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너리 푸드: 오늘도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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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식탁 위에서 만나는 나만의 작은 세상
각 권마다 주제가 바뀐다는 점에서 잡지 같기도 하고, 한 사람(혹은 두 사람)의 에세이로 온전히 채워진다는 점에서 일반 단행본 같기도 한, 무크지의 경계선에 이 책들이 놓여도 좋겠다. 그러면서도 시리즈의 고정된 포맷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제각기 자유로운 디자인과 내용 구성을 통해 작가의 개성을 충분히 담아내고자 하였다. 판형은 아담한 사이즈의 문고본 형태로 제작되었으며, 언제 어디서나 휴대가 용이해 부담 없이 일상에 자리하기를 바란다.
책의 모두(冒頭)에는 담당 편집자의 ‘Editor's Letter’를 싣는다. 이것은 잡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식이기도 하지만, 단행본에서는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다. 독자에게 건네고 싶은 ‘말 그대로’ 편지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비하인드 편집 스토리를 소개하거나 짧게나마 책을 안내하는 문장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이것은 편집자의 목소리를 통해 조금 더 가까이 독자와 소통하고 싶은 출판사의 마음이기도 하다. 지난 3월,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과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의 성공적인 론칭 이후 세 번째로 선보이는 주제는 ‘그리너리 푸드’이다.
작가정보
목차
- 샐러드 연주자
골뱅이 무드
벚꽃과 미나리
봄과 나약한 연인
완전무결한 아보카도와
포도잎 쌈밥
베를린의 그린 카레
시소 김밥
문학적인, 너무나도 문학적인 아스파라거스
그리스식 골뱅이
작곡가와 타르타르
마니아가 된 이유
방아와 깻잎과 장어와
양파에 반한 이유
주키니와 무말랭이
사과와 멧돼지
연두가 주는 흥분에 대하여
마릴린 먼로의 아티초크
파를 감싸 안았거나 파로 감싸 안았거나
제주 구좌 당근
허브술 파는 약국
초록의 기운으로 오늘도
간편식의 세계에 야채란 없는 걸까
민트의 세계가 아니라
짜릿함을 추구하는 건 아닙니다만
바냐 카우다
책 속으로
나는 그해에 처음 나온 머윗잎과 두릅에 집착한다. ‘첫’ 머윗잎으로, 그리고 ‘첫’ 두릅으로 장아찌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두릅은 커지고 가시가 더 뾰족해진다. 머위는 잎이 우산만 하게 커지는데 그러면 안 된다. 장아찌를 담기에는 부적절하다. 못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백번을 다시 태어난다 해도 최상의 장아찌는 될 수 없다. 아무리 장아찌액의 비율을 환상적으로 맞춘다고 해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나는 내려놓았던 두릅과 머윗잎을 다시, 모두, 집었다.
37~38쪽 ‘봄과 나약한 연인’ 중에서
요즘의 나는 아보카도를 살 일이 있을 때 한 번에 네 개를 산다. 모두 과일 바구니에 올려두고는 오며 가며 색깔의 추이(?)를 살피는데, 각 집의 실내온도와 습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집에 온 지 사흘 정도면 때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음에는, 갈색으로 변한 아보카도를 만져봐야 한다. 갈색으로 변했다고 하더라도 말랑말랑하지 않으면 아직 때가 안 된 거다. ‘어떤 느낌’을 받아야 한다. 아보카도를 손에 쥐었을 때, 껍질과 과육이 분리되었다는 느낌이랄까. 겉흙이 말랐을 때 물을 주라는 화원 주인의 말처럼 야속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잘 익은 아보카도는 손에 쥐었을 때 느낌이 다르다.
42쪽 ‘완전무결한 아보카도와’ 중에서
이럴 때의 나는 지체하지 않는다. 생각이 날아갈까 급히 메모장을 찾는 것처럼 냉장고를 급박하게 열어 내가 필요로 하는 재료들을 정렬시킨다. 그러고는 머리에 잠시 떠오른 생각이 날아가기 전에 손을 움직인다. 마치 화학자가 된 기분이다. 비커나 샬레를 쓰지 않을뿐더러 원소기호도 모르는 내가 말이다. 종종 스스로 기이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무슨 인류의 운명을 바꿀 발견도 아니고… 이게 뭐라고 이렇게나 조속히 처리해야 할 일인지….
68쪽 ‘시소 김밥’ 중에서
온갖 허브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방앗잎을 먹자마자 깊은 애정을 느꼈다. 나는 허브를 먹기 위해 요리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허브를 좋아하는 사람인 것이다. 파부터 시작해 샬롯과 펜넬과 양하 같은 향 나는 야채부터 딜, 고수, 이탤리언 파슬리, 처빌, 민트, 바질, 루콜라 같은 향 나는 온갖 풀을 좋아한다. 이것들이 없는 식탁은 상상하기 싫다. 하루에 한 번은 향 나는 야채를 먹어야 제대로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99-100쪽 ‘방아와 깻잎과 장어와’ 중에서
이 모든 것은 완두콩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내가 식물의 연두색에 꼼짝 못하는 사람이라는 걸 완두콩 때문에 알게 되었다. 슈퍼에서 완두콩을 보면 늘 마음이 급해졌다. 어서 집으로 데려가고 싶다는 생각에. 어쩌자고 망사 주머니도 연두색인지…. 연두색 망사 틈으로 보이는 완두콩의 꼬투리… 색과 형태가 완벽하다. 이 꼬투리를 엄지손가락으로 눌러 가르고, 벌려, 콩알들이 얼굴이 내미는 순간을 보는 건 도무지 지루하지가 않은 것이다. 아, 이 연두가 주는 흥분이란.
129쪽 ‘연두가 주는 흥분에 대하여’ 중에서
다시 야채가 아닌 것들도 먹게 되면서 야채만 먹을 때보다 야채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나는 어쩌면 필레미뇽보다도 가니시로 나오는 구운 야채를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초록 기운에 반응하는 것이다. 채식주의자처럼 ‘주의자’를 붙여본다면 초록주의자? 아니면 ‘친록파’ 정도라고 하면 될까?
163쪽 ‘초록의 기운으로 오늘도’ 중에서
내가 사랑하는 간편식이란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땡 음식’이 아니라 10분 안에 모든 조리가 끝나는 ‘간단 요리’다. 몇 번 해보니 알게 되었다. 동남아 음식은 먹는 것을 좋아하지만 귀찮은 것은 싫어하는 나를 위한 음식이라는 걸 말이다. ‘간편식’ 혹은 ‘간단 요리’를 추구하는 내게 최적화된 음식임을 말이다. 게다가 허브마저 듬뿍 넣을 수 있고!
184쪽 ‘짜릿함을 추구하는 건 아닙니다만’ 중에서
출판사 서평
땅에 씨앗을 뿌려 자라나는 식물들 거의 전부를
나는 초록이라고 부르고 있으니까
여기 자칭 ‘초록주의자’가 정성껏 차려낸 식탁이 있다. 초록주의자란, 값비싼 필레미뇽의 소고기 스테이크보다 가니시로 나오는 구운 야채를 더 좋아하고, 몸과 마음이 초록의 기운에 반응하는 사람이라고, 작가는 스스로를 말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소설가 한은형은 《조선일보》에 오랜 기간 〈한은형의 상상식당〉이라는 칼럼을 연재했으며, 그 밖에도 음식이나 요리에 관련된 글을 여럿 썼다. 음식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다.
그런 그의 야채 사랑은 남다르다. 시금치 대신 시소잎을 넣어 김밥을 말고, 연포탕 속 낙지보다는 미나리의 향긋함에 더 집중하며, 아보카도가 적절히 익은 시점을 잘라보지 않고도 오직 손끝으로 알아차릴 수 있는, 그야말로 초록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인 것이다. 그렇다고 유별나거나 요란하지 않게,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좋아하며 들뜨고 안달하면서도 충분히 기쁜 마음이 이 책에는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기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상추, 깻잎, 오이는 물론이고, 얼마간 지냈던 외국에서 접한 여러 가지 야채가 이야기 소재로 등장한다. 주로 유럽과 동남아 지역에 관련된 것들이 많은데 그것은 아마도 작가의 입맛과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까닭일 것이다. ‘돌마데스’라고 불리는 포도잎 쌈밥,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접한 타르타르 스테이크에 곁들여 먹는 각종 민트, 워낙 좋아해서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다는 태국 음식에 자주 이용되는 갈랑갈과 카피르 라임잎, 생야채 혹은 뭉근히 익힌 야채를 소스에 찍어 먹는 이탈리아 요리 ‘바냐 카우다’까지, 다소 낯설고 이름마저 생소하지만 이 모든 것은 결국 ‘초록’으로 귀결된다.
그리고 이것은 무려 외관상 ‘초록’이 아닌 양파, 가지, 파프리카, 버섯, 당근, 보라 양파까지도 해당된다. 작가는 “표피의 색이 초록이 아니더라도 초록의 기운이 느껴”진다고(163쪽) 말하고, “땅에 씨앗을 뿌려 자라나는 식물들 거의 전부를 초록이라고 부르고 있”기(166쪽)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익혀도 맛있지만 익히지 않아도 맛있고, 또 먹지 않고 꽃처럼 두고만 보아도 좋은 ‘초록’ 일체 등등에 대한 이야기다.
또한 소설가의 문장을 산문으로 읽을 수 있는 기회는 그 자체로 소중하다. 『오늘도 초록』은 2012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통해 등단하고 2015년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은형의 두 번째 산문집이며, 개인적 삶의 경험과 작가적 사유가 아름다우면서도 위트 있는 문체로 녹아 있다. 우리가 사랑하는 소설과 영화 속에서 중요한 상징성을 갖는 아스파라거스 같은 식재료에 주목하기도 하는 등 소설가적 관점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지점에서는 평범한 야채마저 사뭇 ‘문학적’으로 느껴진다. 연희문학창작촌이나 원주의 토지문화관 같은 작가 레지던스에 입주했을 때의 경험도 남다른데, 개인 주방이 없는 곳에서 지내던 어느 날 슈퍼에 갔다가 손질이 필요한 머윗잎과 두릅을 들었다 놨다 끝내 그것들을 손에 쥐고 레지던스로 돌아갔다는 에피소드는 그의 집요함마저 짐작케 한다.
이 책에는 먹는 것, 특히 야채와 관련해서는 한은형 작가의 모든 것이 총망라되어 있다. 그래서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우리는, 이 소설가를 이제 조금은 알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신선한 허브를 구하기 위해 “장마 전선과 태풍의 이동 경로를 확인하는 사람”(179쪽). “대파의 속심을 빼고 흰 부분만을 넣은 골뱅이 무침”과 “달걀물을 아주 얇게 푼 황탯국”과 “숨이 죽지 않은 느타리와 표고버섯이 들어 있는 불고기”(34쪽)를 좋아하는 사람. 음식에 관한 한 아주 세밀한 개인적 취향뿐만 아니라 사소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분명하고 정확한 야채 사랑이 책 곳곳에서 자연스럽고 또 싱그럽게 묻어난다. 좋아하는 것들의 면면은 이토록 ‘나’를 대변한다.
이렇게나 열광적으로 야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 책은 ‘채식’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야채들의 ‘친화력’에 대한 이야기이고, 밥상 위의 조연이 아닌 자체로 메인 메뉴가 되기도 하는 ‘독립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또한, 초록을 중심에 두고 한없이 뻗어나가는 작가의 (식)세계이며, ‘한은형’이라는 세계를 이루는 하나의 영역이다. 보드라운 초록들이 품고 있는 강인한 힘은 국경을 초월하고, 세대를 넘나들고, 또 취향을 막론하고 흥미롭게 이어진다.
표지 그림은 대자연을 소재로 한 일러스트레이션을 기반으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며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아트숍 ‘웜그레이 테일(Warmgray Tail)’의 김한걸 작가가 맡았다. 책 표지에 왜 콜리플라워와 아티초크가 등장하게 되었는지는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본정보
ISBN | 9791190403634 |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5월 20일 | ||
쪽수 | 196쪽 | ||
크기 |
116 * 180
* 17
mm
/ 184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띵 시리즈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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