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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 일기

바닷가 시골 마을 수녀들의 폭소만발 닭장 드라마
라온북 · 2021년 08월 02일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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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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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일흔다섯 살 수녀가 들려주는
닭과 자연, 인생과 영성 이야기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생태공동체 ‘진동 요셉의 집’에서 수녀들이 살아가는 유쾌한 삶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곳 수녀들은 병든 지구를 되살리고 다같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최대한 자연의 방법을 활용해 농사를 짓고 닭을 키운다. 국내외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던 이 책의 저자 최명순 필립네리 수녀는 처음에는 알을 품고 있는 닭을 들여다보는 것조차 난감해했지만, 조금씩 닭과 친해지고, 나중에는 명실공히 ‘닭들의 엄마’로 거듭나게 된다.
이 책에는 그러한 과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저자는 특유의 솔직하고 재치 있는 입담으로, 작은 닭장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재미나게 들려준다. 그 이야기 속에서 삶과 죽음, 운명, 고통의 문제가 펼쳐지면서 독자로 하여금 깊이 생각할거리를 던져주기도 한다. 이 책은 바쁜 일상에 지치고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이들에게 힐링과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최명순 필립네리 수녀

나의 부모님은 딸 둘에 아들 셋을 두셨다. 그중에 나는 맏이다. 부모님이 다 돌아가셨으니 우리 집에서 천국에 가야 할 1순위는 이변이 없는 한 내 차례인 것 같다. 아버지는 기술이 좋아 맛있는 국수를 만드셔서 유명해지셨으니 나는 국숫집 딸인 셈이다. 큰 남동생이 가업을 이어 일하다가 떡방앗간을 시작하였다. 동
생과 올케가 솜씨가 탁월하고 성실하니 역시 유명한 떡집이 되었다. 그러니 나는 떡집 누나인 셈이다.
나는 소싯적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소설가도 되고 싶었고, 정치에도 관심이 있었고, 여군도 되고 싶었고, 연기자도 되고 싶었다. 그렇게 욕심쟁이였던 내 앞길을 하느님께서 정해주셨다. 건강하던 내가 갑자기 폐결핵을 반년이나 앓고 빌빌거리게 되었는데 하느님께서 강력한 힘으로 부르시는 게 느껴졌다. 나는 그렇게 예수성심시녀회로 입회하게 되었다.
나 자신이 조금 더 성장하는 것 같고 보람이 되었기에 꾸준하게 글을 썼고, 조카 유진이의 관심과 사랑이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주었다. 이것도 장하다면 장할 것인데 나는 또 다른 꿈을 꾼다. 꿈은 젊은이만 꾸는 것이 아니니, 나에게도 제한이 없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글을 쓰고 있다. 늦깎이 나를 밀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미래의 독자들에게 우리 주님의 은총이 가득히 내리길 빈다.

목차

  • 추천의 글
    머리말

    봄 ------ 진동에 와서 닭장을 만나다
    병아리와 그 엄마
    함께 먹고 산다는 것
    사랑

    여름 ----- 너와 나의 소임
    길들이고 길들고
    희생
    더위와 성숙

    가을 ------ 주님 손안의 연장
    감사
    낭만과 살상
    인연
    겨울 준비
    추운 날, 따뜻한 추억

    겨울 ------ 당신께 가는 날
    성탄, 한 해의 마무리
    새해가 오다
    청소와 정리
    현대인들의 로망

    다시 봄 ---- 봄 준비

    반성
    봄의 닭장과 병아리 전구
    우리

    맺음말

추천사

  • 진동 시골 마을의 작은 닭장 세계를 바라보며 온 인간사를 통찰하고 있는 수녀님의 일상의 단편들이 지친 이들에게 작은 위로와 쉼이 될 것이며, 자연 안에서 어우러진 소소한 일상의 멜로디가 만들어 내는 공동체의 아름다움은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에 대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게 될 것입니다.

  • 좁은 닭장 안에서도 인간 세상과 같은 이야기가 엮어지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감동이었다. 희로애락이 펼쳐지는 삶의 이야기를 닭들도 매일 엮어 가고 있다는 사실은 새롭고도 충격적인 깨달음이었다. (…) 이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닭들이 세상 곳곳에서 배터리 케이지 속에 갇혀 사육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충격으로 다가왔다. (…) 케이지 안의 닭들의 인생은 어쩌면 오늘 우리 삶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책 속으로

아침에 닭장에 들어가서 손을 높이 들고 축복기도를 하였다. “좋으신 주님, 닭 형제들이 오늘도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지내도록 돌보아 주시고, 달걀을 깨어 먹는 닭들은 그런 짓을 하지 않고 알도 잘 낳고 하루를 무사하게 보내도록 주님 도와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그리고 닭에게 물을 주고, 닭들을 밖으로 내보내서 풀을 뜯어 먹고 흙으로 목욕을 하도록 자유를 주었다. 그리고 닭똥을 치웠다.
모이를 뿌려주자 밖으로 나갔던 닭들이 우르르 안으로 들어왔다. 수탉 두 마리와 암탉 스물두 마리이다. 수탉은 대장과 서열 두 번째 닭이다. 서열 1번의 회색 닭은 무력으로 2번 닭을 쪽도 못 쓰게 하고 구박이 심했다. 2번 닭이 암탉과 짝짓기를 하려 하면 가차 없이 쪼고 물고 못되게 굴었다. 그 꼴을 보면 내가 “야, 물러나지만 말고 ‘도전’, ‘도전’을 해” 하면서 늘 응원을 했다. _p.18

12시에 점심을 먹었다. 한 장의 김을 반으로 나누어 먹었는데 밥을 다 먹고 나니 김 세 장이 남았다. 그래서 그 세 장으로 부족했던 염분을 충족시켜 혀를 만족하게 했다. 거의 맨밥을 먹으면서 생각나는 것은 오로지 김치나 고추장이나 소금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것이지 더 맛있는 무엇이 떠오르는 것은 아니
었다. 식사를 마치고 간단한 후식 후 물을 마셨다. 정신적으로 충만한 만족감으로 행복했다. 황제라 해도 식사 후 정신적인 기쁨을 이렇게 맛보기는 힘들 것이다. _p.49

나는 희미하게 목숨만 붙어있는 병아리를 손안에 조심스럽게 감싸고 계속 기도를 하면서 집으로 왔다.
“주님, 이 병아리를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하고 “얘야, 살아나거라. 네가 살아나면 내가 잘 키울게.”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이 병아리에게 ‘꼭지’라는 나의 아명을 붙여 주었다. 곧 손안에서 움직임이 감지되었다. 집에 오자 조금 후에 삐약거리며 살아 있으리라는 희망을 보였다. _p.57

오늘 제법 큰 중닭이 죽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어제 진동이 앞에서 쇼크가 일어났던 놈인 것 같다. 결국, 사람이나 짐승이나 심장이 멎을 만큼 큰 사고를 겪으면 여간해서 살아가기가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충격이 큰일을 겪을 때도 우리는 대범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여러 모로 좋다. 수녀님들은 닭이 죽으면 감나무 아래에 묻어준다. 그러면 미생물이 그것을 분해하고 거름이 되어 나무는 튼튼히 자라고, 감나무는 많은 열매를 맺어 일부는 미리 땅에 떨어져 닭들의 먹이가 되고, 일부는 가을에 우리의 차지가 되는 것이다. _p.106

우리가 어릴 때 어머니는 아픈 자식이 있으면 먹을 것이나 간식을 특별히 챙겨서 주셨다. 그러면 우리는 그것이 부러웠다. 둘째 남동생이 몸이 약해서 매일 달걀 하나를 밥에다 넣어서 비벼주었는데, 당시 매일 달걀 한 알을 먹기는 쉽지 않았다. 막내 여동생에게는 오빠가 아파서 약을 밥에 타서 준다고 하셨다. 여동생이 그것이 달걀이라는 것을 안 것은 훨씬 뒤의 일이다.
아픈 닭에게 특별한 것이나, 아픈 자식에게 특별한 것이야말로 공정한 것이다. 모두에게 똑같이 분배하는 것이 공평한 것이 아니라, 필요한 이에게 더 줄 수 있는 것이 공평한 것이다. 그것이 또한 예수님의 마음이다. _p.169

출판사 서평

경남 마산의 아름다운 바다를 앞에 두고
‘없는 대로, 불편한 대로’ 밭 일구고 닭 키우며 길어올린
작지만 커다란 매일의 깨달음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요장리 311-1에는 특별한 공동체가 있다. 온갖 나무들이 빽빽하게 심긴 품 넓은 산을 등지고, 앞에는 뜨거운 햇살 아래 빛나는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는 그곳. 바로 ‘진동 요셉의 집’이다. 예수성심시녀회가 기후위기 시대에 지구와 화해하고 다 함께 사는 길을 열기 위해 시범 운영하게 된 생태공동체로서, 이곳 수녀들은 몸소 밭을 일구고 닭을 키우며 자연을 되살리려 애를 쓰고 있다.
이 책을 쓴 최명순 필립네리 수녀는 국내외 여러 단체와 기관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다가, 일흔이 훌쩍 넘은 나이에 진동 요셉의 집에 소임을 가게 되었다. 닭을 키우는 일도, 똥오줌을 활용해 친환경 농사를 짓는 일도 난생처음 접해보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닭장에서 알을 품고 있는 암탉을 들여다보는 일조차 조심스러워 “실례합니다.” 하고 매번 양해(?)를 구할 정도였다. 그랬던 저자가 날마다 닭장을 오가면서 닭들과 친해져서, 나중에는 암탉의 엉덩이를 번쩍 들어서 낳아놓은 알을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기도 하고 친근한 몇몇 닭들을 품에 꼭 안아주기도 하며 명실공히 ‘닭들의 엄마’로 거듭나게 된다.
《닭장 일기》는 닭을 돌보는 데에는 햇병아리와도 같았던 일흔다섯 살 수녀가 닭들과 친해지고 그 생명들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를 관찰하며 귀중한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담아냈다. 저자 특유의 ‘수녀답지 않은’ 유쾌한 입담이 따뜻하고 정감 어린 일러스트와 잘 어우러져 부담없이 스르륵 읽힌다. 작은 닭장 안에서 벌어진 일들을 통해 삶과 죽음, 고통, 영성의 문제를 깊이 돌아보고, 무엇이 정말 중요한 것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생명을 하찮게 여기고 오로지 물질만을 추구하며 살아온 결과, 오늘날 우리는 심각한 기후위기와 온갖 전염병의 위협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파멸의 길에서 돌이켜, 되살림의 길로 나아가려면 어떻게 살아야만 할까? 이 책에 그 해답이 있다. 바로 “결핍에서 오는 기쁨, 불편에서 느끼는 충만감, 힘듦에서 느끼는 만족감”을 추구하는 것이다. 바쁜 일상에 지친 당신에게,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당신에게, 이 책이 힐링과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91283709
발행(출시)일자 2021년 08월 02일
쪽수 267쪽
크기
148 * 211 * 20 mm / 432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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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일상이 반복되는 가운데 조금씩 생겨나는 변화들을 발견해 나가는게 즐겁고 수녀님의 고우신 마음을 읽으며 저도 힐링했어요. 따뜻하고 아름다운 책입니다.
10점 중 10점
/최고예요
예쁜 표지에 잠시 마음을 빼았긴 듯 했으나봄-여름-가을-겨울-다시 봄을 느끼는 동안 내 마음은 온전히 책 속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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