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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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기억되는 쓸쓸하고 아름다운 풍경들에 관한 이야기
‘굿나잇’ 하고 건네는 밤 인사를 좋아한다는 이도우 작가는 마치 독자들에게 ‘굿나잇’ 인사하듯 이 책을 써 내려갔다. 나뭇잎에 한 장씩 쓴 이야기가 누군가의 책갈피에 끼워졌다가 바람을 타고 날아가도 좋겠다는 마음으로, 편안히 귀 기울여 즐겁게 들어줄 누군가를 떠올리며. 그러니 서로에게 잘 자라고 인사하듯 책장을 펼쳐 들어도 좋겠다. 내일 또 하루치의 고단함과 기쁨, 슬픔이 찾아오겠지만, 지금은 깊은 밤이고…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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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序 수많은 그 밤에 굿나잇
1장 쓸쓸함은 기록되어야 한다
민들레의 상실|쓸쓸함은 기록되어야 한다|낮과 밤의 산책로|달찻집의 행방|[나뭇잎 소설] 봄날의 랜드마크|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들에 대하여|157번 종점의 좀머 씨|우는 모래|얼음처녀의 라면|고장 난 시계|사물의 꽃말 사전|오늘의 부피|그날은 어디 있었나요?|어떤 레시피|[나뭇잎 소설] 그를 위한 블렌딩
2장 평행사변형 모양의 슬픔
평행사변형 모양의 슬픔|그때마다 생각나네|최초의 알파벳|커다란 꿀밤나무 밑에서|창문 페인터|[나뭇잎 소설] Happily Ever After|수놓는 여인들과 자수의 뒷면|털실이 되고 싶어요|봄비일까|그 많던 싱아의 방|그대 정녕 직녀가 아닐진대|나를 알아보시겠어요, 엄마?|여름날의 적의|그녀들의 피아노|어디 가나요, 에밀리|[나뭇잎 소설] 할머니의 소다 비누
3장 거미줄 서재
네 박자 리듬의 글쓰기|모퉁이 가게The Shop Around the Corner|[나뭇잎 소설] 이상한 방문객|도둑맞은 편지 트릭|비둘기 통신|흔들의자 여행|그 이야기를 해피엔딩으로|소설 속의 노래들|[나뭇잎 소설] 세상에 없는 사운드트랙|새로운 해석 강박증|마스크 클리셰|오해하고 싶어요|디킨시언Dickensian의 집|이 낱말을 넣어주세요|[나뭇잎 소설] 바닷가 라이팅 트럭
4장 추억이 없는 따뜻한 곳
추억이 없는 따뜻한 곳|사어死語를 배우고 싶은 마음일 때|귓가에 소라고둥|금요일 밤의 뜨개질 클럽|[나뭇잎 소설] 1월의 해시태그 #|늦가을의 거미줄gossamer|한 시절에 이별을 고한다는 것|너에겐 그 말 그대로|세상이 버린 폐허|굿나잇 라디오 레터|[나뭇잎 소설] 어둠 속의 대화|2060년 오리온|울타리들이 말하는 것|아름다운 나그네여
책 속으로
나뭇잎에 한 장씩 쓴 이야기가 누군가의 책갈피에 끼워졌다가 바람을 타고 날아가도 상관없지 않을까. 이름 모를 굿나잇클럽 회원들에게 무전 같은 일지를 쓴 책방지기처럼, 나 또한 이 책의 글들을 저 너머 어딘가에 있을 독자들에게 전해본다. 편안히 귀 기울여 들어주는 이들이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지금은 깊은 밤이고…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
- 序_ 수많은 그 밤에 굿나잇(9쪽)
이제는 아무도 찾지 않는 게시판에 1년에 두어 번 혼자 들어가 볼 때가 있다. 버려진 것처럼 남겨진 제목들을 눌러 물끄러미 읽으며 비로소 깨닫는다. 쓸쓸함은 기록되어야 한다고. 기록하지 않은 날이 기록한 날보다는 훨씬 많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렇다면 그 많은 날은 쓸쓸하지 않았던 날들이니까. 미처 쓸쓸할 새도 없이 살아낸 비어 있는 날짜들을 기억해주기로 한다. 기록하지 않았던 이름표 없는 보통의 날들. 여리고 풋풋했던, 인생이 평탄하고 버드나무 말고는 아무도 눈물짓지 않았던, 베개 옆에 꿈이 있어 고마웠던 그날들을.
- 쓸쓸함은 기록되어야 한다(22∼23쪽)
무엇이든 고장 나면 빨리빨리 수리하는 사람과 한동안 내버려두는 사람이 있겠지요. 몇 달이고 몇 년이고 내버려두는 버릇에 핑계를 대는지도 모르지만, 고장 났으니 그래 좀 쉬어라 싶어집니다. 스물네 시간 환히 전등을 밝힌 편의점을 보면 때때로 셔터를 내려주고 싶고요. 1년에 한 번이라도, 아니 3년에 한 번이라도.
일생 한 번도 쉬지 않는 건 심장이 하는 일과 같을 텐데, 그러고 보면 우리의 ‘하트’는 얼마나 성실하고 고단한 걸까요. 처음 쉬는 순간이 모든 일을 끝낼 때라니 새삼 왼쪽 가슴에 손을 얹고 고마워, 속삭이고 싶습니다.
- 고장 난 시계(58∼59쪽)
그 소녀에게 말해주고 싶다. ‘나도 중세에 태어났다면 연금술보다는 만병통치약을 만든다는 주술사에게 깜빡 속았을 것 같아. 평생 들판에서 풀을 뜯으며 조수 노릇을 했을지도 몰라. 이상하지. 연금술은 남자들의 마법이었고 만병통치약은 여자들의 마법이기도 했는데. 마녀로 몰려 화형당했던 걸 보면, 금을 만드는 건 괜찮고 약을 만드는 건 안 되었나. 그럴 바엔 차라리 맥베스에 등장하는 황야의 진짜 마녀들이 되는 게 나았겠어. 그치?’
들을 수 있다면 둘녕이가 웃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같이 커다란 가마솥에 온갖 신묘한 것을 끓여 마법의 약을 만들고 싶다.
- 어떤 레시피(80∼81쪽)
팬들에게 차를 준비해주는 그의 표정은 다정하고 친절하다. 옷깃에 꽂은 소형 마이크로 그는 재치 있는 말을 건네며 팬들을 웃게 한다. 오늘 태어난 블렌딩 차가 세상 속에 떠도는 그의 이미지를 옮겨온 것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그와 닮지 않은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그토록 오래 누군가를 들여다보았다면 한 조각 진짜 모습과 만날 수 있었을 거라고. 티룸 벽에 걸린 푸른 현수막이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그를 위한 차. 그와 당신을 위한 차.
- [나뭇잎 소설] 그를 위한 블렌딩(86∼87쪽)
가끔 진심으로 궁금해진다. 정말 눈빛이란 그렇게 상대의 본질을 알아보게 하는 그 무엇일까. 순식간에 스캔하는 홍채 인식도 아닌데. 하지만 흔들림 없이 전해지는 믿음에 괜히 딴지를 걸기보다 나 역시 사랑하는 존재들의 고유한 눈빛을 골똘히 분석해보고 싶다. 어떤 요소들이 눈동자에 담겨 빛나는지.
- 나를 알아보시겠어요, 엄마?(152∼153쪽)
수안은 내 말대로 눈을 감았어요. 나는 주문처럼 속삭였습니다.
그리운 기억은 만들면 돼.
무서운 기억은 지우면 돼.
다시 눈을 떴을 때 두 손은 깨끗하고 아무렇지 않아요. 아프지 않아, 그 아이는 말해요. 나는 진심으로 기뻤습니다. 늘 수안이에게 미안했거든요. 함께 있어주지 못했던 것이.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함께 있어요. 언제까지나.
- [나뭇잎 소설] 할머니의 소다 비누(178∼179쪽)
우리는 더 이상 빛나는 미래를 가진 크리스토퍼 로빈이 아니라 다 커버린, 그래서 헌드레드 에이커 숲에서 작고 몽땅한 벗들과 오손도손 살아야 하는 푸 곰돌이겠지만 대신 이런 말을 들려주리라. 굿 타임즈 네버 심드 소 굿- 좋은 시절일 땐 그걸 몰라. 그러니 참 좋은 날들이었고 지금도 좋은 나날이며, 앞으로도 그러리란 걸 알아주리라고. 우리 곁을 스쳐가는 아무렇지 않은 나날들이 좋은 날임을 잊지 않고 알아봐주면 되는 것이라고.
- 한 시절에 이별을 고한다는 것(290쪽)
그래서 나는 소설 속의 인물 은섭에게 이 말을 주고 싶었나 보다.
“그 말 그대로야. 항상 너한테는.”
은섭이 사랑하는 해원은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많은 이였다. 해원은 겨울밤 뒷산 오두막으로 그를 찾으러 가다가 길을 잃는데, 은섭이 그녀를 찾아서 함께 산을 내려가려 하자 순간 오해한다. 그녀가 오두막에 가는 게 싫어서 그런 거냐고. 그의 공간에 들여놓지 않으려는 것 같다고. 은섭은 해원을 감싸며 말한다. 지금 오두막은 춥고, 그게 유일한 이유라고. 그 말에 다른 뜻은 없다고.
은섭이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캐릭터여서 고마웠다. 이 대사를 쓰고 싶어 두 사람이 숲의 오두막에서 함께 밤을 보내는 어쩌면 로맨틱할지도 모를 설정을 포기했다. 하룻밤 더 같이 있지 못하더라도 ‘그 말 그대로야’라는 말을 해원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 너에겐 그 말 그대로(294∼295쪽)
이전에 서점 인터뷰에서 기자분이 ‘평생 쓰고자 하는 인생의 주제’가 있냐고 물으셔서, 솔직히 테마까지는 모르겠고 그냥 이번 생은 온통 트리뷰트 인생이라고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들을 끊임없이 사랑한다고 중얼거리는 인생일 거라고…. 애정을 고백하기에도 모자란 날들. 잡다한 것들을 껴안고 사는 기억의 호더증후군 같기도 하지만, 언젠가 그 많던 싱아의 방에서 생각했던 것처럼 많은 것을 기억했다가 쓰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 아름다운 나그네여(325쪽)
출판사 서평
소설가 이도우 첫 산문집!
오래도록 기억되는 쓸쓸하고 아름다운 풍경들에 관한 이야기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잠옷을 입으렴』,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세 편의 소설로 50만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 이도우 소설가의 첫 산문집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이도우 작가 특유의 따뜻한 시선과 깊이 있고 서정적인 문체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는 그의 소설들이 그렇듯 ‘천천히 오래 아껴가며 읽고 싶은’ 책이다.
스스로를 “기억의 호더증후군” 같다고 말하는 이도우 작가는 지나온 모든 시간 속의 이야기들을 놀랍도록 선명하게 기억한다. 1992년 어느 날, “작가는 다 기억했다가 자기 글에 쓰는 사람”임을 문득 알아버렸기 때문일까. 쓸쓸한 날을 기록함으로써 미처 쓸쓸할 새도 없이 살아낸 날들을 기억해주자 다짐했기 때문일까. 덕분에 이도우 작가가 오래도록 기억해온 사람, 말, 글, 풍경, 그날의 마음들에 관한 세심하고 따뜻한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굿나잇’ 하고 건네는 밤 인사를 좋아한다는 이도우 작가는 마치 독자들에게 ‘굿나잇’ 인사하듯 이 책을 써 내려갔다. 나뭇잎에 한 장씩 쓴 이야기가 누군가의 책갈피에 끼워졌다가 바람을 타고 날아가도 좋겠다는 마음으로, 편안히 귀 기울여 즐겁게 들어줄 누군가를 떠올리며. 그러니 서로에게 잘 자라고 인사하듯 책장을 펼쳐 들어도 좋겠다. 내일 또 하루치의 고단함과 기쁨, 슬픔이 찾아오겠지만, 지금은 깊은 밤이고…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
50만 독자가 기다려온 이도우 작가의 깊고 내밀한 이야기와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잠옷을 입으렴』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작품 비하인드 스토리, 그리고 특별한 선물 ‘나뭇잎 소설’ 아홉 편 수록
이도우 작가는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를 집필하며 “살아온 시간을 이 책에 다 쏟아 넣어 적어도 10년 안에는 이런 책을 또 쓸 수는 없을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만큼 작가의 솔직하고 내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소설 외에 자신의 이야기를 쓴 적 없는 이도우 작가의 첫 산문집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독자들에게 큰 선물로 다가온다.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는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쓸쓸함은 기록되어야 한다’에서는 지나온 시간들 속에서 우연처럼 인연처럼 만나왔던 심상들을 기록하고 있다. ‘2장 평행사변형 모양의 슬픔’에서는 “기억 속에 잡다한 순간이 넘쳐나 때로는 괴롭다”는 고백과 더불어 뜻밖의 감동을 안겨주었던 옛 시간들을 그려낸다. ‘3장 거미줄 서재’에는 “소설을 읽지 않으면 한 겹의 인생을, 읽으면 여러 겹의 인생을 살게 될 것만 같다”는 작가의 ‘책덕후 고백’이 담겨 있으며, ‘4장 추억이 없는 따뜻한 곳’에서는 세상과 타인 사이에 친 울타리를 온화하고 부드러운 경계로 만들어가고자 하는 작가의 시선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의 공진솔과 이건, 『잠옷을 입으렴』의 수안과 둘녕,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의 은섭과 해원을 탄생시키고, 써 내려가면서 겪었던 다양한 감정들을 처음으로 엿볼 수 있어 소설을 조금 더 깊게 이해하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마지막으로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인 ‘나뭇잎 소설’ 아홉 편을 수록하여 이도우 작가의 신작 소설을 애타게 기다리는 독자들에게 짧지만 강렬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91190630955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3월 31일 |
쪽수 | 328쪽 |
크기 |
128 * 191
* 26
mm
/ 346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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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작가님 책찾아 읽고있는중임다~^^
아껴 읽고 싶어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