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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극적인 것의 의미에 대하여 | 양장본 Hardcover
앙리 베르그손 저자(글) · 김진성 , 류지석 번역
파이돈 · 2022년 0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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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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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의 상 아래서” 바라본 우주는 다시 생명이 그윽하게 파도치는 장려한 파노라마로 변하고…되찾은 영혼, 되찾은 시간, 되찾은 자연과의 저 보들레르적 교감, 그리고 마지막으로 되찾은 신, 이것이 베르그손의 개방과 희망의 철학이 갖는 시대적 의미이다.”
- ‘옮긴이의 말’에서

‘웃음’ 이론에 관한 가장 독보적인 고전
베르그손의 『웃음』은 1900년 초판이 나온 이래 ‘웃음’ 이론에 관한 가장 독보적인 고전으로 손꼽힌다.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도 여전히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는 베르그손 철학의 주요 흐름이 교차되어 있어 단순히 웃음에 관한 책이라고 할 수는 없다. 베르그손의 철학에 근거한, 그의 미적 직관론과 예술 일반에 관한 통찰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즉 생명성과 지속, 기억, 삶의 이론 등 『물질과 기억』, 『창조적 진화』, 『도덕과 종교의 두 원천』 의 핵심적인 문제의식이 암시되거나 예고되어 있다. 새로 번역한 이 책의 번역자들은 베르그손 전공자로서 텍스트와 컨텍스트에 주의를 기울여 번역을 했다. 아울러 베르그손 사상의 흐름을 짚을 수 있도록 적절한 주석과 이야깃거리가 있는 해설을 곁들였다.

작가정보

저자(글) 앙리 베르그손

Henri Bergson
프랑스 파리 태생의 유대계 프랑스 철학자로서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했으며 오랫동안 콜레주 드 프랑스의 교수로 재직했다. 1914년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이 되었으며 1927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베르그손의 철학은 19세기 후반기의 유물론, 결정론에 대한 가장 성공적인 비판으로 흔히 평가되고 있으나, 그것의 더 깊은 의미는 존재 우위를 내세우는 서구의 전통 형이상학을 극복하고 생성 우위의 시간 철학을 구축한 데 있다. “순수 지속”, “직관”, “생명의 약동” 등은 그의 사상의 뼈대를 이루는 유명한 개념이다. 베르그손의 영향은 철학뿐만 아니라 문화와 예술 일반에까지 광범위하게 미쳤으며 특히 그의 유려한 문체는 자신의 철학 저서를 빼어난 문학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마르셀 프루스트, 샤를 페기, 폴 클로델을 비롯한 상징주의자들, 그리고 작곡가 드뷔시가 특히 베르그손에 깊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의 사상적 전개 과정에서 핵심적 위치에 있는 네 권의 주저는 『의식에 직접 주어진 것들에 관한 시론Essai sur les donné imméiates de la conscience』(1889), 『물질과 기억Matièe et méoire』(1896), 『창조적 진화L’Éolution crétrice』(1907)와 『도덕과 종교의 두 원천Les Deux sources de la morale et de la religion』(1932)이다. 그리고 『웃음 Le Rire』(1900)과 상대성 이론에 대한 철학적 분석으로 논쟁의 대상이 되었던 『지속과 동시성Duréet Simultanéé』(1922), 강연과 논문을 모은 『정신적 에너지L’Éergie spirituelle』(1919)와 『사유와 운동자La Pensé et le Mouvant』(1934)가 있다.

번역 김진성

서울대 철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몽펠리에 제3대학(폴 발레리)에서 베르그손에 관한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에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떴다. 고려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와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도 강의하였다. 생전에 발표한 논문과 글을 모은 유고집으로 『베르그송 연구』가 있다.

번역 류지석

성균관대학교 철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릴 제3대학(샤를 드골)에서 베르그손에 관한 연구로 철학박사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연구원과 부산대학교 HK교수를 역임하였다. 현재 부경대학교 학부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문화공간 봄’ 대표를 맡고 있다. 영국 사회학자와 학제 간 공동연구를 수행 중이며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하고 있다

목차

  • 머리말

    1장 희극적인 것 일반에 관해서
    I. 희극적인 것 일반의 의미
    II. 희극적인 것의 근원과 기능: 기계적 행위와 부주의
    III. 형태에 있어서 희극적인 것
    IV. 움직임과 몸짓에 있어서 희극적인 것
    V. 희극적인 것의 확산력

    2장 상황에 있어서의 희극적 요소와 말에 있어서의 희극적 요소
    I. 상황과 행위에 있어서의 희극적 요소
    1. 어린이의 놀이
    1) 디아볼로 2) 꼭두각시 3) 눈덩이
    2. 상황에 있어서의 희극적 방식
    1) 반복 2) 역전 3) 계기들의 상호 간섭
    II. 말에 있어서 희극적인 것

    3장 성격에 있어서 희극적인 것
    I. 성격에 있어서 희극적인 것
    II. 순수한 희극적 성격: 허영
    III. 직업과 관련된 희극적 요소
    IV. 부조리의 논리
    V. 웃음과 공감: 희극적인 것의 도덕성과 사회성

    23판의 부록: 희극의 정의와 이 책에서 사용된 방법에 관하여
    참고문헌
    1993년 판 옮긴이의 말
    개정판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이 책의 첫 문장
웃음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스꽝스러운 것의 밑바탕에는 무엇이 있는가? 어릿광대가 짓는 찌푸린 얼굴, 말장난, 통속 희극에서의 오해, 정교한 코미디의 장면 사이에 어떤 공통적인 것을 발견할 수 있을까?

* 이렇게 해서 파스칼이 그의 『팡세』의 한 구절에서 제기한 작은 수수께끼가 해결된다. “서로 닮은 두 얼굴은 따로 따로 떼어놓고 보면 특별히 웃음을 자아내게 하지 않는데, 함께 있으면 그 유사성으로 웃음을 일으킨다.” 우리는 똑같이 말할 수 있으리라. “연설가의 몸짓은, 그 각각은 결코 우스꽝스럽지 않지만 반복을 하면 웃음을 자아낸다.” 참으로 살아 있는 생명에는 반복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50쪽

* 우리는 어떤 사람이 사물의 인상을 줄 때마다 웃는다. 78쪽

* 웃음은 즉각적인 교정을 요청하는 개인적이거나 집단적인 결점이며 웃음은 바로 이 교정 자체이다. 웃음은 인간이나 사건에 있어서 어떤 특정한 방심을 강조하고 억압하는 일정한 사회적 의사 표시인 것이다. 113쪽

* 웃음에는 언제나 상대에게 창피를 주려는, 그럼으로써 그의 의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그의 행위만은 교정하려는 은밀한 의도가 들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코미디는 드라마보다는 실제적인 삶에 훨씬 가까이 있다. 170쪽

* 파도들은 서로 부딪치고 밀치면서 균형을 찾는다. 가볍고 유쾌한 하얀 물거품이 그들의 변화하는 형태를 좇아 일어난다. 때때로 쫓기는 물결이 모래사장에 약간의 거품을 남겨 놓기도 한다. 가까이서 노는 어린이는 다가와 한 줌의 거품을 모으려다가 이내 손바닥에 물방울 몇 개만이 남아 있는 걸 보고 어리둥절하리라. 그러나 이 물방울은 그것을 몰고 온 파도의 그것보다 훨씬 짜고 씁쓸한 것이다. 웃음은 이 물거품처럼 생긴다. 그것은 사회생활의 표층에 있는 가벼운 저항을 지시한다. 240쪽

* 예술의 대상은 무엇인가? … 우리의 눈은 기억의 도움을 받아 모방할 수 없는 그림들을 공간 속에서 도려내고 시간 속에서 고정할 것이다. 우리의 시선은 고대 조각만큼이나 아름다운 조상(彫像)의 단편이 우리 인체의 살아 있는 대리석에 조각되어 있음을 한눈에 포착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 영혼의 깊은 곳에서 때로는 즐거운, 보다 흔히는 애조를 띤, 그러나 언제나 독창적인 음악처럼 흘러나오는, 내적 삶의 연속적인 멜로디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주위에, 우리 내부에 실재한다. 185쪽

* 작가는 아주 강력한 내적 통찰의 노력에 의해 자신을 깊이 파고들어, 실재적인 것 안에서 잠재적인 것을 포착하고, 그것을 완성된 작품으로 형상화하기 위해 자연이 그의 심성에 윤곽이나 단순한 초안의 상태로 남겨 놓은 것을 되찾는다. 205쪽

* 희극적 부조리는 꿈의 부조리와 같은 종류이다. 227쪽

출판사 서평

생명의 지속과 그 약동의 세계는 오직 직관에 의해서만 인식
앙리 베르그손(1859-1941)은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 중의 한 명으로 꼽힌다. 1928년에 철학 관련 저작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베르그손의 시간, 기억, 삶에 대한 논쟁적인 철학은 수많은 사상가와 작가,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걸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특히 자기 내면적인 무엇, 즉 직관을 중시하는 베르그손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옮긴이 류지석 교수에 따르면 “이러한 영향의 원인은 합리주의에 대한 당대의 점증하는 불만과 비판을 베르그손이 가장 독창적이고 설득력 있는 언어로 대변했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동적인 현상을 고정화하고, 생명을 무생명적인 것으로 환원해서만 파악하는 지성적 인식의 상대성과 허구성을 밝히고, 보다 심오한 실재로서의 생명의 지속과 그 약동의 세계는 오직 직관에 의해서만 인식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희극을 통해 예술과 웃음에 관한 문제를 새롭게 제기
베르그손은 자신의 사유 여정에서 희극을 통해 예술에 관한 문제를 새롭게 생각하는 계기를 만났다. 이러한 배경에서 ‘웃음’은 각별한 연구 대상이자 사유의 대상이다. 희극을 통해서 웃음을 이해하는 일은 웃음에 대한 전통적이고 일반적인 견해에 도전적인 것이며, 웃음의 효용성과 가치를 드러내는 일이기도 하다. 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핵심적 내용을 꼽자면 희극적인 것은 “생명적인 것에 덧붙여진 기계적인 것”이라는 문장이다. 베르그손은 인간의 삶이 가지는 연속성과 변화에 끼어든 침입자로서 삶에 대한 주의를 잃어버리거나 방심 때문에 생기는 기계주의 내지 자동주의를 들고 있다. 『의식에 직접 주어진 것들에 관한 시론』에서 베르그손은 과학적 시간에 대비하여 지속이라고 부른 내적인 시간은 결정론적 방식으로는 이해될 수 없고, 우리 의식의 존재론적 기층은 자유 내지 자발성이므로 결정론이나 기계론의 틀로는 설명될 수 없음을 강조한다.

웃음은 경직성과 기계적인 것에 대한 사회적 징벌
베르그손의 『웃음』에서 드러나는 또 다른 특징은 여느 학자들처럼 심리적인 분석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이고 도덕적 차원에까지 확장하여 웃음이라는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베르그손에 따르면 인간은 집단 속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삶의 요구에 유연하게 응해야 하는데 방심이나 경직성 때문에 개인적이나 집단적 차원에서 제대로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때, 이러한 결점에 대한 즉각적인 교정을 요구하는 징벌이 바로 웃음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베르그손의 접근은 『도덕과 종교의 두 원천』에서 제시된 사회의 보존을 위하여 그 바탕에 금지와 의무를 깔고 일종의 사회적 습관의 형태로 우리에게 주어져 있는 ‘닫힌 도덕’의 이념을 떠오르게 한다.

“웃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웃음을 사회라고 하는, 그것의 자연스러운 본래적 환경에 다시 위치시켜야 한다. 무엇보다도 웃음이 지니고 있는 유용한 기능, 즉 사회적 기능을 규명해야만 한다. 지금부터 밝히겠지만, 이것이 이제부터 우리들의 모든 연구를 이끄는 이념이 될 것이다. 웃음은 공동적인 삶의 어떤 필요에 대답하는 것임이 틀림없다. 웃음은 사회적인 의미를 가져야만 하는 것이다.” 20-21쪽

유일하게 남아 있는 베르그송의 육성 녹음은 이 책의 3장에 나오는 예술론
이 책에 나오는 예술과 예술가에 관한 내용은 현재 유일하게 남아 있는 베르그손의 육성 녹음을 떠올리게 한다. 그 녹음의 내용이 바로 『웃음』의 예술에 관한 언급이기 때문이다. 사정은 이렇다. 1936년 6월 한 방송국에서 베르그손과의 인터뷰를 녹음하기 위하여 그의 집을 방문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베르그손에게 짧은 글 하나를 읽어주기를 부탁했다. 이때 베르그손이 읽은 부분은 바로 이 책의 3장에 나오는 “예술의 대상은 무엇인가”(이 책의 185쪽)의 내용이다. 옮긴이 류지석 교수는 “이것이 우연적인 선택일 수도 있지만, 말년의 베르그손이 예술과 미학에 관심을 두고 있었고 자신의 글 중에서 3장의 그 부분이 압축적으로 예술의 본질과 목적을 설명하는 내용이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한다.

스승과 제자가 두 번째로 펴내는 공동 번역서
이 책은 김진성 교수(1947-1984)의 번역으로 1993년에 종로서적에서 출간된 중판본을 당시 번역 작업을 도왔던 류지석 교수(당시 대학원생)가 새로 수정하고 보강해서 펴낸 것이다. 스승과 제자의 두 번째 협업인 셈이다. 따라서 책에는 ‘1993년 판 옮긴이의 말’과 ‘개정판 옮긴이의 말’ 두 가지가 있다. ‘1993년 판 옮긴이의 말’은 유고집 『베르그송 연구』(문학과지성사, 1985)을 남긴 김진성 교수의 글이다. 김진성 교수는 우리나라 프랑스 철학의 수용사에서 첫 세대라고 할 수 있고, 일찍 타개하지 않았다면 여러 모로 주목을 받았던 탁월한 학자로 평가된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원서(번역서)명/저자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96374846
발행(출시)일자 2022년 02월 28일
쪽수 272쪽
크기
137 * 195 * 28 mm / 384 g
총권수 1권
원서(번역서)명/저자명 Le rire: Essai sur la signification du comique/Henri Berg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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