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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쿠라 소용돌이 안내소

아오야마 미치코 저자(글) · 전화영 번역
직선과곡선 · 2020년 04월 24일
8.8
10점 중 8.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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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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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시계방 지하에 있는 ‘가마쿠라 소용돌이 안내소’.
나선 계단을 내려간 끝에는 쌍둥이 할아버지와
어째서인지 암모나이트가 기다리고 있고…….

“멀어지셨습니까?”

회사를 관두고 싶은 20대 남자.
유튜버가 되겠다는 아들의 마음을 돌리려는 엄마.
결혼을 망설이는 여성 사서.
반에서 외톨이가 되기 싫은 중학생.
어느새 마흔에 들어선 인기 없는 극단의 극작가.
조용히 홀로 살아가는 고서점 주인.

헤이세이를 6년씩 거슬러 올라가면서 저마다의 고민을
안은 여섯 사람이 깨달음을 통해 부드럽고 강인해진다.
소용돌이가 일으키는 아주 작은 기적의 이야기.

작가정보

저자(글) 아오야마 미치코

1970년생. 아이치 현 출신. 현재는 요코하마에 거주한다. 대학 졸업 후 시드니의 일본계 신문사에서 기자로 근무했다. 2년간의 오스트레일리아 생활 후 귀국하여 출판사에서 잡지 편집자를 거쳐 집필 활동을 시작했다. 제28회 팔레트노벨대상 가작 수상. 《목요일에는 코코아를》로 소설가 데뷔. 이 작품과 두 번째 작품 《고양이의 계시는 나무 아래서》가 미라이야소설대상 입상. 그 외 저서로 《소설 당신을 그렇게까지는》 등이 있다.

번역 전화영

서울시립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자연과 동물, 사람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와 관련된 좋은 책을 소개하고 일본어를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목차

  • 2019년 모기향
    2013년 가마
    2007년 김초밥
    2001년 높은음자리표
    1995년 하나마루
    1989년 소프트아이스크림

책 속으로

p. 9 첫문장
헤이세이平成(1989. 1. 8. ~ 2019. 4. 30가.) 끝났다.

2019년 4월 30일, 이날을 마지막으로 헤이세이는 화려하게막을 내렸다.
상사인 오리에 씨가 말하길, 국왕의 서거로 쇼와昭和(1926.12. 25. ~ 1989. 1. 7.)가 끝날 때에는 병상에 누운 국왕이 언제 임종을 맞을지 몰라 일본 전체가 반년가량을 자숙 분위기 속에서 지냈다고 한다.
헤이세이 2년(1990년)에 태어난 나로서는 역사 교과서에서 볼 법한 이야기였다. 국왕이 생전 퇴위를 희망하며 연호 변경일을 사전에 정한 헤이세이의 마지막 해는 자숙은커녕 크게 들뜬 분위기였다. 새 연호로 넘어가는 시점에 있다는 것은 축제 기분에 젖게 했고, 이는 틀림없는 경사였다.

p.26
“멀어지셨습니까?”
한 할아버지가 나에게 물었다.
“아, 아니, 멀어졌다기보다 길을 잃어서…….”
거기까지 말하다 말고 문득 지금 내 상황을 표현하기에 ‘멀어지다’는 말만큼 적합한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지금 나는 멀어졌다.
현재 다니는 회사로부터. 일로부터. 내가 하고 싶은 것으로부터.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혼잣말로 중얼거리자 다른 한 할아버지가 “저런저런”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두 할아버지는 잽싸게 일어나 일렬로 줄을 맞추고 나에게 인사했다.
“저는 소토마키이고.”
“저는 우치마키입니다.”
자세히 보니 동그랗게 말린 앞머리와 귀밑털이 각자의 이름을 대변하고 있었다. 나중에 붙은 별명일까? 아니면 본명에 맞는 방향으로 머리를 만 걸까? 두 사람의 털끝을 멀거니 쳐다보며 버릇처럼 명함을 꺼내려다가 그만두었다. 이건 업무가 아니다.

p.69
“지금이 절호의 찬스입니다.”
인물이 훤칠한 점원이 말했다.
그 말에 숨은 의미는 바로 알았다. 소비세가 오르기 전에 사라는 소리다. 2014년 4월 이후에는 모든 상품의 소비세가 8퍼센트가 된다. 가계를 지키는 주부로서 이 사태는 마음이 불편 할 수밖에 없다.
2013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어수선한 연말과 보너스철을 노려 여기저기서 ‘지금이 기회!’라며 새삼스레 야단법석을 떨었다.

p.198
“나(오레), 스탠리 큐브릭이 실은 미래인이었다고 생각해.”
스탠리 큐브릭이란 영화감독을 말하나 보다. 노기는 2001년을 무대로 한 옛 SF 영화를 쓰타야에서 빌렸다가 굉장한 것을 보았다며 잔뜩 흥분해 있었다.
초롱초롱하게 크게 뜬 눈이 진심을 말하고 있었다. 노기의 얼굴은 베이비돌을 닮았다. 옆으로 누이면 눈이 감기는, 볼이 포동포동한 아기 인형. 제 딴에는 열심히 ‘오레’라고 하지만 영 어울리지 않았다.
“왜냐면 이상하거든. 그 영화가 개봉된 게 1968년이야. 아폴로 11호가 달에 간 것보다 먼저 만들어졌는데 달 착륙 장면이 실제 영상 그대로라니까.”
“미래에서 온 사람이란 거야?”
“응. 아니면 타임 슬립으로 미래를 보고 과거로 되돌아가 만들었을 수도 있고. 그렇지만 스탠리 큐브릭이 본 2001년을 지금 못 따라잡고 있어. 할HAL이라는 인공지능이 나오는데, 사람이 누워서 ‘할, 침대 좀 높여 줘’, ‘모니터 화면을 가까이 대줘’라고 말로 지시하면 그 말대로 다 해 주거든. 할은 말을 유창하게 잘하는데 인간형 로봇이 아니라 철저하게 컴퓨터 목소리라는 점이 유치하지 않아서 멋있어.”
“그런 시대가 올까?”

p.346
로쿠로는 웃었지만 나는 통 알 수가 없었다. 카세트테이프를 라디오카세트에 꽂고 버튼을 누르자 떠들썩한 음악이 흐르기 시작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역시나 알아들을 수가 없다.
“다른 손님 오면 꺼라.”
“에이, 이거 오토리버스 기능까지 달려 있단 말이야. 괜찮아, 손님 같은 거 안 와.”
그 말에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 화낼 기회를 놓치고 그냥 웃고 말았다. 오토리버스는 테이프 재생이 완전히 끝나면 자동으로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기능이다. 노래에 맞춰 흥얼대던 로쿠로가 문득 내게로 얼굴을 돌렸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원서(번역서)명/저자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90187206
발행(출시)일자 2020년 04월 24일
쪽수 408쪽
크기
127 * 188 * 32 mm / 397 g
총권수 1권
원서(번역서)명/저자명 鎌倉うずまき案內所/靑山美智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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