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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의 상상

김종관 제2시집 | 양장본 Hardcover
김종관 저자(글)
모던포엠 · 2021년 07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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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김종관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촉鏃의 상상』

“촉鏃”이란 화살촉처럼 매우 애민하고 섬세한 감각을 이르는 말로서 자신의 내부에 숨어 있던 “그리움의 촉鏃“이 전면에 드러나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김종관 시인은 월간 모던포엠 시 등단하였으며 아직도 건설 현장에서 큰 책임을 맡고 있는 임원으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건설맨이다. 이 시집은 그러한 현장에서 길어올린 그리움의 정서가 은밀하게 표출된 시들로 빽빽하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종관

경기도 김포 출생
중앙대학교 공과대학 졸업
인하대학교 공학대학원 졸업
월간 모던포엠 시, 수필 등단
월간 모던포엠 이사
모던포엠작가회 회원, 달빛문학 회원

목차

  • 저자의 말 ● 3

    제1부 자화상

    자화상. 1 ● 12
    자화상. 2 ● 13
    자화상. 3 ● 14
    日記 ● 15
    동병상련同病相憐 ● 16
    호수. 1 ● 17
    호수. 2 ● 18
    동면冬眠연습 ● 19
    센티멘털리즘 ● 20
    산다는 것은 ● 21
    열정 ● 22
    자유 ● 24
    추억 ● 25
    그 몇 날 ● 26
    강을 건너야 할 때가 있다 ● 27
    너는 꽃인가 ● 28
    희망 ● 29
    강의 길 ● 30
    초록 숲 ● 31
    궤도 ● 32
    꽃 피고서야 ● 33

    제2부 유리창에 담긴 허공

    기대어 놓고 ● 36
    빛의 씨알 ● 37
    고흐의 편지 ● 38
    유리창에 담긴 허공 ● 40
    흐르지 않는 강 ● 42
    가면 ● 44
    꽃 피우는 일 ● 46
    틈 ● 48
    그렇게 오랫동안 ● 49
    3월의 겨울 ● 50
    담배 ● 52
    낯선 얼굴. 1 ● 54
    낯선 얼굴. 2 ● 56
    영상 ● 59
    길고양이 ● 60
    시를 쓰는 밤 ● 62
    이율배반二律背反 ● 64
    지하철 계단을 오르며 ● 65
    문자 조립 ● 66
    거미 ● 68
    정리 ● 69
    정전 ● 70

    제3부 가슴앓이

    또, 기다리며 ● 74
    잊힌 얼굴 ● 75
    비트, 대나무밭에서 ● 76
    생각 ● 78
    촉鏃의 상상 ● 81
    서리꽃 ● 82
    노을 ● 83
    여름이 남기고 간 자리 ● 84
    바람아 ● 85
    연어 ● 86
    일몰 ● 87
    달맞이 꽃 ● 88
    다정茶情 ● 89
    어둠이 내린 날이어든 ● 90
    백로白鷺 ● 91
    풀잎에 내리는 비 ● 92
    가슴앓이 ● 93
    아까시 ● 94
    민들레 홀씨 ● 95
    오후 ● 96
    온 봄이 따뜻하다 ● 97
    달빛과 갈대 사이 ● 98
    눈 섬 ● 99
    역에서 ● 100

    작품해설
    I 김종관 시인의 시집
    “촉(鏃)의 상상(想像)” 시집 해설 작품 選
    아름답게 다듬어진 표현과 진솔한 감동 ● 101
    시인 유창섭 (전 월간 모던포엠 편집주간)

출판사 서평

아름답게 다듬어진 표현과 진솔한 감동
---시인 유창섭 (전 월간 모던포엠 편집주간)

시란 무엇인가? 질문은 많으나 그 정의는 무수히 많다.
영국의 유명한 시인《W.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서정민요집 抒情民謠集》은 “시란 힘찬 감정의 발로이며, 고요로움 속에서 회상되는 정서에 그 기원을 둔다.“ 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힘찬 감정의 발로이며, 고요로움 속에서 회상되는 정서“라는 말은 시적 정서의 발원지가 바로 시인의 내면에 응축되어 있는 정서의 표출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바로 그 정서적 표출의 하나인 시집--김종관 시인이 시집을 낸다고--“촉의 상상” 이라는 원고를 보내왔다.
“촉鏃”이란 화살촉처럼 매우 애민하고 섬세한 감각을 이르는 말로서 자신의 내부에 숨어 있던 “그리움의 촉鏃“이 전면에 드러나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몇 년 전에 “시인촌 동인”으로 잠시 활동하다가 회사일이 바빠서 현장을 책임지는 임원으로 먼 거리를 오갈 수 없어 활동을 멈추고, 그 이후로도 틈틈이 계속하여 시를 써오고 있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김종관 시인은 아직도 건설 현장에서 큰 책임을 맡고 있는 임원으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건설맨이다. 이 시집은 그러한 현장에서 길어올린 그리움의 정서가 은밀하게 표출된 시들로 빽빽하다.
오랜 세월 건설현장에서 생활하며 내면에 깊이 감추어둔 그리움의 이미지들을 밖으로 탈출시키고 있는 김종관 시인의 시는 그의 ?기는 삶 만큼이나 그 중심 이미지가 단순하게 보이면서도 밀도 높은 정서를 반복적으로 드러낸다.
읽어볼수록 순수하고 꾸밈이 없고 진솔하다.
그는 인생을 사람하고 삶을 사랑하고 내면에 숨겨둔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을 순수하게 드러낸다.
김 시인의 시는 투박한 듯 보이지만 매우 정교하게 다듬은 이미지를 통하여 진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요즘 시들이 지나치게 현학적이고 난해한 이미지들의 교합으로 시의 의미를 해독하는 데에 어려움을 주기도 하는 경우가 많지만 김시인의 시는 쉽게 쓰여지고 그 감성적 표피가 하늘하늘 비치는 친근한 정서로 인하여 시를 읽는 감상자에게 정서적 부담을 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너무 쉽지만도 않고 그 정서적 거리를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독자에게 사색할 공간을 만들어 낸다.
자주 발견되는 시적기교의 하나로 반복기교 또는 유사반복을 통한 시적 정서의 충만을 만들어낸다. 특히 시적정서의 중심에서 그 기교가 빛을 발한다.
각각 3부로 나누어진 시를 읽으면서 김 시인의 시 세계를 탐색해 보기로 한다.

제1부 자화상

제1부 자화상에서는 시인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투박하며 순수한 시를 만나게 된다.

태풍이 불고 여린 가지들이 무성한 잎들과 어울려 짧은 생을 마칠 때
스무 살들과 함께 자라온 나의 두려움, 나의 고독은 죽었다

지난밤, 폭풍의 긴 어둠 속에서 막 태어난 햇빛

오늘, 낙인 같은 검고 튼튼한 피부를 가진 사내

요람, 떠나며 잊었던 사랑을 다시 찾는 사내

나를 찾아 밟아 오르던 예순 개의 긴 계단 끝에서
오랫동안 잊었던 시를 퍼 올리게 하는 사람아
기쁨 아니면 그리움으로만 살아있게 하는 사람아
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아
한 밤이 지나고 오늘처럼 새로울 햇살 아래
내 고백이 새카맣게 타들어간 흉한 흔적이 될지라도
나는 나의 말들을 허락해야겠다

이 제 너 를 사 랑 해 도 되 겠 니

(시 “자화상.3” 본문 인용)

시인은 “지난 밤--오늘--요람”이라는 이미지로 축약되는 자신의 이미지를 등장시켜 “시를 쓰게 하는 사람에게, 그리움으로 살아있게 하는 사람에게,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나를 찾아 밟아 오르던 예순 개의 긴 계단 끝에서
오랫동안 잊었던 시를 퍼 올리게 하는 사람아
기쁨 아니면 그리움으로만 살아있게 하는 사람아
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아
한 밤이 지나고 오늘처럼 새로울 햇살 아래
내 고백이 새카맣게 타들어간 흉한 흔적이 될지라도
나는 나의 말들을 허락해야겠다
(시 “자화상.3” 부분 인용)

그리하여 “이 제 너 를 사 랑 해 도 되 겠 니” 라고 더듬더듬 말을 걸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로 띄어쓰기를 한 칸씩 띄움으로서 호흡을 다듬는 형식으로 그려내어 정서적 밀착을 시도한다.
다음에는 호수를 등장시켜 “너”에 대한 시인의 마음과 그 뒷면에 있는 하마 자신의 뜻을 헤아리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그리움의 정서를 펼쳐내 보이고 있다.

얼음 위에 새들이 앉아 있었다

두려워라 황홀한 빙점의 늪지대여
새들은 서서히 얼음 속으로 박제되고
물살 위에 산란하는 석양빛이 불안하다
부동의 풍경으로 말을 잊은 채
주검처럼 너는 얼어 있다
꽃 피기도 전에, 파르르
피를 흘려 보기도 전에 두려워라
툭툭 꺾여 떨어지는 나뭇가지들이여
가라앉지 못하고 표류하는 꿈들이여
오늘처럼 바람이 불어
그 어느 날 내 귓전에 바람이 불어
너를 홀로 응시하리라는 예감
파르르 눈 감아 스쳐오는 물빛
두려워라, 진저리 치는 고갯짓으로
두려워라
몹시 두려워라

얼음 위의 새들은 날지 않았다

(시 “호수. 1” 본문 인용)

‘얼음 위에 앉아 있는 새들‘은 시인이 사람하는 사람들의 형상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새들은 서서히 얼음 속으로 박제되고
물살 위에 산란하는 석양빛이 불안하다
부동의 풍경으로 말을 잊은 채
주검처럼 너는 얼어 있다
.....중략....
그 어느 날 내 귓전에 바람이 불어
너를 홀로 응시하리라는 예감
파르르 눈 감아 스쳐오는 물빛
(시 “호수.1“의 부분 인용)

여기에서 “부동의 풍경으로 말을 잊은 채 / 주검처럼 너는 얼어 있“ 는 무표정한 사람은 시인이 그리워하는 사람의 표상이다.
“툭툭 꺾여 떨어지는 나뭇가지들이여 / 가라앉지 못하고 표류하는 꿈들이여”라는 언술은 시인의 모습으로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식되어 그 의미를 깊이 있게 각인시키고 있다.
다음에 읽게 되는 “자유“라는 시에서는 우리가 쉽게 만나게 되는 생선횟집의 풍경을 통해 자신이 누리기를 갈구하는 자유라는 진솔한 의미를 던져 놓는다

갈치의 뼈처럼 삶은 가늘었다
누구도 바라보지 않던 바닷속 영혼은
낡은 접시 위에 누워있다

햇빛의 저 너머에
존재하는 태양의 무덤이
그의 고향이었을 것이다

날카롭게 선 은빛비늘은
하늘보다 넓은 날개로
비상할 때도 있었을 것이다

이빨 사이에 짓이겨진
하얀 살점들은
한때 우리가 꿈꾸지 못했던
등빛 푸른
기적 같은 자유였을 것이다

그 자유의 맛이 그렇게 나의 혀끝에 감긴다

(시 “자유” 본문 인용)

우리에게 자유란 어떤 것일까, 흔히 맛볼 수 없는 그 자유의 맛은 어떤 것일까?를이야기 한다. 넓고 넓은 대양을 거침없이 달리며 성장한 생선이 누워있는 접시를 보며 시인은 이빨 사이에 짓이겨진 하얀 살점의 맛이 등빛 푸른 기적 같은 자유의 맛이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날카롭게 선 은빛비늘은
하늘보다 넓은 날개로
비상할 때도 있었을 것이다

이빨 사이에 짓이겨진
하얀 살점들은
한때 우리가 꿈꾸지 못했던
등빛 푸른
기적 같은 자유였을 것이다
(시 “자유“의 부분)

원초적 자유가 자라난 태양의 무덤이 있는 거대한 바다의 고향에서 태어나 한 생을 누리는 자유, 그 끝없는 자유와는 다른 인간의 자유란 삶에 얽매어져 있는 건조하고 힘든 노정路程이 아닐까 하는 시인의 인식이 담겨 있다.

제2부 유리창에 담긴 허공

김종관 시인의 산문시는 다소 사변적인 인상을 주지만적절한 반복과 유사반복을 통해 정서적 상상력을 극대화시키는 기교를 가지고 있다.
아마도 그가 몸 담고 있는 곳이 건설현장이라는 철저한 구조적 일과를 가진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그의 시각적 형상이 건축물이라는 연상작용에 연결되는 것도 삶의 방식과 연결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회백색 건물의 시린 외피를 핥고 지나간다는 햇살의 모습은 그래서 직업적인 연상작용을 불러 일으킨다.

커피 한 잔을 들고 옥상에 올랐다 줄지어 선 에어컨 실외기, 을씨년스럽다
햇살은 허리를 꺾어 회백색 빌딩들의 시린 외피를 핥고 지나간다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찬 공기가 폐를 한 바퀴 돌아 나오고 한숨도 따라 나온다
며칠 남지 않은 한 해가 은행나무에 걸린 이파리처럼 파닥인다
빈 허공을 메고 있는 은행나무는 시름에 찬 구도자처럼 서 있다
나는 언제쯤 저 은행나무의 독백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될까?

햇살이 그어놓은 그림자를 바람이 훑고 간다 파르르 떨고 있는 그림자의 왼 가슴, 언제나 내 삶은 처마가 내려다보고 있는 그늘의 경계에 서 있었다

시를 쓰지 않는 것이 아니다
머릿속에는 항상 오만가지 시의 알약들이 나뒹군다
냉큼 냉큼 집어삼킨다. 그러나 그것들은 내 몸 안에서 녹지 않는다
머리만 지끈거린다 위에 구멍만 뻥 뚫어 놓은 채, 거리에 버려졌다

옥상에 오르는 유일한 문이 바람에 덜컹거린다 문의 유리창에 비추이는 하늘이 바짝 말라있다 건조한 회색 구름들 사이로 새떼가 까뭇하다 허공에 발 담근 새의 무리는 철저한 무국적자다

적어도 그들은 경계를 만들지 않고 길을 만들지 않는다
경계는 곧 고립이고 길은 상투의 회로다

그 안에서의 소통은 얼마나 기계적이고 또는 무료할 것인가

(시 “유리창에 담긴 허공”본문 인용)

그 앞에서 빈 허공을 메고 있는 은행나무를 구도자의 모습으로 보는 시인의 마음이 싱그럽다. 그의 마음도 은행나무를 닮고 싶은 생각에 이른다.

빈 허공을 메고 있는 은행나무는 시름에 찬 구도자처럼 서 있다
나는 언제쯤 저 은행나무의 독백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될까?
.... 중략....
옥상에 오르는 유일한 문이 바람에 덜컹거린다 문의 유리창에 비추이는 하늘이 바짝 말라있다 건조한 회색 구름들 사이로 새떼가 까뭇하다 허공에 발 담근 새의 무리는 철저한 무국적자다

적어도 그들은 경계를 만들지 않고 길을 만들지 않는다
(시 “유리창에 담긴 허공” 부분 인용)

건물의 유리창에 비추이는 하늘, 회색 구름들 사이로 새떼가 날고 있는 풍경이 보인다. 여기에서도 시인의 마음은 자유로워지고 싶어한다. 얽매인 삶의 방식에서 자유로운 인간적 삶을 갈구하는 시인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다.
어느날 아침 세수를 하고 면도를 하고 매끈하게 다듬어진 얼굴을 보며 김 시인은 자신의 얼굴이 본디 자신의 얼굴이 아니라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것 같다는 인식에 이른다.

아침마다 가면을 쓴다
며칠 전 손 본 이 물건,
전체적인 조화調和를 무시하고
주름지고 쳐진 자리를 밀고 당겼더니
보기엔 매끈하다

한 곳으로 치우쳐진 이기적 모습
앞, 뒤, 트임으로 불거져 나온 눈알이
가당치 않은 잣대로 세상을 저울질하고
콧등 위로 올라앉은 꿈의 고지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높은 현실의 벽 앞에
그저 주저앉을 뿐이다

늘 그랬듯이 세상은 꼿꼿이 서서
내가 아닌 나를 요구하고
현란한 춤사위 틈에서 어쩔 수 없이 떠밀려 다니는
붉은 가면들의 바쁜 걸음걸이

듣고 싶지 않다
감고 죄어도 소용없이 풀리는 태엽 소리
김 빠진 나의 심장 소리,
보고 싶지 않다
불 꺼진 무대 위의 올려진 쓸쓸한 내 뒷모습

(시 “가면”의 본문 인용)

사는 동안 본디 마음과는 어긋나게 살고 있는 “한 곳으로 치우쳐진 이기적 모습 / 앞, 뒤, 트임으로 불거져 나온 눈알이 / 가당치 않은 잣대로 세상을 저울질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늘 그랬듯이 세상은 꼿꼿이 서서
내가 아닌 나를 요구하고
현란한 춤사위 틈에서 어쩔 수 없이 떠밀려 다니는
붉은 가면들의 바쁜 걸음걸이

듣고 싶지 않다
감고 죄어도 소용없이 풀리는 태엽 소리
김 빠진 나의 심장 소리,
보고 싶지 않다
불 꺼진 무대 위의 올려진 쓸쓸한 내 뒷모습
(시 “가면”의 부분 인용)

이어서 “내가 아닌 나를 요구하고 / 현란한 춤사위 틈에서 어쩔 수 없이 떠밀려 다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은 어쩔 수 없는 삶에 대한 솔직한 고백에 다름이 아니다.
다음에는 서로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삶에 대한 인식을 “문자 조립”이라는 형태로 바꾸어 놓은 시를 읽어 본다.
시에 대한 김 시인의 인식이나 삶에 대한 견고한 인식이 재미있게 드러난 시이다.

자음과 모음 건져서 엮다가
시옷 옆에 이를 세웠다

아, 시로구나

시옷 옆에 아를 세우고
리을 옆에도 아를 세워
마주 보게 했더니
아, 한쪽은 받침이 필요하구나

미음을 받쳐야 할까
이응을 넣어야 할까

뒤뚱대는
자음과 모음만으로는
시가 되는 것이 아니구나

받침 없이는, 사람도
사랑도 될 수가 없구나
그렇구나

무엇이 너를 받쳐주고 있는지
넌 누구를 받쳐준 적 있는지

(시 “문자 조립” 본문 인용)

김 시인은 언제나 자신을 따라다니는 “詩”에 대한 생각을 여기에서도 화두로 인용한다. 그리고 시에서 사람으로, 사람에서 사랑으로, 우리는 문자조립에서 처럼 무엇이 자신을 받쳐주고 있는지, 자신은 누구를 받쳐 준 적이 있는지를 묻는다.

미음을 받쳐야 할까
이응을 넣어야 할까

뒤뚱대는
자음과 모음만으로는
시가 되는 것이 아니구나

받침 없이는, 사람도
사랑도 될 수가 없구나
그렇구나
(시 “문자 조립” 부분 인용)

받침이 필요한 이유, 또는 서로 기대어 살지 않으면 않되는 이유를 하나의 잠언처럼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설파하고 있다.

제3부 가슴앓이

제 3부에서는 보다 구체화된 그리움의 정서가 드러나는 시가 많이 등장한다.
앞의 1부, 혹은 제 2부에서도 홀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김 시인에게는 독립적으로 떼어 놓을 수 없는 정서가 그리움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농도가 짙은 그 핵심정서를 시화한 그리움이 더 도드라지게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풀잎에 내리는 비“에서는 그가 보내고 있는 ’연서’와 불면의 정서가 아름다운 노래소리와 함께 형상화된 풀잎의 노래소리로 치환되어 있다.

그리움 빗방울에 담아
그대에게 보내는 비의 연서戀書
어둠 속에서 바람이 흔들고 있습니다

봄 가뭄에 마른 가슴이던
청춘에나 있을 법한 불면不眠
대지가 흠뻑 젖었습니다.

젖은 머리 쓸어 올리던
물색 오른 팔 흔들며
풀잎들의 콧노래가
차란 차란 흐릅니다

저릿저릿 젖이 도는지
청보리 앞섶 풀어헤치는 소리에
잠 못 드는 이, 여기 또 있습니다

(시 “풀잎에 내리는 비” 본문 인용)

세상의 모든 사물과 하나로 연결되는 빗속에서 잠못드는 자신을 발견하는 진솔함이 더 깊게 울려나오고 있다.

저릿저릿 젖이 도는지
청보리 앞섶 풀어헤치는 소리에
잠 못 드는 이, 여기 또 있습니다
(시 “풀잎에 내리는 비” 부분 인용)

아마도 세상 모든 사물이며 생령들이 그리움을 앓고 있다는 시인의 인식 속에서 나타나는 정감이 잘 표현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도 ‘그대’에 대한 열정이 표현된, 그리고 봄이면 느끼게 되는 시인의 마음이 잘 어우러진 시 “가슴앓이” 한 편을 읽는다.

풀잎의 눈물 하나
닦아주지 못했다는 이유만은 아니겠다
다만, 그대 그리우므로

노란 민들레 들녘에선
넘나드는 바람마저 한결 노랗다

고양이 얼굴로 오는 봄에 기어이 제 살점을 뜯는 괭이눈

도리어 미안해졌다
채워지지 않는 일기장에
하염없이 쏟아내는 그리움이란

가만가만
내 가슴은 이미 사막처럼 뜨겁다
아지랑이처럼 혼미하다

아, 다시 올 지독한 가슴앓이

(시, “가슴앓이” 본문 인용)

시 속의 정서도 익숙한 “그리움”이지만 그 그리움은 ‘다시 올 지독한 가슴앓이‘이기 때문에 그냥 읽고 넘어가기엔 그 여운이 아깝다.

노란 민들레 들녘에선
넘나드는 바람마저 한결 노랗다

고양이 얼굴로 오는 봄에 기어이 제 살점을 뜯는 괭이눈
----중략----
가만가만
내 가슴은 이미 사막처럼 뜨겁다
아지랑이처럼 혼미하다
(시, “가슴앓이” 부분 인용)

“봄날의 민들레가 핀 들녘에선 / 넘나드는 바람마저 한결 노랗다“는 시인의 봄날 그리움을 앓고 있는 마음이 멋지다.
“가만가만 / 내 가슴은 이미 사막처럼 뜨겁다 / 아지랑이처럼 혼미하다”는 그리움의 가슴앓이는 그 진정성이 잘 발현되고 있는 구절句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끝으로 서정성이 높은 감성적 언어로 짜여진 “역에서”라는 시를 읽어본다.

가늠할 수 없는 삶의 높이에
늘 발바닥이 간지러운
내 곁으로
기적도 없이 기차는 왔다
표정을 깎아낸 각진 얼굴과 매정하게 토막난
모서리진 시간을 싣고.

진공을 찢고
입김을 불어 희열의 정상까지 올라
등 뒤에 둥그레 박혀
세상을 잇고 있는 이음새를
여전히 발기된 채 격정을 기다리는 그 이음새를
쓰다듬으며,
기차가 운다 새끼 잃은 암소처럼 운다
손길을 거부한
침엽수에 찔려 철철 운다

남는 것이 더 슬픈데
뒤돌아보며 깜박인다
레일 뒤로 뚝 뚝 떨어지는
사랑을 치마폭에 담고.

(시 “역에서” 본문 인용)

여기에서는 김종관 시인의 감성이 잘 정돈되고 다양한 이미지 확장이 가능하도록 쓰여진 아름다운 시 “역에서”는 표현기교와 유사 반복법을 활용한 멋진 심상을 드러내어 상상력의 확장을 도모한다.
‘늘 발바닥이 가려운‘이라는 정서는 ’언제나 떠나보고 싶은‘ 마음의 표현이리라고 유추할 수 있다. 바로 그러한 마음을 설레게 하는 기차가 ’기적도 없이‘ 아무도 몰래 곁으로 들어 온 정황이 그려진다.
“표정을 깎아낸 각진 얼굴과 매정하게 토막난 / 모서리진 시간을 싣고.”라는 의미는 무엇일까? 바로 기차의 표정이며 낯선 여정을 꿈꾸는 시인의 표정에 다름이 아니다. 다시 말하면 시커먼 기차의 모습은 언제나 표정이 없어 보이는 얼굴을 가졌고, “매정하게 토막난 모서리진 시간“이란 언제나 어김없이 시간을 지키고 기다려주지 않는 시간의 노예로서 도착하는 시간과 출발하는 시간이 정해진 기차를 그려낸 시인의 시선이다.

김종관 시인의 시집 “촉의 상상”의 전체를 통과하는 전반적인 정서를 한마디로 압축한다면 “그리움”이다. 아마도 그의 생활방식이 건설현장이라는 거리가 떨어져 있으며 척박하고 날카로우며 각角이 진 장소였기 때문에 오는 심리적 현상과 맞물려 드러난 심리적 정화현상淨化現像(catharsis)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때로는 가족과 떨어져 생활해야 하기도 하고, 친구들과 자주 만나지도 못하고 떨어져 살아야 하는 격리된 삶의 현장에서 오는 정서적 흔들림일지도 모르겠다.
시인들에게 있어서 그리움과 사랑이란 영원한 테제thesis --증명되어야 할 주장ㆍ명제를 의미한다--중의 하나다.
인류는 누구나 일상 속에서 그리움과 사랑을 갈구하며 살았고 그것이 하나의 중심이었음도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김 시인의 삶에서 나타나는 끊임없는 그리움이 중심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감성이 전편에 걸쳐 펼쳐지는 시집의 상재를 축하드리고 앞으로도 더 멋지고 아름다운 시의 세계를 열어가기를 빈다.

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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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91681017
발행(출시)일자 2021년 07월 08일
쪽수 126쪽
크기
130 * 197 * 20 mm / 290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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