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은 등을 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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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
이 책의 총서 (150)
작가정보
작가의 말
느리게 손톱을 깎는다
이젠 내 몸에서 깎여 나간 모든 것이
시가 될 것 같다
자신감이 상처가 되는 시간을 또 잊는다
붉은 것들이 쏟아져 내린다
2021, 가을에
한정순
목차
- 시인의 말
1부 과꽃 안테나
거미가 집을 짓는 시간을 보았다
은수
까닭 없이 나를 안다고 내미는 손
쟈코메티의 개
그리운 시냇가
숨
감
쓸쓸한 벽
정직한 글씨
시월
금강 1
과꽃 안테나
봄의 유서
좀머 씨의 외출
봄 속으로 날다
의자를 줍다
연꽃
연 연(蓮 緣)
어느 날 길을 걷다가
또 봄
2부 당신의 피난길
청령포를 지나며
그대라는 배경
모퉁이 사진관 96번지
표정을 훔치다
봄 사랑
집에 대한 단상
녹슨 유리병에 햇살이 들어온다
가을
장미 아파트 김 씨
슬픈 역설
헬싱키를 가다
먼 곳
감꽃 진 자리
샤갈의 자서전을 읽는 밤
봄
물속의 하얀 지도
억새로 남아
당신의 피난길
3부 이팝나무 아래서
동백 다방을 기억함
밀양에 와서
기억 속의 집
저 가벼움
오후 세 시의 고백
이팝나무 아래서
빗살무늬로 그려지는 괘종시계
꽃의 무게를 본다
빽빽한 웃음으로 서 있다
눈발
아침
바람의 무덤
들꽃에게 묻는다
4부 시간의 산맥
해 질 무렵
독백
평화
눈의 이력
세월
내부 고발
절벽
41번지 정미소 안드레
눈길
굽은 등을 보는 시간
시간의 산맥
안부를 묻다
그 남자네 집
밥풀
용각산을 흔들다
거실 탁자에 관한 명상
봄꽃
현현
해설 경계 혹은 잠재성의 시간 / 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
책 속으로
거미가 집을 짓는 시간을 보았다
거미가 집을 짓는 시간을 보았다.
석양이 뚝 떨어지는 찰나
거미가 집의 마지막 상량문을 쓰듯
튕겨 올랐다.
시간이 느 . 리 . 게
밤을 맞이하고 있었다.
지금껏 나는 집 없이 지낸 날이 없었다.
그런데 늘 집이 없었다.
발목이 젖고 휘도록
집을 찾아 돌아다닌 경계의 끝
세상 밖에 박혀 있는
내 집은 언제나 불안했다.
달빛이 점점 살이 올라 도톰해질 때
경계를 허물 듯
집 없이 보내야 하는 내 철없는 불안을
계속 붙잡고 있을 수 없었다.
막연해진 세상에 등 돌리고
말뿐인 말만 늘어놓았다.
하소연을 했다.
언제나처럼 밖에는 바람이 쓸어놓은
길이 있고
석양이 먼저 길을 터준 해 질 녘
어스름이 있었다.
집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마음을
잡아주지 못했던 내 발치의 인연들
어제와 똑같은 석양이
똑같이 뚝 떨어지는 찰나
거미가 집을 짓고 나를 보고 있었다.
내 집이 거미줄과 하나 되어
바람에 살랑이고 있었다.
천지간 내 집이 훤하게 다가왔다.
빗살무늬로 그려지는 괘종시계
해남까지 가질 못했다
밤 열두 시 가까워 순천 벌교 지나 보성
보성을 지나치질 못했다
밖은 태풍이 몰고 온 비가 마음을 파헤쳐 놓고
율포 바다 식당 방에 누워 더욱 굵어지는 빗소리에
이유 없이 눈물이 났다
눈물이 힘의 상징이 되던 시대도 지났고
감상이 삶의 빛이 되던 나이도 지났는데
소리 내어 울지 못하는 마음은 내 영혼을 또 다치게 했다
마음의 유배지를 만들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푸른 청춘들이
바다와 만나는 어느 섬에서 나를 내려다보며
깊은숨을 내쉬고 있었다
진흙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마음은
빗소리로 남아 나를 마음속에 또 가둬 두었다
물의 상상력이 나르시스 신화에까지
갈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고문의 상징으로 남을 건지
아늑한 생각에 빠져 있던 밤은
부끄러움 때문인지 더 이상 잠 속으로
빠져들질 않았다
바람의 무덤
몸뚱아리 어디쯤에서 기생하며 살아가고 있는
움직임들이 있다.
몸 한번 크게 흔들면
몸의 표피에서 우수수 떨어져 나갈 자글자글한 움직임들
기지개 한 번 크게 펴지 못하고
웃음 한 번 크게 웃지 못하고
걸음걸이 길게 뻗지 못하고 매일매일이 조심스러운
내 몸과 더불어 공생 관계를 이루고 있는
몸속의 군실군실한 움직임들
악착같이 붙어서 내 존재를 꽉 쥐고 있는 그들은,
바람이 불면 바람에 나를 가두고 가버리고
바람은 내 속살의 혼들을 다 끄집어내어
박제를 만들어 놓는다.
몸 밖으로 달아나지 못한 움직임 하나가
부지런히 내 몸 안에서 무덤을 파고
나는 내 혼들에게 홀려 떠돌아다니지만
이미 몸 밖으로 빠져나간 속살의 혼들은
부유하는 내 움직임을 판독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나를 무덤 속에 가두고 있다.
굽은 등을 보는 시간
-‘가젤’이라는 이름의 말*
푸른 눈동자는 은밀하다
고통의 한때를 자박자박 넘나들 듯
전생의 이력을 다 담고 있는
푸른 눈동자는 밀담이다
말의 눈동자를 세밀하게 보고 있다
갑자기 눈물이 난다
응시하는 곳 하나 없는 눈동자
그 쓸쓸함에 기대어 있는
한 남자의 굽은 등을 본다
내 온몸이 푸른 물에 젖는다
갑자기 우울해지는 마음 끝
그 끝에 무엇인가 찾는 내 눈동자
푸른 물이 들기에 내 눈동자는
늘 불안하다
초점이 낯선 눈동자가 온몸을 휘감는다
굽은 등이 펴지듯 푸른 눈물이
발등에 뚝 떨어진다
*프랑스 화가 로트렉의 작품명.
쓸쓸한 벽
사랑을 잃은 지 나 오래되었다
사면이 벽뿐인 곳에서
아름다운 창 하나 간절히 내고 싶었는데
나 사랑에 갇혀서 창 하나 내지 못하고
세월을 내다 버렸다
벽 밖으로 감꽃이 오래된 상처처럼 피기 시작했고
설익은 감들이 녹조처럼 떨어져 땅으로 번져 나갔다
낙하의 시간을 잴 수 없는 곳
소리는 순간에 모든 움직임을 정지시켰다
사면이 벽뿐인 네모의 공간
바람만이 쓸쓸한 벽 속으로 숨어 들어와
벽지를 부풀리고
못 뺀 자국만이 잃어버린 사랑을 대신하고 있었다
벽 밖으로 감이 익어가는 소리가
햇살과 함께 들려왔다
낙하의 시간을 견뎌낸 고된 숨소리가
달큰한 향으로 내 목을 적셔 왔다
더 이상 서성거리지 않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으면
잃어버린 사랑이
감꽃이 피고, 감이 익어가는 소리와 함께
내게로 왔다
기본정보
ISBN | 9791192079035 |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11월 30일 | ||
쪽수 | 153쪽 | ||
크기 |
127 * 205
* 14
mm
/ 209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현대시학시인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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