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잠순은 왜 나무 아래 잠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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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모닥불을 밟아라>, 소설집 <달밤에 몰래 만나다>에서 잘 드러나듯이, 원재길은 거의 모든 소설에서 꿈(환상, 무의식)과 현실(의식)을 넘나들며 낯설고 기묘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한잠순은 왜 나무 아래 잠들었나>는 이런 독특한 소설 세계가 개성 넘치는 그림과 만나면서 한층 드넓고 새로운 지평을 펼쳐 보인 작품이다.
그 풍경 속을 한 걸음 한 걸음 걷다 보면, 마치 마법에 사로잡힌 듯 주인공의 잠 속으로 스르르 빨려 들어간다. 마침내 주인공이 일평생 꿈꾸던 일을 이루는 순간, 주인공과 더불어 벅찬 감동과 전율에 휩싸이게 된다.
생명 하나를 세상에 내보내고자 목숨을 걸어야 했던 우리 모두의 어머니.
오랜 세월 끝없이 그분을 그리워하며 부르고 또 부르는, 생명의 원천인 어머니에게 바치는 불멸의 사랑 노래!
작가정보
시인, 소설가.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연세대와 대학원에서 한국사와 국문학을 공부했다. 장편소설 <궁예 이야기>, 소설집 <달밤에 몰래 만나다>, 시집 <나는 걷는다 물 먹은 대지 위를> 외 스무 권의 책을 냈다. <한잠순은 왜 나무 아래 잠들었나>는 우화 <별똥별> , 에세이 <올빼미> <시골극장>에 이어 직접 그림을 그려 넣은 네 번째 책이다. 현재 강원도 산마을에서 오전에는 고구마밭을 돌보고, 오후에는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살고 있다.
그림/만화 원재길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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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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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주실 꾸러미가 맑은 물속으로 스르르 풀려나가듯, 잠 많은 한 여인의 일생이 어디 하나 걸리는 데 없이 술술 읽힌다.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처럼 낱낱의 문장과 이야기는 지극한 수공의 정성을 느끼게 한다. 천연스러운 감동이 입안에 오래도록 화하게 남아, 거듭 되짚어 읽게 만든다. 고우며, 수수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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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축된 언어로 차분하게 전개되는 스토리와 정적이고 담담한 이미지의 그림이 무척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화면 구석구석을 소중히 여기는 자세에서 작가의 품격이 느껴진다. 나아가, 시중에서 흔히 접하는 기교 지상주의 그림책을 향해, “이 책을 감상하면서 부족한 점이 있으면 선뜻 지적해 주세요” 하고 당당하게 말하는 여유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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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잠순의 상처와 방어 기제를 치유해 주는 계기가 된 것은 연애와 결혼이다. 남편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헌신적인 데다가 로맨티스트이기까지 해서, 한잠순의 깊은 상처와 관련된 비정상적인 수면 습관까지 그대로 포용해 준다.
(분석심리학자, 서울대 의대 교수)
책 속으로
학교와 집을 걸어 오가는 길에 나무와 전봇대와 입간판에 부딪치며 졸았고, 교실에서 선생님 말씀을 줄곧 귓등으로 흘리며 졸았다.
밥 먹을 때 숟갈을 입에 물고 졸았고, 교과서를 거꾸로 펼쳐 놓고 숙제하다가 졸았다. 거의 온종일 잠잔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p.18)
아이가 잊을 만하면 와락 팔을 잡아채 흔들었고 거꾸로 들어 그네를 띄웠으며, 솔가지로 겨드랑이를 간질일 때도 있었다.
그러난 아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잠깐 깨어나 눈을 끔벅이고는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p.23)
청년은 두 손으로 시집을 바치며 한껏 감정과 가락을 넣어 읊조렸다.
“이 시집에 주말이 빠져 있답니다. 주말에도 저에게 꿈꾸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한잠순이 잠결에 고개를 까닥이면서 정식 데이트가 시작되었다.(p.35)
출판사 서평
[출간 의의]
작가가 글을 쓰고 직접 그림을 그려 넣은 ‘그림 소설’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소설사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작가는 <한잠순은 왜 나무 아래 잠들었나>에서 기교에 물들지 않은 화법(畵法)을 사용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소설 주인공의 심리와 무의식 세계를 자연스럽게 표현해 낸다.
주인공 한잠순의 성격을 반영하듯이, 모든 그림의 분위기가 매우 조용하고 차분하다. 한없이 부드러우면서 밝은 색조는 소설 전체의 따뜻한 정조와 온도를 그대로 전해 준다. 또한 그림의 환상적인 구성은 주인공이 어떤 세계에서 살고 있는지를 은유와 상징을 통해 넌지시 보여준다.
현대인들은 가족 해체의 위기를 겪고 있다. 형제와 부부뿐 아니라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도 사랑과 정이 사라져 가고, 불신과 미움이 나날이 증폭되어 간다.
[한잠순은 왜 나무 아래 잠들었나]는 메마르고 삭막한 사막 같은 우리 시대의 한쪽 언덕 너머에서 조용히 솟는 샘물 같은 소설이다. 우리는 이 샘물이 온 사막을 적시고 모든 이들의 가슴을 적셔, 세상을 살아가는 기쁨을 되찾고, 사람과 생명을 사랑하고 서로 보듬는 일의 고귀함을 되새기게 만들기를 바란다. - 편집부
기본정보
ISBN | 9791196322533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05월 30일 |
쪽수 | 68쪽 |
크기 |
195 * 256
* 10
mm
/ 340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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