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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저자(글) · 정지인 번역
곰출판 · 2021년 12월 17일
9.5
10점 중 9.5점
(1249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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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계의 퓰리처상’ 피버디상 수상자 룰루 밀러의
사랑과 혼돈, 과학적 집착에 관한 경이롭고도 충격적인 데뷔작!
“저의 바람은 당신이 이 책을 읽고 난 뒤 이전과는 조금 다르게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에요.”_룰루 밀러

‘방송계의 퓰리처상’ 피버디상 수상자 룰루 밀러의
사랑과 혼돈, 과학적 집착에 관한 경이롭고도 충격적인 데뷔작!

집착에 가까울 만큼 자연계에 질서를 부여하려 했던 19세기 어느 과학자의 삶을 흥미롭게 좇아가는 이 책은 어느 순간 독자들을 혼돈의 한복판으로 데려가서 우리가 믿고 있던 삶의 질서에 관해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엄연한 하나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또 무엇을 잘못 알고 있을까?” 하고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이 질문이 살아가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진실한 관계들”에 한층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이 책이 놀라운 영감과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폭넓은 시야를 제공해줄 것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세계라는 거대한 구조 속에서 ‘물고기는(그리고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에 관해 우리의 관념을 뒤집어엎으며 자유분방한 여정을 그려나간다. 사랑을 잃고 삶이 끝났다고 생각한 그 순간 ‘데이비드 스탄 조던’을 우연히 알게 된 저자는 그가 혼돈에 맞서 싸우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에 매혹되어 그의 삶을 추적해나가기 시작한다. 저자 역시 이 세계에서 “혼돈이란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의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일어나는가’의 시기의 문제”이며, 어느 누구도 이 진리를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던의 이야기는 독자들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이끌며, 이윽고 엄청난 충격으로 우리의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든다.

룰루 밀러가 친밀하면서도 독특한 방식으로 들려주는 이 책은 과학에 관한 고군분투이자 사랑과 상실, 혼돈에 관한 이야기다. 나아가 신념이 어떻게 우리를 지탱해주며, 동시에 그 신념이 어떻게 유해한 것으로 변질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이 책 속 의문들을 하나하나 파헤쳐나가다 보면 독자 여러분도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더 깊고 더 특별한 인생의 비밀 한 가지와 만나게 될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룰루 밀러

Lulu Miller
‘방송계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버디상(Peabody Awards)을 수상한 과학 전문기자로, 15년 넘게 미국공영라디오방송국(NPR)에서 일하고 있다.
인간의 행동을 형성하는 ‘보이지 않는 힘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NPR의 〈인비저빌리아(Invisibilia)〉의 공동 기획자이고, 뉴욕공영라디오방송국(WNYC)의 〈라디오랩(Radiolab)〉에도 자주 참여하고 있으며, 《뉴요커》, 《VQR》, 《오리온》, 《일렉트릭 리터리처(Electric Literature)》, 《캐터펄트(Catapult)》 등에 꾸준히 글을 기고해왔다.
지구에서 가장 좋아하는 지점은 험프백락(블루리지산맥의 험프백산 정상 부근에 있는 녹암 노두)이다.
룰루 밀러의 논픽션 데뷔작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전기이자 회고록이자 과학적 모험담으로, 혼돈이 항상 승리하는 세계에서 꿋꿋이 버텨내는 삶에 관한 우화처럼 읽히는 경이로운 책이다.

번역 정지인

번역하는 사람. 《욕구들》, 《조현병의 모든 것》, 《염증에 걸린 마음》,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우울할 땐 뇌과학》,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공부의 고전》, 《혐오사회》, 《무신론자의 시대》 등의 책을 번역했다.

목차

  • 프롤로그

    1. 별에 머리를 담근 소년
    2. 어느 섬의 선지자
    3. 신이 없는 막간극
    4. 꼬리를 좇다
    5. 유리단지에 담긴 기원
    6. 박살
    7. 파괴되지 않는 것
    8. 기만에 대하여
    9. 세상에서 가장 쓴 것
    10. 진정한 공포의 공간
    11. 사다리
    12. 민들레
    13. 데우스 엑스 마키나

    에필로그
    삽화에 관한 몇 마디
    변화에 관한 몇 마디
    감사의 말
    주석

책 속으로

‘혼돈’만이 우리의 유일한 지배자라고 아버지는 내게 알려주었다. 혼돈이라는 막무가내인 힘의 거대한 소용돌이, 그것이야말로 우연히 우리를 만든 것이자 언제라도 우리를 파괴할 힘이라고 말이다. “혼돈은 우리의 그 무엇에도 관심이 없다. 우리의 꿈, 우리의 의도, 우리의 가장 고결한 행동도. 절대 잊지 마라.”
_3. 신이 없는 막간극(55쪽)

데이비드는 다윈이 신을 없애버리기는 했지만, 자신의 추구는 여전히 고귀한 일이라 여겼다. 그는 자연의 사다리의 형태, 그러니까 모든 동물들과 식물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지위가 정해져 있는지를 드러내줄 가장 높은 청사진에 대한 추적을 계속 이어갔다. (…) 데이비드는 물고기의 해부학적 구조를 상세히 들여다보는 것은 우리의 진짜 창조 이야기, 인간을 만드는 데 어떤 생명의 실험들이 필요한지를 알아내기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그가 하는 일은 다른 생물들의 우연한 실수와 성공들 속에 쓰여 있는, 잠재적으로 인류가 더욱더 진보하도록 도와줄 실마리들을 찾는 것이었다.
_4. 꼬리를 좇다(76쪽)

이 세계에는 실재인 것들이 존재한다. 우리가 이름을 붙여주지 않아도 실재인 것들이. 어떤 분류학자가 어떤 물고기 위로 걸어가다가 그 물고기를 집어 들고 “물고기”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 물고기가 신경이나 쓰겠는가. 이름이 있든 없든 물고기는 여전히 물고기인데….
_5. 유리단지에 담긴 기원(95쪽)

그는 물고기의 뼈와 내부기관에서 실마리를 찾고 있었다. 어느 생물이 어느 생물을 낳았는지에 관한 실마리, 생명이 흘러가는 방향에 관한 실마리, 인간을 만드는 데 필요한 실험에 관한 실마리, 그리고 어쩌면 사람들을 개선하기 위한 비결에 관한 실마리를.
_5. 유리단지에 담긴 기원(105쪽)

우리는 세상이 기본적으로 냉담한 곳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성공은 보장되지 않고, 수십만 명을 상대로 경쟁해야 하며, 자연 앞에서 무방비 상태이고, 우리가 사랑한 모든 것이 결국에는 파괴될 것임을 알면서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작은 거짓말 하나가 그 날카로운 모서리를 둥글게 깎아낼 수도 있고, 인생의 시련 속에서 계속 밀고 나아가도록 도와줄 수도 있으며, 그 시련 속에서 가끔 우리는 우연한 승리를 거두기도 한다.
_7. 파괴되지 않는 것(141~142쪽)

인간의 지력으로 도저히 다 이해할 수 없는 생태의 복잡성에 대한 이러한 조심스러움과 겸손함, 공경하는 마음은 사실 대단히 오래된 것이다. 이는 때로 “민들레 원칙”이라고도 불리는 철학적 개념이다. 민들레는 어떤 상황에서는 추려내야 할 잡초로 여겨지지만, 다른 상황에서는 경작해야 하는 가치 있는 약초로 여겨지기도 한다.
_10. 진정한 공포의 공간(189쪽)

다윈이 나타나 신의 계획이라는 관념이 허상임을 폭로했을 때, 데이비드는 지구의 피조물들이 우연히 생겨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완벽함의 계층구조에 관한 관념을 유지하는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내려 애썼다. 그는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생명의 형태를 만드는 것은 신이 아니라 시간이라고. 천천히 째깍거리며 흘러가는 시간이 더 적합하고, 더 지적이며, 도덕적으로 더 진화된 생명의 형태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_11. 사다리(204~205쪽)

자연에서 생물의 지위를 매기는 단 하나의 방법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의 계층구조에 매달리는 것은 더 큰 그림을, 자연의, “생명의 전체 조직”의 복잡다단한 진실을 놓치는 일이다. 좋은 과학이 할 일은 우리가 자연에 “편리하게” 그어놓은 선들 너머를 보려고 노력하는 것, 당신이 응시하는 모든 생물에게는 당신이 결코 이해하지 못할 복잡성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_12. 민들레(227쪽)

우리가 어류에 대해 해온 일이 바로 이와 똑같다. 수많은 미묘한 차이들을 “어류”라는 하나의 단어 아래 몰아넣은 것이다.
_13. 데우스 엑스 마키나(240쪽)

내가 물고기를 포기했을 때 나는, 마침내, 내가 줄곧 찾고 있었던 것을 얻었다. 나는 좋은 것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약속을 얻었다. 내가 그 좋은 것들을 누릴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다. 내가 얻으려 노력했기 때문이 아니다. 파괴와 상실과 마찬가지로 좋은 것들 역시 혼돈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죽음의 이면인 삶. 부패의 이면인 성장. 그 좋은 것들, 그 선물들, 내가 눈을 가늘게 뜨고 황량함을 노려보게 해주고, 그것을 더 명료히 보게 해준 요령을 절대 놓치지 않을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매 순간, 인정하는 것이다. 산사태처럼 닥쳐오는 혼돈 속에서 모든 대상을 호기심과 의심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_에필로그(263~264)

출판사 서평

《워싱턴포스트》, 《북라이엇》, 《내서널퍼블릭라디오NPR》, 《시카고 트리뷴》, 《스미소니언》 선정 2020년 최고의 책!

★★★이 책에 대한 찬사★★★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한 기이한 심연으로 우리를 데려가는 밀러의 책에 매료되고 말았다.” _《뉴욕타임스》

“정말 매력적인 책. 밀러가 어찌나 매혹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는지 앉은자리에서 한달음에 다 읽어버렸다.” _《월스트리트저널》

“완전히 넋을 잃을 정도로 매혹적인 책.” _오프라 매거진, 《O》

“책의 모양을 한 작은 경이.” _《더 내셔널 북 리뷰》
“교묘하다. 독특하고 경이로운 책!” _《커커스 리뷰》

“이 책은 추리소설의 흥미진진함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혼돈에서 질서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인간의 성찰에 관한 철학적 해설이다.” _《라이브러리 저널》

“전기傳記와 과학, 철학, 자기 성찰의 감동적인 융합. 자극적인 제목처럼 이 책은 놀라움으로 가득하다.”
_조너선 밸컴 , 《물고기는 알고 있다》 저자

“눈을 뗄 수 없다. 놀랍다. 심지어 충격적이다! 이 책은 유명한 생물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인생 이야기로 독자를 매혹하기 시작하고, 그러다 아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돌아서며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책은 당신의 가슴을 사로잡고, 당신의 상상력을 장악하고, 당신의 예상을 박살 내고, 당신의 세계를 뒤흔들 것이다.”
_사이 몽고메리(Sy Montgomery), 베스트셀러 《문어의 영혼》 저자

“룰루 밀러는 보도와 명상, 큰 질문과 작은 순간들 사이를 우아하게 오간다. 과학과 인물 묘사, 회고록이 하나로 어우러진 책. 이 책을 읽는 건 커다란 기쁨이다.”
_수전 올리언(Susan Orlean), 베스트셀러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 저자

“나는 이 책의 주소지에서, 역사와 생물학과 경이와 실패와 인간의 순전한 고집스러움이 만나는 교차로에서 살고 싶다. 이토록 호화롭고, 놀랍고, 어두운 환희.”
_카먼 마리아 마차도, 셜리 잭슨상 수상자이자 《그녀의 몸과 타인들의 파티》 저자

“이 책은 완벽하다. 그냥 완벽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서정적인 동시에 지적이고, 개인적인 동시에 정치적이며, 사소하면서 거대하고, 별나면서도 심오하다.
_메리 로치(Mary Roach), 베스트셀러 《스티프(Stiff)》 저자


‘방송계의 퓰리처상’ 피버디상 수상자 룰루 밀러의
사랑과 혼돈, 과학적 집착에 관한 경이롭고도 충격적인 데뷔작!

‘방송계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버디상(Peabody Awards)을 수상한 과학 전문기자 룰루 밀러의 경이로운 논픽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여러 언론 매체에서 ‘2020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할 만큼 수많은 찬사를 받은 화제의 베스트셀러다.
집착에 가까울 만큼 자연계에 질서를 부여하려 했던 19세기 어느 과학자의 삶을 흥미롭게 좇아가는 이 책은 어느 순간 독자들을 혼돈의 한복판으로 데려가서 우리가 믿고 있던 삶의 질서에 관해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엄연한 하나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또 무엇을 잘못 알고 있을까?” 하고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이 질문이 살아가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진실한 관계들”에 한층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이 책이 놀라운 영감과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폭넓은 시야를 제공해줄 것이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이 세계에 관해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은 또 뭐가 있을까? 또 어떤 범주들이 무너질 참일까? 구름도 생명이 있는 존재일 수 있을까? 누가 알겠는가. 해왕성에서는 다이아몬드가 비로 내린다는데. 그건 정말이다. 바로 몇 년 전에 과학자들이 그 사실을 알아냈다. 우리가 세상을 더 오래 검토할수록 세상은 더 이상한 곳으로 밝혀질 것이다. _265쪽


우리가 이름 붙여주지 않아도
이 세계에는 실재인 것들이 존재한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세계라는 거대한 구조 속에서 ‘물고기는(그리고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에 관해 우리의 관념을 뒤집어엎으며 자유분방한 여정을 그려나간다. 사랑을 잃고 삶이 끝났다고 생각한 그 순간 ‘데이비드 스탄 조던’을 우연히 알게 된 저자는 그가 혼돈에 맞서 싸우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에 매혹되어 그의 삶을 추적해나가기 시작한다. 저자 역시 이 세계에서 “혼돈이란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의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일어나는가’의 시기의 문제”이며, 어느 누구도 이 진리를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던의 이야기는 독자들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이끌며, 이윽고 엄청난 충격으로 우리의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든다.
룰루 밀러가 친밀하면서도 독특한 방식으로 들려주는 이 책은 과학에 관한 고군분투이자 사랑과 상실, 혼돈에 관한 이야기다. 나아가 신념이 어떻게 우리를 지탱해주며, 동시에 그 신념이 어떻게 유해한 것으로 변질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이 책 속 의문들을 하나하나 파헤쳐나가다 보면 독자 여러분도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더 깊고 더 특별한 인생의 비밀 한 가지와 만나게 될 것이다.

이제야 나는 나의 아버지에게 할 반박의 말을 찾아냈다. “우리는 중요해요. 우리는 중요하다고요!” 인간이라는 존재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 지구에게, 이 사회에게, 서로에게 중요하다. 이 말은 거짓말이 아니다. 질척거리는 변명도, 죄도 아니다. 그것은 다윈의 신념이었다! 반대로, 우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만 하고 그 주장만 고수하는 것이야말로 거짓이다. 그건 너무 음울하고 너무 경직되어 있고 너무 근시안적이다. 가장 심한 비난의 말로 표현하자면, 비과학적이다. _228쪽


놀랍도록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를 렌즈 삼아
숨어 있는 삶의 질서를 끈질기게 파헤친다

스탠퍼드대학 총장을 역임한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19세기에 활동한 생물학자(분류학자)로, 그는 거대한 생명의 나무, 즉 나뭇가지 형태로 뻗어나가는 모든 생명체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 관계를 밝혀내는 데 평생을 바쳤다. 그가 발견해서 직접 이름 붙인 물고기의 수는 당시 인류에 알려진 어류 중 거의 5분의 1에 달했다. 그러나 감춰져 있던 생명의 나무에서 그가 밝혀낸 부분이 많아질수록 우주는 더욱 집요하게 그의 일을 방해했다. 그가 수집한 수많은 표본들은 벼락으로 인한 화재로 한 차례 파괴되었고, 뒤이어 발생한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은 유리단지에 보관해둔 1천여 종의 물고기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한순간에 그가 쌓아온 모든 업적이 박살 난 것이다.
이 정도 일을 겪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절망에 굴복하고 포기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조던은 어땠을까? 그는 자기 발치에 널브러진 파괴의 잔해들을 훑어보고는 거기서 식별할 수 있는 물고기를 집어올린 뒤 다시 자신의 컬렉션을 구축해나갔다. 심지어 이번에는 기발하고 혁신적인 방법을 하나 도입했는데, 그는 이 방법이 세계의 혼돈에 맞서 자기가 발견한 표본들을 보호해줄 거라고 굳게 믿었다.
저자 룰루 밀러는 이 일화를 처음 들었을 때 조던을 바보라고 생각했고, 그 이야기는 오만함 혹은 삶의 질서를 부인하는 것에 관한 경고라 여겼다. 그러다 문득 조던에 대한 궁금증이 솟아났다. 어쩌면 그는 무모한 인간이 아니라 역경의 시간을 헤치고 끝내 이겨내는 방법을 알려줄 교훈이 될지도 몰랐다. 조던의 인생에 관해 밀러가 알아낸 것들(여기에는 미심쩍은 어떤 죽음과 세계를 뒤바꿔놓을 하나의 놀라운 이론도 포함된다)은 우주의 질서에 대한 밀러 자신의 이해를 완전히 재편성하게 만들었다. 이른바 우리가 얕잡아봤던 것들 속에 구원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말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파괴와 상실 이면에도 좋은 것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대한 처방을 제시하며, 독자들이 그것들을 좀 더 명료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혼돈 속에서 모든 대상들을 호기심과 의심으로 검토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 무엇을 잘못 알고 있을까? 과학자의 딸인 나로서는 이 사실을 깨닫기까지 오래 걸리긴 했지만, 내가 물고기를 포기할 때 나는 과학 자체에도 오류가 있음을 깨닫는다. 과학은 늘 내가 생각해왔던 것처럼 진실을 비춰주는 횃불이 아니라, 도중에 파괴도 많이 일으킬 수 있는 무딘 도구라는 것을 깨닫는다. _267쪽

전기이자 회고록이자 과학적 모험담인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과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이 세계를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게 해준다. 특히 장마다 수록된 독창적이고 정교한 삽화는 19세기 과학 텍스트를 손에 들고 있는 것 같은 신비로우면서도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이 책에 불어넣어준다.
혼돈이 항상 승리하는 세계에서 꿋꿋이 버텨내는 삶에 관한 우화로도 읽히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우리의 생각을 자극시켜 감춰진 삶의 진실을 깨닫게 하는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총권수, 원서(번역서)명/저자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89327156
발행(출시)일자 2021년 12월 17일
쪽수 299쪽
총권수 1권
원서(번역서)명/저자명 Why Fish Don't Exist/Miller, Lu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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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넘게읽을때까지 먼말을 하려는건지 지겨워서 읽다가 포기하려고햇는데 포기하지말고 끝까지읽길잘햇단 생각이들엇어요
다만 소장각 까지는아니라 그냥빌려읽을걸하는 생각이들고
이걸사서읽는분들은 포기말고 뒤까지 읽길바라고
사전정보없이 읽으세요
10점 중 10점
/집중돼요
정보없이 읽으라는 말에 도대체 무슨내용이길래!! 무슨 반전이 있나?? 기대를 했었지만 딱히 반전이 있지는 않다. 그냥 정보없이 읽어야 재밌는 정도?이다. 근데 나는 너무 재밌게 읽었다. 초중반까지는 그래서 이책이 하고자하는 말이 뭘까 했지만 후반부터는 정말 앞부분의 내용들을 하나하나 깔끔하게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듯한 책이다. 작가가 글을 너무 잘쓴다. 앞부분에 나왔던 복선(?)같은 것들이 후반부에 맞아떨어지고 하나의 주제로 향할때의 그 쾌감이 너무 좋았다.

내가 살아가는 삶에 역사와 과학을 더하고 철학까지 담겨있는 책이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삶속에 가장 필요한 교훈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10점 중 10점
/집중돼요
[스포 없는 리뷰 대회]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게 본 것은 저자가 알게 된 코페르니쿠스적 전회의 사실이 아니라, 작가 룰루 밀러의 ‘집요함’이었다. 그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자신이 파 놓은 우울함의 구덩이에서 구출시켜 줄 탈출구라 여기며 그의 인생을 쫓지만 오히려 더 큰 좌절을 맞이한다.
그 좌절을 만났을 때 룰루 밀러는 조던에 대해 알아가길 포기할 수 있었다. 자신만의 아이돌이 가지고 있던 후광이 조악한 LED 조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더 이상의 고통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마음을 닫고 발걸음을 돌릴 수 있었다. 솔직히, 나라면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눈앞에 비극이 예견돼 있어도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비련의 주인공처럼 그는 조던에 대해 알아가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 결과 그는 자신을 구원해 줄 진리를 그의 손으로 직접 발견해냈다. 더불어 새로운 아이돌, 캐럴 계숙 윤도.
아마 그는 데이비드나 캐럴 계숙 윤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일어날 힘을 가진 사람이었을 것이다. 포기하지 않는 다는 것은, 자신을 좌시킬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은 많은 용기와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표기하지 않음으로서 용기와 힘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해냈다.
나는 룰루 밀러의 이 끈질김이 참 마음에 든다. 나에게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는 나의 롤모델이 된 것이다. 그는 알까? 자신 역시 누군가의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캐럴 계숙 윤이 되었다는 사실을...
10점 중 2.5점
비틀기와 뒤집기가 적절히 배치된 선동형 책.
한 인물을 집요하게 탐구했던 저자의 의도가 정말 무엇이었을까?

과학자들의 잘못된 관습, 정부의 과오, 한 위인의 몰락
장황하게 이끌어가지만
결국 행간을 통해 자신을 정당화하고자 하는 것으로만 보인다.

난.. 의도가 전달되는 순간 불쾌해졌다.
10점 중 2.5점
재미난 과학 교양책인 줄 알고 구매했는데 무슨 낚시 책이었네... 뒤늦게 알고 보니 겨울서점 페미 묻어서 흥행한거구나. 하여튼 유튜브 광고 ㅡ_ㅡ
10점 중 2.5점
생각보다 별로 재미없어요
10점 중 7.5점
내게는 약간 아쉬운 느낌
10점 중 5점
저는 잘 모르겠어요 리뷰도 좋고해서 기대했는데,,
10점 중 5점
/최고예요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지만 이 책이 흥미롭지는 않았다. 너무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은 것이 나의 즐거움을 올려놓은 것 같다.
10점 중 10점
/최고예요
많은 것이 녹아있어 아무렇게나 장르를 정의하기 어려웠던... 낯선 세계를 쉽게 설명하면서도 충분히 아름답고 매혹적인 문장.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해뜨는 새벽 마지막장 덮고나서 한참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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