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다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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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허복이라는 청각 장애인이 절에서 불화를 배우다 하산한 뒤 수월관음도를 완성하는 이야기가 중심 서사를 이루고 있다. 여주인공 지소연의 헌신적인 도움과 사랑이 없었다면 불화 완성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저자는 허복과 지소연이 부부이자 도반이 되어 사랑과 예술, 그리고 종교적 수행을 위해 정진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 제1회 법계문학상 당선작
작가정보
목차
- 1 - 세상 속으로 007
2 - 불화 그리는 사람들 037
3 - 사람들과의 거리 073
4 - 인생 공부 085
5 - 화공과 수행승 109
6 - 세상 사는 요령 127
7 - 오래전의 약속 145
8 - 가깝고도 먼 사이 165
9 - 달빛은 소리 없이 185
10 - 수월관음도 203
11 - 잎이 지고 꽃이 피고 225
12 - 탑돌이 245
13 - 푼다리카불교미술원 267
14 -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되어 287
15 - 원왕생 원왕생 305
작품 해설 - 영원한 도반道伴의 사랑과 예술적 성취 315
작가의 말 335
책 속으로
아름답고 신비한 세계가 거기 있었다.
관세음보살이 그지없는 자비심으로 미소를 머금은 채 연화좌에 좌정해 있었다. 허공을 그윽이 바라보는 눈빛은 중생들의 모든 소리를 들어줄 듯 부드러웠다. 가슴의 영락은 달빛을 받아 빛났고 머리에서부터 흘러내린 사라는 바람에 부드럽게 휘날렸다. 관세음보살의 전신을 둘러싼 신광과 두광이 달빛처럼 은은히 빛났다. 연화좌 오른쪽 바위 끝에는 버들가지가 꽂힌 정병이, 관세음보살 뒤에는 푸른 소나무가 병풍처럼 둘려 있었다. (본문 p. 234)
지소연이 손에 힘을 주며 허복의 눈을 주시했다. 허복도 전과 달리 당차게 지소연의 시선을 받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쳤다. 허복은 지소연의 시선에서, 그녀도 자기와 함께 있고 싶어함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손에서 전해지는 열기에 의해 몸속의 피가 뜨거워지고 있었다. 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녀를 위해 불화를 그리리라. (본문 p. 262)
그때,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마워요, 여보.’ 약간 쉰 듯하지만 부드러운 음성이 귓가에 맴돌았다. 얼마나 듣고 싶던 아내의 목소리던가. 허복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 한 생각이 벼락처럼 머리를 쳤다. 강한 전류가 온몸을 휘젓고 지나갔다. 불화를 그리자. 아내 혼자 가야 할, 어둡고 무서운 저승길에 등불을 밝혀 주자. 그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본문 p. 309)
허복은 영단 앞에 오체투지의 자세로 엎드려 있었다. 꽁지머리에 갈색 법복, 불화 속의 모습과 같으나 실체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영단 앞의 그가 불화 속으로 들어간 것인가. 불화 속의 그가 영단 앞으로 나온 것인가. (본문 p. 313)
출판사 서평
'푼다리카'는 한 불화가가 일생의 걸작을 완성하는 과정을 다룬 소설이다. 그 과정에서 허복이 만난 여러 인물들, 이를테면 스승 법현과 동갑내기 친구 유종호(지홍), 그리고 아내(지소연)와의 인연이 이리저리 얽히면서 그들 서로가 인생과 예술, 그리고 구도 과정이 진실한 도반 관계라는 점을 암시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우리 소설계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은 불화(佛畵)를 제재로 하여, 그 세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알려줌과 동시에 불화에 대한 통념을 깨뜨리는 새로운 그림 형태를 제시하고 있어 무척 흥미롭다.
장영우(문학평론가, 동국대교수)
기본정보
ISBN | 9791195152582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05월 03일 |
쪽수 | 336쪽 |
크기 |
156 * 213
* 21
mm
/ 56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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