” 하고, “스님, 그 앞치마의 꽃 자수는 스님이 놓으셨어요?” 하면 “앞치마가 해져서 천을 덧댔는데 밋밋하기에 그냥 꽃 몇 개 수놓은 거지 아무것도 아니에요”라는 답이 돌아온다. -12p

스님은 매화 피는 때만 되면 “우리 매화, 우리 매화” 하며 자랑 말을 하신다. 앞마당에서 애지중지 키운 매화는 겨울이 오면 2층 욕실로 이사를 온다. 어느 해는 욕실에 두니 때 이르게 꽃을 피우는 것이 안타까워 앞마당에 작은 비닐하우스를 지어보기도 했는데, 넣고 빼다가 꽃가지가 상하는 바람에 이듬해에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 -15p

여름이면 길상 뒷동산 입구에는 은행나무에 호미를 걸어둔다. 밥때가 되어 미나리 뜯으러 왔다가, 누렁이 밥 챙기러 가다가 오며 가며 수시로 김을 매야 하기 때문이다. 부지런한 손길과 자연의 생명력, 어떤 비료도 어떤 전문가도 이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게다. -34p

스님은 옛날 엄마들이 그랬듯 21세기에도 남들 텔레비전 볼 때 소리만 들으면서 깁거나 누빈다고 한다. 몇 년 전까지는 양말도 기워 신었는데 배기고 갑갑해서 이제는 안 하고, 25년 된 누비 적삼은 두 번밖에 안 기웠다며 알뜰한 사람이 아니라는 근거를 대듯 말씀하신다. “그저 저한테 온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지요. 저와 인연 닿은 물건에 제가 인격을 부여하곤 합니다.(웃음)” -43p

정위 스님의 영양카레는 질감이 다른 각종 재료를 씹는 느낌이 재미있다. 재료를 큼직하게 썰어 넣은 이유도 이런 식감을 잘 느끼게 하려 함이다. 카레 속의 감자, 당근 씹는 맛은 다들 알 테고, 단호박은 밤 같고, 마는 바나나처럼 부드 럽고, 연근은 좀 더 단단하면서 섬유질도 살짝 느껴진다. 카레를 먹다가 파인애플을 씹으면 상큼한 즙이 입안 가득 고이는데 마치 정위 스님이 만들어주셨 던 매화꽃비빔밥의 매화처럼 톡 터지는 것이 카레 속 매화라 할 법하다. -56p

손님 오셨을 때 다과상을 어찌 차리는지 물으니 손님맞이 준비는 뽀독하게 청소하는 것이고 그릇은 이래저래 쓴다 하신다. -105p

스님이 질그릇을 즐겨 쓰는 이유는 특유의 투박한 맛 때문이라고 한다. 서양 식기처럼 칼로 자른 듯이 똑 떨어지는 것보다 푸근한 사발을 쓰고, 거기에 담는 음식도 푸근한 느낌을 살리신다.-108p

물을 뿌려놓으면 홈에 고인 물은 이끼가 머금어 자라고, 새도 먹고 가고, 무엇보다 멋진 정원이 하나 생긴다고 한다. 길상 를 둘러싼 산이 연자 방아에 담긴 물에 비치는 인경(引景)을 두고 하는 말씀이다. 가지지 못한 것도 누리는 스님의 안목과 마음, 배워야지. -128p

중요한 것은 손을 씻는 것입니다. 기름 묻은 손으로 만지면 배의 청량한 맛을 버립니다. 묵채에 붓는 국물은 표고버섯과 다시마 우린 물에 소금과 진간장으로 간을 하세요. -156p

보통 표고버섯 기둥은 버리는데 스님은 이것을 고추 조릴 때 넣기에 표고버섯 기둥과 갓을 따로 떼어 말려두고, 국물 낼 때 늘 쓰는 갓은 통에 담아 동선상 쓰기 편한 주방 조리대 옆 선반 위에 올려둔다. 정위 스님께 어떻게 하면 이렇게 그림처럼 정돈하냐고 거듭 물으니 그저 쓰기 좋게 하는 것이지 정리하느라 애쓸 것 없다는 답을 되풀이하신다. 합리주의 살림법이다. 그런데 여느 집이라면 얼룩덜룩할 양념 병들이 참 말끔해서 어찌 관리하시나 여쭈니 더러워지면 닦느라 너무 애쓰지 말고 새 병으로 바꿔주라는 반가운 답을 내놓는다.-166p

출판사 서평

생활에서 배어나는 아름다움
리빙지 기자, 정위 스님에게 반하다
우연히 스파게티 만들고, 꽃꽂이 하고, 수놓는 스님을 알게 된 기자가 절에 드나들며 시시콜콜 기록한 살림 이야기. 멸치 없이 끓인 구수한 된장찌개, 굴 없이 끓인 매생이국 등 채식 레시피와 애지중지 기른 매화꽃을 아낌없이 뿌려 손님을 대접하고, 텃밭을 돌보고, 야생화를 기르며, 생긴 모습을 살피며 꽃꽂이하는 스님의 일상을 담았다. 기자의 질문과 스님의 화답을 따라 가다 보면, 꾸밈이나 치장이 아닌 아끼고 배려하고 생활에 충실한 가운데 배어 나오는 자연스러운 멋을 경험하게 된다.

채식 요리를 배우며 밥상의 지혜를 얻다
“채공(菜供)은 지혜가 터득된다 합니다”라는 말처럼 스님의 채식 요리를 배우다 보면 몸과 마음은 물론 머리까지 가뿐해진다. 여름 반찬은 쉽게 상하지 않도록 오래 조리고, 모과차는 과즙이 잘 나오도록 필러로 얇게 켜서 담근다. 비빔밥의 당근은 비빌 때 뻐덕뻐덕하게 걸리지 않도록 얇게 채 썰고, 오이는 수분이 날아가니 마지막에 썰고, 식용유 묻은 손으로 배를 썰지 않는다. 크림스파게티는 느끼하니 김치를 넣어 만들고, 카레에는 마와 파인애플 등 다양한 질감의 재료를 넣어 씹는 맛을 더한다. 정위 스님의 채식은 레시피를 넘어, 매일 밥상에 맛과 배려를 더하는 지혜를 알려준다.

뭐든 가여워 되살려 쓸 궁리를 하다
아껴 쓰고, 다시 쓰고, 오래 쓰는 친환경 라이프
외투는 30년, 냄비는 25년, 안경은 15년. 스님이 쓰는 물건의 나이는 기본 두 자리다. 다포와 앞치마도 기워 쓰고, 표고버섯 기둥도 모았다 반찬하고, 뒷산에 버려진 나무 토막은 주워다 목어(木魚)를 만들고, 자투리 종이는 메모지로 쓰고, 장롱 속에 옛 물건은 액자, 커튼, 이불로 되살려 쓴다. 지구를 살리는 친환경이 트렌드이자 의무인 시대, 스님의 삶에서 에코라이프, 에코살림법를 배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96404161
발행(출시)일자 2019년 11월 05일
쪽수 212쪽
크기
171 * 240 * 21 mm / 457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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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으로 돌아온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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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위 스님의 일상은 참으로 단정하다. 스님이 살림하고 음식 만드는 것을 보다보면 복잡하고 심란한 마음이 가라앉는 것 같다. 맑은 음식들 따라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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