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 특수 어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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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동아일보 > 2018년 9월 2주 선정
번역할 수 없는 말들의 사전
이 책에서 다루는 134개 어휘는 한국인들이 일상에서 흔히 쓰는 단어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그 속에는 한국인들이 공유 하는 생각과 정서, 사고방식과 의식구조 등 한국문화의 전반 적인 요소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 낱말이 쓰이는 사회 문화적 맥락을 벗어나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말들로, 문법만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고 반드시 별도의 문화적 이해가 필요한 표현들이다.
이 책은 사전을 참조하여 해당 어휘의 의미를 설명해주는 책이 아니다. 어휘 사전이라는 형식을 띠고 있지만 어휘라는 매개를 통해 한국문화의 특징을 읽어내는 책이다. 이 책의 부제는 ‘번역할 수 없는 말들의 사전’이다. 그 말이 왜 번역 불가능한지를 설명하는 것에 이 책은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같은 제목의 사전이 미국과 프랑스에서는 이미 출간되어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미국판과 프랑스판 모두 겉으로 보기에는 같은 단어라도 그 진정한 의미는 문화적, 사회적 맥락 안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다. 많은 나라에서 이러한 사전을 출간하려는 이유는 그 나라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 일 것이다.
이 책은 우선 사전적 의미로만 해석되는 한국어가 아닌 한국에서 현재 쓰이고 있는 '따끈따끈'한 한국문화어휘를 공부하기 원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교재가 될 것이다. 또한 외국어와 한국어의 다리를 놓는 일을 하고 있는 통, 번역가들은 문화 간 소통을 위한 긴요한 도구로 쓸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동양과 서양의 문화차이를 언어를 통해 대조하고 있기 때문에 문화비교서로도 그 의미가 있다. 또한 한국어 표현을 좀 더 섬세하게 익히고 구사하기를 원하는 한국인들에게도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작가정보
목차
- 1장. 고맥락 vs 저맥락
001 눈치코치가 없다
002 당장 집에서 나가라
003 더 있다 가세요
004 뒤치다꺼리 하다
005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
006 나 말리지 마
007 뭐라고 할 말이 없다
008 뭘 이런 걸 다
009 변변치 않다
010 숟가락이 몇 개인지 다 안다
011 알아서 해
012 언제 밥 한번 먹자
013 지금 가고 있어
014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드세요
015 헛기침하다
*말이 필요 없는 문화와 말을 해야 알지 문화
2장. 집단 vs 개인
016 괜찮아요
017 모난 돌이 정 맞는다
018 몸 둘 바를 모르겠다
019 볼 낯이 없다
020 서럽다
021 서먹하다
022 심려를 끼치다
023 애교
024 얄밉다
025 억울하다
026 유난스럽다
027 의리
028 인연
029 촌수
030 핑계
031 허물없다
032 효
*정 없이는 못사는 문화와 법 없이는 못사는 문화
3장. 밥 vs 빵
033 고향
034 구수하다
035 국
036 까불다
037 깨가 쏟아진다
038 느끼하다
039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040 살림
041 서리
042 시원하다
043 어디가세요
044 자식농사
045 잔치
046 찬밥신세
047 철부지
048 텃세
049 품앗이
050 한솥밥
*밥을 짓는 문화와 빵을 굽는 문화
4장. 동사 vs 명사
051 가르치다
052 고다
053 눋다
054 되다
055 들다
056 뜨다
057 삭다
058 싸다
059 짓다
060 치다
*동사로 세상을 보는 한국인, 명사로 세상을 보는 서양인
5장. 귀 vs 눈
061 가슴이 시리다
062 꽃샘추위
063 누더기
064 눈에 밟힌다
065 떵떵거리고 살다
066 뼈에 사무치다
067 싱거운 사람
068 싹수가 노랗다
069 애 끊는다
070 어루만지다
071 엄마야
072 파르족족하다
073 한소끔
074 화병
*귀의 문화와 눈의 문화
6장. 남성 vs 양성
075 김여사
076 된장녀
077 미망인
078 바가지 긁다
079 시집살이
080 에미애비
081 여류
082 외갓집
083 집사람
084 출가외인
085 치맛바람
*남성위주문화와 양성평등문화
7장. 달 vs 해
086 달동네
087 명절증후군
088 설날
089 으스름
090 정월 대보름
091 정화수
092 추석
093 해님달님
*달이 좋은 동양인, 해가 좋은 서양인
8장. 무속 vs 기독교
094 고사
095 고수레
096 넋두리
097 단골집
098 손 없는 날
099 신명 난다
100 재수 없다
101 직성이 풀리다
*한국인의 민중문화 ‘무교’, 서양의 기본정신 ‘기독교’
9장. 수직 vs 수평
102 나잇값
103 말대꾸하다
104 말을 놓다
105 모시다
106 선생님
107 선후배
108 외람되다
109 지도편달
*나이가 궁금한 한국인, 나이를 묻지 않는 서양인
10장. 여백 vs 사실
110 건달
111 끼
112 멋
113 벽
114 여백
115 추임새
116 판
117 해학
*여백을 읽는 동양화, 사실을 그리는 서양화
11장. 융합 vs 이항대립
118 나들이
119 미운 정 고운 정
120 비빔밥
121 시원섭섭
122 엇비슷
123 웃프다
124 좌우지간
*양자병합의 동양, 양자택일의 서양
12장. 적당 vs 분명
125 ~것 같다
126 거시기
127 고봉
128 덤
129 두서너
130 생각해보겠다
131 아무거나
132 이따가
133 주먹구구
134 촌지
*두루뭉술한 한국인, 분명한 서양인
책 속으로
003 더 있다 가세요
☞ 조금 더 있어도 괜찮지만 지금 간다고 해도 잡지 않을게요.
한 방송사가 설 특집으로 며느리 1000명에게 시어머니에게 하는 흔한 거짓말이 무엇인지를 물었더니, “어머니 벌써 가시게요? 며칠 더 계시다 가세요”가 1위로 꼽혔다고 한다.(MBC 설 특집 ‘여성! 100대 100’ 2006.1.30.) 이제 자리를 뜰 채비를 하는 시어머니가 내심 반갑더라도 ‘더 있다 가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나는 어머니를 접대하고자 하는 의지가 충분히 있음을 알아 달라’ 또는 ‘내가 어머님이 빨리 일어나기를 기다렸다고 오해하지 말아 달라’는 뜻이 된다. 시어머니도 ‘네가 해주는 음식도 맛있고 지내기가 너무 편해서 더 있고 싶지만 밭에 물도 줘야하고 옆집 할머니도 기다려서 이만 가봐야 겠다’하며 얼른 일어서야 한다. 며느리의 ‘더 있다 가세요’라는 말을 듣고 그대로 눌러 앉으면 눈치 없는 시어머니가 된다. 그리고 용돈을 내미는 며느리에게 시어머니는 말한다. “아이고 뭐 이런걸, 살림도 어려울 텐데 … 그냥 둬라” 하면서도 손은 돈을 ‘꽉’ 움켜쥔다.
겉으로 드러나는 말과 속마음에 차이가 있다는 것은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세상 사람도 모두 안다. 이처럼 그다지 마음에 담고 있지는 않지만, 상대를 생각해서 굳이 말로 표현해 주어야 하는 것을 ‘빈말’이라 한다. 이런 빈말 응대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빈말이 굳이 본마음 그 자체는 아니라 하더라도, 또 다른 차원의 미더움과 배려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엿보게 된다. 위와 같은 고부간의 빈말 인사는 두 사람 사이에 탄탄한 심리적 안정의 틀을 만들어 낸다. 빈말 인사조차도 오갈 수 없는 고부 사이는 이미 되돌리기 어려운 갈등관계인 것이다.
빈말은 실속 없이 헛된 말, 속에 없는 말로 허언虛言을 이른다. 유의어로 공언空言, 공수표空手票, 공염불空念佛 등이 있다. 요즘에는 ‘립서비스lip-service’라고도 한다. 밥 한 그릇을 다 비운 손님이 더 먹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더 드세요’라고 말한다든가, 더 있다갈 수 없는 상황인 걸 알면서도 ‘더 놀다 가세요’라고 한다. 사실은 바빠서 시간 내기 힘들었지만 일부러 찾아와 놓고도 ‘근처에 오는 길에 잠깐 들렀어요’
같은 식의 표현을 흔히 사용한다.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 말이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끼리 ‘얼굴이 건강해 보인다’거나 ‘못 본 사이에 많이 예뻐졌다’는 인사는 서로 빈말인 줄 알고 주고받는 인사지만 서먹서먹하던 분위기를 환하게 만들어 준다. 백화점이나 마트 등에서 다시 올 생각이 없더라도 “한 바퀴 둘러보고 다시 올게요”라고 말하는 것은 점원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위한 것이다. 숙명여대 문금현 교수는 「한국어 빈말 인사 표현의 사용 양상과 특징」(『언어와 문화 』 5권 1호, 2009)에서 이런 빈말들이 ‘미안한 마음을 덜고 상대의 체면도 살려주는 표현’이라며 ‘체면을 중시하는 한국인의 가치관이 드러난다’고 우리나라 빈말의 효용을 분석했다.
이렇게 주고받는 빈말들은 단순히 예의를 떠나 상대방을 배려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자연스러운 한국인의 문화이다.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여 본인 체면도 지키고 상대방도 높이는 일종의 언어 예절이다. 사람들은 이런 빈말에 매혹되기도 하고, 힘을 얻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빈말로 소통하는 집단과의 문화적, 경험적 배경을 공유하지 않으면 제대로 알아듣기가 힘들다. 외국인이라면 한국인들 이 하는 빈말을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냥 친절하고 예의 바르게 하려는 의도로 말했더라도 상대방에게 오해와 상처를 줄 가능성이 있다.
출판사 서평
『한국문화 특수 어휘집』에서 다루는 134개 어휘는 한국인들이 일상에서 흔히 쓰는 단어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그 속에는 한국인들이 공유하는 생각과 정서, 사고방식과 의식구조 등 한국문화의 전반적인 요소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 낱말이 쓰이는 사회 문화적 맥락을 벗어나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말들로, 문법만으로는 절대 해결 할 수 없고 반드시 별도의 문화적 이해가 필요한 표현들이다. 어휘 사전이라는 형식을 띠고 있지만 어휘라는 매개를 통해 한국문화의 특징을 읽어내는 책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96175962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08월 28일 |
쪽수 | 456쪽 |
크기 |
152 * 226
* 24
mm
/ 666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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