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시 속에 숨은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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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작가정보
저자 빈섬 이상국은 1961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났다. 시인, 언론인, 스토리텔러이다. 제일기획, 매일경제, 조선일보, 중앙일보를 거쳐 현재 아시아경제 편집부장으로 재직중이다. 2010년 《열린시학》에서 신인상을 받고 ‘이빈섬’이란 필명으로 등단했다. 《월간중앙》에 〈미인별곡〉을 2년간 연재했고 《중앙일보》에 〈그때오늘〉 칼럼의 필진으로 활동했다. 《영남일보》에 지역 스토리텔링 기획 연재를 했으며 《아시아경제》에 〈아, 저詩〉(시평)을 연재했다. 빈섬이라는 아이디로 조회수 530만을 넘긴 조인스 블로그 ‘옛날다방’과 200만을 넘은 네이버 블로그 ‘향상재’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미인별곡》, 《옛사람들의 걷기》, 《나는 조선의 총구다》, 《눈물이 빗물처럼》, 《추사에 미치다》, 《옛공부의 즐거움》, 《러브레터 읽어주는 남자》, 《누드김밥의 노래》가 있으며, 공저로 《초동여담 - 개구리삶기의 진실》, 《신문, 세상을 편집하라》, 《1인 미디어, 기획에서 제작까지》가 있다.
목차
- 서문
1. 문학의 꽃, 시의 역발상
눈에 보이지 않는 꽃잎을 그리다 _ 맹호연
사람과 귀신의 섹스팬터지 _ 이하
댓잎소리 거문고 _ 오진
4행시에 제5행이 숨어 있다 _ 왕지환
죽은 양귀비가 해당화 그늘에 누운 시 _ 이산해
두보의 눈길로 반딧불이를 보다 _ 두보
바람난 살구꽃에 관한 리포트 _ 섭소옹
예술과 자연의 역발상 _ 왕면
내년까지 살지도 못할 거면서 _ 이달
최고의 화장품 광고 카피 _ 이규보
찡그린 꽃을 노래하다 _ 허균
표현이 남을 놀라게 하지 못하면 _ 두보
욕하기의 즐거움 _ 소동파와 소소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찬란함 #1. 가시리
2. 역사의 현장, 시의 생생함
난설헌을 읽는다 _ 허초희
뻐꾸기는 어떻게 우는가 _ 황정견
불멸의 그리움 _ 두보
어느 늙은 당직자의 슬픔 _ 왕유
언론 탄압에 분개하다 _ 맹호연
지족사 마당을 거닐며 _ 서경덕
아침에 직언하고 저녁에 귀양 간다 _ 한유
인생 참 황당하구나 _ 소동파
한나라 오손 공주의 ‘비수가’ _ 유세군
춘향의 진짜 연인 _ 성이성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찬란함 #2. 처용가
3. 철학의 향기, 시의 그윽함
꽃 없는 꽃을 노래함 _ 백거이
향적사를 지나며 _ 왕유
나비, 다시 혈압이 올라가시다 _ 황정견
천만고독, 절멸옹설 _ 유종원
몸과 그림자와 정신이 논쟁을 벌이다 _ 도연명
매화 아내, 학 아들과 산 남자 _ 임포
매화시를 짓다 _ 퇴계와 두향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찬란함 #3. 쌍화점
4. 감정의 터치, 시의 공감력
에로틱 사미인곡 _ 정철
꽃피는 날의 이백, 꽃 지는 날의 두보 _ 이백과 두보
눈물 닦는 공부 누가 졸업했느냐 _ 김정희
화산 곁에서 _ 남조 악부시
몰래한 사랑 _ 이백
마흔아홉 두목의 비련 _ 두목
퇴계의 봄 _ 이황
이백의 ‘양반아’ _ 이백
자나 깨나 그리워 _ 시경
고독한 구름 나그네 _ 최치원
다산의 일조권 분쟁 _ 정약용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찬란함 #4. 만전춘
책 속으로
우린 늘 호박잎에 들어앉아 진저리를 치는 꿀벌처럼 미친 듯이 현상에 파묻혀 산다. 그게 모든 진실이며 삶의 전부인 것처럼 매달린다. 그러나, 대추나무처럼 몇백 년 살지도 못할 목숨이란 걸, 가끔씩만이라도 환기한다면 좀 자중할 수 있고 인자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 46p, [내년까지 살지도 못할 거면서] 중에서
맹호연은 원습유가 잘린 낙양을 보고, 언론 탄압을 감지하고 이 소신 있는 인재를 아까워한 것이다. 세상을 위한 바른말들이 두려움 없이 유통되는 언론 환경이야말로 시대의 봄날을 알리는 매화 향기 같은 것이 아니던가. 어떤가, 지금 서울은.
- 97p, [언론 탄압에 분개하다] 중에서
모든 방해를 끊어 버린 내면의 완전한 자유. 그 한 길을 위하여 모든 다른 길을 차단해 버린 지적인 염결주의. 유종원의 정신에 내린 폭설은, 완전한 자유를 위한 갈망이다. 모든 은둔에는 세상에 대한 피해 의식과 상처가 어른거린다. 삿갓 쓴 시인은 낚시를 드리운 채 물밑을 지나가는 물고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것이 이 시다. 요즘의 내 마음이기도 하다.
- 165p, [천만고독, 절멸옹설] 중에서
번옥이란 건 시원찮게 다듬은 옥이다. 진옥은 바로 여인의 이름이 아닌가? 그러면서 진짜 옥이라는 뜻으로 처억 비행기를 태우더니 느닷없이 살송곳을 꺼낸다. 무슨 성기노출증 아저씨 아닌가? 육肉송곳으로 어딜 뚫어?
- 202p, [에로틱 사미인곡] 중에서
출판사 서평
옛시는 어렵고 낯설고 멀다는 통념을 깨고
스토리텔링과 함께 옛시의 상상력 코드를 푼다.
시는 어렵다. 하물며 어려운 한자투성이인 옛시는 더욱 어렵게 다가온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옛시가 어렵고 낯설고 멀다는 통념을 깬다. 기나긴 시공간을 넘어 입으로, 문자로 전해진 옛시들에 저자 특유의 재치와 입담, 감성과 사색을 입히고, 시 속에 숨은 인문학을 찾고 상상력 코드를 풀어 간다.
옛시는 단지 문학에 그치지 않는다. 시에는 그 삶 속에서 일어난 사실이 숨어 있고, 시인의 생각과 관점과 성찰과 반성이 들어 있다. 또 그 시를 쓴 시대의 세상이 숨김없이 드러나 있고, 그 세상에 대한 애환과 풍자, 그 세상을 받아들이는 철학과 관조와 신념도 거침없이 펼쳐져 있다. 시를 쓰는 이의 치열한 역발상과 관찰력, 그리고 언어 탐색도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다. 그야말로 문사철(文史哲)이 어우러진 인문학 콘서트 현장이다. 백 권의 역사서를 읽고, 천 권의 소설을 읽고, 만 권의 에세이를 독파한다 해도 결코 만나지 못할 스토리와 인문학이 시 속에 고스란히 들어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아시아경제신문에서 2년 이상 인기리에 연재했던 시평칼럼〈아, 저詩〉중에서 인문학적 향취를 깊게 느낄 수 있는 옛시를 엄선하여 만든 것이다. 특히 독자들이 옛시에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시 현대적인 스토리텔링을 더하였다.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시공간을 이동하여 옛사람과 함께 노닐며 호흡하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95325092 |
---|---|
발행(출시)일자 | 2015년 05월 01일 |
쪽수 | 264쪽 |
크기 |
150 * 215
* 16
mm
/ 46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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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는 사람이 부러울때가 많다. 사람들은 시 속에 삶이 있고 인생이 있다고 말한다. 그 중 옛시는 으뜸이라고 생각된다. 시는 문학적 표현도 많지만 풍자와 해학도 넘친다. 이 책에 소개된 옛시는 단지 문학에 그치지 않는다. 시에는 그 삶 속에서 일어난 사실이 숨어 있고, 시인의 사상과 철학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 그 시를 쓴 시대를 표현하고 있으며, 세상에 대한 애환이 서려 있다. 저자가 이 책에 소개한 옛시는 40여 편이 넘는 시는 저자가 언론 매체에 2년 이상 연재했던 시평칼럼 중 인문학적 향취를 깊게 느낄 수 있는 옛시를 발췌하여 만든 것이란다. 시 속에 숨어있는 진리를 찾는 저자의 해석에는 재미있는 표현이 많아 어렵다고 여겨졌던 옛시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옛 속담에 꿈보다 해몽이라 하였다. 시를 잘 모르는 나도 저자의 명료한 시평이 이해하기 쉬워서 좋았다. 40여 편 이상의 옛시를 문학의 꽃, 시의 역발상, 역사의 현장. 시의 생생함, 철학의 향기. 시의 그윽함, 감정의 터치. 시의 공감력 등 4개의 장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으며, 각 장의 말미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옛시를 소개하고 있다. 고려가요에서 가시리, 쌍화점, 만전춘 등 3편을, 신라의 향가 중 처용가를 저자 나름의 해석으로 이 책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 해석하여 올려 놓은 평론도 같이 소개하고 있어 나름 비교할 수 있기도 하다. 이들 옛시를 심취해서 읽노라면 시 속에 나오는 주인공이 나인 듯 한 착각도 들곤 했다. 때로는 이 시를 지은 옛 사람들의 숨결도 들리는 듯 하다. 각 줄마다 원작자의 마음과 정신세계를 표현하고 있으며, 시가 제작된 시대상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어 이해하기 쉬웠다.
저자의 해박한 문학적 표현력이 돋보인다. 현대적 표현도 구사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 옛시를 소개하면서 시는 다 표현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시의 행간에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언어가 숨어 있으며, 마음이 숨겨져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백 권의 역사서를, 천 권의 소설을, 만 권의 에세이를 읽는다 해도 만나지 못할 스토리와 인문학이 시 속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시에 대한 해석을 옛시가 어렵다고 말하는 통념을 지워주려고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한 해석을 담아냈을 것이다. 저자의 이러한 노력 덕분에 옛시에 대한 무지를 조금은 벗은 듯 싶기도 하다.
『옛 시속에 숨은 인문학』을 읽고
솔직히 생활해오면서 시집을 읽고, 시를 쓰고 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우선 어렵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수필 등은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 되지만 시는 왠지 많은 표현 능력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싯구 속에는 더 많은 함축된 의미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좋은 시들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아침 일찍 학교에 나가서 할 일을 마치고, 교문에 나가서 학생들을 맞이하는 일을 하고 있다.
양손에 팻말을 들고 있기 때문에 팻말 뒷쪽에 학생들의 국어교과서에 나오는 시를 모은 시집을 펼쳐놓고 학생들이 오지 않는 공백을 이용해서 한편씩 소리 내어 읽는다.
처음에 어색도 하였지만 갈수록 마음으로 와 닿으면서 시의 묘미를 느끼고 있다.
우리나라의 앞서 간 훌륭한 시인들의 시어를 통해서 많은 것을 느끼고 공부하는 시간을 갖고 행복함을 맛보고 있다.
이런 내 자신에게 이 책은 또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비록 현대시가 아닌 한자투성이로 된 옛 시였지만 그래서 더더욱 신선함으로 다가가게 한다.
나이가 들을 만큼 내 자신도 솔직히 한문으로 된 시를 대하기는 결코 쉽지가 않다.
또 대한다 할지라도 그 한문 원문을 시원스럽게 해석하는 것도 많은 한계가 존재한다.
하물며 어려운 한자투성이인 옛시는 더욱 어렵게 다가온다.
바로 내 자신을 포함하여 이런 사람들에게 저자는 시원스러움을 선물한다.
일반적으로 어렵고 낯설고 멀다는 옛 시에 대하여서 저자 나름대로의 특유한 재치와 감성 등을 잘 입히고, 인문학적인 상상력을 선물하고 있다.
정말 유식해진다.
옛시에 친근할수록 그 만큼 더 많은 것들이 나한테 온다.
와 이것이다.
바로 시가 주는 감동을 실제로 받아들이고서 더 나은 삶을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와 함께 옛시의 상상력 코드를 같이 풀어가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왠지 내 자신의 마치 그 당시의 시인이 된 것처럼 느껴진다.
바로 이것이다.
작품 속에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작가와 작품에 신뢰와 함께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내 자신이 마침 그 당시의 시인이 된듯한 착각을 갖기도 하였다.
한마디로 ‘와-’였다. 이렇게 책가 내 자신이 일치하는 멋진 시간을 가졌다는 것 자체가 매우 행복한 시간이었다.
역사 속에서의 한 당당한 주역으로서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앞으로 항상 곁에 두고서 많이 반복하는 독서를 통해서 내 자신도 나만의 멋진 시작품에 도전해보아야겠다는 생각도 하였다.
그러기 위해서도 이 책은 많은 것을 선물하고 있다.
요즘 화두에 오른 ‘인문학’과 ‘스토리’와의 관계를 나름대로 판단해보는 시간도 가져야겠다는 다짐도 해보았다.
어쨌든 옛시의 아름다움을 많이 느끼고서 사랑하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음을 고백한다.
시에 조금씩 친밀감을 느끼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엄두도 못내는 시가 있다. 바로 옛 시이다. 옛 시가 더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한자로 되어 있어 원문으로 즐길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정형화된 구성이라 그 속에 담은 의미가 너무 함축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옛 시에 시인의 생각과 관점과 반성이 들어 있다고 말한다. 옛 시에는 그 시가 쓰인 시대의 세상이 드러나 있다고 말한다. 옛 시에는 인문학적 사고가 담겨있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옛 시를 통해 삶의 미시적 역사를 만나고, 또 다른 세상을 향해 달려갈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영화를 보듯이 옛 시를 즐겨보라고 말한다. 놀라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저자는 문학의 꽃, 역사의 현장, 철학의 향기, 감정의 터치라는 4부분으로 나누어 옛 시들을 들려준다. 저자는 옛 시에 담긴 의미를 하나하나 짚어주면서 독자가 쉽게 옛 시를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문득 학창시절 한문 시간이 떠올랐다. 옛 시가 실린 교과서를 펼쳐들고 한자를 음독한 후 그 시의 의미를 설명해주던 선생님의 모습이 그렇게 여유롭게 보였던 기억이 났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 한자 밑에 달린 음을 읽으며 여유 자작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마치 한적한 산속 계곡에서 친한 친구들과 풍류를 즐기는 그런 기분 말이다.
이 책에는 건빵에 든 별사탕 같은 보너스도 하나 있다. 바로 구전으로 전해지는 고려가요, 신라향가 등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4편의 보너스 또한 지극히 매력적이다. 구전으로 내려온 내용이라 한글로 적고 그 내용을 설명하는데 묘하게 가슴을 헤집는다. 이런 게 옛 시가 주는 매력일까?
이 책 한 권으로 옛 시의 풍미를 모두 맛보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옛 시가 담고 있는 역사, 철학, 감성 등을 살짝이나마 느낄 수 있음을 분명하다. 그리고 그 맛은 결코 쉽게 잊을 수 없는 맛이다. 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중독성 깊은 맛이다.
3장6구45자 내외.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
옛 시에 대해 기억 나는 것 전부이다. 10여년 전쯤 주관식 시험문제때문에 줄줄이 외웠던 내용일 것이다. 달랑 한 구절 외우고 있는 시조 마저도, 한자인 원문이 아니라, 한글 번역?본이다.
옛시, 한자시에 대해서 까막눈이나 다름 없는 나에게도 이 "옛시 속에 숨은 인문학"은 어렵지 않았다. 책은 크게 4장으로 나누어 시를 설명하고 있다. 1장 문학의 꽃, 시의 역발상, 2장 역사의 현장, 시의 생생함, 3장 철학의 향기, 시의 그윽함. 4장 감정의 터치, 시의 공감력이다.
고등학교 시절 한자한자 설명해주던 국어 선생님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아니, 학창시절 수업시간보다 훨씬 더 자세하다. 블로그에 쓰시던 글이어서 그럴까? 훨씬 쉽다. 그리고 시대적 설명도 풍부하고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야사도 많이 있어 즐겁게 볼 수 있었다. 또 저자만의 느낌이나 해석 보면서 공감하기도 하고, 내 느낌과는 달라 갸우뚱 하기도 하는 등 비교의 재미도 있었다.
앞에서 말했듯이 옛시의 문외한인 내가 참 좋아라 하는 시인이 있으니 바로 허난설헌이다. 솔직히 허난설헌의 시나 문학작품에 대해서 아는건 없다. 아, 알았을 수도 있으나 현재 기억하는 것은 없다. 내가 허난설헌을 좋아하는 것은 아마도 그녀가 조선시대에 유일하게 진짜 이름을 남긴 여성이기 때문일 것이다. 책의 내용중 허난설헌을 유심히 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허난설헌을 다루는 소챕터에는 이 책의 장점이 잘 나타나 있다. 허난설헌이 후처의 딸이고, 그 동네가 참 문인들이 많다는 이야기. 허난설헌의 실제 이름. 초희, 그리고 어린시절 호명인 자, 경번. 익히 알고 있던 이상한 남자 만나서 삶이 힘들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시가 나온다. 근자최백배~~로 시작하는 시~ㅋ 미안하다. 시를 다 한자로 쓰기에는 내가 너무 한자를 모른다~ㅋ
암튼 이 시를 설명해 주면서, 이 시의 배경지식. 그 당시 3대 시인. 이 3대 시인을 난설헌이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를... 그리고 국어선생님이 하셨든이 시구 하나하나를 설명해 준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이 지금의 우리는 태어나서 훌륭한 사람이 되려고 공부하고 노력한다. 계속 위를위를 향해 가려고 노력하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실제로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하지만 조선시대 사람은 태어나는 동시에 내려간다고 생각했단다. 올라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조차 안하고 태어나는 순간 죽음을 향해 계속 내려간다고.... 아마도 계급이 뚜렷하고, 내가 태어난 자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그런거 같다. 현실을 벗어날 수 없다. 그리고 겨우 10살남짓한 소녀가 아, 세상은 그렇구나. 점점 내려가는 구나. 아 참 힘들게 살아야 하는 구나 하고 공감하는 것이다.
저자는 그때나 지금이나 시인으로 살기는 참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보다는 오히려 그때가 시인으로서 벼슬하는, 올라가는 길이 있지 않나하고 탄식한다. 나는 그저 슬펐다. 지금 이 나이가 되어서야 눈에 보이지 않는 계층이 있고, 내가 더 이상은 올라갈 수 없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런데 조선시대에는 열댓살때 이미 이런 처연함을 가지게 되었다니.... 희망조차 갖기 못했다니... 참 안쓰러웠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특히 여성들은 어떤 즐거움으로 희망으로 삶을 살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저자는 허난설헌이 아닌 허초희로 불러야 한다고 했다. 한 여인이 익명의 바다에서 탈출하여 마침내 우리 앞에 당당한 실명을 꺼내 든 승리의 전리품이 바로 허 초희 라는 이름이라고... 이제라도 허난설헌이 아닌 허초희로 불러야 겠다.
옛 시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면, 대부분 학창시절 시험을 위해서 달달달 외웠던 기억들뿐일 것이다. 몇백년 동안 누군가에 의해서 불러지고 의미화 된다는 것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말이 아닐까? 배경지식과 눈길이 확 가는 야사들. 인터넷 블로그를 보듯이 술렁술렁 읽다보면 학창시절 안 외워져서 절망했던 기억은 저 멀리로 사라질 것이다.
까놓고 말해 '詩'라는 건 참 어렵다. 은유적인 표현때문에 그 뜻을 헤아리기가 만만찮은 글도 꽤나 많다. 그래서인지 나는 너무 어려운 자신만의 말로 쓰여진 글이나 詩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거기다가 옛시라니.. 당연히 더 어려울밖에. 우선 한자를 알아야 하고 같은 한자라도 그 글자가 품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아야하니 더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듯이 단 한줄의 문구에도 수많은 뜻이 담겨있을 수 있다. 그 몇구절의 시구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때로는 역사의 현장을 담기도 하고, 자신만의 철학을 담기도 하며, 그때그때의 감정을 담기도 한다. 때로는 넓게, 때로는 깊게, 때로는 크게, 때로는 소심하게 숨겨져 있다는 말이다. 그것뿐일까? 한편의 옛시를 이해하기 위해서 그 사람이 처했던 당시의 상황을 알아야하는 경우도 있고, 그때에 그가 머물렀던 곳이 어디였는가를 알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그 시를 지은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어느 정도 알아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니 옛시의 풍미를 제대로 느낀다는 게 나같은 사람에게는 녹녹치않은 일임에 분명하다. 그래서 그 안타까움으로 이렇게 옛시를 소개하고자 하는 이들도 있으리라.
틈새마다 끼워넣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찬란함'이란 부제가 눈길을 잡는다. 어라? 읽다가 다시 꼼꼼하게 읽게 된다. 이런! 그러다가 실소를 터트리기도 한다. 일단 재미있다. 이렇게 해석할수도 있구나 싶어 지금까지 어렴풋하게 알고 있었던 짧은 지식과 비교하며 읽게 된다. 가시리, 처용가, 쌍화점, 만전춘... 단 네개뿐인 이야기가 상당히 큰 여운을 남긴다. 처용가만 신라향가이고 가시리, 쌍화점, 만전춘은 고려가요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슬프디 슬픈 이야기였는데 그저 글로만 익혀놓고 치기어린 마음으로 옛가요를 외웠던 순간들이 부끄러워진다. 쌍화점의 끝부분에서 지은이의 촌철살인같은 글을 보게 된다. 신라의 사랑은 처용가에서 치명적으로 무르익었고, 고려의 사랑은 쌍화점에서 뼈와 살이 타들어 갔다. 조선은 처용가와 쌍화점을 두려워하여 그것을 가리고 욕하고 바꿨지만, 틈날 때마다 욕정과 불륜의 이 노래들은 튀어나왔다. 처용가를 유교의 관습 속에 끌어들이고 쌍화점을 통제 가능한 욕망으로 조절해 나간 것이, 조선의 관기 제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189쪽) '詩' 라는 짧은 문구속에 담아내지 못할 것이 없구나! /아이비생각
생각보다 재미있고
저자의 말처럼 즐독하니
푹 빠지게 됩니다.
읽다보니 푹 빠지게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