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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마음이 사는 집에 사네

전갑배의 그림으로 읽는 아름다운 지혜의 글 | 양장본 Hardcover
박혜수 엮음 · 한성자 감수 · 전갑배 그림/만화
마리서사 · 2018년 07월 09일
9.2
10점 중 9.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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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무겁다-가볍다’, ‘다치다-고치다’, ‘어둡다-밝다’, 마음을 형용하는 이 말은 사람을 수식할 때 쓰이기도 한다. 사람에게서 마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인 것이다. 마음 관리가 뜻대로 되면, 어른이 되었노라 자부할 수 있다. 만약 그렇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차오르는 나이는 아직 아이인 마음도 밀어내는 까닭에 엉거주춤 어른 행세를 해야 하는 사람도 생겨나는 법이다. 이 책은 어쩌다 어른이 된 사람이 털어놓는 속마음이자, 어른으로 살아가는 독자가 터놓고 읽을 만한 아름다운 지혜의 글이다.
어쩌다 어른이 된 사람은 “빈번히 하늘을 올려다보며” 심리적 거주지를 찾지만, 마침내 표류한다. 불경과 한시는 떠도는 마음을 가라앉히고자, 불시착한 옛집에서 안으로 낸 마루였다. 전갑배 화백의 그림은 고택 마디마디에 배치된 훌륭한 창이다.
각 장을 열어 주는 글과 그림은 전통 가옥의 편문 역할을 해낸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나와 손님이 지내는 안채와 사랑채가 나오고 협문을 통과하면 연민과 자비의 공간인 사당채가 기다린다.
불경이 주를 이루지만 《사람은 마음이 사는 집에 사네》는 경전을 해석하고 번역한 책은 아니다. 마음 둘 곳을 찾아 헤매는 사람에게 심리적 거처를 제공하는, 에세이로 분류해도 무리가 없다. 마음에도 없는 이를 마음에 두고 살아간다면, 이곳에서 잠시 쉬어도 좋다.
그럼에도 이 책은 심상 번역서이다. 불경의 ‘경’이라는 글자를 이루고 있는 실타래와 물줄기처럼, 살아가며 마주하는 장면에서 저자가 터 준 ‘마음 길’이면서 시공을 초월해 살아 숨 쉬는 경전의 일부와 저자가 직접 쓴 시는 땅 위의 모든 것에 바치는 고적한 헌사다.

작가정보

저자 박혜수(엮음)
서강대학교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일본 ICU대학에서 공부했다. 『동승』, 『쥬쥬Park이 스타킹에게』, 『별똥별을 기다리며』, 『무라카미 류는 도대체』 등 다수의 책을 집필하였고, 전문 번역가이자 출판 기획자로서 50여 권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현재 출판사를 운영하며 좋은 책 만들기에 전념하고 있다.

감수자 한성자
이화여대 화학과, 독문과 대학원을 졸업한 후 독일 보훔대학에서 독문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국대에서 불교학 박사학위를 받고 동국대 강사, BK21 연구교수 등으로 일했으며 현재는 동국대 평생교육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그림/만화 전갑배

그린이 전갑배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서울시립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디자인 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많은 개인전과 협회전을 가졌으며 청계천 '문화의 벽' 벽화 작업 등에 참여했다. 1988년 출판한 『바리데기』, 『당금애기』 2편은 한국인의 탄생과 죽음, 정신세계를 시각적으로 재현한 대표 작품집으로 평가받고 있다.

목차

  • ■ 들어서며
    ■ 마음의 길에 관하여
    ■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
    ■ 사랑과 집착에 관하여
    ■ 연민과 자비의 마음

책 속으로

24쪽_
세상에 누가 있어
그대의 갈대숲을 가지런히 하고
세상에 어떤 온기가 있어
그 숲을 다시 빛나게 하겠습니까.

26쪽_
나를 아는 이는
내 마음에 근심이 있다 하고

나를 모르는 이는
내가 바라는 것이 있다 할 것입니다.

78쪽_
참다운 인내란
참을 수 없는 것을 참는 것

지혜로운 사람은
약한 자에 대해서도 참고
부귀하고 강한 자 앞에서도 겸손합니다.

96쪽_
위안을 얻고자 한다면
진심을 말하는 사람을 찾으십시오.
그의 말이 나를 기쁘게 하지 않고
우쭐대려는 내 욕심을 채워 주지 않는다 해도

마음에도 없이 엮어 늘어놓는
천 마디의 말보다
진심이 담긴 한마디 말이
마음을 가라앉혀 줍니다.

122쪽_
찾아온 것을 반기던 똑같은 마음으로
놓아 보내십시오.

출판사 서평

출생을 선택한 사람은 없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 시공에 편입된다. 삶을 무수한 선택으로 이을 수 있더라도 누구도 첫울음의 때를 고르지 못한다. 성별은 배 속에서 나뉘며 옹알이를 하기도 전에 인종과 국적, 초기 양육 환경의 수준이 결정된다. 주어진 것에서 출발하여 고동이 멈출 때까지 가진 것을 서서히 잃는다.

사람은 생을 선택한다
거시 역사에 새롭게 출몰한 이 생명은 사멸의 순간까지 시대와 토대 위에 오롯이 존재한다. 인간이 처하는 환경은 그가 살아나갈 처소로 갈음된다. 출생과 달리 인생은 결심으로 꾸려 나갈 수 있는 영지이다. 태어남을 예견한 인간은 없더라도 살아갈 것을 다짐한 이는 모두 존재한다.

행복해지기로 한다
인간 존재의 두 가지 전제 조건 중, 시간은 도저히 거스를 수 없는 힘이다. 의지와 관계없이 나이가 차며 그러는 사이 지위가 매겨지기도 한다. 공간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안전하고 쾌적한 소재지로의 이동은 인간이 안정을 추구하는 분명한 방법이다. 이렇게 마련된 물리적 거주지는 개인의 운명을 어느 정도 장악한다. 그러나 그가 마음을 두는 곳은 운명의 주인을 완전히 장악한다.

행복을 고집하지 않기로 한다
삶의 질은 시대상을 반영해 도식적으로 구성된다. 정성적定性的 요건이 측량할 수 있는 지위와 재화로 감별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삶의 질을 측정하는 형용 모순에서 벗어나 심리적 지경을 넓힐 것을 권한다. 이 새로운 설계는 웅장하지도 난해하지도 않지만 오묘한 울림을 준다. 스스로 버리는 자는 빼앗기지 않는다. 비움 끝에 우거질 마음 길로 담담히 홀로 나설 줄 알기 때문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95976768
발행(출시)일자 2018년 07월 09일
쪽수 184쪽
크기
198 * 188 * 22 mm / 622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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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근래 날씨는 여름의 한 가운데로 접어들면서 더위를 가득 머금었다. 더워도 너무 덥다. 그래서 내리쬐는 태양만큼이나 몸도 빨리 지치는 느낌이다. 몸이 흐르는 땀 양과 비례해서 급속도로 방전되는 느낌. 그런데 지치는 건 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인가 보다. 평소라면 별 것 아닌 이야기로, 대수롭지 않은 말들로 치부할 것들이 상처가 되어 내게로 꽂히는 걸 보면 말이다. 예를 들면 날씨가 더우니 나는 행여 말이 뾰족하게 나가진 않을까 많이 신경쓰는데, 상대방쪽에서 무례한 느낌이 들 정도로 짜증을 담아 이야기할 때 같은. 세상살이가 내 마음 같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마음은 실체가 없다. 다친다는 것도 은유적 표현일 뿐, 직접적으로 상처가 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몸에 난 상처보다 마음에 난 상처로 더 심하게 앓는다. 더러는 그 상처로 평생을 아파하기도 한다. 그러니 마음을 의지대로 다룰 수 있다고 믿는 건 완전한 허상이다. 그게 가능하다면 많은 이들이 마음 때문에 아파할 리 없으니까. 는 이제껏 내가 이야기 한 마음에 대한 이야기다. 


어렸을 때는 어른들의 아이 취급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루라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하지만 막상 시간이 흘러 어른의 대열에 끼게 되면 그 시간대에 맞게 성장하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황스럽고 어지러운 삶을 살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더 깊숙이 어른의 시간대로 밀려들어 가면서도 사실은 한 번도 어른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늘 당황스럽고 힘들었습니다. (14쪽)


작가는 '들어서며'에서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어찌저찌 떠밀려 어른의 시간에서 살고 있지만 아직 완전히 성장하지 못한 어른들의 이야기를 말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 당연하지만 누구나 마음 속엔 다 자라지 않은 소년 소녀가 살고 있음을 짚어낸 것이다. 그리고 마음과 현실의 괴리로 우울할 때 자신을 일으켜세워준 불경과 시경의 글귀로 사람들 또한 위로 받기를 소망했다. 그러니까 는 마음위로 시화집이다.

솔직히 나는 그림이 어렵다. 누가 어떻게 이해하면 된다고 알려주지 않는 이상 제대로 된 의미 해석조차 할 수 없다. 책에 실린 전갑배 화백의 그림도 마찬가지다. 전 화백이 어떤 의미를 그림에 심어두었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니 책 속의 그 그림들이 내게로 직접 와 닿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림 속 따스하게 웃는 이들은 무언가 충만해보이기도 했고, 기울거나 망가진 집들은 누군가의 마음이겠거니 했으며, 유독 집과 관련된 그림이 많은 건 작가가 전 화백의 그림에서 '마음이 사는 집'을 발견했기 때문이 아닐까, 나름대로 결론을 내렸다. (맞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사랑도 기쁨도 고뇌와 다툼도 모두 마음의 집에 잠시 피었다 사그라지는 한바탕의 춤사위. 모든 일은 마음에서 비롯되니 마음이 주인이 되어 세상을 움직입니다. -법구비유경 제9 쌍요품 (32쪽)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마음을 정하지 못하기 때문.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것은 여전히 탐내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불설대생의경 (74쪽)


책 속에 담긴 글 속엔 오래된 지혜가 담겨 있다. 그러니 누가 읽더라도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읽으면서 '누가 이걸 모르냐?'라고 속으로 되묻다가, 순간 아! 했다. 오래 전부터 사람은 마음에 대해 생각해 왔다는 것. 그 고민은 예전부터 내가 사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 고민의 해답은 FM으로 딱 떨어지지 않음에도 딱 떨어지는 해답을 찾고 있다는 것. 결국 그 해답은 내 안에 있다는 것. 작가는 오래 전에 마음에 대한 답들을 적어놓으며 우리에게 알려주려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마음이 마음대로 안되는 것은 예전에도 지금도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내 마음이 사는 집은 얼마나 클까. 그리 크지는 않아도 튼튼했으면 좋겠다. 누군가가 준 상처에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을 단단한 벽을 가진. 그리고 그 마음집에 사는 나는 슬프지 않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10점 중 10점
/고마워요
전갑배 화백의 그림이 참 좋았다. 살랑살랑 넘어가는 페이지에서 책이 줄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온도가 느껴진다. 비 퍼붓는 날 카페에 갇혀 읽다가 졸다가 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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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중 10점
『사람은 마음이 사는 집에 사네』 마음이 피어난 공간에 살고 계시나요



내 나이 마흔을 넘은지 몇 해 지났다. 그 동안 살아온 시간들을 돌아보면 그리 게으름 피우지 않았고, 크게 도리에 어긋나지 않았으며, 상대의 눈에 눈물짓게 할 만큼 상처주지 않으며 살아왔다고 자신한다. 나의 좌우명이 무엇이고, 삶의 목표가 명확해서라기 보다는, 끝까지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난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 누군가와 치열하게 경쟁하지도 않았고, 상대의 마음을 해하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도 없었으며, 타인의 마음에 나를 미움으로 남겨놓도록 관계를 마무리하지도 않았다. 내가 마음을 다해 최선을 다하고 정성을 기울이면, 상대도 나와 같은 마음으로 다가오고 편안한 뒷모습으로 관계를 정리하게 될 줄 알았다. 그게 순리이고 사람의 관계이며, 서로를 향한 최소한의 지킴이라고 생각했다.





 

 
 








작년에 나는 친구를 잃었다. 5년지기로 날마다 함께 했던, 이유도 모른 채 뒷모습을 바라봐야 했다. 이유도 궁금하고, 지난 시간이 너무 허무하게 끝나버린 것 같아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가 보여준 말과 눈빛을 보는 순간 떠나보내는 것이 현명한 거라고 생각했다. 바쁘게 지내면서 그 때 내 마음을 온전히 들여다보지 못했던 것일까, 조금씩 들려오는 그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와 한 마디씩 건네오는 위로의 말에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온다. 다시 마음을 잡아 다스려야지 하는 나에게 『사람은 마음이 사는 집에 사네』가 눈에 들어왔다. 관계의 깨어짐은 마음의 깨어짐이고, 마음이 깨어지면 그곳은 더이상 함께의 공간이 무너진 것이라는 것을 너무 늦은 나이에 알았던 것이다.





 

 








몇년 전, 인사동에서 우연히 접한 전갑배 화백의 그림, 선명치 않은 선이 주는 편안함과 부드러움, 선으로 그은 듯 색을 입힌 거칠고 날카로운 표현이 자유와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던 기억이 있다. 전갑배 화백의 그림과 박혜수 님의 지혜의 글이 만난 『사람은 마음이 사는 집에 사네』를 읽으면서 상처입은 내 마음을, 내가 위로해고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섰다.





 
 

 
 








그림과 글 그리고 옛글이 어우러진 『사람은 마음이 사는 집에 사네』는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언급하지 않는다. 흐르는 물 위에 나뭇잎 한 장 띄어놓듯 살며시 내려놓기만 한다. 우리는 띄워진 나뭇잎을 흘러가는 대로 떠나보내기도 하고, 그 옆으로 한 장 더 띄워 나뭇잎을 동행시키기도 하고, 흘러가는 나뭇잎을 잡아 행운을 잡은 듯 행복해할 수도 있다. 그렇게 우리는 스스로 마음을 열고 내 마음이 허락하는 만큼만 느끼면 된다. 그것이  『사람은 마음이 사는 집에 사네』가 주는 편안함이 아닐까 싶다.









깊은 연못이 맑은 것은 물이 고요하기 때문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돌처럼 단단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네모난 돌처럼 반듯하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은 맑고 깨끗합니다.     42쪽마음은 나의 스승저마다 다른 이야기로 엮어가는 삶의 여정에 마음만한 스승이 따로 있겠습니까.흔들림없이 반듯한 마음은 고단한 삶의 길을 밝히는환한 등불이 되어 줄 것입니다.       54쪽





 

 
 








내가 내 마음을 다스리는 것누군가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아도 이겨내는 것결과가 있다면 분명 원인이 있을 거라는 것, 그리고 그 결과에 수긍하는 것내가 미움을 가슴 속에 담아두지 않는다면 그 선함은 선함의 결과로 나에게온다는 것, 반듯한 마음은 선함의 결과이며, 선한 자의 아름다운 자취로 남아 주위를 비추는 등불이 되어줄 것이며, 따스함을 전해줄 거라는 것.불경을 모르고, 옛글을 읽지 않았어도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이치이다. 이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베어나오는 온기여야 하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림과 글이 어우러진  『사람은 마음이 사는 집에 사네』는 살며시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알고 있지만 가볍게 던진 한 구절이 가슴을 치게도 하고, 한번 읽었을 때 느끼지 못한 물음이 한번 두번 횟수를 더해가면서 또 다른 느낌으로 전달돼 오기도 한다. 흘려그린 듯한 그림과 마음이 전해지는 글이 서로 어우러져  또 다른 온기를 전해주는 작은 바람을 일으킨다.





 
 

 







큰 돌이 세찬 비를 견디는 것은그것이 언젠가그치고 지나갈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큰 돌이 세찬 비에도 깨지거나 부서지지 않듯지혜로운 사람은 스쳐가는 모든 것을 묵묵히 참고 견딥니다.        78쪽장인이 오랜 세월 잡은 도끼 자루에는손가락 자국이 새겨집니다그러나 도끼 자루가 차츰 닳아 자국이 생겨도장인은 그것을 깨닫지 못합니다..마음의 행보 또한 이와 같아서오래 다닌 길을 향해 저절로 움직여 가니그 길의 모습을 돌아보십시오.     87쪽





 
 

 








작년에 나는 어땠을까?  내가 등을 먼저 보인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슬며시 싹을 틔운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보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지는 않았을까'하는 마음부터  '바쁜 나를 이해해 줄 거라고 믿었던 나의 오만이 흐트러진 관계로 만든 것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메워온다. 내가 맞다고 생각한 것이 모두 맞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책장을 넘기면서 만난 그림들을 보면서 나름대로 이름을 지으면서 전갑배 화백의 의도는 무엇일까 궁금했던 찰나, 책의 마지막에 그림과 제목, 그린 날짜를 삽입해 주었다. 글과 함께 하는 그림과 제목이 있는 그림을 보는 느낌은 참 다른 것 같다. 글이 주는 느낌에 그림이 더해져 감정을 증폭시켜주는데, 제목이 붙은 그림은 감정의 흐름을 멈추게 하는 보이지 않는 선과 마주하는 느낌이다. 『사람은 마음이 사는 집에 사네』를 읽으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았다. 자신감 넘쳐 오류를 범하고도 몰랐던 나와 한없이 친절해서 손해보고도 손해인지 모르는 나 그리고 정도를 지키는 사람이라고 착각하며 정을 쏟지 않은 차가운 나. 사람이라면, 함께 살아야 한다. 그 속에 마음이 함께 어우러지면 우리의 공간은 삶의 공간으로 새롭게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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